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부상 싸움 끝 10년 만에 개인 ‘최다 홈런’

입력 2015.09.1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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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34·KIA 타이거즈)가 전성기 시절의 스윙을 되찾았다.

지독한 부상과의 싸움 끝에 얻은 '승리'다.

1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이범호는 "2011년 큰 부상을 당한 뒤, 부상 재발의 두려움과 싸웠다"며 "지금은 거의 극복했다"고 말했다.

성적이 증명한다. 이범호는 16일까지 125경기에 나서 타율 0.271, 26홈런, 70타점을 기록했다.

2005년 한화 이글스에서 뛸 때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 타이다.

남은 15경기에서 4홈런을 치면 생애 첫 한 시즌 30홈런 고지도 밟는다. 한국프로야구 역대 13번째 개인 통산 250홈런에는 단 2개만 남았다.

이범호는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연타로 점수를 얻을 확률이 떨어진다. 그럴 때 홈런이 필요하다"며 "팀이 치열한 순위 다툼을 하는 상황이니 꼭 필요한 상황에서 홈런을 치고 싶다. 30홈런을 넘기면 팀에 그만큼 도움을 줬다는 의미가 아닌가"라며 30홈런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250홈런은 이범호가 그만큼 꾸준하게 오래 뛰었다는 의미다.

김인식 프리미어 12 국가대표 감독은 한화를 지휘할 때 "이범호는 타율 0.280, 20홈런을 꾸준히 치는 매우 뛰어난 3루수"라고 평가했다.

이범호는 수비 부담이 큰 3루수로 뛰면서도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했다. 2008년에도 19홈런을 쳤고, 2009년에는 25개의 아치를 그렸다.

2010년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한 이범호는 2011년 국내로 복귀했고 KIA에 둥지를 틀었다.

2011년 이범호는 맹활약을 펼쳤다. 8월 7일까지 타율 0.306, 17홈런, 77타점을 기록했다. 그때까지 타율 12위, 홈런 3위, 타점 1위였다.

이범호는 "정말 '야구에 눈을 떴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타격감이 좋았다. 30홈런, 100타점은 쉽게 달성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해 8월 7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면서 이범호의 꿈은 산산조각났다.

이범호는 복귀 후에도 대타로 뛰었고 홈런과 타점을 추가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그는 "지금도 부상을 당한 날을 생각하면 속이 상한다"고 털어놨다.

부상 후유증은 길고 독했다. 이범호는 "한쪽 허벅지가 아프니 몸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다. 하체에 힘을 주지 못하니까 상체를 빠르게 돌리지도 못했다"며 "타격 자세를 수정하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범호는 2013년 24홈런을 쳤지만 타율이 0.248로 낮았다. 지난해에는 105경기에만 나섰다.

올해는 다르다. 김기태 KIA 감독은 "타율도 준수하고 중요할 때 큰 것을 쳐준다. 수비에서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이범호를 칭찬했다.

이범호는 "부상 후 수정한 타격 자세가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고 하체에도 다시 힘이 붙었다"며 "부상 후유증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올해 이범호는 125경기를 뛰었다.

이범호가 부활하면서 KIA도 다시 가을야구를 꿈꾼다. KIA는 2011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후 3년 연속(2012∼2014년)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범호는 "최근에 '피곤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나는 순위 경쟁을 펼치는 지금이 행복하다"라며 "5위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50% 가까이 되지 않는가. 의욕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KIA는 올해 시즌이 개막하기 전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이범호는 "우리 야수진이 다른 팀에 비해 약해 보이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래서 승리하면 더 기쁘다. 이제 막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올라온 신예들이 활약하는 걸 보면 나도 흐뭇해진다"고 밝혔다.

KIA 내야진의 중심은 3루수 이범호다. 유격수 박찬호 등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후배들이 이범호를 의지한다.

