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북중관계 ‘꿈틀’…이희호 여사 방북

입력 2015.08.01 (07:49) 수정 2015.08.0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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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8.15 광복 70주년이 꼭 2주 앞인데요.

한반도 주변 정세에 미묘한 변화 조짐이 일고 있습니다.

북한의 잇단 화해 메시지로 냉랭했던 북·중관계가 다시 꿈틀대고 있고, 다음 주엔 이희호 여사가 북한을 찾을 예정인데요.

정부가 8.15를 전후해 추석 이산가족 상봉 등을 위한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할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최근 북·중관계의 변화 움직임과 이희호 여사 방북이 갖는 의미 등을 송지현 리포터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드디어 축포, 경축의 축포가 오릅니다. 전승의 그 날 터져 오르던 승리의 축포가 그대로, 오늘 혁명의 수도 평양의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늦은 밤 불꽃이 평양 밤하늘을 수놓자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지난달 27일 진행된 북한의 전승절 62주년 기념행사입니다.

앞서 노병대회를 소집한 김정은 제 1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중국 참전 군인들에 대해 두 차례나 경의를 표했습니다.

<녹취> 김정은 연설 내용(조선중앙TV) : "조국의 자유 독립과 평화를 위한 성전에 고귀한 생명을 바친 인민군렬사들과 중국인민지원군렬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드립니다."

또 중국군 전사자 묘지에도 화환을 보내는 파격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김 제 1위원장이 중국군 묘지에 화환을 보낸 건 3차 핵실험, 장성택 처형 등이 있었던 2013년 이후 꼭 2년 만입니다.

중국의 관영 언론들은 이런 김 제 1위원장의 행보를 의미 있는 메시지로 해석하며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녹취> 중국 CCTV(지난달 28일) : "김정은 제1위원장이 27일 평안남도 회창군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에 화환을 보냈습니다."

눈길을 끈 건 김 제1위원장이 화환을 보낸 당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전격 선양을 방문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달 중순 지린성에 이은 9일만의 북중 접경 도시 방문.

김 제1위원장의 잇단 화해 메시지와 맞물려 향후 북·중 관계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 :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되고 이제 남은 것은 북한 핵 문제다. 따라서 6자회담 당사국들이 북한을 향해서 태도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고, 또 핵 문제에 대해서도 변화된 태도를 이제 압박하고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북한으로서는 중국의 지지와 도움이 필요하거든요. 아마 그런 차원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3차 핵실험과 중국통인 장성택의 처형 등으로 최근 몇 년간 북·중 관계는 그야말로 냉랭함 그 자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중 관계 해빙 분위기는 남북관계에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나흘 뒤에는 이희호 여사의 방북까지 예정돼 있어,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녹취> 김성재(김대중평화센터 이사/지난달 6일) : "방문 일정은 8월 5일부터 8일까지 3박 4일로 하기로 하고요. 초청하는 측에서 여사님의 건강과 편의를 위해서 항공편으로 오는 것이 좋겠다고 이렇게 얘기 했습니다."

김포공항의 계류장, 다음주 이희호 여사 등 방북단을 태우고 서해 직항로를 따라 평양에 들어갈 항공기입니다.

이 여사 측은 북한이 제공하는 항공기 대신 국내 저가 항공사의 전세기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녹취> 최종구(이스타 항공 부사장) : "이희호 여사님과 방북단이 편하고 안전하게 다녀오실 수 있도록 운항, 객실, 정비 모든 부분에서 만전의 준비를 다하고 있습니다."

이 여사측이 북한에 최종 통보한 방북단 규모는 모두 스무 명 안팎.

3박 4일 간 백화원초대소와 묘향산 호텔에 머물며, 평양산원, 아동병원 등을 방문하고 털목도리, 의약품 등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이 여사의 방북이 주목받는 건 남북관계에서 차지하는 이 여사의 비중과 함께 방북 시점 때문입니다.

8.15 광복 70주년 기념일을 불과 열흘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남북 경색 국면을 풀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댑니다.

<인터뷰> 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8.15라는 기념일을 앞두고 이희호 여사 방북이 북측도 수용을 하고 남측도 수용을 했던 것은 남북관계가 지금 경색돼 있는 상황에서 이희호 여사 방북이라는 이벤트를 하나의 남북관계의 어떤 돌파구로 마련할 수 있을까라는 그런 가능성에 아마 무게를 둔 것 같습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으로 시작된 이희호 여사의 북한 방문은 이번이 3번째.

특히,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숨졌을 때는 민간조문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찾아 상주인 김정은 당시 부위원장을 만났습니다.

<녹취> 윤철구(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2011년 12월) : "김정은 부위원장은 멀리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이렇게 말씀을 하신 걸로..."

