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은수미 의원(새정치민주연합, 국회 환경노동위) “노동개혁만 하면 사회적 약자 공격용 프로그램이 되는 것…‘기업과 노동개혁’ 필요” ①

입력 2015.07.23 (10:21) 수정 2015.07.23 (10: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방송일시 : 2015년 7월 23일(목요일)
□ 출연자 : 은수미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국회환경노동위)


[홍지명] 올 하반기 들어 공공과 노동, 교육, 금융, 4대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 여당이 무엇보다도 노동개혁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꼽았습니다. 어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도 4대개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이 문제가 비중 있게 논의됐는데요. 그런데 상반기에 추진한 임금피크제에 이어서 다음 달 발표할 2차 노동개혁은 고용유연화가 중심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야당은 정부가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죠. 새정치민주연합의 은수미 의원이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은수미]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정부의 2차 노동개혁 핵심이 고용의 유연화라고 알려져 있는데, 고용의 유연화라는 본질적인 정의, 의미부터 우선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이거 무슨 말입니까?

[은수미] 고용유연화는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다릅니다. 정부가 현재 사용하는 것은 주로 지금까지 나온 기재부의 정책을 보면 쉬운 해고가 핵심인 것 같아요.

[홍지명] 그러니까 고용유연화라는 게 취업하기도 쉽고 나오기도 쉽고, 반대쪽으로는 사람 구하기도 쉽고 해고하기도 쉽고, 이런 뜻을 다 포함하고 있는 겁니까?

[은수미] 아니요, 그렇지 않고요. 고용유연화는 정확하게 해고가 쉬운, 나오게 하기가 쉬운 거고요. 한국은 지금도 나오는 게 굉장히 쉽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이 지금 10년 이상 장기간 근로자가 가장 낮은 나라에요. 만약 25살 된 청년 100명이 입사를 했다, 그럼 10년 만에 80명 정도는 이미 다 나오고요. 남은 사람이 20명밖에 안 돼요. 35살이 되면 그렇게 돼버리는 아주 해고가 쉬운 나라 중에 하나로 분류됩니다.

[홍지명] 아니 그러면 지금 은수미 의원께서 말씀하시는 대로라면 이미 해고라는 측면에서 고용의 유연화는 이뤄져있다고 볼 수도 있는 겁니까?

[은수미] 그렇죠. 그게 OECD 자료발표이고요. 그것 때문에 OECD가 한국이 상당히 지금 비정규직 문제나 아웃소싱 등을 가지고 해고를 쉽게 하고 있어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발표한 적도 있어요.

[홍지명] 그런데 정부는 이런 얘기를 합니다. 이게 쉬운 해고가 아니다, 사용자의 근로자 해고근거와 방법을 조금 더 명확히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해고를 좀 엄격하게 제한한다는 뜻으로 볼 순 없는 겁니까?

[은수미] 아니요. 이걸 당해본 사람은 압니다. 안 당해보셨죠? 저는 당해봤어요. 그러니까 해고의 근거를 누가 만드느냐면 사용자가 만들어요. 대개의 경우 삼진아웃제 혹은 저성과자를 몰아내는 방식으로 근거를 만들거든요. 근데 정량평가하고 정성평가를 보통 하는데 정량평가는 수치를 가지고 하니까 이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데 정성평가라 함은 상급자가 평가를 해요. 저 같은 경우는 정부출연연구기관에 있을 때 당시 정부 입장하고 달랐다는 이유로 정성평가에서 0점을 줘버렸습니다. 이렇게 해버리면 당연히 저성과자로 분류가 되죠. 제가 상당히 그래도 정책으로 능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평판이 있었는데 실제 당시 정부출연연구기관 내에서는 저는 저성과자로 분류가 됐고요. 이렇게 저성과자로 두 번 혹은 세 번 분류가 되면 그대로 해고시킬 수 있다, 이런 규정을 도입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그때 굉장히 커다란 논쟁이 있었습니다. 근데 이런 게 그 당시 정부출연연구기관만이 아니라 현재의 대기업들 내에서 대부분 유포돼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홍지명] 아니 그러니까 2차 노동개혁, 이제 앞으로 정부가 추진할 고용유연화의 내용이 뭔지 예단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닙니까?

