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퍼] 우리 동네 ‘땅꺼짐’ 위험 지역은?

입력 2015.09.06 (09:04) 수정 2018.07.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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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지면 아래에는 생각보다 많은 매설물이 있습니다. 가장 많이 매설된 상하수도관의 경우 서울시내에만 3만킬로미터에 달하는데, 서울보다 3배 넓은 일본 도쿄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가스관과 통신선, 전력선도 각각 수천킬로미터에 이릅니다. 더구나 지하철이나 지하터널, 대형 건축물을 지을때마다 이런 매설물들을 옮기고 다시 묻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굴착한 뒤 지반을 제대로 다지지 않거나, 매설물이 파손되는 경우인데요. '땅꺼짐'이나 '동공'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땅 밑땅 밑

땅 밑의 상황을 들여다 볼 수는 없을까요. 간접적으로는 가능합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건 'GPR' 지반탐사 기법입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지면 아래로 전파를 쏘아보낸 뒤 돌아오는 전파를 수신해 그래프를 구성하는 겁니다. 이 방식을 통해 지반이 느슨한 정도와 빈 공간이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지하에 구멍을 뚫어 확인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지상을 완전히 통제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어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진 않습니다.

취약지반도로 조사취약지반도로 조사

국토부가 올해초부터 전국의 지반침하 우려지역에 대해 GPR 지반탐사를 시작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도로에 균열이 생기거나 땅이 내려앉는 등 지반침하의 징후를 보이는 지역이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일일이 시추해서 확인할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나마 손쉬운 탐사가 가능한 GPR장비 역시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확보하고 있는 곳이 없습니다. 땅은 계속 꺼지고 있는데 자치단체에서는 그 원인과 실태를 정확하게 조사할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겁니다. 국토부가 전국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선 이유입니다.(서울의 경우 자체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어서 국토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국토부가 자치단체의 의뢰를 받아 탐사 대상으로 선정한 곳은 전국에서 모두 144곳인데요. 취재파일K는 이 지반침하 우려지역의 주소와 탐사결과를 단독 입수해 '지반침하 우려지도'를 만들었습니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38곳이 조사가 완료된 곳이고, 파란색으로 표시된 106곳이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은 지역인데요. 클릭하면 그 지역의 주소와 대상구간의 길이, 지반의 특이사항을 확인할수 있습니다. 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지반침하 우려지역의 위치와 정부의 전국적인 조사 결과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반침하 우려지역 지도지반침하 우려지역 지도
☞ 지반침하 우려지역 지도 링크 : https://www.google.com/maps/d/edit?mid=z1SH1Vit25sA.k17BYl7EYtLY&gl=kr

지도에 점으로 표시된 부분이 지반침하 현상이 우려되는 곳입니다. 광역자치단체에서는 부산이 가장 많은 37곳에 대해 탐사요청을 했습니다. 지반 전문가들은 지반이 연약하고 지하철 등 대형 공사가 많은 부산지역의 특징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산 밑 경사면에 자리잡은 부산진구에 우려지역에 몰려있는데요. 그중에 하나인 백병원 주변도로를 클릭해보면 1.이상대 구간(느슨한 지반상태) 발견 2.땅꺼짐 현상 발생(보수완료) 3.일부 지반에서 공동발생 직전 상황 발견 4.지속적인 지반침하에 대한 조치 필요라는 특징이 나타납니다.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이 지반탐사를 신청한 곳은 전북 군산시인데요. 17곳에 달합니다. 하수관거 부실시공으로 몇 해 전 홍역을 치렀던 곳이죠. 탐사를 신청한 이유 역시 대부분 하수관로와 연관이 있었습니다. 인천의 경우에는 도시철도와 관련된 이유가 많아서 지역별 특징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고양시 한 건설현장고양시 한 건설현장

이번에는 경기도 고양시의 한 건설현장으로 가볼까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의 한 고층 빌딩 공사현장에 주변 도로에는 공사장을 둘러싼 도로 수십 미터에서 심각한 균열이 발견됐습니다. 10cm이상 움푹 주저앉은 인도는 육안으로만 봐도 충분히 위험해 보입니다. 국토부가 추가 안전조치를 요구했고 해당 자치단체는 공사현장 주변에 계측기를 설치하는 등 정밀 안전진단에 들어갔습니다.

이번에 공개한 지도에는 국토부의 조사 결과 뿐만 아니라 자치단체에서 유일하게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는 서울시의 동공 탐사 결과도 포함됐습니다.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인데요. 지반에서 밑으로 30cm 안쪽에 있거나, 너비가 50cm가 넘는 A,B등급 동공 25곳입니다. 서울시는 올해안에 도심 500km구간에 대한 GPR탐사를 완료할 계획이어서 연말 쯤에는 더 많은 동공이 추가될 전망입니다.

