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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관객에게 좋은 책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대본 골라”
입력 2015.07.23 (18:04) 연합뉴스
"친구한테 선물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재밌는 책이 있잖아요. 책장을 넘기기 싫고, 나만 보기에 아까운 그런 책이요. 저는 그런 대본을 골라요. 관객들에게 좋은 책을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대본을 보죠. 제가 맡은 역할이 크든 작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배우 황정민(45)은 23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자신이 출연할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책 선물하기가 얼마나 어려워요. 상대방의 취향이 각기 다르니 고민스럽죠. 예를 들면 저는 시가 너무 좋은데 상대방이 시를 싫어할 수도 있잖아요. 같이 보며 이야기하고 소통할 수 있는 책(대본)인지를 제일 먼저 봐야죠."

황정민은 "영화는 감독이나 배우가 좋자고 만드는 게 아니라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관객이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재미와 의미를 주는 이야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황정민은 내달 5일 개봉하는 영화 '베테랑'에서 안하무인의 재벌 3세를 쫓는 광역수사대 행동파 형사역을 맡았다.

'베테랑'은 역시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황정민이 광수대 형사로 분했던 '부당거래'와 출연 배우들과 부패한 사회를 상징하는 설정 등이 여러모로 비슷하다. 황정민은 '베테랑'이 '부당거래'와 비교하면 훨씬 더 오락적인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번 영화를 '부당거래'와 연관짓고 싶지는 않아요. 전혀 다른 얘기거든요. '부당거래'가 현실과 맞닿아 있었다면 '베테랑'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만, 현실이면 좋을 것 같은 영화죠. '베테랑'은 오락적으로 관객들에게 잘 맞춰진, 팝콘 먹으면서 즐기는 영화에요. 아니, 팝콘을 먹으려다가 영화에 빠져들면서 팝콘을 못 먹게 되죠. (웃음) 처음으로 영화를 찍으면서 힐링이 됐던 작품이에요."

그는 전작 '국제시장'이 지난해 개봉해 누적관객 수 1천425만명을 훌쩍 넘기면서 명실상부한 국민 배우의 반열에 올랐다. 이번 영화는 관객들에게 흥행에 크게 성공한 작품 직후에 선을 보이는 것이어서 부담이 클 법도 하다.

"'천만 배우'요? 그냥 이름붙이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쓰는 거죠. 저는 배우 나부랭이일 뿐이에요. 제가 연극을 할 때 관객이 없어서 공연을 못 하기도 했거든요. (타이틀이나 흥행성적에) 크게 동요되지 않아요. 그냥 촬영할 때 제가 즐겁고 우리가 즐거우면 관객도 즐겁다고 믿어요."

연극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한 그는 올 연말 뮤지컬 '오케피'의 연출자 겸 주연배우로 무대에 오른다. 두 번째 뮤지컬 연출이다.

"첫 시작이 무대였으니 언젠가는 무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늘 있어요. 영화가 '감독의 예술'이라면 무대는 '배우의 예술'이니까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흥행을 담보하는 묵직한 중견 연기파 배우의 입지를 굳힌 황정민이 후배들에게도 강조하는 철칙은 무엇일까.

"까불지 말라고 얘기해요. 배우로서 가져가야 할 덕목이 아니죠. 늘 겸손해야 해요. 관객들이 우리를 보러 와주시는 거니 고마워하고, 돈(영화 관람권) 값을 하라고 해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물으면 정답을 알게 된다고 얘기해주죠."

마지막으로 황정민의 '명 수상소감'을 인용해 물었다. 이번 영화도 많은 분이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것인지.

짧은 대답에 결코 짧지 않은 그의 배우 인생과 연기 철학이 오롯이 묻어났다. "늘 그래요. 얍실하게(얄팍하게)."
  • 황정민 “관객에게 좋은 책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대본 골라”
    • 입력 2015-07-23 18:04:13
    연합뉴스
"친구한테 선물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재밌는 책이 있잖아요. 책장을 넘기기 싫고, 나만 보기에 아까운 그런 책이요. 저는 그런 대본을 골라요. 관객들에게 좋은 책을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대본을 보죠. 제가 맡은 역할이 크든 작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배우 황정민(45)은 23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자신이 출연할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책 선물하기가 얼마나 어려워요. 상대방의 취향이 각기 다르니 고민스럽죠. 예를 들면 저는 시가 너무 좋은데 상대방이 시를 싫어할 수도 있잖아요. 같이 보며 이야기하고 소통할 수 있는 책(대본)인지를 제일 먼저 봐야죠."

황정민은 "영화는 감독이나 배우가 좋자고 만드는 게 아니라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관객이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재미와 의미를 주는 이야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황정민은 내달 5일 개봉하는 영화 '베테랑'에서 안하무인의 재벌 3세를 쫓는 광역수사대 행동파 형사역을 맡았다.

'베테랑'은 역시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황정민이 광수대 형사로 분했던 '부당거래'와 출연 배우들과 부패한 사회를 상징하는 설정 등이 여러모로 비슷하다. 황정민은 '베테랑'이 '부당거래'와 비교하면 훨씬 더 오락적인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번 영화를 '부당거래'와 연관짓고 싶지는 않아요. 전혀 다른 얘기거든요. '부당거래'가 현실과 맞닿아 있었다면 '베테랑'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만, 현실이면 좋을 것 같은 영화죠. '베테랑'은 오락적으로 관객들에게 잘 맞춰진, 팝콘 먹으면서 즐기는 영화에요. 아니, 팝콘을 먹으려다가 영화에 빠져들면서 팝콘을 못 먹게 되죠. (웃음) 처음으로 영화를 찍으면서 힐링이 됐던 작품이에요."

그는 전작 '국제시장'이 지난해 개봉해 누적관객 수 1천425만명을 훌쩍 넘기면서 명실상부한 국민 배우의 반열에 올랐다. 이번 영화는 관객들에게 흥행에 크게 성공한 작품 직후에 선을 보이는 것이어서 부담이 클 법도 하다.

"'천만 배우'요? 그냥 이름붙이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쓰는 거죠. 저는 배우 나부랭이일 뿐이에요. 제가 연극을 할 때 관객이 없어서 공연을 못 하기도 했거든요. (타이틀이나 흥행성적에) 크게 동요되지 않아요. 그냥 촬영할 때 제가 즐겁고 우리가 즐거우면 관객도 즐겁다고 믿어요."

연극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한 그는 올 연말 뮤지컬 '오케피'의 연출자 겸 주연배우로 무대에 오른다. 두 번째 뮤지컬 연출이다.

"첫 시작이 무대였으니 언젠가는 무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늘 있어요. 영화가 '감독의 예술'이라면 무대는 '배우의 예술'이니까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흥행을 담보하는 묵직한 중견 연기파 배우의 입지를 굳힌 황정민이 후배들에게도 강조하는 철칙은 무엇일까.

"까불지 말라고 얘기해요. 배우로서 가져가야 할 덕목이 아니죠. 늘 겸손해야 해요. 관객들이 우리를 보러 와주시는 거니 고마워하고, 돈(영화 관람권) 값을 하라고 해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물으면 정답을 알게 된다고 얘기해주죠."

마지막으로 황정민의 '명 수상소감'을 인용해 물었다. 이번 영화도 많은 분이 차려준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것인지.

짧은 대답에 결코 짧지 않은 그의 배우 인생과 연기 철학이 오롯이 묻어났다. "늘 그래요. 얍실하게(얄팍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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