[은수미] 예단의 문제가 아니라 저희들이 지금 노사정위원회도 두어 달 논의를 했었잖아요? 그럼 그 과정에서 세 번 정도 발표를 했어요. 그때 저성과자 문제라든가 해고의 근거문제가 노사정위원회 초안으로 제시가 됐었습니다. 이 초안을 공개를 안 하고 있을 뿐이지만 이미 어느 정도는 다 나온 거죠. 그래서 그냥 추단이 아니라 정부가 어떤 정책을 고민하고 있고 제시를 하고 이것을 노사정위원회에서 간을 본 거죠. 합의가 될 만한 건지. 그게 가장 반발이 커서 한국노총이 결국 노사정위원회 논의 못하겠다고 나와 버렸잖아요.

[홍지명] 정부는 지금 정규직이 과보호 되고 있다는 주장을 해왔고 실제로 생산력과 경쟁력이 좀 떨어지는 인력에게 무조건 정년 보장하는 것도 문제다, 특권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고요.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시스템도 직무성과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것인데, 이런 데에도 무슨 의도가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은수미] 아니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염치가 없다고 보는 겁니다. 왜냐면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작년에 대한항공의 경우가 2,400억 정도가 적자였어요. 그리고 그 당시 조현아 부사장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구속기소가 됐었잖아요. 그러니까 이 분은 적어도 회사의 측면에서는 경쟁력도 생산성도 없는 분이었는데 얼마를 가져갔느냐면 14억을 가져갔어요. 이러한 경우가 비일비재해요. 그러면 임원진, 경영진들은 자기 마음대로 연봉을 정하고 심지어는 주가가 38%가 떨어졌는데 연봉이 30%이상 인상된 회사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이런 짓은 하면서 그러면 자기가 고용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 사람들이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이게 상대평가이다 보면 항상 저성과자는 나오게 돼있잖아요. 그럼 이런 사람들을 생산성이 없다고 낙인을 찍는 거죠. 그럼 자기네들한테는 생산력도 경쟁력도 없고 심지어는 주주들한테 피해까지 줬는데 그것 때문에 정리해고까지 시킨 회사들도 있으면서 수 십 억씩 가져가고 그렇게 열심히 일한 사람들한테는 어떻게든 저성과자로 낙인을 찍어서 생산성이 없다고 얘기를 해버리면 이 사람이 10년, 20년, 30년 일한 성과는 생산성이 없는 루져가 되는 거죠. 굉장히 염치없는 짓입니다.

[홍지명] 사실은 저성과자로 낙인찍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은 의원께서도 직장생활 해보셔서 아시겠지만 실제로 집단생활에 있어서 조금 성과가 부족한 사람도 있을 수 있거든요.

[은수미] 그럼요. 저는 그걸 부정하는 게 아니라 성과가 부족한 사람들을 우리가 팀 체계로 만들어서 사실 지원을 하잖아요. 그런데 대부분이 지금 개인성과체계로 대부분 편입이 돼있어요. 그러니까 언제나 개인성과를 가지고 평가를 받습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이걸 가지고 해고를 시킨다든가 낙인을 찍는다든가 정년보장도 안 해준다, 이런 게 아니라 워낙 한국은 또 열심히 일하는 사회니까 실제로 동료들에 비해서 조금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면 그 부분을 지원하고 보완해서 팀워크체계로 움직여 나가는 게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이런 것까지 시시콜콜 개입을 하면서 정부가 정책을 발표할 게 아니라 그것보다는, 이미 어제도 나왔습니다만 예를 들어 30대 재벌 같은 경우 지금 쌓아둔 돈만 710조라는 거 아니에요? 여기 투자만 한 7~8조밖에 안 해요. 그럼 이렇게 쌓아둔 돈, 부동산으로 쌓아두고 금융권에 쌓아둬서 서민에게 대출해서 대출이자 받는 이런 돈을 가지고 투자 적극적으로 하고 그 다음에 회사 내에서 그렇게 약간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서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 어차피 나이가 들면 문화나 기술에 적응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평생학습이란 게 필요한 거거든요. 그럼 그것에도 지원을 해야죠. 그게 헌신적으로 일하고 국산품 애용하고 정말 대한민국을 위해서 일해 온 분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임금피크제, 지난번에도 은 의원과 이 시간에 한 번 대담을 나눈 게 기억이 납니다만, 그동안에 정부에서는 임금피크제를 지금 추진하고 있습니다만 이게 성과가 좀 있습니까? 어떻게 파악하고 계십니까?

