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게 비지떡이라고?’ 보급형 스마트폰의 반란

입력 2015.07.2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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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이 있다. 값이 싼 만큼 품질도 떨어진다는 비유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도 초기엔 그랬다. 보급형이라 불리는 중저가 제품은 고가(프리미엄) 모델보다 디자인이나 성능 모두 형편없었다. 싸서 비지떡이 아니라 비지떡이어서 쌌다.

소비자들은 어차피 못해도 2~3년은 쓸 테니 웬만하면 프리미엄폰에 지갑을 열었다. 게다가 이동통신사에서 두둑하게 얹어주는 보조금을 생각하면 가격도 별반 차이가 없어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시장 판도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무엇보다 보조금 한도(33만원)를 못박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작년 10월 시행)의 여파가 컸다.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세가 한계에 달하자 국내외 제조사들이 서서히 중저가 라인업 강화로 전략을 선회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프리미엄폰의 기세에 눌려 늘 찬밥 신세였던 보급형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중저가라고 마냥 비지떡이라고 여겼다가는 '진짜 호갱님'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 삼성, 보급형 스마트폰 브랜드 공식화…갤럭시A·E·J

삼성전자는 올해 1월 '갤럭시 중저가 라인업 3인방'(갤럭시A·E·J)을 완성, 글로벌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A, E, J 모델은 순서대로 사양이 조금씩 떨어져 가격이 내려가는 구조인데 3개 시리즈마다 각각 3, 5, 7이라는 숫자가 붙었다. 이는 각각 4.5, 5, 5.5인치의 화면 크기를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A 시리즈는 공통으로 메탈 소재가 적용돼 가격이 가장 높다.

삼성이 보급형 모델에 특정 알파벳을 붙여 브랜드화한 것은 처음이다. 기존에 선보인 보급형 제품의 이름은 전략 프리미엄 모델에서 빌려오거나 그때그때 제품 특성에 맞게 무작위로 붙이기 일쑤였다. '갤럭시노트3 네오', '갤럭시 메가' 등이 그렇다.

업계 관계자는 21일 "삼성은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를 가장 상위 단계에 둔 브랜드 서열을 완성했다"며 "프리미엄처럼 보급형도 각각 브랜드화해 중저가 시장을 물샐틈없이 공략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단통법 시행 이후로 국내에도 '보급형 물결'이 이는 만큼 삼성은 국내에도 갤럭시 중저가 3인방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올 상반기 갤럭시A5, A7에 이어 오는 24일엔 새 모델인 갤럭시A8도 내놓는다.

갤럭시A8은 역대 삼성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얇은 두께(5.9㎜)로 제작돼 눈길을 끈다. 출고가는 64만9천원으로 보급형치고는 꽤 비싸지만, 제품을 단독 출시하는 SK텔레콤이 보조금을 30만원 가까이 줄 것으로 보여 '갤럭시 그랜드 맥스'에 버금가는 히트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출시된 그랜드 맥스는 전작 '갤럭시 그랜드'의 후속작으로 지금까지 70만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올리며 '보급형폰 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재 하루 평균 판매량도 7천~8천대를 기록, 갤럭시S6 시리즈(약 1만2천대)에 이어 삼성 스마트폰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삼성이 갤럭시E5를 국내에 출시하지 않는 것도 화면 크기나 가격대가 비슷한 그랜드 맥스 때문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중저가 모델 공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검증된 J5에 이어 '갤럭시 폴더' 신제품도 이달 중으로 국내에 출시한다.

삼성은 제품 사이클상 공백기에 속하는 1분기, 4분기에 맞춰 이들 중저가 브랜드를 내놓아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 LG전자 1년 새 보급형만 11종 출시…알뜰폰에 3G폰까지

"단통법 시행 이후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원가를 낮춘 단말기가 아니라 소비자 취향을 잘게 나눈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하겠다"(조성하 LG전자 MC사업본부 부사장)

LG전자도 일찌감치 국내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여러 시도를 해왔다. 최근 1년 새 국내에 선보인 보급형폰만 11종에 달한다.

