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해썹’…비밀창고서 ‘양심 불량’ 가공작업

입력 2015.09.17 (21:34) 수정 2015.09.17 (21: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비위생적으로 가공한 수산물을 학교급식에 납품해 온 업체가 적발됐습니다.

단속을 피하려고 비밀 창고까지 차려놓고 작업을 했는데, 이 업체는 식품이 안전하게 생산됐음을 뜻하는 '해썹' 인증을 받은 곳이었습니다.

안다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창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 조갯살이 상온에 방치돼있습니다.

작업에 사용된 칼에서는 녹이 떨어집니다.

한쪽에는 유통기한을 훌쩍 넘긴 냉동 꼬막살이 보관돼있습니다.

<녹취> "(유통기간 2년 지난 걸 갖고 계시면 안 되죠, 그건 맞죠?) 네"

이렇게 비위생적으로 가공된 냉동 수산물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학교와 어린이집 등 360여 곳에 납품됐습니다.

학교 급식에 납품하기 위해 해썹 인증을 받은 뒤, 공장 인근에 비밀 창고를 지어놓고 이런 작업을 해온 겁니다.

중국산 냉동 새우가 이 창고로 들어가면 국산 새우와 뒤섞여 100% 국산으로 둔갑해 나오기도 했습니다.

<녹취> 학교 급식 담당자(음성변조) : "급식 지침에 해썹 인증업체여야만 학교 급식 공급을 할 수 있다고 돼 있어요. 저희가 실사를 하면서 다 다니는데 국내산이라고 하면 국내산이라고 알고 받는 입장이라..."

경찰에 적발된 업체가 지난 1년 반 동안 불법 유통한 수산물은 52억 원어치에 이릅니다.

<인터뷰> 김현수(경기분당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 "비닐랩으로 포장됐던 원산지나 유통기한이 표시가 안됐던 수산물이 정상적인 제품과 섞어서 판매가 될 때는 출처 불명의 수산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찰은 업체 대표 박 모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해당 업체의 해썹 인증을 취소하도록 식약처에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말로만 ‘해썹’…비밀창고서 ‘양심 불량’ 가공작업
    • 입력 2015-09-17 21:35:35
    • 수정2015-09-17 21:57:59
    뉴스 9
<앵커 멘트>

비위생적으로 가공한 수산물을 학교급식에 납품해 온 업체가 적발됐습니다.

단속을 피하려고 비밀 창고까지 차려놓고 작업을 했는데, 이 업체는 식품이 안전하게 생산됐음을 뜻하는 '해썹' 인증을 받은 곳이었습니다.

안다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창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 조갯살이 상온에 방치돼있습니다.

작업에 사용된 칼에서는 녹이 떨어집니다.

한쪽에는 유통기한을 훌쩍 넘긴 냉동 꼬막살이 보관돼있습니다.

<녹취> "(유통기간 2년 지난 걸 갖고 계시면 안 되죠, 그건 맞죠?) 네"

이렇게 비위생적으로 가공된 냉동 수산물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학교와 어린이집 등 360여 곳에 납품됐습니다.

학교 급식에 납품하기 위해 해썹 인증을 받은 뒤, 공장 인근에 비밀 창고를 지어놓고 이런 작업을 해온 겁니다.

중국산 냉동 새우가 이 창고로 들어가면 국산 새우와 뒤섞여 100% 국산으로 둔갑해 나오기도 했습니다.

<녹취> 학교 급식 담당자(음성변조) : "급식 지침에 해썹 인증업체여야만 학교 급식 공급을 할 수 있다고 돼 있어요. 저희가 실사를 하면서 다 다니는데 국내산이라고 하면 국내산이라고 알고 받는 입장이라..."

경찰에 적발된 업체가 지난 1년 반 동안 불법 유통한 수산물은 52억 원어치에 이릅니다.

<인터뷰> 김현수(경기분당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 "비닐랩으로 포장됐던 원산지나 유통기한이 표시가 안됐던 수산물이 정상적인 제품과 섞어서 판매가 될 때는 출처 불명의 수산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찰은 업체 대표 박 모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해당 업체의 해썹 인증을 취소하도록 식약처에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