[은수미] 성과는 상당히 있어요. 하도 정부가 난리를 치니까. 근데 저는 지금 현재 정부가 하고 있는 임금피크제라는 것이 정년연장제 입법취지에 맞지 않다, 이거 상당히 위법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당시 저희들이 정년연장제를 했을 때 임금체계 등의 개편을 해야 된다는 조항을 넣은 것은 임금피크제를 의무화한 것도 아니었고요. 다만 중소기업들에 있어서 정년연장이 어쨌든 몇 년 내에 오게 될 때 혹시 비용부담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노사가 합의해서 상호양보를 하는 방식으로 하라는 취지였거든요? 근데 정부는 지금 이것을 일방적으로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갑자기 청년실업 대책이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근데 그 당시에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 이건 청년실업 대책이 될 수가 없다. 왜냐면 임금피크제의 대상이 전체 노동자의 7%밖에 안 돼요. 그리고 그들한테 최대한, 예를 들어서 연봉이 보통 6,000~8,000 되는 분들이 대상이 되시거든요? 근데 이 분들한테 갑자기 1,000만 원, 2,000만 원을 깎겠다는 건데, 이렇게 깎아서 만든 돈이라고 해봤자 10조 내외에요. 하지만 예를 들어서 재벌이 710조 되는 사내유보금의 10%만 고용으로 돌려도 그것이 71조거든요. 그러니까 이 10조 가지고 실제로 청년실업에 돈을 쓸지도 알 수가 없고 이건 그냥 재벌의 이익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그러다보니 임금피크제 같은 것을 한다면 노사합의에 의해서 이것은 정년연장을 연착륙시키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고 청년실업 문제는 재벌개혁이나 다른 방식을 통해서 하자는 논의들이 있었는데 이 입법취지를 완전히 무시하는 거죠.

[홍지명] 지금 정부 여당 쪽에서는 임금피크제와 더불어 고용유연화와 같은 것이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다른 면으로 보면 고통분담의 가능성도 있고, 또 그렇게 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없애서 거기서 나오는 돈을 가지고 이른바 청년실업 문제를 좀 해결해보자는 취지라고 하는데, 이렇게 가기는 어렵다는 말씀이시군요?

[은수미] 제가 한 번 물어볼게요. 재벌이 고통분담을 한 적이 있나요? 저는 고통분담을 한다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위기 때 금 모으기까지 해서 나라를 구한 사람들이잖아요? 그래서 고통분담을 할 태세가 돼있는 분들이에요. 근데 문제는 그렇게까지 나라를 구해줬더니 위만, 상위 1% 재벌대기업만 잘 먹고 잘 살더라는 것이잖아요. 그럼 여기서부터 어떻게 내가 이익공유를, 예를 들어서 최소한 중소기업하고 이익공유를 한다든가 혹은 내부의 투명성을 관철시킨다든가 혹은 146억씩, 99억씩 가져가는 연봉이라도 좀 줄이겠다든가, 이런 고통분담을 해야 되는데 그리고 곳간에 쌓아둔 사내유보금 710조의 일부라도 고용이나 투자를 위해서 내놓겠다든가,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는 상황에서 점점 더 힘들어가는, 부채가 이미 1,000조가 넘잖아요. 이런 분들에게 계속 손을 내미는 건 결국 생선살 발라먹기에요. 이러지 말자고요.

