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폴란드, 진정한 사과·포옹 ‘화해 넘어 화합’

입력 2015.08.15 (21:28) 수정 2015.08.1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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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광복 70년이 되도록 여전히 과거사로 갈등하고 있는 한일 관계와는 달리 2차 대전 가해국이었던 독일과 피해국 폴란드는 화해를 넘어 화합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폴란드인 75%가 독일에 호감이 있다고 답할 정돈데요.

이정민 기자가 그 비결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폴란드의 유대인 수용소 아우슈비츠.

잔혹한 과거사가 그대로 남아 있는 수용소 한 켠에 사망자들의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유대인이 아닌 폴란드인들입니다.

나치에 저항한 폴란드인 15만 명이 이 곳에서 학살되거나 심한 고초를 겪었습니다.

이 곳 아우슈비츠의 사망자를 포함해 2차 대전 중 숨진 폴란드인은 모두 560만 명, 전체 인구의 16%에 달했습니다.

수도 바르샤바 대부분이 폭격에 파괴될 정도로 혹독했던 전쟁.

하지만 폴란드인들은 예전처럼 독일을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인터뷰> 안드레이 레이냐크(폴란드 시민) : "지금의 독일은 그 때의 나치와 다릅니다. 예전의 사건이나 전범을 지금의 독일과 연관지을 수는 없습니다."

이런 변화에 독일 지도층이 앞장섰습니다.

1970년, 브란트 서독 총리는 과거사를 사과하며 유대인 위령비 앞에 주저 없이 무릎을 꿇었습니다.

독일은 폴란드 피해자들에게 40억 유로를 배상했고, 폴란드로 넘어간 남한보다 넓은 독일 땅을 폴란드 국토로 인정했습니다.

진심어린 사과에 폴란드인들도 마음의 문을 열었습니다.

강대국 독일을 향한 우려의 시선에도 독일의 통일을 승인해 줬습니다.

<인터뷰> 바르토셰프스키(역사학자) : "아무도 유럽의 심장부에서 독일이 강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폴란드는 독일의 통일을 지지했습니다."

폴란드와 독일의 70년 화해 과정은 진정한 사과와 포용이 화해에 얼마나 큰 기반인지를 방증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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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15 21:29:39
    • 수정2015-08-15 22: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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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이 되도록 여전히 과거사로 갈등하고 있는 한일 관계와는 달리 2차 대전 가해국이었던 독일과 피해국 폴란드는 화해를 넘어 화합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폴란드인 75%가 독일에 호감이 있다고 답할 정돈데요.

이정민 기자가 그 비결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폴란드의 유대인 수용소 아우슈비츠.

잔혹한 과거사가 그대로 남아 있는 수용소 한 켠에 사망자들의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유대인이 아닌 폴란드인들입니다.

나치에 저항한 폴란드인 15만 명이 이 곳에서 학살되거나 심한 고초를 겪었습니다.

이 곳 아우슈비츠의 사망자를 포함해 2차 대전 중 숨진 폴란드인은 모두 560만 명, 전체 인구의 16%에 달했습니다.

수도 바르샤바 대부분이 폭격에 파괴될 정도로 혹독했던 전쟁.

하지만 폴란드인들은 예전처럼 독일을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인터뷰> 안드레이 레이냐크(폴란드 시민) : "지금의 독일은 그 때의 나치와 다릅니다. 예전의 사건이나 전범을 지금의 독일과 연관지을 수는 없습니다."

이런 변화에 독일 지도층이 앞장섰습니다.

1970년, 브란트 서독 총리는 과거사를 사과하며 유대인 위령비 앞에 주저 없이 무릎을 꿇었습니다.

독일은 폴란드 피해자들에게 40억 유로를 배상했고, 폴란드로 넘어간 남한보다 넓은 독일 땅을 폴란드 국토로 인정했습니다.

진심어린 사과에 폴란드인들도 마음의 문을 열었습니다.

강대국 독일을 향한 우려의 시선에도 독일의 통일을 승인해 줬습니다.

<인터뷰> 바르토셰프스키(역사학자) : "아무도 유럽의 심장부에서 독일이 강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폴란드는 독일의 통일을 지지했습니다."

폴란드와 독일의 70년 화해 과정은 진정한 사과와 포용이 화해에 얼마나 큰 기반인지를 방증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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