삼성처럼 기존 제품명은 주로 프리미엄 모델에서 따온 것이 많았다. 작년 7월 출시한 G3비트에서부터 GX2, G스타일로 등이 그렇다. 자체 개성을 앞세우기보다는 성공작으로 꼽히는 G3의 브랜드 파워에 기댄 작명이었다.

그러다 작년 9월 '와인 스마트'를 시작으로 독자적인 개성을 담은 보급형 모델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두 달 뒤 출시한 캐릭터폰 '아카(AKA)'는 특유의 디자인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LG는 올해 들어 LG볼트를 시작으로 G스타일, LG밴드플레이, LG마그나, LG벨로2 등 5종의 신제품을 내놓으며 보급형 라인을 강화했는데 제품마다 적용한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LG볼트는 곡면 디스플레이, G스타일로는 3천mAh의 대용량 배터리와 스타일러스 펜, LG밴드플레이는 2GB 램, LG마그나는 알뜰폰 사업자용 등 LG의 세그먼트(세분화) 전략이 적용된 것이다.

지난 20일 글로벌 시장에 동시 출시한 'LG 벨로2'도 마찬가지다. 이는 3G로만 사용할 수 있는 보급형 스마트폰인데 작년 브라질에서만 100만대 넘게 팔린 전작 'L벨로'의 후속작이라 중남미 시장 전략폰으로 볼 수 있다.