[홍지명] 기업인들에게 물어보면 이런 얘기 하더라고요. 사내유보금 쌓아놓고 투자 안 한다고 비판을 하는데 투자해서 이윤을 쫓아가는 그런 사업이 있다면 돈 빌려서라도 투자하겠다, 지금은 환경이 그렇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못하고 때를 기다릴 뿐이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은수미] 가장 환경이 좋은 건 고용을 늘리는 거잖아요. 저는 고용이 투자이고 고용이 생산이라고 봐요. 고용을 제대로 늘리면 내수가 활성화되고 그래서 다시 이익이 돌아오는 거죠. 그렇게 빤한데 그럼 도대체 뭘 하자는 건지, 저는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생산하고 투자하고 고용해서 정말 한 국민으로서 살아가는 거라고 보는데, 그거 아니고 뭘 원하시냐고 물어보고 싶어요.

[홍지명] 알겠습니다. 시간이 다 돼서 원래 주제로 돌아와서, 노동개혁의 필요성은 은 의원께서도 인정하고 계시죠?

[은수미] 저는 노동개혁의 말을 바꾸자고 얘기를 해요. 기업과 노동개혁이라고, 최소한 제가 양보할 수 있는 거예요. 지금 가장 심각한 게 기업 간 불평등이에요. 정규직, 비정규직의 문제를 넘어서서 기업 간 불평등하고 기업소득과 가계소득 간의 불평등이에요. 예를 들어서 기업소득은 17.8%가 늘었는데 가계소득은 1.2%밖에 안 늘어요. 예전에는 이것이 1:1이었거든요. 이런 불평등을 먼저 없애야 되는데 그렇다 해도 기어코 노동개혁을 해야 되겠다고 하면 이걸 같이 하자. 그게 정당한 거죠. 그런데 이걸 노동개혁만 한다고 하면 이게 거의 중산층이나 사회적 약자 공격용 프로그램이 되는 거죠.

[홍지명] 알겠습니다. 내일 이기권 노동부장관이 나오니까 지금 제기하신 그런 문제점에 대해서 질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은수미]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새정치민주연합의 은수미 의원이었습니다. 오늘 야당 시각 들어봤고요.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내일 이 시간에 고용노동부의 이기권 장관을 연결해서 2차 노동개혁의 구체적인 내용, 정부입장도 들어보겠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인터뷰] 은수미 의원(새정치민주연합, 국회 환경노동위) “노동개혁만 하면 사회적 약자 공격용 프로그램이 되는 것…‘기업과 노동개혁’ 필요” ①
    • 입력 2015-07-23 10:21:47
    • 수정2015-07-23 10:22:36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5년 7월 23일(목요일)
□ 출연자 : 은수미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국회환경노동위)


[홍지명] 올 하반기 들어 공공과 노동, 교육, 금융, 4대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 여당이 무엇보다도 노동개혁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꼽았습니다. 어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도 4대개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이 문제가 비중 있게 논의됐는데요. 그런데 상반기에 추진한 임금피크제에 이어서 다음 달 발표할 2차 노동개혁은 고용유연화가 중심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야당은 정부가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죠. 새정치민주연합의 은수미 의원이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은수미]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정부의 2차 노동개혁 핵심이 고용의 유연화라고 알려져 있는데, 고용의 유연화라는 본질적인 정의, 의미부터 우선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이거 무슨 말입니까?

[은수미] 고용유연화는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다릅니다. 정부가 현재 사용하는 것은 주로 지금까지 나온 기재부의 정책을 보면 쉬운 해고가 핵심인 것 같아요.

[홍지명] 그러니까 고용유연화라는 게 취업하기도 쉽고 나오기도 쉽고, 반대쪽으로는 사람 구하기도 쉽고 해고하기도 쉽고, 이런 뜻을 다 포함하고 있는 겁니까?

[은수미] 아니요, 그렇지 않고요. 고용유연화는 정확하게 해고가 쉬운, 나오게 하기가 쉬운 거고요. 한국은 지금도 나오는 게 굉장히 쉽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이 지금 10년 이상 장기간 근로자가 가장 낮은 나라에요. 만약 25살 된 청년 100명이 입사를 했다, 그럼 10년 만에 80명 정도는 이미 다 나오고요. 남은 사람이 20명밖에 안 돼요. 35살이 되면 그렇게 돼버리는 아주 해고가 쉬운 나라 중에 하나로 분류됩니다.

