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말로만 할인’…눈속임 상술 기승

입력 2015.09.21 (17:34) 수정 2015.09.21 (18:5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 소식 전해 드립니다.

100원짜리를 70원에 팔면 30% 할인입니다.

그런데 100원짜리를 140원으로 값을 올린 뒤에 70원에 팔면 50% 할인이 됩니다.

일반 소비자는 잘 모르는 할인의 세계를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추석을 맞아 할인행사가 많은데요.

어떤 눈속임이 있고 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이 문제를 직접 취재한 이슬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요즘 할인행사들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무늬만 할인행사인 경우가 많다는 얘기죠? 그중에서도.

-한 소비자가 겪었던 사연을 먼저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견과류를 고르다가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가격표를 발견했는데요.

화면을 보시면 일주일 전에 30% 할인된 3500원으로 팔던 견과류 상품인데 일주일 뒤에 보니까 가격은 고작 10원 내려갔는데 할인율은 50%로 껑충 뛰었습니다.

-20% 더 할인됐는데 10원만 깎은 거군요.

-10원 차이니까 소비자에게 팔리는 가격은 사실상 그대로인 셈인데 할인율만 올라간 겁니다.

이 소비자가 마트에 항의를 했는데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는 황당한 답변만 들었다고 합니다.

-무슨 피해를 막으려고 그랬다는 거예요?

-그전에 샀던 사람하고 나중에 샀던 사람하고 같은 가격에 살 수 있도록 배려를 했다.

-그럼 30%만 할인하면 되잖아요.

-31% 할인했다 그러면 되지 왜 50% 할인했다고.

그 사이에, 일주일 사이에 가격을 올린 거예요?

-가격을, 원가를 올리고 할인율도 덩달아 올리고.

하지만 원가가 올라가고 할인율도 올라가니까 소비자한테 팔리는 가격은 같고.

그래서 할인율이 더 올라갔으니까 소비자를 더 유인하는 효과가 있겠죠.

-가격을 올리는 게 자기들이 올렸다 그러면 올리는 건가 보죠? 그러니까 올린 가격에 한 번이라도 팔아봤대요?

-한 번 팔렸던 건 맞는 것 같은데.

-한 번 잠깐.

-팔렸던 건 맞는 것 같은데.

지금 유통업체에서 사실상 원가와 할인가를 다 결정할 수가 있기 때문에.

-어디 신고하고 이러는 게 아닌 건가 보죠?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100원에 팔던 걸 내일 120원에 팔고 그다음에 다시 100원에 팔아도 다 그냥 유통업체 마음이다 이런 거죠?

-원래 규정상은 안 되는 거죠?

▼원가 올린 후 할인율 높여 소비자 현혹▼

-원가를 정할 수는 있는데 그 가격을 정하는 기준들이 있습니다.

그게 통상적으로 전에 20일 정도 판매된 가격에서 할인이 더 돼야지만 할인으로 표시할 수 있는 건데.

-이 경우는 그게 아니잖아요.

-그렇죠.

그런 기준에는 위반된 거죠.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그 가격을 대형마트에서 정할 수는 있습니다.

-마트에서 장볼 때 태그 색깔이 다른 거 있잖아요.

빨간색이나 노란색 이런 것만 보고 가시는 분들 많거든요.

이게 행사제품이구나 하면서 좀 더 할인되니까 관심을 갖게 되는데.

행사라고 붙어 있는데 그냥 원래 가격으로 팔리는 그런 것들도 있다고요?

-감자칩이 놓인 매대에 할인행사 상품을 의미하는 노란 가격표와 일반 상품을 뜻하는 흰 가격표가 함께 붙어 있었는데요.

두 가격표에 적힌 가격이 같았습니다.

-원래 팔던 가격이랑 같은 거죠?

-네.

▼알고 보니 제 값?…대형마트 행사 상품의 꼼수▼

한 소비자가 샀던 감자칩의 주말 행사가격이 1600원으로 되어 있는데 확인해 보니까 해당 제품은 2주 내내 1600원이었습니다.

이런 상품이 더 있는지 마트를 찾아가서 확인을 해 봤는데요.

행사상품이라며 눈에 띄는 노란색 가격표가 붙은 데리야끼소스 보이시죠? 3380원인데 들춰보니까 똑같은 일반 가격 가격표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매대에서 해당 마트측은 할인상품이 맞기는 맞는데 점원들이 두 가지 가격표를 둘 다 뽑아서 함께 게시하는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어느 게 맞다고 그래요?

-두 가격표 중에?

-네.

-할인가격표가 맞다고 그렇게 해명을 했습니다.

-원래 가격이 잘못됐었다?

-네.

-그러니까 말은 그런지 모르겠지만 똑같은 가격에 행사 이것만 하나 붙여서 유인한 게 아닌가, 소비자들을 유혹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이런 상품들이 많아요?

