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돌풍 숨은 주역 수비코치 “비결 뭘까요?”

입력 2015.08.2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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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프로야구 타율 꼴찌 팀이되 마운드와 수비의 힘으로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다.

김민호(46) KIA 수비코치는 돌풍을 일으킨 숨은 주역 중 한 명이다.

27일 KIA가 방문 경기를 치르는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만난 김 코치는 KIA의 탄탄한 수비 비결에 대해 "뭘까요, 제가 묻고 싶다"고 웃음을 지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일제히 KIA를 하위권으로 분류한 배경엔 무너진 '센터라인'이 있었다.

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은 수비의 중심축으로서, 중견수를 제외하고는 타격보다 수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여겨지는 포지션들이다.

지난해를 책임진 차일목-안치홍·김선빈-이대형이 모두 팀을 떠나거나 기량이 쇠퇴한 탓에 KIA는 올해 수비부터 무너질 것으로 예견됐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달랐다.

현재 KIA는 실책 62개로 이 부문 최소 1위를 달리고 있다. 수비 좋기로 정평이 난 두산(63개), NC(72개) 등도 KIA보다 실책이 많다.

외야수 김호령, 내야수 박찬호, 포수 백용환·이홍구 등 새 얼굴들이 펼치는 호수비 행진은 놀라울 정도다.

그러나 김 코치는 만족을 몰랐다. 그는 "아직 본헤드 플레이가 너무 많고, 분명히 실책성인데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선수들이 자극을 받도록 기록실에 실책을 달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런 김 코치도 처음엔 "진짜 막막했다"고 한다.

김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9연패를 할 때는 수비 때문에 올 시즌 100패를 할 것만 같았다"고 힘겨웠던 시기를 떠올리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훈련 자체를 쉬운 것만 시켰다"고 털어놨다.

어려운 타구를 보내 깔끔하게 처리해보라는 주문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정면으로 오는 공을 잡는 기본적인 훈련만 집중적으로 시켰다는 것이다.

김 코치는 "다른 팀은 어려운 것도 척척 잡는 연습을 하는데, 우리는 자기한테 오는 거라도 제대로 처리하라고 시켰다"며 "기본이라도 해야 하니까 시킨 것인데, 그게 선수들 눈에 익은 것 같다"고 흐뭇하게 말했다.

'잡을 타구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수비 지론을 지닌 김 코치는 "수비는 원래 조직력"이라며 "서로 소통을 하면서 시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일취월장하는 제자들의 그물망 수비도 김 코치가 웃음 짓는 힘이다.

그는 "가르치지도 않은 다이빙 캐치나 러닝 스로를 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고, 선수들을 더 사랑하게 된다"고 '제자 사랑'을 감추지 못했다.

"시합 중 실책은 선수가 아닌 수비코치의 책임"이라는 김 코치는 "내년 캠프에서는 안타성 타구를 잡아서 아웃시키는 동작도 연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KIA의 수비는 더 탄탄해질 일만 남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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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 돌풍 숨은 주역 수비코치 “비결 뭘까요?”
    • 입력 2015-08-28 08:02:04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프로야구 타율 꼴찌 팀이되 마운드와 수비의 힘으로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다. 김민호(46) KIA 수비코치는 돌풍을 일으킨 숨은 주역 중 한 명이다. 27일 KIA가 방문 경기를 치르는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만난 김 코치는 KIA의 탄탄한 수비 비결에 대해 "뭘까요, 제가 묻고 싶다"고 웃음을 지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일제히 KIA를 하위권으로 분류한 배경엔 무너진 '센터라인'이 있었다. 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은 수비의 중심축으로서, 중견수를 제외하고는 타격보다 수비 비중이 높은 것으로 여겨지는 포지션들이다. 지난해를 책임진 차일목-안치홍·김선빈-이대형이 모두 팀을 떠나거나 기량이 쇠퇴한 탓에 KIA는 올해 수비부터 무너질 것으로 예견됐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달랐다. 현재 KIA는 실책 62개로 이 부문 최소 1위를 달리고 있다. 수비 좋기로 정평이 난 두산(63개), NC(72개) 등도 KIA보다 실책이 많다. 외야수 김호령, 내야수 박찬호, 포수 백용환·이홍구 등 새 얼굴들이 펼치는 호수비 행진은 놀라울 정도다. 그러나 김 코치는 만족을 몰랐다. 그는 "아직 본헤드 플레이가 너무 많고, 분명히 실책성인데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선수들이 자극을 받도록 기록실에 실책을 달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런 김 코치도 처음엔 "진짜 막막했다"고 한다. 김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9연패를 할 때는 수비 때문에 올 시즌 100패를 할 것만 같았다"고 힘겨웠던 시기를 떠올리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훈련 자체를 쉬운 것만 시켰다"고 털어놨다. 어려운 타구를 보내 깔끔하게 처리해보라는 주문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정면으로 오는 공을 잡는 기본적인 훈련만 집중적으로 시켰다는 것이다. 김 코치는 "다른 팀은 어려운 것도 척척 잡는 연습을 하는데, 우리는 자기한테 오는 거라도 제대로 처리하라고 시켰다"며 "기본이라도 해야 하니까 시킨 것인데, 그게 선수들 눈에 익은 것 같다"고 흐뭇하게 말했다. '잡을 타구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수비 지론을 지닌 김 코치는 "수비는 원래 조직력"이라며 "서로 소통을 하면서 시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일취월장하는 제자들의 그물망 수비도 김 코치가 웃음 짓는 힘이다. 그는 "가르치지도 않은 다이빙 캐치나 러닝 스로를 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고, 선수들을 더 사랑하게 된다"고 '제자 사랑'을 감추지 못했다. "시합 중 실책은 선수가 아닌 수비코치의 책임"이라는 김 코치는 "내년 캠프에서는 안타성 타구를 잡아서 아웃시키는 동작도 연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KIA의 수비는 더 탄탄해질 일만 남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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