[홍지명] 아니 그러면 지금 은수미 의원께서 말씀하시는 대로라면 이미 해고라는 측면에서 고용의 유연화는 이뤄져있다고 볼 수도 있는 겁니까?

[은수미] 그렇죠. 그게 OECD 자료발표이고요. 그것 때문에 OECD가 한국이 상당히 지금 비정규직 문제나 아웃소싱 등을 가지고 해고를 쉽게 하고 있어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발표한 적도 있어요.

[홍지명] 그런데 정부는 이런 얘기를 합니다. 이게 쉬운 해고가 아니다, 사용자의 근로자 해고근거와 방법을 조금 더 명확히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히려 해고를 좀 엄격하게 제한한다는 뜻으로 볼 순 없는 겁니까?

[은수미] 아니요. 이걸 당해본 사람은 압니다. 안 당해보셨죠? 저는 당해봤어요. 그러니까 해고의 근거를 누가 만드느냐면 사용자가 만들어요. 대개의 경우 삼진아웃제 혹은 저성과자를 몰아내는 방식으로 근거를 만들거든요. 근데 정량평가하고 정성평가를 보통 하는데 정량평가는 수치를 가지고 하니까 이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데 정성평가라 함은 상급자가 평가를 해요. 저 같은 경우는 정부출연연구기관에 있을 때 당시 정부 입장하고 달랐다는 이유로 정성평가에서 0점을 줘버렸습니다. 이렇게 해버리면 당연히 저성과자로 분류가 되죠. 제가 상당히 그래도 정책으로 능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평판이 있었는데 실제 당시 정부출연연구기관 내에서는 저는 저성과자로 분류가 됐고요. 이렇게 저성과자로 두 번 혹은 세 번 분류가 되면 그대로 해고시킬 수 있다, 이런 규정을 도입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그때 굉장히 커다란 논쟁이 있었습니다. 근데 이런 게 그 당시 정부출연연구기관만이 아니라 현재의 대기업들 내에서 대부분 유포돼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홍지명] 아니 그러니까 2차 노동개혁, 이제 앞으로 정부가 추진할 고용유연화의 내용이 뭔지 예단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닙니까?

[은수미] 예단의 문제가 아니라 저희들이 지금 노사정위원회도 두어 달 논의를 했었잖아요? 그럼 그 과정에서 세 번 정도 발표를 했어요. 그때 저성과자 문제라든가 해고의 근거문제가 노사정위원회 초안으로 제시가 됐었습니다. 이 초안을 공개를 안 하고 있을 뿐이지만 이미 어느 정도는 다 나온 거죠. 그래서 그냥 추단이 아니라 정부가 어떤 정책을 고민하고 있고 제시를 하고 이것을 노사정위원회에서 간을 본 거죠. 합의가 될 만한 건지. 그게 가장 반발이 커서 한국노총이 결국 노사정위원회 논의 못하겠다고 나와 버렸잖아요.

[홍지명] 정부는 지금 정규직이 과보호 되고 있다는 주장을 해왔고 실제로 생산력과 경쟁력이 좀 떨어지는 인력에게 무조건 정년 보장하는 것도 문제다, 특권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고요.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시스템도 직무성과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것인데, 이런 데에도 무슨 의도가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은수미] 아니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염치가 없다고 보는 겁니다. 왜냐면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작년에 대한항공의 경우가 2,400억 정도가 적자였어요. 그리고 그 당시 조현아 부사장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구속기소가 됐었잖아요. 그러니까 이 분은 적어도 회사의 측면에서는 경쟁력도 생산성도 없는 분이었는데 얼마를 가져갔느냐면 14억을 가져갔어요. 이러한 경우가 비일비재해요. 그러면 임원진, 경영진들은 자기 마음대로 연봉을 정하고 심지어는 주가가 38%가 떨어졌는데 연봉이 30%이상 인상된 회사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이런 짓은 하면서 그러면 자기가 고용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 사람들이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이게 상대평가이다 보면 항상 저성과자는 나오게 돼있잖아요. 그럼 이런 사람들을 생산성이 없다고 낙인을 찍는 거죠. 그럼 자기네들한테는 생산력도 경쟁력도 없고 심지어는 주주들한테 피해까지 줬는데 그것 때문에 정리해고까지 시킨 회사들도 있으면서 수 십 억씩 가져가고 그렇게 열심히 일한 사람들한테는 어떻게든 저성과자로 낙인을 찍어서 생산성이 없다고 얘기를 해버리면 이 사람이 10년, 20년, 30년 일한 성과는 생산성이 없는 루져가 되는 거죠. 굉장히 염치없는 짓입니다.