북한 매체들 역시 조문 상황을 상세히 전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북한 조선중앙 TV(2011년 12월) : "이희호 여사는 (조문록에) 6.15 남북 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 하루속히 민족통일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썼습니다."

이후 양측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기일을 전후해 서로 조화를 주고받는 등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때문에 이번 방북에서 이희호 여사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두 번째 면담이 성사될 지가 최대 관심입니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이희호 여사 방북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작년에 직접 방문을 요청한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희호 여사의 방북은 결국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만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의지를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희호 여사의 방북을 통해 정부가 모종의 대북 메시지를 전달할 지도 주목됩니다.

정부는 이 여사의 방북에 대해 개인 차원으로 선을 그으면서도 남북관계 도움이 되도록 지원한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홍용표(통일부 장관/지난달 26일 KBS 일요진단 출연) : "정부는 이 여사 방북 자체가 남북 관계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요. 그런 의미가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하도록 필요한 협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8.15 70주년을 앞두고 일부나마 민간 차원의 교류가 재개됐습니다.

북한은 특히, 금강산 소나무가 고사 등의 이상 증상을 보이자 이례적으로 공동 실태 조사를 제의했고, 정부는 우리 측 산림전문가들의 방북을 승인했습니다.

<녹취> 정준희(통일부 대변인/지난 29일) : "이 금강산 소나무가 남북에 공동으로 보존해야 될 민족 유산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것은 적극적으로 우리가 도와줄 용의가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부가 8.15를 앞두고 추석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논의할 당국 간 회담을 검토하고 있는 점도 주목됩니다.

<녹취>홍용표(통일부 장관/지난달 26일 KBS 일요진단 출연) : "이번 추석 때 특히 명절 앞두고 이산가족들이 서로 만나서 정말 서로 회포를 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희호 여사의 방북 등에서 의외의 돌파구가 열릴 경우 8.15 70주년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8월 이후 주요 일정을 살펴보면, 2주 뒤엔 광복 70주년 8.15 행사가, 그리고 그 직후엔 한미군사훈련, 을지프리덤 가디언이 예정돼 있는데요.

9월 3일엔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이, 10월 10일에는 북한의 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이 열릴 예정입니다.

이중에서도 특히 주목을 받는 건 9월의 김정은 방중 여부와 10월 당 창건일을 전후한 북한의 도발 여부입니다.

최근 위성에서 촬영된 북한 평안북도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지난 2013년 말부터 시작된 발사대의 증개축공사가 사실상 마무리됐습니다.

발사대 길이가 67미터에 달해 사거리 만 3천 킬로미터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할 거란 게 군 당국의 평가입니다.

북한 관리들 역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10월 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한 도발 가능성을 위협했습니다.

<녹취> 장일훈(북한 유엔 차석대사/지난 28일, 뉴욕) : "(10월 10일은 노동당 기념일이기 때문에)우리는 평양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성대한 축하행사를 열겁니다. 북한은 원하는 어떤 것이라도 할 자유가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협정이나 의무에도 매여 있지 않습니다."

북한은 또 이란의 핵협상 타결 이후 거세진 국제 사회의 북 핵 압박에 대해서도 협상 불가론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녹취> 지재룡(주중 북한 대사/지난 28일, 베이징) : "우리는 명실공히 핵보유국이고 또 핵보유국에는 핵보유국으로서의 이해관계가 있는 것입니다."

김정은 제 1위원장의 잇단 화해 메시지로 촉발된 북·중 관계의 미묘한 변화 흐름, 그리고 이희호 여사의 방북 등 긍정적 변수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은 이유입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 : "북한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서는 우리의 확고한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그 대신 북한이 대화의 장이 나오기만 하면 모든 의제들을 열어놓고 풀어나갈 수 있는 그런 여지를 남겨놓고 또 그것을 분명히 북한 측에게 확인시켜주는 그런 조치가 필요한 거죠.."

<인터뷰> 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대통령이나 대통령이 부담스럽다면 적어도 장관이 이희호 여사를 직접 사전에 만나는 제스처를 취하고 실질적으로 장관 입장에서 북한 당국에 주는 전향적인 메시지를 좀 제공하는 것도 저는 이번 방북이 상당히 남북 관계에 순기능을 하는 그런 요인이 될 거라고 봅니다."

나흘 앞으로 다가온 이희호 여사의 방북.

그리고 8.15 광복 70주년, 최근 다시 꿈틀대는 북한과 중국의 움직임까지.

