[취재후] 광주 야구장 수익이 기아 거라고? 특혜 논란 전말

입력 2015.07.21 (06:00) 수정 2015.07.2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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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주인은 ‘광주광역시’, 하지만 수익은 ‘기아’로?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의 주인은 광주광역시다. 그리고 기아타이거즈는 세입자다. 그런데 세입자인 기아가 25년 동안 야구장의 모든 수익을 가져간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기아가 보통 세입자는 아니다. 기아는 야구장 건설비 천억 원 가운데 300억 원을 냈다. 일부 언론은 '통 큰 기부'라고 칭찬했다. 그런데 기아가 투자금 3백억 원에 더해 추가로 수백억 원을 벌 수 있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된다. 야구장 주인 광주시가 세입자 기아에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새 야구장의 주인 광주광역시와 세입자 기아타이거즈 사이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야구장 건립에서 재협약까지 지난 5년을 추적했다.

◆ 중매쟁이는 KBO?

2009년 기아타이거즈의 열 번 째 우승 이후 새 야구장 논의가 급물살을 탄다. 당시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은 돔구장을 지을 예정이었다. 포스코건설과 협약도 체결한다. 이 때 한국야구위원회 KBO가 등장하면서 새 국면을 맞는다. 2009년 12월 광주광역시는 KBO에 공문을 보낸다. 이 공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광주광역시와 정부가 각각 3백억 원을 내고 나머지 3백억 원을 프로야구단 모기업이 내면 20년 이상 장기 임대를 주는 방안이 사실이냐고 묻는다. 3:3:3으로 3백억 원씩 내 개방형 구장을 짓는 방안을 KBO가 추진하고 있다는데 진짜냐는 것이다.

2009년 10월 돔구장을 짓겠다며 포스코건설과 협약까지 체결한 광주광역시에겐 KBO의 방안이 날벼락이었다. 그런데 그 이듬해 2010년 강운태 시장이 당선되면서 상황이 급변한다. 광주광역시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KBO 유영구 총재는 강 시장을 만나 기아의 투자를 설득해주겠다며 야구장을 지으라고 한다. KBO의 지원을 받은 강 시장이 정몽구 회장과 전화 통화를 해 300억 투자를 이끌어낸다. 결국 2010년 12월 광주광역시와 기아자동차가 협약식을 하게 된다. 협약식에서 광주 새 야구장 건설에 기아자동차가 300억 원을 투자하고, 최장 25년 범위에서 운영·수익권과 구장 명칭 사용권까지 준다는 내용을 발표한다. 당시 기아자동차 서영종 대표이사는 "지역 야구의 활성화와 나아가 한국 프로야구 발전에 디딤돌이 되고 팬들의 쾌적한 관람 문화를 조성하고자 함입니다."라고 투자 이유를 밝힌다. 이 말대로라면 수익 창출이 투자 목적은 아니었던 것 같다.

투자협약식투자협약식


◆ 25년 임대가 가능한 이유는?

야구장 주인 광주광역시가 어떻게 야구장을 25년 동안이나 빌려줄 수 있었을까?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21조 1항, 행정재산의 사용·수익허가기간은 그 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5년 이내로 한다. 공유재산법은 자치단체가 공유재산을 맘대로 빌려주지 못하도록 여러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런데, 2010년 스포츠산업진흥법이 이렇게 개정된다. 스포츠산업진흥법 제16조 2항, 지방자치단체는 공공체육시설의 효율적 활용과 프로스포츠의 활성화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21조 1항에도 불구하고 공유재산을 25년 이내의 기간을 정해 사용·수익하게 할 수 있다. 민간 기업이 25년 동안 야구장의 수익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자치단체의 재산권보다 '프로스포츠 활성화'가 앞서는 법안이 어떻게 통과됐는지는 의문이다.