-일단은 저희가 이런 상품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기 위해서 PC와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가격추적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생필품의 가격을 추적해 봤습니다.

지금 30% 할인됐다고 광고하는 한 과즙음료의 이력을 조회해 봤는데요.

지금 화면에 보이시는 음료인데 할인제품이라는 설명과는 다르게 이 제품이 처음 팔리기 시작한 올해 2월부터 가격이 8950원으로 동일합니다.

최근 6개월간 한 번도 할인된 적이 없습니다.

-30% 할인이라는 말이 무색하군요.

-그리고 바로 옆에서 또 다른 제품도 있었는데요.

또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이 에너지드링크 역시 올해 초부터 가격은 1880원으로 같았습니다.

지금 그래프가 보이시죠.

그다음 상품은 미용티슈인데요.

반값에 팔고 있다고 광고를 했는데 4450원짜리 미용티슈의 가격을 조회해 보니까 일주일 전 한 차례 이루어졌던 세일가격에 비해 가격이 오히려 오른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또 대형마트에 가면 큰 유혹에 빠지는 게 원 플러스 원 제품들이잖아요.

왠지 하나는 덤으로 얻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인데.

설마 이것도 그런가요?

-원 플러스 원 행사에 분통을 터뜨렸던 소비자의 사연도 접할 수가 있었는데요.

이분은 대형마트에서 샴푸를 고르다가 역시 이상한 가격표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일주일 전에 눈여겨봤던 샴푸가 한 개에 6900원이었는데 일주일 뒤에 원 플러스 원 행사라면서 샴푸 두 개를 1만 3900원에 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그게 뭐예요? 두 개 값을 그냥 다 받은 거 아니에요?

-100원이 더 비싸...

-100원이 더 비싸요?-그렇죠.

낱개 두 개를 싸는 것보다 가격은 더 비싸게 받으면서 행사상품으로 홍보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렇게 가격추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군요, 마트에서.

-아직까지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이런 판매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전에 이슬기 기자가 했던 가격추적 소프트웨어, 이런 걸 휴대전화에, 스마트폰에 내려받을 수가 있어요?

-스마트폰 앱으로 된 버전도 있고요.

그다음에 컴퓨터 웹브라우저에 설치하는 컴퓨터 버전도 있습니다.

-딱 스마트폰 갖다대면 이게 원래 얼마짜리였는지 다 알 수 있는 거죠?

-그렇죠.

일 단위로 가격이 저장돼서 그 가격추이가 나오는 거죠.

-사실 마트를 일주일에 한 번이나 2주에 한 번씩 가지 그걸 매일 가서 확인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런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훨씬 더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소셜커머스 업체라고 그러죠.

인터넷에서 할인해서 파는.

그런 할인은 어때요? 그런 건 제대로 할인하고 있어요?-소셜커머스 시장이 최근 급성장했는데요.

급성장의 배경에는 파격적인 가격할인 마케팅이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할인율을 더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대형할인마트의 경우 오히려 소비자들의 문제제기가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꼼수할인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있기도 한데요.

-그나마 줄어든 거예요?

-소셜커머스는 소비자 감시의 사각지대여서 더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어떤지 보겠습니다.

-말씀을 드리면 요즘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라이팬.

정가 1만 5900원보다 13% 할인된 1만 3900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격을 추적해 보니까 보름 전 가격인 1만 900원보다 오히려 27%나 올랐습니다.

그다음 상품을 볼까요.

마사지기인데요.

12만 8000원짜리를 73% 할인해서 판매한다는 이 마사지기.

처음 판매할 때부터 3만 4800원이었고 현재 어디에서도 4만원대 이상으로 팔리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럼 저 12만원은 무슨 가격이에요? 자기네가 그냥 설정만 해 놓은 가격인가요?

-처음 제조업체가 만들었던 가격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사실상 그 가격으로 유통된 기간이 아주 짧거나 없었으니까 할인상품으로 보기는 어려운 거죠.

-그러니까 받고 싶었던 가격, 희망사항인 건지 어쩐 건지 잘 모르겠는데.

-진짜 희망소비자가격이었군요.

-추석을 앞두고 명절기획상품들 그런 거 있잖아요.

이런 건 어때요?

-명절상품하고 추석기획상품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화면을 보시면 정가 6만원에서 반값으로 내렸다는 다기세트.

보름 전 가격보다 82%나 가격이 뒤었습니다.

그다음 상품인데요.

그다음 상품은 주물냄비입니다.

이 주물냄비, 정가의 36만 8000원.

반값도 안 하는 15만 9000원이라고 광고하고 있었는데 20일 전보다는 가격이 오히려 27%나 비싸졌습니다.

-오른 건 안 알려주고 깎인 것만 보여주는 거군요.

-그렇죠.

