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불참·박 대통령 참석”…중국 열병식은 어떤 행사?

입력 2015.08.25 (17:43) 수정 2015.08.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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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3일 열병식을 앞두고 중국이 리허설을 하고 있다


# '태양왕'이라 불렸던 프랑스 루이14세는 군사력을 과시하는 열병식을 즐겼다. 1666년 파리 베르사유궁 앞에서 기존 대비 6배 늘어난 군대로 열병식을 거행하자 영국과 네덜란드 등 다른 나라들은 기겁해 반(反)프랑스 동맹을 결성하기도 했다.

다음달 3일 열리는 중국 전승절(2차대전 승리 기념) 열병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중국 언론들은 장밍(張明)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발언을 인용해 박 대통령이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올해 열병식은 과거 어느 열병식보다도 규모가 크고, 중국의 대외정책에 중요한 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 열병식의 역사와 내용을 알아봤다.

◆ 中, 건국 이래 67년간 15번째 열병식 앞둬

열병식열병식

▲ 중국 열병식 리허설


중국은 1949년 건국 이후 지난해까지 66년 동안 14차례 열병식을 열었다. 올해는 15번째 열병식이다. 중국은 그동안 국경절(10월1일)에 열병식을 열었다. 중국이 전승절에 열병식을 여는 것도, 열병식에 다른 나라 국가원수를 초청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중국 전승절 열병식은 '대국굴기(大國堀起·대국으로 우뚝 선다는 뜻)'에 나선 중국이 자신들의 군사적 역량을 전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3월 프랑스를 방문해 "중국이라는 사자는 이미 깨어났다"고 선언한 바 있다.

동북아의 패권을 놓고 미국에게 자신들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한편, 집단자위권 확대 등 재무장에 박차를 가하는 일본도 견제 대상에 포함됐다는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김현욱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는 "중국이 최신 무기를 선보이며 군사력을 과시하는 건 결국 미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열병식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축하연설 직후 열린다. 열병식은 오전 10시쯤 시작돼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전승절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분류된다.

열병식은 전 세계 역사적으로 군사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용도로 열려 왔다. 특히 중국, 북한 등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중시됐다. 우리나라는 열병식은 없고, 5년 마다 서울 세종대로에서 퍼레이드만 펼친다.

올해 중국 열병식에 동원되는 무기는 100%가 중국산이며 이 가운데 84%가 신무기다. 중국 당국은 "참가병력은 총 1만2000여 명이며 육해공군과 제2포병, 무장경찰부대가 모두 참가한다"고 밝혔다.

열병부대는 11개 보병부대, 27개 장비부대, 10개 공중제대 등 총 50개 부대로 구성된다. 또 40여 종의 (무기 등) 장비 500여 대와 20여 종의 비행기(군용기) 200대가량 동원될 예정이다.

중국의장대중국의장대

▲ 중국 여군 의장대원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밖에도 중국 여군 의장대원들도 관심이다. 이들은 모두 62명인데, 평균키는 178㎝, 평균연령은 20세다. 일부는 중국 CCTV 선정 전국 10대 모델에 꼽힌 이도 있고, 88%는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을 소유했다. 중국 열병식에 여군 의장대가 참가하는 건 처음이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내용으로는, 중국 열병식에는 박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30개국 지도자, 정부대표 19명,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 10명 등 총 59명이 참석한다.

◆ 김정은 대신 최룡해 참석북·중 관계 냉각 방증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대신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대표로 파견한다. 최룡해 비서의 방중은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찾았던 2013년 5월 이후 2년 3개월여 만이다.

이번 중국 열병식에 최근 냉각상태인 북·중관계와, 긍정적인 한·중관계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도 있다. 박 대통령은 고민 끝에 열병식에 참석기로 한 데 반해, 김정은 제1위원장은 결국 불참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관영 언론은 북한이 중국 전승절 행사를 방해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며 이에 강력히 대응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지난 24일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현재의 남북 긴장고조가 9월3일 중국의 열병식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며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킴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의 열병식 참가를 막으려는 세력이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중과 달리 한·중관계는 박근혜 정부 들어 우호적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에는 한중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될 예정이고, 올초에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한국이 가입키도 했다. 북·중 관계는 수년째 냉각 상태다.