그런데 임대기간도 10년이나 20년이 아니라 어떻게 최장 기간인 25년이 됐을까? 기아자동차는 광주시와 계약을 앞두고 용역비 3천만 원을 회계법인에 지급한다. 그리고 기아차와 광주시는 야구장의 수익에 관한 용역보고서를 제출받는다. 이 보고서는 300억 원을 투자하고 25년 뒤 약 18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투자 원금 회수가 어렵다고 말한다. 적자가 난다니 10년이나 20년이 아니라 최장 25년을 보장하는 건 당연한 게 됐다.

용역보고서 제출 한 달 뒤인 2011년 12월, 광주시는 기아자동차에 25년 동안의 운영·수익권과 구장 명칭사용권을 주기로 계약한다. 지역 시민단체인 '시민이 만드는 밝은 세상' 이상석 사무처장은 "야구장을 임기 안에 지으려는 성과주의 때문에 부적절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구장 사용수익 허가 계약서야구장 사용수익 허가 계약서


◆ 광주광역시는 빚 떠안고, 기아는 명칭사용권까지 가져

새 야구장이 들어서기 전 광주광역시는 예전의 무등야구장을 기아에 빌려주고 해마다 사용료를 받아왔다. 당시 광주시는 연간 5억 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 수익은커녕 한 해 평균 6억 원 정도의 이자를 내야 한다. 광주시가 낸 400억 원 가운데 190억 원은 은행에서 빚을 내서 마련했다. 이 빚을 15년 동안 갚는데, 이자만 모두 100억 원을 내야 한다.

반면 기아는 야구장에 25년 동안 '기아' 이름을 넣는 명칭사용권까지 받았다. 그래서 이젠 야구장 이름도 광주 무등야구장이 아니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다. 기아 이후 다른 구단도 명칭사용권을 갖게됐다. 대전 한밭야구장이 아니라 이젠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인천 문학야구장이 아니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이다. 야구장 이름에 민간기업체의 이름을 넣고, 이 기업은 야구장 주인에게 명칭사용료를 내는 방식이다. 기아는 25년 동안 이 명칭 사용권을 갖는다. 1년에 얼마를 주면 야구장 이름을 가질 수 있을까? 김도균 경희대 스포츠마케팅연구소장은 "일본의 경우 프로야구단의 30% 이상이 야구장 명칭 사용권을 갖고 있다. 매년 약 12억 원 정도 되고, 우리나라도 프로야구 관람객이 천만 명이 넘어가고 생활스포츠로서 더 정착이 되면 명칭사용권 금액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바뀐 야구장 간판바뀐 야구장 간판


◆ 감사원이 불러온 ‘반전’…재협약 발표까지

기아자동차는 협약에서 계약까지 큰 인심을 쓰듯 300억 원을 투자한다. 그런데 2012년 6월 감사원이 감사에 나선다. 감사원은 수익이 별 볼 일 없다는 기아 측의 용역만 믿고 25년 동안의 운영·수익권을 준 광주광역시에 주의를 준다. 그리고 감사원이 의뢰한 용역에서는 기아가 손해를 보는 게 아니라 최대 454억 원까지 수익을 낼 것으로 나온다. 이에 광주시와 기아자동차는 여러 차례 협의 끝에 2016년 재협약을 하겠다고 발표한다.

감사원 감사 결과감사원 감사 결과


◆ 두 배로 넓어진 수익 시설 면적…용역부터 다시 해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어느 정도 수익이 나올 것인지에 대한 용역은 모두 세 차례 이뤄졌다. 광주시가 2011년 3월 받은 용역보고서에는 25년 동안 모두 506억 원의 수익이 날 것으로 분석됐다. 2011년 11월 기아 측이 낸 용역보고서는 25년 동안 18억 원의 적자가 난다고 한다. 2012년 6월 감사원이 의뢰한 용역에서는 25년 동안 454억 원의 수익이 난다. 불과 1년 6개월 동안 세 차례 용역에서 500억 원 이상 차이가 나는 들쑥날쑥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이 세 용역 모두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의 수익시설 면적 3,542㎡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야구장 수익시설 면적은 3,542㎡ 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야구장 개장 전 기아 측이 요구한 수익시설 면적은 5,283㎡, 2014년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최종 수익시설 면적은 6,670㎡으로 넓어진다. 전체 야구장 연면적 60,485㎡ 가운데, 수익시설면적 비율이 5.8%에서 11%로 두 배 가까이 넓어진 것이다. 예상 수익이 늘어날 것은 뻔한 이치, 재협약에 앞서 제대로 된 용역을 다시 해야 하는 이유다.

