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키 크게 해준다” 천 원 건빵 30만 원에 팔아

입력 2015.08.20 (06:18) 수정 2015.08.20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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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성장호르몬이 함유돼 먹으면 손주들이 쑥쑥 큰다?

이런 건빵이 있다면 할머니, 할아버지들 귀가 솔깃하실텐데요,

한 봉지에 무려 30만 원씩 주고 어르신들이 수억 원 어치를 샀는데, 알고보니, 시중에서 파는 천 원짜리 건빵이었습니다.

송수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반지하 월세방에 경찰들이 들이닥칩니다.

방에는 흰색 부항기가 가득합니다.

79살 조모 씨는 이 부항을 떠주며 노인들에게 접근했습니다.

일단 환심을 사는 데 성공하면, 냉장고에서 식품들을 꺼내 팔았습니다.

건빵과 라면, 선식 등이었습니다.

<인터뷰> 출동 경찰 : "식품위생법 위반 추가됩니다. 어, 건빵이 여기에 있네."

특히, 건빵에는 성장호르몬을 넣었다며 손주가 있는 노인들을 현혹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한 봉지에 30만 원을 불렀지만 2백 명 가까운 노인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며느리의 불임을 고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2만 원 짜리 선식을 60만 원에 산 노인도 상당수입다.

<인터뷰> 조00(피의자(음성변조)) : "(건빵과 선식 등이) 몸에 좋다고 했습니다. 돈 욕심에서 (그랬습니다)."

조 씨는 시중에서 천 원짜리 건빵 등을 구입한 뒤 자신이 따로 만든 포장지를 입혀 건강식품으로 둔갑시켰습니다.

조 씨가 8년 동안 챙긴 돈은 3억 8천만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 박영창(경기 수원중부서 지능팀장) : "'체질에 맞도록 내가 제조를 직접 했다'라고 했기 때문에 이렇게 비싸게 판매해도 사람들이 의심을 안했습니다."

조 씨는 사기 혐의로 구속됐지만, 일부 피해자들은 아직도 건빵과 선식 등의 효과를 믿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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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주 키 크게 해준다” 천 원 건빵 30만 원에 팔아
    • 입력 2015-08-20 06:19:25
    • 수정2015-08-20 06: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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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성장호르몬이 함유돼 먹으면 손주들이 쑥쑥 큰다?

이런 건빵이 있다면 할머니, 할아버지들 귀가 솔깃하실텐데요,

한 봉지에 무려 30만 원씩 주고 어르신들이 수억 원 어치를 샀는데, 알고보니, 시중에서 파는 천 원짜리 건빵이었습니다.

송수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반지하 월세방에 경찰들이 들이닥칩니다.

방에는 흰색 부항기가 가득합니다.

79살 조모 씨는 이 부항을 떠주며 노인들에게 접근했습니다.

일단 환심을 사는 데 성공하면, 냉장고에서 식품들을 꺼내 팔았습니다.

건빵과 라면, 선식 등이었습니다.

<인터뷰> 출동 경찰 : "식품위생법 위반 추가됩니다. 어, 건빵이 여기에 있네."

특히, 건빵에는 성장호르몬을 넣었다며 손주가 있는 노인들을 현혹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한 봉지에 30만 원을 불렀지만 2백 명 가까운 노인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며느리의 불임을 고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2만 원 짜리 선식을 60만 원에 산 노인도 상당수입다.

<인터뷰> 조00(피의자(음성변조)) : "(건빵과 선식 등이) 몸에 좋다고 했습니다. 돈 욕심에서 (그랬습니다)."

조 씨는 시중에서 천 원짜리 건빵 등을 구입한 뒤 자신이 따로 만든 포장지를 입혀 건강식품으로 둔갑시켰습니다.

조 씨가 8년 동안 챙긴 돈은 3억 8천만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 박영창(경기 수원중부서 지능팀장) : "'체질에 맞도록 내가 제조를 직접 했다'라고 했기 때문에 이렇게 비싸게 판매해도 사람들이 의심을 안했습니다."

조 씨는 사기 혐의로 구속됐지만, 일부 피해자들은 아직도 건빵과 선식 등의 효과를 믿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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