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의 새 가족 사진 “제발 살아있기만을…”

<앵커 멘트>

긴 세월 생이별을 해야 했던 이산가족들이 헤어진 뒤 한번도 만나지 못한 북쪽 가족의 요즘 모습이 담긴 가족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요?

유지향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4 후퇴때 고향 황해도를 등지고 건너 온 82살 김보현 할아버지는 북에 두고온 남동생이 늘 눈에 밟힙니다.

살아있다면 동생은 78살이 됐겠지만 동생에 대한 기억은 늘 사진속 어린아이의 모습에 머물러 있습니다.

<인터뷰> 김보현(황해도 출신) : "보고 싶은 생각이 말할 수 없어 가지고... 참 한이 맺힙니다."

동생과의 만남만을 기다려왔던 김 할아버지는 최근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첨단 과학 기술 덕에 상상속 현재 동생의 모습을 함께 넣은 가족 사진을 갖게 된 겁니다.

이미지 나이 변환 컴퓨터 프로그램에 옛 사진을 넣으면 70년 세월 동안 변해 온 모습이 나타납니다.

<녹취> 김보현 : "이 부분하고 여기가 비슷해요"

김 할아버지처럼 새로운 가족사진을 얻은 이산가족은 모두 23명.

남쪽 가족의 사진을 따로 찍은 뒤 북쪽 가족의 현재 이미지를 합성해 헤어진지 70년 만에 새로운 가족 사진을 만든겁니다

<인터뷰> 박찬규(제일기획 팀장) : "긴 세월 동안 가족들을 만나고 싶어했던 이산가족분들에게 사진을 통해서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드리고자..."

이산가족 10명 중 8명이 일흔살 이상의 고령자.

이들의 마지막 소원은 이제 사진 속 얼굴을 실제로 마주하는 겁니다.

<인터뷰>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진짜 보고 싶어요, 살아있어요?"

<인터뷰> "살아 생전 한번 보기라도 하면 좋겠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