운영계획안운영계획안


수익시설 면적 확대수익시설 면적 확대


◆ 재협약의 암초들

광주시와 기아자동차 간의 재협약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올해 말 야구장손익평가위원회를 구성한다. 광주시 추천 2명, 기아 추천 2명, KBO 추천 1명 등 모두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즉, KBO가 결정적 권한을 갖게 되는 구조다. 기아는 개장 2년 째인 야구장 수익시설의 63%를 비워두고 있다. 시민단체는 재협상을 앞두고 일부러 수익시설을 비워 수익을 축소하려는 의혹이 있다고 하고, 기아타이거즈는 수익시설을 운영할 업자들이 없어서 비워둔 것이라고 한다. 광주시는 지난해 1년 동안 야구장을 운영한 수익이 얼마인지 공개해달라고 기아에 요구했다. 하지만, 기아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기아자동차는 인터뷰를 거절하고, 다음과 같은 짧은 입장을 서면으로 보내왔다. "기아차는 광주시와 협의를 통해 2년 간 실제 야구장 운영 후 운영수지 재평가를 통해 재협약을 하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기아차는 광주시와 체결한 협약서 내용에 근거하여 내년 재협상에 성실히 임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23년 동안 얼마만큼의 수익을 차지하느냐를 두고 광주시와 기아의 '재협약'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누구를 위한 야구장이 될 것인가? 그 결과는 재협약에 달려 있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KBS1TV 광주방송총국의 대표 로컬 시사프로그램인 '시사현장 맥'에서는 오늘(7월 21일) 저녁 7시 30분 ‘누구를 위한 야구장인가’편(http://gwangju.kbs.co.kr)에서 자세한 내용을 방송한다. 22일 이후엔 (https://www.youtube.com/)에서 ‘시사현장 맥 55회’로 검색하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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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21 06:00:59
    • 수정2015-07-21 16:52:06
    취재후·사건후
◆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주인은 ‘광주광역시’, 하지만 수익은 ‘기아’로?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의 주인은 광주광역시다. 그리고 기아타이거즈는 세입자다. 그런데 세입자인 기아가 25년 동안 야구장의 모든 수익을 가져간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기아가 보통 세입자는 아니다. 기아는 야구장 건설비 천억 원 가운데 300억 원을 냈다. 일부 언론은 '통 큰 기부'라고 칭찬했다. 그런데 기아가 투자금 3백억 원에 더해 추가로 수백억 원을 벌 수 있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된다. 야구장 주인 광주시가 세입자 기아에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새 야구장의 주인 광주광역시와 세입자 기아타이거즈 사이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야구장 건립에서 재협약까지 지난 5년을 추적했다.

◆ 중매쟁이는 KBO?

2009년 기아타이거즈의 열 번 째 우승 이후 새 야구장 논의가 급물살을 탄다. 당시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은 돔구장을 지을 예정이었다. 포스코건설과 협약도 체결한다. 이 때 한국야구위원회 KBO가 등장하면서 새 국면을 맞는다. 2009년 12월 광주광역시는 KBO에 공문을 보낸다. 이 공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광주광역시와 정부가 각각 3백억 원을 내고 나머지 3백억 원을 프로야구단 모기업이 내면 20년 이상 장기 임대를 주는 방안이 사실이냐고 묻는다. 3:3:3으로 3백억 원씩 내 개방형 구장을 짓는 방안을 KBO가 추진하고 있다는데 진짜냐는 것이다.