모처럼 주어진 대화의 불씨를 살려 관계 개선의 동력으로 이어가는 남북 당국의 결단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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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북중관계 ‘꿈틀’…이희호 여사 방북
    • 입력 2015-08-01 08:21:05
    • 수정2015-08-01 08:41:58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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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8.15 광복 70주년이 꼭 2주 앞인데요.

한반도 주변 정세에 미묘한 변화 조짐이 일고 있습니다.

북한의 잇단 화해 메시지로 냉랭했던 북·중관계가 다시 꿈틀대고 있고, 다음 주엔 이희호 여사가 북한을 찾을 예정인데요.

정부가 8.15를 전후해 추석 이산가족 상봉 등을 위한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할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최근 북·중관계의 변화 움직임과 이희호 여사 방북이 갖는 의미 등을 송지현 리포터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드디어 축포, 경축의 축포가 오릅니다. 전승의 그 날 터져 오르던 승리의 축포가 그대로, 오늘 혁명의 수도 평양의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늦은 밤 불꽃이 평양 밤하늘을 수놓자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지난달 27일 진행된 북한의 전승절 62주년 기념행사입니다.

앞서 노병대회를 소집한 김정은 제 1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중국 참전 군인들에 대해 두 차례나 경의를 표했습니다.

<녹취> 김정은 연설 내용(조선중앙TV) : "조국의 자유 독립과 평화를 위한 성전에 고귀한 생명을 바친 인민군렬사들과 중국인민지원군렬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드립니다."

또 중국군 전사자 묘지에도 화환을 보내는 파격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김 제 1위원장이 중국군 묘지에 화환을 보낸 건 3차 핵실험, 장성택 처형 등이 있었던 2013년 이후 꼭 2년 만입니다.

중국의 관영 언론들은 이런 김 제 1위원장의 행보를 의미 있는 메시지로 해석하며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녹취> 중국 CCTV(지난달 28일) : "김정은 제1위원장이 27일 평안남도 회창군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에 화환을 보냈습니다."

눈길을 끈 건 김 제1위원장이 화환을 보낸 당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전격 선양을 방문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달 중순 지린성에 이은 9일만의 북중 접경 도시 방문.

김 제1위원장의 잇단 화해 메시지와 맞물려 향후 북·중 관계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 :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되고 이제 남은 것은 북한 핵 문제다. 따라서 6자회담 당사국들이 북한을 향해서 태도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고, 또 핵 문제에 대해서도 변화된 태도를 이제 압박하고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북한으로서는 중국의 지지와 도움이 필요하거든요. 아마 그런 차원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3차 핵실험과 중국통인 장성택의 처형 등으로 최근 몇 년간 북·중 관계는 그야말로 냉랭함 그 자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중 관계 해빙 분위기는 남북관계에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나흘 뒤에는 이희호 여사의 방북까지 예정돼 있어,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녹취> 김성재(김대중평화센터 이사/지난달 6일) : "방문 일정은 8월 5일부터 8일까지 3박 4일로 하기로 하고요. 초청하는 측에서 여사님의 건강과 편의를 위해서 항공편으로 오는 것이 좋겠다고 이렇게 얘기 했습니다."

김포공항의 계류장, 다음주 이희호 여사 등 방북단을 태우고 서해 직항로를 따라 평양에 들어갈 항공기입니다.

이 여사 측은 북한이 제공하는 항공기 대신 국내 저가 항공사의 전세기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녹취> 최종구(이스타 항공 부사장) : "이희호 여사님과 방북단이 편하고 안전하게 다녀오실 수 있도록 운항, 객실, 정비 모든 부분에서 만전의 준비를 다하고 있습니다."

이 여사측이 북한에 최종 통보한 방북단 규모는 모두 스무 명 안팎.

3박 4일 간 백화원초대소와 묘향산 호텔에 머물며, 평양산원, 아동병원 등을 방문하고 털목도리, 의약품 등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이 여사의 방북이 주목받는 건 남북관계에서 차지하는 이 여사의 비중과 함께 방북 시점 때문입니다.

8.15 광복 70주년 기념일을 불과 열흘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남북 경색 국면을 풀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댑니다.

<인터뷰> 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8.15라는 기념일을 앞두고 이희호 여사 방북이 북측도 수용을 하고 남측도 수용을 했던 것은 남북관계가 지금 경색돼 있는 상황에서 이희호 여사 방북이라는 이벤트를 하나의 남북관계의 어떤 돌파구로 마련할 수 있을까라는 그런 가능성에 아마 무게를 둔 것 같습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으로 시작된 이희호 여사의 북한 방문은 이번이 3번째.

특히,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숨졌을 때는 민간조문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찾아 상주인 김정은 당시 부위원장을 만났습니다.

<녹취> 윤철구(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2011년 12월) : "김정은 부위원장은 멀리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이렇게 말씀을 하신 걸로..."