LG는 보급형 스마트폰에 5인치 대화면은 물론 터치센서와 LCD를 통합한 인셀터치(In-cell touch) 디스플레이를 계속 적용할 예정이다. 셀피에 강한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와 제스처샷 등 자사 대표 UX(사용자 경험)도 탑재해 프리미엄 모델 못잖은 성능 만족도를 주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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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싼 게 비지떡이라고?’ 보급형 스마트폰의 반란
    • 입력 2015-07-21 07:28:57
    연합뉴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이 있다. 값이 싼 만큼 품질도 떨어진다는 비유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도 초기엔 그랬다. 보급형이라 불리는 중저가 제품은 고가(프리미엄) 모델보다 디자인이나 성능 모두 형편없었다. 싸서 비지떡이 아니라 비지떡이어서 쌌다. 소비자들은 어차피 못해도 2~3년은 쓸 테니 웬만하면 프리미엄폰에 지갑을 열었다. 게다가 이동통신사에서 두둑하게 얹어주는 보조금을 생각하면 가격도 별반 차이가 없어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시장 판도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무엇보다 보조금 한도(33만원)를 못박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작년 10월 시행)의 여파가 컸다.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세가 한계에 달하자 국내외 제조사들이 서서히 중저가 라인업 강화로 전략을 선회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프리미엄폰의 기세에 눌려 늘 찬밥 신세였던 보급형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중저가라고 마냥 비지떡이라고 여겼다가는 '진짜 호갱님'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 삼성, 보급형 스마트폰 브랜드 공식화…갤럭시A·E·J 삼성전자는 올해 1월 '갤럭시 중저가 라인업 3인방'(갤럭시A·E·J)을 완성, 글로벌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A, E, J 모델은 순서대로 사양이 조금씩 떨어져 가격이 내려가는 구조인데 3개 시리즈마다 각각 3, 5, 7이라는 숫자가 붙었다. 이는 각각 4.5, 5, 5.5인치의 화면 크기를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A 시리즈는 공통으로 메탈 소재가 적용돼 가격이 가장 높다. 삼성이 보급형 모델에 특정 알파벳을 붙여 브랜드화한 것은 처음이다. 기존에 선보인 보급형 제품의 이름은 전략 프리미엄 모델에서 빌려오거나 그때그때 제품 특성에 맞게 무작위로 붙이기 일쑤였다. '갤럭시노트3 네오', '갤럭시 메가' 등이 그렇다. 업계 관계자는 21일 "삼성은 프리미엄 모델인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를 가장 상위 단계에 둔 브랜드 서열을 완성했다"며 "프리미엄처럼 보급형도 각각 브랜드화해 중저가 시장을 물샐틈없이 공략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단통법 시행 이후로 국내에도 '보급형 물결'이 이는 만큼 삼성은 국내에도 갤럭시 중저가 3인방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올 상반기 갤럭시A5, A7에 이어 오는 24일엔 새 모델인 갤럭시A8도 내놓는다. 갤럭시A8은 역대 삼성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얇은 두께(5.9㎜)로 제작돼 눈길을 끈다. 출고가는 64만9천원으로 보급형치고는 꽤 비싸지만, 제품을 단독 출시하는 SK텔레콤이 보조금을 30만원 가까이 줄 것으로 보여 '갤럭시 그랜드 맥스'에 버금가는 히트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출시된 그랜드 맥스는 전작 '갤럭시 그랜드'의 후속작으로 지금까지 70만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올리며 '보급형폰 힘'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재 하루 평균 판매량도 7천~8천대를 기록, 갤럭시S6 시리즈(약 1만2천대)에 이어 삼성 스마트폰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삼성이 갤럭시E5를 국내에 출시하지 않는 것도 화면 크기나 가격대가 비슷한 그랜드 맥스 때문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중저가 모델 공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검증된 J5에 이어 '갤럭시 폴더' 신제품도 이달 중으로 국내에 출시한다. 삼성은 제품 사이클상 공백기에 속하는 1분기, 4분기에 맞춰 이들 중저가 브랜드를 내놓아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 LG전자 1년 새 보급형만 11종 출시…알뜰폰에 3G폰까지 "단통법 시행 이후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원가를 낮춘 단말기가 아니라 소비자 취향을 잘게 나눈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하겠다"(조성하 LG전자 MC사업본부 부사장) LG전자도 일찌감치 국내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여러 시도를 해왔다. 최근 1년 새 국내에 선보인 보급형폰만 11종에 달한다. 삼성처럼 기존 제품명은 주로 프리미엄 모델에서 따온 것이 많았다. 작년 7월 출시한 G3비트에서부터 GX2, G스타일로 등이 그렇다. 자체 개성을 앞세우기보다는 성공작으로 꼽히는 G3의 브랜드 파워에 기댄 작명이었다. 그러다 작년 9월 '와인 스마트'를 시작으로 독자적인 개성을 담은 보급형 모델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두 달 뒤 출시한 캐릭터폰 '아카(AKA)'는 특유의 디자인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LG는 올해 들어 LG볼트를 시작으로 G스타일, LG밴드플레이, LG마그나, LG벨로2 등 5종의 신제품을 내놓으며 보급형 라인을 강화했는데 제품마다 적용한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LG볼트는 곡면 디스플레이, G스타일로는 3천mAh의 대용량 배터리와 스타일러스 펜, LG밴드플레이는 2GB 램, LG마그나는 알뜰폰 사업자용 등 LG의 세그먼트(세분화) 전략이 적용된 것이다. 지난 20일 글로벌 시장에 동시 출시한 'LG 벨로2'도 마찬가지다. 이는 3G로만 사용할 수 있는 보급형 스마트폰인데 작년 브라질에서만 100만대 넘게 팔린 전작 'L벨로'의 후속작이라 중남미 시장 전략폰으로 볼 수 있다. LG는 보급형 스마트폰에 5인치 대화면은 물론 터치센서와 LCD를 통합한 인셀터치(In-cell touch) 디스플레이를 계속 적용할 예정이다. 셀피에 강한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와 제스처샷 등 자사 대표 UX(사용자 경험)도 탑재해 프리미엄 모델 못잖은 성능 만족도를 주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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