2009년 10월 돔구장을 짓겠다며 포스코건설과 협약까지 체결한 광주광역시에겐 KBO의 방안이 날벼락이었다. 그런데 그 이듬해 2010년 강운태 시장이 당선되면서 상황이 급변한다. 광주광역시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KBO 유영구 총재는 강 시장을 만나 기아의 투자를 설득해주겠다며 야구장을 지으라고 한다. KBO의 지원을 받은 강 시장이 정몽구 회장과 전화 통화를 해 300억 투자를 이끌어낸다. 결국 2010년 12월 광주광역시와 기아자동차가 협약식을 하게 된다. 협약식에서 광주 새 야구장 건설에 기아자동차가 300억 원을 투자하고, 최장 25년 범위에서 운영·수익권과 구장 명칭 사용권까지 준다는 내용을 발표한다. 당시 기아자동차 서영종 대표이사는 "지역 야구의 활성화와 나아가 한국 프로야구 발전에 디딤돌이 되고 팬들의 쾌적한 관람 문화를 조성하고자 함입니다."라고 투자 이유를 밝힌다. 이 말대로라면 수익 창출이 투자 목적은 아니었던 것 같다.

투자협약식


◆ 25년 임대가 가능한 이유는?

야구장 주인 광주광역시가 어떻게 야구장을 25년 동안이나 빌려줄 수 있었을까?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21조 1항, 행정재산의 사용·수익허가기간은 그 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5년 이내로 한다. 공유재산법은 자치단체가 공유재산을 맘대로 빌려주지 못하도록 여러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런데, 2010년 스포츠산업진흥법이 이렇게 개정된다. 스포츠산업진흥법 제16조 2항, 지방자치단체는 공공체육시설의 효율적 활용과 프로스포츠의 활성화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21조 1항에도 불구하고 공유재산을 25년 이내의 기간을 정해 사용·수익하게 할 수 있다. 민간 기업이 25년 동안 야구장의 수익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자치단체의 재산권보다 '프로스포츠 활성화'가 앞서는 법안이 어떻게 통과됐는지는 의문이다.

그런데 임대기간도 10년이나 20년이 아니라 어떻게 최장 기간인 25년이 됐을까? 기아자동차는 광주시와 계약을 앞두고 용역비 3천만 원을 회계법인에 지급한다. 그리고 기아차와 광주시는 야구장의 수익에 관한 용역보고서를 제출받는다. 이 보고서는 300억 원을 투자하고 25년 뒤 약 18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투자 원금 회수가 어렵다고 말한다. 적자가 난다니 10년이나 20년이 아니라 최장 25년을 보장하는 건 당연한 게 됐다.

용역보고서 제출 한 달 뒤인 2011년 12월, 광주시는 기아자동차에 25년 동안의 운영·수익권과 구장 명칭사용권을 주기로 계약한다. 지역 시민단체인 '시민이 만드는 밝은 세상' 이상석 사무처장은 "야구장을 임기 안에 지으려는 성과주의 때문에 부적절한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구장 사용수익 허가 계약서


◆ 광주광역시는 빚 떠안고, 기아는 명칭사용권까지 가져

새 야구장이 들어서기 전 광주광역시는 예전의 무등야구장을 기아에 빌려주고 해마다 사용료를 받아왔다. 당시 광주시는 연간 5억 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 수익은커녕 한 해 평균 6억 원 정도의 이자를 내야 한다. 광주시가 낸 400억 원 가운데 190억 원은 은행에서 빚을 내서 마련했다. 이 빚을 15년 동안 갚는데, 이자만 모두 100억 원을 내야 한다.

반면 기아는 야구장에 25년 동안 '기아' 이름을 넣는 명칭사용권까지 받았다. 그래서 이젠 야구장 이름도 광주 무등야구장이 아니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다. 기아 이후 다른 구단도 명칭사용권을 갖게됐다. 대전 한밭야구장이 아니라 이젠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인천 문학야구장이 아니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이다. 야구장 이름에 민간기업체의 이름을 넣고, 이 기업은 야구장 주인에게 명칭사용료를 내는 방식이다. 기아는 25년 동안 이 명칭 사용권을 갖는다. 1년에 얼마를 주면 야구장 이름을 가질 수 있을까? 김도균 경희대 스포츠마케팅연구소장은 "일본의 경우 프로야구단의 30% 이상이 야구장 명칭 사용권을 갖고 있다. 매년 약 12억 원 정도 되고, 우리나라도 프로야구 관람객이 천만 명이 넘어가고 생활스포츠로서 더 정착이 되면 명칭사용권 금액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바뀐 야구장 간판