[홍지명] 사실은 저성과자로 낙인찍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은 의원께서도 직장생활 해보셔서 아시겠지만 실제로 집단생활에 있어서 조금 성과가 부족한 사람도 있을 수 있거든요.

[은수미] 그럼요. 저는 그걸 부정하는 게 아니라 성과가 부족한 사람들을 우리가 팀 체계로 만들어서 사실 지원을 하잖아요. 그런데 대부분이 지금 개인성과체계로 대부분 편입이 돼있어요. 그러니까 언제나 개인성과를 가지고 평가를 받습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이걸 가지고 해고를 시킨다든가 낙인을 찍는다든가 정년보장도 안 해준다, 이런 게 아니라 워낙 한국은 또 열심히 일하는 사회니까 실제로 동료들에 비해서 조금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면 그 부분을 지원하고 보완해서 팀워크체계로 움직여 나가는 게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이런 것까지 시시콜콜 개입을 하면서 정부가 정책을 발표할 게 아니라 그것보다는, 이미 어제도 나왔습니다만 예를 들어 30대 재벌 같은 경우 지금 쌓아둔 돈만 710조라는 거 아니에요? 여기 투자만 한 7~8조밖에 안 해요. 그럼 이렇게 쌓아둔 돈, 부동산으로 쌓아두고 금융권에 쌓아둬서 서민에게 대출해서 대출이자 받는 이런 돈을 가지고 투자 적극적으로 하고 그 다음에 회사 내에서 그렇게 약간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서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 어차피 나이가 들면 문화나 기술에 적응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평생학습이란 게 필요한 거거든요. 그럼 그것에도 지원을 해야죠. 그게 헌신적으로 일하고 국산품 애용하고 정말 대한민국을 위해서 일해 온 분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임금피크제, 지난번에도 은 의원과 이 시간에 한 번 대담을 나눈 게 기억이 납니다만, 그동안에 정부에서는 임금피크제를 지금 추진하고 있습니다만 이게 성과가 좀 있습니까? 어떻게 파악하고 계십니까?

[은수미] 성과는 상당히 있어요. 하도 정부가 난리를 치니까. 근데 저는 지금 현재 정부가 하고 있는 임금피크제라는 것이 정년연장제 입법취지에 맞지 않다, 이거 상당히 위법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당시 저희들이 정년연장제를 했을 때 임금체계 등의 개편을 해야 된다는 조항을 넣은 것은 임금피크제를 의무화한 것도 아니었고요. 다만 중소기업들에 있어서 정년연장이 어쨌든 몇 년 내에 오게 될 때 혹시 비용부담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노사가 합의해서 상호양보를 하는 방식으로 하라는 취지였거든요? 근데 정부는 지금 이것을 일방적으로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갑자기 청년실업 대책이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근데 그 당시에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 이건 청년실업 대책이 될 수가 없다. 왜냐면 임금피크제의 대상이 전체 노동자의 7%밖에 안 돼요. 그리고 그들한테 최대한, 예를 들어서 연봉이 보통 6,000~8,000 되는 분들이 대상이 되시거든요? 근데 이 분들한테 갑자기 1,000만 원, 2,000만 원을 깎겠다는 건데, 이렇게 깎아서 만든 돈이라고 해봤자 10조 내외에요. 하지만 예를 들어서 재벌이 710조 되는 사내유보금의 10%만 고용으로 돌려도 그것이 71조거든요. 그러니까 이 10조 가지고 실제로 청년실업에 돈을 쓸지도 알 수가 없고 이건 그냥 재벌의 이익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그러다보니 임금피크제 같은 것을 한다면 노사합의에 의해서 이것은 정년연장을 연착륙시키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고 청년실업 문제는 재벌개혁이나 다른 방식을 통해서 하자는 논의들이 있었는데 이 입법취지를 완전히 무시하는 거죠.