이지용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는 "군사력 과시를 포함해, 아시아 패권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중국의 외교 정책이 이번 열병식에서 극명히 나타나리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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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08-25 17:49:21
    국제
▲ 내달 3일 열병식을 앞두고 중국이 리허설을 하고 있다


# '태양왕'이라 불렸던 프랑스 루이14세는 군사력을 과시하는 열병식을 즐겼다. 1666년 파리 베르사유궁 앞에서 기존 대비 6배 늘어난 군대로 열병식을 거행하자 영국과 네덜란드 등 다른 나라들은 기겁해 반(反)프랑스 동맹을 결성하기도 했다.

다음달 3일 열리는 중국 전승절(2차대전 승리 기념) 열병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중국 언론들은 장밍(張明)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발언을 인용해 박 대통령이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올해 열병식은 과거 어느 열병식보다도 규모가 크고, 중국의 대외정책에 중요한 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 열병식의 역사와 내용을 알아봤다.

◆ 中, 건국 이래 67년간 15번째 열병식 앞둬

열병식
▲ 중국 열병식 리허설


중국은 1949년 건국 이후 지난해까지 66년 동안 14차례 열병식을 열었다. 올해는 15번째 열병식이다. 중국은 그동안 국경절(10월1일)에 열병식을 열었다. 중국이 전승절에 열병식을 여는 것도, 열병식에 다른 나라 국가원수를 초청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중국 전승절 열병식은 '대국굴기(大國堀起·대국으로 우뚝 선다는 뜻)'에 나선 중국이 자신들의 군사적 역량을 전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3월 프랑스를 방문해 "중국이라는 사자는 이미 깨어났다"고 선언한 바 있다.

동북아의 패권을 놓고 미국에게 자신들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한편, 집단자위권 확대 등 재무장에 박차를 가하는 일본도 견제 대상에 포함됐다는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김현욱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는 "중국이 최신 무기를 선보이며 군사력을 과시하는 건 결국 미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열병식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축하연설 직후 열린다. 열병식은 오전 10시쯤 시작돼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전승절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분류된다.

열병식은 전 세계 역사적으로 군사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용도로 열려 왔다. 특히 중국, 북한 등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중시됐다. 우리나라는 열병식은 없고, 5년 마다 서울 세종대로에서 퍼레이드만 펼친다.

올해 중국 열병식에 동원되는 무기는 100%가 중국산이며 이 가운데 84%가 신무기다. 중국 당국은 "참가병력은 총 1만2000여 명이며 육해공군과 제2포병, 무장경찰부대가 모두 참가한다"고 밝혔다.

열병부대는 11개 보병부대, 27개 장비부대, 10개 공중제대 등 총 50개 부대로 구성된다. 또 40여 종의 (무기 등) 장비 500여 대와 20여 종의 비행기(군용기) 200대가량 동원될 예정이다.

중국의장대
▲ 중국 여군 의장대원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밖에도 중국 여군 의장대원들도 관심이다. 이들은 모두 62명인데, 평균키는 178㎝, 평균연령은 20세다. 일부는 중국 CCTV 선정 전국 10대 모델에 꼽힌 이도 있고, 88%는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을 소유했다. 중국 열병식에 여군 의장대가 참가하는 건 처음이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내용으로는, 중국 열병식에는 박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30개국 지도자, 정부대표 19명,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 10명 등 총 59명이 참석한다.

◆ 김정은 대신 최룡해 참석북·중 관계 냉각 방증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대신 최룡해 노동당 비서를 대표로 파견한다. 최룡해 비서의 방중은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찾았던 2013년 5월 이후 2년 3개월여 만이다.

이번 중국 열병식에 최근 냉각상태인 북·중관계와, 긍정적인 한·중관계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도 있다. 박 대통령은 고민 끝에 열병식에 참석기로 한 데 반해, 김정은 제1위원장은 결국 불참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관영 언론은 북한이 중국 전승절 행사를 방해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며 이에 강력히 대응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지난 24일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현재의 남북 긴장고조가 9월3일 중국의 열병식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며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킴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의 열병식 참가를 막으려는 세력이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중과 달리 한·중관계는 박근혜 정부 들어 우호적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에는 한중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될 예정이고, 올초에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한국이 가입키도 했다. 북·중 관계는 수년째 냉각 상태다.

이지용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는 "군사력 과시를 포함해, 아시아 패권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중국의 외교 정책이 이번 열병식에서 극명히 나타나리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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