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수가 갈랐다…로저스, 양현종에 판정승

입력 2015.08.22 (22:42) 수정 2015.08.22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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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외국인' 에스밀 로저스(30·한화 이글스)와 '토종 에이스' 양현종(27·KIA 타이거즈)의 선발 맞대결은 명불허전의 투수전이었다.

완봉 역투(9이닝 5피안타 무실점)를 펼친 로저스가 판정승을 거뒀지만, 양현종도 6이닝 6피안타 1실점의 호투로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켰다.

승패를 가른 근소한 차이는 '투구 수'였다.

2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1.5게임 차로 5, 6위에 자리한 KIA와 한화가 맞대결을 펼쳤다.

순위 경쟁의 분수령이 될 싸움, 양팀은 1선발을 내세우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처음 고개를 갸우뚱한 건, 로저스였다.

1회말 KIA 1번타자 신종길은 파울 6개를 쳐내며 로저스에게 공 10개를 던지게 했다. 로저스가 한국프로야구 무대를 밟은 후 기록한 한 타석 최다 투구였다.

2번 박준태와 3번 브렛 필도 로저스의 공을 연거푸 걷어냈다. 박준태는 3개, 필은 4개의 파울을 기록했다.

로저스가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은 투수라는 점을 파악한 KIA 타자들은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둘렀다.

로저스는 박준태에게 8개, 필에게 5개의 공을 던져야 했다. 1회 투구 수는 23개였다.

그러나 1회말 수비를 마칠 때, 로저스는 환하게 웃었다.

KIA 타자들은 파울을 계속 쳐냈지만, 안타를 만들지 못했다.

로저스는 KIA 타자들의 집요한 공략에 시달렸지만 3자범퇴로 1회를 막아내며 오히려 기선제압을 했다.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2.38로 이 부문 1위를 질주한 양현종은 평소처럼 안정감 있게 투구를 이어갔다.

1회와 2회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각각 투구 수 7개와 15개로 1, 2이닝을 소화했다.

양현종은 3회와 4회에는 공 16개씩을 던졌다. 4회까지 총 투구 수는 54개였다.

양현종의 올 시즌 이닝당 평균 투구 수는 16.1개다. 양현종은 '평균대로' 4회까지 소화한 셈이다.

1회말 수비 때 교훈을 얻은 로저스는 2회부터 유인구를 섞어가며 KIA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투구 수는 점점 줄었고, 결국 평균에 수렴했다.

2회를 12개 공으로 처리한 로저스는 3회 11개, 4회 7개의 공을 던졌다. 4회까지 투구 수 53개. 앞선 3차례 등판에서 이닝당 평균 투구 수 13.7개와 거의 일치했다.

그리고 4회를 마치는 순간, 투구 수에서 양현종보다 우세해졌다.

로저스와 양현종은 5회 나란히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무실점으로 넘겼다.

하지만 양현종은 5회초 수비 때 꽤 큰 타격을 입었다.

양현종은 2사 1, 3루에서 이용규를 2루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이용규에게 아웃 카운트를 빼앗기 위해 무려 15개의 공을 던졌다. 5회가 끝난 뒤, 양현종의 투구 수는 90개로 늘었다.

4회까지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투구'를 이어간 로저스도 5회말 무사 1, 2루에 몰렸다.

그러나 로저스는 후속타자 3명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5회 투구 수는 18개, 5회까지 총 투구 수는 71개였다.

6회부터 양현종과 로저스의 운명이 완전히 엇갈렸다.

6회초 강경학과 정근우를 범타 처리하는 사이 투구수 100개를 넘긴 양현종은 2사 후 김태균과 김경언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김회성과 최진행에게 볼넷을 내줘 1실점했다.

양현종의 경기당 평균 투구 수는 100.8개다. 100개를 넘어간 순간, 양현종의 구위가 떨어지고 제구도 흔들렸다. 이날 양현종은 투구 수 126개를 기록했다. 올 시즌 그의 최다 투구였다.

경기당 평균 투구 수 117개의 로저스는 6회말 무사 3루 위기를 수비 도움으로 넘긴 후, 더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며 홀로 9이닝을 책임졌다.

이날 로저스의 투구 수는 123개였다. 평균 투구 수와 큰 차이가 없었다.