땅꺼짐땅꺼짐

이번에 취재진이 '지반침하 우려지도'를 공개한 이유는 땅꺼짐과 지반침하 현상이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정보가 공개돼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고, 정부와 자치단체에 자신의 안전에 대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데 이용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국토부의 경우 각종 지하 매설물 정보를 한데 모은 '지하공간 통합지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측정하는 데만도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데요. 이번 '지반침하 우려지도'의 공개가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연관 기사] ☞ [단독] 전국 144곳 ‘땅꺼짐 위험 지도’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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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퍼] 우리 동네 ‘땅꺼짐’ 위험 지역은?
    • 입력 2015-09-06 09:04:52
    • 수정2018-07-20 10: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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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지면 아래에는 생각보다 많은 매설물이 있습니다. 가장 많이 매설된 상하수도관의 경우 서울시내에만 3만킬로미터에 달하는데, 서울보다 3배 넓은 일본 도쿄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가스관과 통신선, 전력선도 각각 수천킬로미터에 이릅니다. 더구나 지하철이나 지하터널, 대형 건축물을 지을때마다 이런 매설물들을 옮기고 다시 묻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굴착한 뒤 지반을 제대로 다지지 않거나, 매설물이 파손되는 경우인데요. '땅꺼짐'이나 '동공'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땅 밑
땅 밑의 상황을 들여다 볼 수는 없을까요. 간접적으로는 가능합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건 'GPR' 지반탐사 기법입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지면 아래로 전파를 쏘아보낸 뒤 돌아오는 전파를 수신해 그래프를 구성하는 겁니다. 이 방식을 통해 지반이 느슨한 정도와 빈 공간이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지하에 구멍을 뚫어 확인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지상을 완전히 통제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어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진 않습니다.
취약지반도로 조사
국토부가 올해초부터 전국의 지반침하 우려지역에 대해 GPR 지반탐사를 시작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도로에 균열이 생기거나 땅이 내려앉는 등 지반침하의 징후를 보이는 지역이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일일이 시추해서 확인할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나마 손쉬운 탐사가 가능한 GPR장비 역시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확보하고 있는 곳이 없습니다. 땅은 계속 꺼지고 있는데 자치단체에서는 그 원인과 실태를 정확하게 조사할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겁니다. 국토부가 전국을 대상으로 조사에 나선 이유입니다.(서울의 경우 자체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어서 국토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국토부가 자치단체의 의뢰를 받아 탐사 대상으로 선정한 곳은 전국에서 모두 144곳인데요. 취재파일K는 이 지반침하 우려지역의 주소와 탐사결과를 단독 입수해 '지반침하 우려지도'를 만들었습니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38곳이 조사가 완료된 곳이고, 파란색으로 표시된 106곳이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은 지역인데요. 클릭하면 그 지역의 주소와 대상구간의 길이, 지반의 특이사항을 확인할수 있습니다. 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지반침하 우려지역의 위치와 정부의 전국적인 조사 결과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반침하 우려지역 지도
☞ 지반침하 우려지역 지도 링크 : https://www.google.com/maps/d/edit?mid=z1SH1Vit25sA.k17BYl7EYtLY&gl=kr 지도에 점으로 표시된 부분이 지반침하 현상이 우려되는 곳입니다. 광역자치단체에서는 부산이 가장 많은 37곳에 대해 탐사요청을 했습니다. 지반 전문가들은 지반이 연약하고 지하철 등 대형 공사가 많은 부산지역의 특징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산 밑 경사면에 자리잡은 부산진구에 우려지역에 몰려있는데요. 그중에 하나인 백병원 주변도로를 클릭해보면 1.이상대 구간(느슨한 지반상태) 발견 2.땅꺼짐 현상 발생(보수완료) 3.일부 지반에서 공동발생 직전 상황 발견 4.지속적인 지반침하에 대한 조치 필요라는 특징이 나타납니다.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이 지반탐사를 신청한 곳은 전북 군산시인데요. 17곳에 달합니다. 하수관거 부실시공으로 몇 해 전 홍역을 치렀던 곳이죠. 탐사를 신청한 이유 역시 대부분 하수관로와 연관이 있었습니다. 인천의 경우에는 도시철도와 관련된 이유가 많아서 지역별 특징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고양시 한 건설현장
이번에는 경기도 고양시의 한 건설현장으로 가볼까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의 한 고층 빌딩 공사현장에 주변 도로에는 공사장을 둘러싼 도로 수십 미터에서 심각한 균열이 발견됐습니다. 10cm이상 움푹 주저앉은 인도는 육안으로만 봐도 충분히 위험해 보입니다. 국토부가 추가 안전조치를 요구했고 해당 자치단체는 공사현장 주변에 계측기를 설치하는 등 정밀 안전진단에 들어갔습니다. 이번에 공개한 지도에는 국토부의 조사 결과 뿐만 아니라 자치단체에서 유일하게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는 서울시의 동공 탐사 결과도 포함됐습니다.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인데요. 지반에서 밑으로 30cm 안쪽에 있거나, 너비가 50cm가 넘는 A,B등급 동공 25곳입니다. 서울시는 올해안에 도심 500km구간에 대한 GPR탐사를 완료할 계획이어서 연말 쯤에는 더 많은 동공이 추가될 전망입니다.
땅꺼짐
이번에 취재진이 '지반침하 우려지도'를 공개한 이유는 땅꺼짐과 지반침하 현상이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정보가 공개돼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고, 정부와 자치단체에 자신의 안전에 대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데 이용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국토부의 경우 각종 지하 매설물 정보를 한데 모은 '지하공간 통합지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측정하는 데만도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데요. 이번 '지반침하 우려지도'의 공개가 정부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연관 기사] ☞ [단독] 전국 144곳 ‘땅꺼짐 위험 지도’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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