북한 매체들 역시 조문 상황을 상세히 전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북한 조선중앙 TV(2011년 12월) : "이희호 여사는 (조문록에) 6.15 남북 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 하루속히 민족통일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썼습니다."

이후 양측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기일을 전후해 서로 조화를 주고받는 등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때문에 이번 방북에서 이희호 여사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두 번째 면담이 성사될 지가 최대 관심입니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이희호 여사 방북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작년에 직접 방문을 요청한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희호 여사의 방북은 결국 김정은 제1위원장을 만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의지를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희호 여사의 방북을 통해 정부가 모종의 대북 메시지를 전달할 지도 주목됩니다.

정부는 이 여사의 방북에 대해 개인 차원으로 선을 그으면서도 남북관계 도움이 되도록 지원한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홍용표(통일부 장관/지난달 26일 KBS 일요진단 출연) : "정부는 이 여사 방북 자체가 남북 관계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요. 그런 의미가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하도록 필요한 협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8.15 70주년을 앞두고 일부나마 민간 차원의 교류가 재개됐습니다.

북한은 특히, 금강산 소나무가 고사 등의 이상 증상을 보이자 이례적으로 공동 실태 조사를 제의했고, 정부는 우리 측 산림전문가들의 방북을 승인했습니다.

<녹취> 정준희(통일부 대변인/지난 29일) : "이 금강산 소나무가 남북에 공동으로 보존해야 될 민족 유산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것은 적극적으로 우리가 도와줄 용의가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부가 8.15를 앞두고 추석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논의할 당국 간 회담을 검토하고 있는 점도 주목됩니다.

<녹취>홍용표(통일부 장관/지난달 26일 KBS 일요진단 출연) : "이번 추석 때 특히 명절 앞두고 이산가족들이 서로 만나서 정말 서로 회포를 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희호 여사의 방북 등에서 의외의 돌파구가 열릴 경우 8.15 70주년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8월 이후 주요 일정을 살펴보면, 2주 뒤엔 광복 70주년 8.15 행사가, 그리고 그 직후엔 한미군사훈련, 을지프리덤 가디언이 예정돼 있는데요.

9월 3일엔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이, 10월 10일에는 북한의 당 창건 70주년 기념식이 열릴 예정입니다.

이중에서도 특히 주목을 받는 건 9월의 김정은 방중 여부와 10월 당 창건일을 전후한 북한의 도발 여부입니다.

최근 위성에서 촬영된 북한 평안북도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지난 2013년 말부터 시작된 발사대의 증개축공사가 사실상 마무리됐습니다.

발사대 길이가 67미터에 달해 사거리 만 3천 킬로미터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할 거란 게 군 당국의 평가입니다.

북한 관리들 역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10월 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한 도발 가능성을 위협했습니다.

<녹취> 장일훈(북한 유엔 차석대사/지난 28일, 뉴욕) : "(10월 10일은 노동당 기념일이기 때문에)우리는 평양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성대한 축하행사를 열겁니다. 북한은 원하는 어떤 것이라도 할 자유가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협정이나 의무에도 매여 있지 않습니다."

북한은 또 이란의 핵협상 타결 이후 거세진 국제 사회의 북 핵 압박에 대해서도 협상 불가론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녹취> 지재룡(주중 북한 대사/지난 28일, 베이징) : "우리는 명실공히 핵보유국이고 또 핵보유국에는 핵보유국으로서의 이해관계가 있는 것입니다."

김정은 제 1위원장의 잇단 화해 메시지로 촉발된 북·중 관계의 미묘한 변화 흐름, 그리고 이희호 여사의 방북 등 긍정적 변수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은 이유입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 : "북한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서는 우리의 확고한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그 대신 북한이 대화의 장이 나오기만 하면 모든 의제들을 열어놓고 풀어나갈 수 있는 그런 여지를 남겨놓고 또 그것을 분명히 북한 측에게 확인시켜주는 그런 조치가 필요한 거죠.."

<인터뷰> 김근식(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대통령이나 대통령이 부담스럽다면 적어도 장관이 이희호 여사를 직접 사전에 만나는 제스처를 취하고 실질적으로 장관 입장에서 북한 당국에 주는 전향적인 메시지를 좀 제공하는 것도 저는 이번 방북이 상당히 남북 관계에 순기능을 하는 그런 요인이 될 거라고 봅니다."

나흘 앞으로 다가온 이희호 여사의 방북.

그리고 8.15 광복 70주년, 최근 다시 꿈틀대는 북한과 중국의 움직임까지.

모처럼 주어진 대화의 불씨를 살려 관계 개선의 동력으로 이어가는 남북 당국의 결단과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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