로저스는 한국 무대에서 등판한 4경기에서 3차례나 완투를 했고, 이 중 2경기를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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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구 수가 갈랐다…로저스, 양현종에 판정승
    • 입력 2015-08-22 22:42:44
    • 수정2015-08-22 23:09:13
    연합뉴스
'특급 외국인' 에스밀 로저스(30·한화 이글스)와 '토종 에이스' 양현종(27·KIA 타이거즈)의 선발 맞대결은 명불허전의 투수전이었다. 완봉 역투(9이닝 5피안타 무실점)를 펼친 로저스가 판정승을 거뒀지만, 양현종도 6이닝 6피안타 1실점의 호투로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켰다. 승패를 가른 근소한 차이는 '투구 수'였다. 2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1.5게임 차로 5, 6위에 자리한 KIA와 한화가 맞대결을 펼쳤다. 순위 경쟁의 분수령이 될 싸움, 양팀은 1선발을 내세우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처음 고개를 갸우뚱한 건, 로저스였다. 1회말 KIA 1번타자 신종길은 파울 6개를 쳐내며 로저스에게 공 10개를 던지게 했다. 로저스가 한국프로야구 무대를 밟은 후 기록한 한 타석 최다 투구였다. 2번 박준태와 3번 브렛 필도 로저스의 공을 연거푸 걷어냈다. 박준태는 3개, 필은 4개의 파울을 기록했다. 로저스가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은 투수라는 점을 파악한 KIA 타자들은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둘렀다. 로저스는 박준태에게 8개, 필에게 5개의 공을 던져야 했다. 1회 투구 수는 23개였다. 그러나 1회말 수비를 마칠 때, 로저스는 환하게 웃었다. KIA 타자들은 파울을 계속 쳐냈지만, 안타를 만들지 못했다. 로저스는 KIA 타자들의 집요한 공략에 시달렸지만 3자범퇴로 1회를 막아내며 오히려 기선제압을 했다.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2.38로 이 부문 1위를 질주한 양현종은 평소처럼 안정감 있게 투구를 이어갔다. 1회와 2회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각각 투구 수 7개와 15개로 1, 2이닝을 소화했다. 양현종은 3회와 4회에는 공 16개씩을 던졌다. 4회까지 총 투구 수는 54개였다. 양현종의 올 시즌 이닝당 평균 투구 수는 16.1개다. 양현종은 '평균대로' 4회까지 소화한 셈이다. 1회말 수비 때 교훈을 얻은 로저스는 2회부터 유인구를 섞어가며 KIA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투구 수는 점점 줄었고, 결국 평균에 수렴했다. 2회를 12개 공으로 처리한 로저스는 3회 11개, 4회 7개의 공을 던졌다. 4회까지 투구 수 53개. 앞선 3차례 등판에서 이닝당 평균 투구 수 13.7개와 거의 일치했다. 그리고 4회를 마치는 순간, 투구 수에서 양현종보다 우세해졌다. 로저스와 양현종은 5회 나란히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무실점으로 넘겼다. 하지만 양현종은 5회초 수비 때 꽤 큰 타격을 입었다. 양현종은 2사 1, 3루에서 이용규를 2루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이용규에게 아웃 카운트를 빼앗기 위해 무려 15개의 공을 던졌다. 5회가 끝난 뒤, 양현종의 투구 수는 90개로 늘었다. 4회까지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투구'를 이어간 로저스도 5회말 무사 1, 2루에 몰렸다. 그러나 로저스는 후속타자 3명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5회 투구 수는 18개, 5회까지 총 투구 수는 71개였다. 6회부터 양현종과 로저스의 운명이 완전히 엇갈렸다. 6회초 강경학과 정근우를 범타 처리하는 사이 투구수 100개를 넘긴 양현종은 2사 후 김태균과 김경언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김회성과 최진행에게 볼넷을 내줘 1실점했다. 양현종의 경기당 평균 투구 수는 100.8개다. 100개를 넘어간 순간, 양현종의 구위가 떨어지고 제구도 흔들렸다. 이날 양현종은 투구 수 126개를 기록했다. 올 시즌 그의 최다 투구였다. 경기당 평균 투구 수 117개의 로저스는 6회말 무사 3루 위기를 수비 도움으로 넘긴 후, 더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며 홀로 9이닝을 책임졌다. 이날 로저스의 투구 수는 123개였다. 평균 투구 수와 큰 차이가 없었다. 로저스는 한국 무대에서 등판한 4경기에서 3차례나 완투를 했고, 이 중 2경기를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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