◆ 감사원이 불러온 ‘반전’…재협약 발표까지

기아자동차는 협약에서 계약까지 큰 인심을 쓰듯 300억 원을 투자한다. 그런데 2012년 6월 감사원이 감사에 나선다. 감사원은 수익이 별 볼 일 없다는 기아 측의 용역만 믿고 25년 동안의 운영·수익권을 준 광주광역시에 주의를 준다. 그리고 감사원이 의뢰한 용역에서는 기아가 손해를 보는 게 아니라 최대 454억 원까지 수익을 낼 것으로 나온다. 이에 광주시와 기아자동차는 여러 차례 협의 끝에 2016년 재협약을 하겠다고 발표한다.

감사원 감사 결과


◆ 두 배로 넓어진 수익 시설 면적…용역부터 다시 해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어느 정도 수익이 나올 것인지에 대한 용역은 모두 세 차례 이뤄졌다. 광주시가 2011년 3월 받은 용역보고서에는 25년 동안 모두 506억 원의 수익이 날 것으로 분석됐다. 2011년 11월 기아 측이 낸 용역보고서는 25년 동안 18억 원의 적자가 난다고 한다. 2012년 6월 감사원이 의뢰한 용역에서는 25년 동안 454억 원의 수익이 난다. 불과 1년 6개월 동안 세 차례 용역에서 500억 원 이상 차이가 나는 들쑥날쑥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이 세 용역 모두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의 수익시설 면적 3,542㎡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야구장 수익시설 면적은 3,542㎡ 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야구장 개장 전 기아 측이 요구한 수익시설 면적은 5,283㎡, 2014년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최종 수익시설 면적은 6,670㎡으로 넓어진다. 전체 야구장 연면적 60,485㎡ 가운데, 수익시설면적 비율이 5.8%에서 11%로 두 배 가까이 넓어진 것이다. 예상 수익이 늘어날 것은 뻔한 이치, 재협약에 앞서 제대로 된 용역을 다시 해야 하는 이유다.

운영계획안

수익시설 면적 확대


◆ 재협약의 암초들

광주시와 기아자동차 간의 재협약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올해 말 야구장손익평가위원회를 구성한다. 광주시 추천 2명, 기아 추천 2명, KBO 추천 1명 등 모두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즉, KBO가 결정적 권한을 갖게 되는 구조다. 기아는 개장 2년 째인 야구장 수익시설의 63%를 비워두고 있다. 시민단체는 재협상을 앞두고 일부러 수익시설을 비워 수익을 축소하려는 의혹이 있다고 하고, 기아타이거즈는 수익시설을 운영할 업자들이 없어서 비워둔 것이라고 한다. 광주시는 지난해 1년 동안 야구장을 운영한 수익이 얼마인지 공개해달라고 기아에 요구했다. 하지만, 기아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기아자동차는 인터뷰를 거절하고, 다음과 같은 짧은 입장을 서면으로 보내왔다. "기아차는 광주시와 협의를 통해 2년 간 실제 야구장 운영 후 운영수지 재평가를 통해 재협약을 하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기아차는 광주시와 체결한 협약서 내용에 근거하여 내년 재협상에 성실히 임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23년 동안 얼마만큼의 수익을 차지하느냐를 두고 광주시와 기아의 '재협약'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누구를 위한 야구장이 될 것인가? 그 결과는 재협약에 달려 있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KBS1TV 광주방송총국의 대표 로컬 시사프로그램인 '시사현장 맥'에서는 오늘(7월 21일) 저녁 7시 30분 ‘누구를 위한 야구장인가’편(http://gwangju.kbs.co.kr)에서 자세한 내용을 방송한다. 22일 이후엔 (https://www.youtube.com/)에서 ‘시사현장 맥 55회’로 검색하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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