이범호는 "의욕이 지나쳐서 오히려 위험해질 때 '차분하게 하자'라고 말하는 정도다. 후배들이 잘하고 있어서 많은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한화 시절에 김민재 선배(현 케이티 위즈 코치)께 정말 많이 배웠다. 내가 그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가장 확실한 교육은 직접 보여주는 것이다. 올 시즌 이범호는 공격과 수비에서 후배들의 교과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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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범호, 부상 싸움 끝 10년 만에 개인 ‘최다 홈런’
    • 입력 2015-09-17 09:37:38
    연합뉴스
이범호(34·KIA 타이거즈)가 전성기 시절의 스윙을 되찾았다. 지독한 부상과의 싸움 끝에 얻은 '승리'다. 16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이범호는 "2011년 큰 부상을 당한 뒤, 부상 재발의 두려움과 싸웠다"며 "지금은 거의 극복했다"고 말했다. 성적이 증명한다. 이범호는 16일까지 125경기에 나서 타율 0.271, 26홈런, 70타점을 기록했다. 2005년 한화 이글스에서 뛸 때 기록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 타이다. 남은 15경기에서 4홈런을 치면 생애 첫 한 시즌 30홈런 고지도 밟는다. 한국프로야구 역대 13번째 개인 통산 250홈런에는 단 2개만 남았다. 이범호는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연타로 점수를 얻을 확률이 떨어진다. 그럴 때 홈런이 필요하다"며 "팀이 치열한 순위 다툼을 하는 상황이니 꼭 필요한 상황에서 홈런을 치고 싶다. 30홈런을 넘기면 팀에 그만큼 도움을 줬다는 의미가 아닌가"라며 30홈런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250홈런은 이범호가 그만큼 꾸준하게 오래 뛰었다는 의미다. 김인식 프리미어 12 국가대표 감독은 한화를 지휘할 때 "이범호는 타율 0.280, 20홈런을 꾸준히 치는 매우 뛰어난 3루수"라고 평가했다. 이범호는 수비 부담이 큰 3루수로 뛰면서도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했다. 2008년에도 19홈런을 쳤고, 2009년에는 25개의 아치를 그렸다. 2010년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한 이범호는 2011년 국내로 복귀했고 KIA에 둥지를 틀었다. 2011년 이범호는 맹활약을 펼쳤다. 8월 7일까지 타율 0.306, 17홈런, 77타점을 기록했다. 그때까지 타율 12위, 홈런 3위, 타점 1위였다. 이범호는 "정말 '야구에 눈을 떴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타격감이 좋았다. 30홈런, 100타점은 쉽게 달성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해 8월 7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면서 이범호의 꿈은 산산조각났다. 이범호는 복귀 후에도 대타로 뛰었고 홈런과 타점을 추가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그는 "지금도 부상을 당한 날을 생각하면 속이 상한다"고 털어놨다. 부상 후유증은 길고 독했다. 이범호는 "한쪽 허벅지가 아프니 몸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다. 하체에 힘을 주지 못하니까 상체를 빠르게 돌리지도 못했다"며 "타격 자세를 수정하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범호는 2013년 24홈런을 쳤지만 타율이 0.248로 낮았다. 지난해에는 105경기에만 나섰다. 올해는 다르다. 김기태 KIA 감독은 "타율도 준수하고 중요할 때 큰 것을 쳐준다. 수비에서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이범호를 칭찬했다. 이범호는 "부상 후 수정한 타격 자세가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고 하체에도 다시 힘이 붙었다"며 "부상 후유증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올해 이범호는 125경기를 뛰었다. 이범호가 부활하면서 KIA도 다시 가을야구를 꿈꾼다. KIA는 2011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후 3년 연속(2012∼2014년)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범호는 "최근에 '피곤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나는 순위 경쟁을 펼치는 지금이 행복하다"라며 "5위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50% 가까이 되지 않는가. 의욕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KIA는 올해 시즌이 개막하기 전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이범호는 "우리 야수진이 다른 팀에 비해 약해 보이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래서 승리하면 더 기쁘다. 이제 막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올라온 신예들이 활약하는 걸 보면 나도 흐뭇해진다"고 밝혔다. KIA 내야진의 중심은 3루수 이범호다. 유격수 박찬호 등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후배들이 이범호를 의지한다. 이범호는 "의욕이 지나쳐서 오히려 위험해질 때 '차분하게 하자'라고 말하는 정도다. 후배들이 잘하고 있어서 많은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한화 시절에 김민재 선배(현 케이티 위즈 코치)께 정말 많이 배웠다. 내가 그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가장 확실한 교육은 직접 보여주는 것이다. 올 시즌 이범호는 공격과 수비에서 후배들의 교과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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