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주민 불편…전차 저지 시설물 ‘용치’ 철거

입력 2015.08.18 (07:40) 수정 2015.08.1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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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쟁이 일어났을 때 적의 전차를 저지하기 위해 만든 군사 시설물, '용치'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방위를 위해 필요하다고는 해도 주민들은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고양시와 군이 협의해 용치 10여 개를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이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뭄으로 말라붙은 하천에 콘크리트 구조물이 빽빽히 서 있습니다.

용의 이빨을 닮았다고 용치라고 부르는 전차 저지 시설물입니다.

높이 1.6미터 폭 1.2미터의 거대한 용치를 굴삭기가 깨부수고 있습니다.

이 용치가 설치된 도로는 소형차만 겨우 지나다닐 수 있습니다.

더 큰 차들은 백미터 남짓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1.3킬로미터를 돌아가야 합니다.

<인터뷰> 이재은(고양시 일산동구) : "내유동과 교류할 때 여기서 갈 때 여기로 돌아오지 못하고 저기 통일로로 우회해야 되니까 (불편했습니다.)"

주민들은 50년 가까이 이런 불편을 겪어 왔습니다.

<인터뷰> 김한수(고양시 덕양구) : "(용치가 설치될 때는) 괜히 얘기 잘못했다가 끌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지던 세상이어서 이거(용치)에 대해 토지주들이 감히 이야기할 수가 없었어요."

이런 불편을 주던 용치 14개가 고양시와 군의 합의로 철거됩니다.

<인터뷰> 최성(고양시장) :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 오히려 군이 추구하는 민관군 협의 체제에 더욱더 중요하지 않느냐 이런 부분들을 설득했고."

하지만 이번에 철거되는 용치는 극히 일부일 뿐, 용치 때문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는 여전히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자전거 이용객이 많이 다니는 자유로 옆 한강변 도로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용치가 집중적으로 설치된 지역은 경기도에만 예순곳을 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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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십 년 주민 불편…전차 저지 시설물 ‘용치’ 철거
    • 입력 2015-08-18 07:42:38
    • 수정2015-08-18 08: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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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쟁이 일어났을 때 적의 전차를 저지하기 위해 만든 군사 시설물, '용치'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방위를 위해 필요하다고는 해도 주민들은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고양시와 군이 협의해 용치 10여 개를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이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뭄으로 말라붙은 하천에 콘크리트 구조물이 빽빽히 서 있습니다.

용의 이빨을 닮았다고 용치라고 부르는 전차 저지 시설물입니다.

높이 1.6미터 폭 1.2미터의 거대한 용치를 굴삭기가 깨부수고 있습니다.

이 용치가 설치된 도로는 소형차만 겨우 지나다닐 수 있습니다.

더 큰 차들은 백미터 남짓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1.3킬로미터를 돌아가야 합니다.

<인터뷰> 이재은(고양시 일산동구) : "내유동과 교류할 때 여기서 갈 때 여기로 돌아오지 못하고 저기 통일로로 우회해야 되니까 (불편했습니다.)"

주민들은 50년 가까이 이런 불편을 겪어 왔습니다.

<인터뷰> 김한수(고양시 덕양구) : "(용치가 설치될 때는) 괜히 얘기 잘못했다가 끌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지던 세상이어서 이거(용치)에 대해 토지주들이 감히 이야기할 수가 없었어요."

이런 불편을 주던 용치 14개가 고양시와 군의 합의로 철거됩니다.

<인터뷰> 최성(고양시장) :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 오히려 군이 추구하는 민관군 협의 체제에 더욱더 중요하지 않느냐 이런 부분들을 설득했고."

하지만 이번에 철거되는 용치는 극히 일부일 뿐, 용치 때문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는 여전히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자전거 이용객이 많이 다니는 자유로 옆 한강변 도로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용치가 집중적으로 설치된 지역은 경기도에만 예순곳을 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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