[홍지명] 지금 정부 여당 쪽에서는 임금피크제와 더불어 고용유연화와 같은 것이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다른 면으로 보면 고통분담의 가능성도 있고, 또 그렇게 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없애서 거기서 나오는 돈을 가지고 이른바 청년실업 문제를 좀 해결해보자는 취지라고 하는데, 이렇게 가기는 어렵다는 말씀이시군요?

[은수미] 제가 한 번 물어볼게요. 재벌이 고통분담을 한 적이 있나요? 저는 고통분담을 한다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위기 때 금 모으기까지 해서 나라를 구한 사람들이잖아요? 그래서 고통분담을 할 태세가 돼있는 분들이에요. 근데 문제는 그렇게까지 나라를 구해줬더니 위만, 상위 1% 재벌대기업만 잘 먹고 잘 살더라는 것이잖아요. 그럼 여기서부터 어떻게 내가 이익공유를, 예를 들어서 최소한 중소기업하고 이익공유를 한다든가 혹은 내부의 투명성을 관철시킨다든가 혹은 146억씩, 99억씩 가져가는 연봉이라도 좀 줄이겠다든가, 이런 고통분담을 해야 되는데 그리고 곳간에 쌓아둔 사내유보금 710조의 일부라도 고용이나 투자를 위해서 내놓겠다든가,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는 상황에서 점점 더 힘들어가는, 부채가 이미 1,000조가 넘잖아요. 이런 분들에게 계속 손을 내미는 건 결국 생선살 발라먹기에요. 이러지 말자고요.

[홍지명] 기업인들에게 물어보면 이런 얘기 하더라고요. 사내유보금 쌓아놓고 투자 안 한다고 비판을 하는데 투자해서 이윤을 쫓아가는 그런 사업이 있다면 돈 빌려서라도 투자하겠다, 지금은 환경이 그렇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못하고 때를 기다릴 뿐이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은수미] 가장 환경이 좋은 건 고용을 늘리는 거잖아요. 저는 고용이 투자이고 고용이 생산이라고 봐요. 고용을 제대로 늘리면 내수가 활성화되고 그래서 다시 이익이 돌아오는 거죠. 그렇게 빤한데 그럼 도대체 뭘 하자는 건지, 저는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생산하고 투자하고 고용해서 정말 한 국민으로서 살아가는 거라고 보는데, 그거 아니고 뭘 원하시냐고 물어보고 싶어요.

[홍지명] 알겠습니다. 시간이 다 돼서 원래 주제로 돌아와서, 노동개혁의 필요성은 은 의원께서도 인정하고 계시죠?

[은수미] 저는 노동개혁의 말을 바꾸자고 얘기를 해요. 기업과 노동개혁이라고, 최소한 제가 양보할 수 있는 거예요. 지금 가장 심각한 게 기업 간 불평등이에요. 정규직, 비정규직의 문제를 넘어서서 기업 간 불평등하고 기업소득과 가계소득 간의 불평등이에요. 예를 들어서 기업소득은 17.8%가 늘었는데 가계소득은 1.2%밖에 안 늘어요. 예전에는 이것이 1:1이었거든요. 이런 불평등을 먼저 없애야 되는데 그렇다 해도 기어코 노동개혁을 해야 되겠다고 하면 이걸 같이 하자. 그게 정당한 거죠. 그런데 이걸 노동개혁만 한다고 하면 이게 거의 중산층이나 사회적 약자 공격용 프로그램이 되는 거죠.

[홍지명] 알겠습니다. 내일 이기권 노동부장관이 나오니까 지금 제기하신 그런 문제점에 대해서 질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은수미]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새정치민주연합의 은수미 의원이었습니다. 오늘 야당 시각 들어봤고요.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내일 이 시간에 고용노동부의 이기권 장관을 연결해서 2차 노동개혁의 구체적인 내용, 정부입장도 들어보겠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