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 “대기록 달성? 15승이 딱 좋아요”

입력 2015.07.31 (10:07) 수정 2015.07.3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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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이요? 15승이 딱 좋은 거 같아요."

30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2시간 앞두고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유희관(29·두산 베어스)은 자다 일어난 듯 머리는 부스스하고 반소매·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전날 한화 타선을 상대로 7⅔이닝을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13승(3패)째를 기록, 올 시즌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선 터다.

'대기록이 나올 것 같다'는 얘기에 유희관은 손사래를 쳤다.

"올해 20승 하면 내년에는 10승 해도 욕먹을 거 같아요"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농담으로만 들리지는 않는 뉘앙스였다.

유희관은 국내 선수로는 1999년 현대 정민태 이후 16년 만에 시즌 20승을 노린다.

특히 선발 20승 달성시 1995년 이상훈(LG 트윈스) 이후 20년 만의 대기록을 이루게 된다.

유희관에게는 항상 '느림의 미학' 같은 별명이 따라다닌다. 유희관의 직구 최고 속도는 130㎞대 초반이다. 변화구는 100㎞에도 못 미칠 때가 수두룩하다.

하지만 타자들은 그 느린 공들에 속수무책 당한다. 올 시즌 유희관의 제구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유희관은 특유의 입담으로 자신의 구속을 농담 소재로 써먹었다.

그는 대화 도중 발가락을 만지작거렸다.

발가락 살이 벗겨졌기에 '많이 던져서 그러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너무 세게 던졌어. 무리했어. 프로야구 형평성에 맞춰서 내가 살살 던져야 하나?"였다. 폭소가 터졌다.

유희관은 "사람들이 댓글에 그렇게 달더라. 마운드에서 던질 때보다 1루 송구가 더 빠르다고"라며 한참을 웃었다.

자신과 다승왕 경쟁을 벌이는 삼성 라이온즈 알프레도 피가로(12승 4패)에 대한 경쟁의식은 있을까.

유희관은 "다승왕 욕심이 있으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경쟁의식이 전혀 없다"면서도 "일요일에 피가로하고 붙는 (장)원준이형한테 '잘 던져'라고는 했다"고 말했다.

한두 달 전에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일본인 기자가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에서 일본이 가장 경계할 선수로 자신을 꼽기에 "난 대표팀에 뽑힐 리가 없다. '사요나라'(안녕히 가세요)"라며 거절하다가 마지못해 인터뷰에 응했다고 전했다.

그는 "양현종, 김광현, 장원준이 있는데 내가 어떻게 뽑히겠나"라고 겸손을 떨었다.

유희관은 현재 2위인 두산이 1위로 치고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에이스 선발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돌아와 예전 실력을 발휘하면 팀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냥 끝까지 유쾌한 농담을 이어갔다.

"니퍼트가 참 철두철미해요. 순위 싸움이 치열한데 (하루라도 빨리 마운드에 오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 몸 관리를 되게 열심히 해요. 내가 그랬으면 이천 쌀밥 먹으러 갔지."

쌀로 유명한 경기도 이천에는 두산의 2군 홈구장인 베어스파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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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희관 “대기록 달성? 15승이 딱 좋아요”
    • 입력 2015-07-31 10:07:12
    • 수정2015-07-31 18:50:43
    연합뉴스
"대기록이요? 15승이 딱 좋은 거 같아요." 30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2시간 앞두고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유희관(29·두산 베어스)은 자다 일어난 듯 머리는 부스스하고 반소매·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전날 한화 타선을 상대로 7⅔이닝을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13승(3패)째를 기록, 올 시즌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선 터다. '대기록이 나올 것 같다'는 얘기에 유희관은 손사래를 쳤다. "올해 20승 하면 내년에는 10승 해도 욕먹을 거 같아요"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농담으로만 들리지는 않는 뉘앙스였다. 유희관은 국내 선수로는 1999년 현대 정민태 이후 16년 만에 시즌 20승을 노린다. 특히 선발 20승 달성시 1995년 이상훈(LG 트윈스) 이후 20년 만의 대기록을 이루게 된다. 유희관에게는 항상 '느림의 미학' 같은 별명이 따라다닌다. 유희관의 직구 최고 속도는 130㎞대 초반이다. 변화구는 100㎞에도 못 미칠 때가 수두룩하다. 하지만 타자들은 그 느린 공들에 속수무책 당한다. 올 시즌 유희관의 제구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유희관은 특유의 입담으로 자신의 구속을 농담 소재로 써먹었다. 그는 대화 도중 발가락을 만지작거렸다. 발가락 살이 벗겨졌기에 '많이 던져서 그러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너무 세게 던졌어. 무리했어. 프로야구 형평성에 맞춰서 내가 살살 던져야 하나?"였다. 폭소가 터졌다. 유희관은 "사람들이 댓글에 그렇게 달더라. 마운드에서 던질 때보다 1루 송구가 더 빠르다고"라며 한참을 웃었다. 자신과 다승왕 경쟁을 벌이는 삼성 라이온즈 알프레도 피가로(12승 4패)에 대한 경쟁의식은 있을까. 유희관은 "다승왕 욕심이 있으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경쟁의식이 전혀 없다"면서도 "일요일에 피가로하고 붙는 (장)원준이형한테 '잘 던져'라고는 했다"고 말했다. 한두 달 전에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일본인 기자가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에서 일본이 가장 경계할 선수로 자신을 꼽기에 "난 대표팀에 뽑힐 리가 없다. '사요나라'(안녕히 가세요)"라며 거절하다가 마지못해 인터뷰에 응했다고 전했다. 그는 "양현종, 김광현, 장원준이 있는데 내가 어떻게 뽑히겠나"라고 겸손을 떨었다. 유희관은 현재 2위인 두산이 1위로 치고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에이스 선발 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돌아와 예전 실력을 발휘하면 팀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냥 끝까지 유쾌한 농담을 이어갔다. "니퍼트가 참 철두철미해요. 순위 싸움이 치열한데 (하루라도 빨리 마운드에 오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 몸 관리를 되게 열심히 해요. 내가 그랬으면 이천 쌀밥 먹으러 갔지." 쌀로 유명한 경기도 이천에는 두산의 2군 홈구장인 베어스파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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