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던’ 김용희 감독·최정, 그들이 달라졌다

입력 2015.07.22 (09:21) 수정 2015.07.22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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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와이번스에서 올 시즌 팬들의 비난을 가장 많이 받은 두 사람을 꼽으라면 김용희(60) 감독과 최정(28)이 아닐까.

시즌 개막 전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우승 5연패를 저지할 대항마로 거론되던 SK가 부진을 거듭할수록 둘을 향한 비난은 거세졌다.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시스템 야구'를 내세우며 SK의 사령탑으로 취임해 올 시즌 초반 팀을 선두권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타격 부진이 심각해지고 결정적인 순간 수비 실책이 잇따르면서 순위가 곤두박질해 6월 초부터 줄곧 6∼7위를 맴돌았다.

김 감독은 야구계에서 유명한 '신사'다. 표정은 온화하고 말과 행동에는 예의가 배어 있다.

하지만 팀이 패전을 거듭하자 김 감독의 신사 기질이 되레 팬들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승리욕은 없고 사람만 좋다'는 것이 비난의 요지였다.

특히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김 감독이 여유 있는 표정을 짓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연이어 TV 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적지않은 '안티'가 생겼다.

그러나 김 감독도 차츰 변해갔다. 시즌 초반 잘 나갈 때 '초반 성적은 의미 없다'던 김 감독도 중후반 성적이 처지자 남다른 각오를 한 것으로 보인다.

후반기 첫 경기인 21일 두산 베어스전을 앞둔 김 감독의 얼굴에서는 웃음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 중에도 마찬가지였다. 홈런 세 방이 터져 나와 7-0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김 감독의 표정에는 결기가 가득했다.

후반기 대반전을 노리는 SK의 최근 10경기 승률은 0.667(6승 3패 1무)로 10개 구단 중 1위다.

최정은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소속팀 SK와 4년 86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그동안 펼친 활약을 고려하면 그런 대우를 받을 만했다.

그는 4월 초 4안타 2홈런을 몰아쳐 8타점으로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기록(12번째)을 세웠을 때만 해도 '역시 최정'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손목, 허리, 종아리, 팔꿈치, 어깨 등에 연이어 부상이 오면서 4월에 0.339(62타수 21안타)에 이르던 타율은 5월에 0.170(53타수 9안타)으로 '뚝' 떨어졌다.

결국 5월말 1군에서 말소돼 한 달 가까이 2군에서 뛰었다. 고액의 몸값을 받는 대형 계약을 한 직후 성적이 부진한 선수들을 비아냥거릴 때 쓰는 '먹튀'라는 말이 그를 따라다녔다.

7월 들어 케이티 위즈와의 두 경기(1∼2일)에서 7타수 무안타로 맥을 못 춘 최정은 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부터 실력 발휘를 시작했다.

3일부터 21일까지 최근 10경기 타율은 0.364(33타수 12안타)에 달한다.

특히 후반기 첫 경기인 21일 두산전에서 1회에 2점 홈런으로 득점의 물꼬를 터 팀을 승리로 이끈 점은 인상적이었다. 3루수로서의 수비에도 빈틈이 없었다.

그동안 김 감독과 최정에게 짠 점수를 주며 가혹하게 비판했던 이들의 상당수는 SK의 골수팬이다. '이렇게 열심히 응원하는데 왜 그것밖에 못하냐'는 것이다.

SK가 전반기 막판부터 보인 상승세를 이어가면 김 감독과 최정을 향한 비난의 화살이 저절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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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욕먹던’ 김용희 감독·최정, 그들이 달라졌다
    • 입력 2015-07-22 09:21:58
    • 수정2015-07-22 22:03:14
    연합뉴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에서 올 시즌 팬들의 비난을 가장 많이 받은 두 사람을 꼽으라면 김용희(60) 감독과 최정(28)이 아닐까.

시즌 개막 전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우승 5연패를 저지할 대항마로 거론되던 SK가 부진을 거듭할수록 둘을 향한 비난은 거세졌다.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시스템 야구'를 내세우며 SK의 사령탑으로 취임해 올 시즌 초반 팀을 선두권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타격 부진이 심각해지고 결정적인 순간 수비 실책이 잇따르면서 순위가 곤두박질해 6월 초부터 줄곧 6∼7위를 맴돌았다.

김 감독은 야구계에서 유명한 '신사'다. 표정은 온화하고 말과 행동에는 예의가 배어 있다.

하지만 팀이 패전을 거듭하자 김 감독의 신사 기질이 되레 팬들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승리욕은 없고 사람만 좋다'는 것이 비난의 요지였다.

특히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김 감독이 여유 있는 표정을 짓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연이어 TV 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적지않은 '안티'가 생겼다.

그러나 김 감독도 차츰 변해갔다. 시즌 초반 잘 나갈 때 '초반 성적은 의미 없다'던 김 감독도 중후반 성적이 처지자 남다른 각오를 한 것으로 보인다.

후반기 첫 경기인 21일 두산 베어스전을 앞둔 김 감독의 얼굴에서는 웃음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 중에도 마찬가지였다. 홈런 세 방이 터져 나와 7-0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김 감독의 표정에는 결기가 가득했다.

후반기 대반전을 노리는 SK의 최근 10경기 승률은 0.667(6승 3패 1무)로 10개 구단 중 1위다.

최정은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소속팀 SK와 4년 86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그동안 펼친 활약을 고려하면 그런 대우를 받을 만했다.

그는 4월 초 4안타 2홈런을 몰아쳐 8타점으로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기록(12번째)을 세웠을 때만 해도 '역시 최정'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손목, 허리, 종아리, 팔꿈치, 어깨 등에 연이어 부상이 오면서 4월에 0.339(62타수 21안타)에 이르던 타율은 5월에 0.170(53타수 9안타)으로 '뚝' 떨어졌다.

결국 5월말 1군에서 말소돼 한 달 가까이 2군에서 뛰었다. 고액의 몸값을 받는 대형 계약을 한 직후 성적이 부진한 선수들을 비아냥거릴 때 쓰는 '먹튀'라는 말이 그를 따라다녔다.

7월 들어 케이티 위즈와의 두 경기(1∼2일)에서 7타수 무안타로 맥을 못 춘 최정은 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부터 실력 발휘를 시작했다.

3일부터 21일까지 최근 10경기 타율은 0.364(33타수 12안타)에 달한다.

특히 후반기 첫 경기인 21일 두산전에서 1회에 2점 홈런으로 득점의 물꼬를 터 팀을 승리로 이끈 점은 인상적이었다. 3루수로서의 수비에도 빈틈이 없었다.

그동안 김 감독과 최정에게 짠 점수를 주며 가혹하게 비판했던 이들의 상당수는 SK의 골수팬이다. '이렇게 열심히 응원하는데 왜 그것밖에 못하냐'는 것이다.

SK가 전반기 막판부터 보인 상승세를 이어가면 김 감독과 최정을 향한 비난의 화살이 저절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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