할인광고 표시를 중복으로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지금 35%라고 돼 있지만 왼쪽 상단에 보시면 한정수량 50% 할인이라고 돼 있습니다.

할인옵션이 다른 거죠.

하지만 알고 보니까 가장 싼 옵션상품 몇 개에 대해서만 3일 동안 50% 할인행사를 진행한 다음에 할인이 끝났는데도 계속 저렇게 상단에 50% 할인이라고 광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3개가 있으면 그중 하나만 그런 건데 나머지도 다 그런 것처럼.

-저도 저런 경우 많이 당해 봐서 알아요.

다 싸게 하는 것처럼 해서 그중에 아주 일부만.

그런 경우도 꽤 많은 모양이죠?

-그렇습니다.

소비자의 혼동을 유도하는 교묘한 장치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제품과 가격명을 보고 이걸 사야겠다고 들어가면 막상 사야 되는 상품을 선택하면 가격이 올라가게 되는 거죠.

화면을 보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는 전기오븐.

위쪽에는 33리터하고 48리터 제품이 4만 9000원인 것처럼 적혀 있는데 실제로 해당 규격의 제품은 19만 8000원 그리고 24만 9000원입니다.

-그러면 이건 무슨 가격이에요?

-더 작은 규격의 제품이죠.

-그러니까 4만 9000원짜리는 아주 작은 거예요?

-그렇죠.

그런데 마치 같은 상품인 것처럼 해 놓은 거고.

이 수납함 세트 같은 경우에도 2개가 1만 5400원으로 표시가 되어 있는데 선택을 하니까 같은 제품은 2만 7900원으로 가격이 올라가는 겁니다.

이 같은 행태는 지난 2013년 공정위가 제정한 소셜커머스 소비자보호 자율준수 가이드라인에 어긋나는 행위입니다.

-요새 말로 낚았다, 낚시할 때 쓰이는 것처럼 그렇게 쉽게 현혹될 수 있도록 올리는 게 문제기는 문제네요.

그런데 이런 거에서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가격 할인 마케팅에 속지 않으려면?▼

-사실 속지 않기가 쉽지가 않은데요.

저도 저도 모르게 할인이라고 하면 손이 먼저 가게 마련이니까요.

특히 권장소비자가격이 현재는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 유통업체들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원가와 할인가를 모두 결정할 수 있는 그런 구조가 돼 있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됩니다.

쉽게 말해서 할인율 뻥튀기가 쉽게 가능하다는 건데요.

소비자들도 보다 진보된 기술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사실은 지금 제일 헷갈리는 게 도대체 이게 원래 얼마짜리야?이런 거잖아요.

그러니까 가격 이력은 추적이 되는데 이게 원래 얼마짜리인지를 표시해 주는 그런 건 없는 거죠?

-지금 현 상황에서는 원래 얼마라고 하는 개념 자체가 없는 거고요.

과거에 얼마 동안에 팔렸는지 그리고 시가가 얼마였는지가 기준이 되는 상황입니다.

-적어도 그것만 확인할 수 있어도 이렇게 속지는 않겠네요.

-알겠습니다.

유익한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유통업계 ‘말로만 할인’…눈속임 상술 기승
    • 입력 2015-09-21 17:35:17
    • 수정2015-09-21 18:55:16
    시사진단
-다음 소식 전해 드립니다.

100원짜리를 70원에 팔면 30% 할인입니다.

그런데 100원짜리를 140원으로 값을 올린 뒤에 70원에 팔면 50% 할인이 됩니다.

일반 소비자는 잘 모르는 할인의 세계를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추석을 맞아 할인행사가 많은데요.

어떤 눈속임이 있고 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이 문제를 직접 취재한 이슬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요즘 할인행사들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무늬만 할인행사인 경우가 많다는 얘기죠? 그중에서도.

-한 소비자가 겪었던 사연을 먼저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견과류를 고르다가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가격표를 발견했는데요.

화면을 보시면 일주일 전에 30% 할인된 3500원으로 팔던 견과류 상품인데 일주일 뒤에 보니까 가격은 고작 10원 내려갔는데 할인율은 50%로 껑충 뛰었습니다.

-20% 더 할인됐는데 10원만 깎은 거군요.

-10원 차이니까 소비자에게 팔리는 가격은 사실상 그대로인 셈인데 할인율만 올라간 겁니다.

이 소비자가 마트에 항의를 했는데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는 황당한 답변만 들었다고 합니다.

-무슨 피해를 막으려고 그랬다는 거예요?

-그전에 샀던 사람하고 나중에 샀던 사람하고 같은 가격에 살 수 있도록 배려를 했다.

-그럼 30%만 할인하면 되잖아요.

-31% 할인했다 그러면 되지 왜 50% 할인했다고.

그 사이에, 일주일 사이에 가격을 올린 거예요?

-가격을, 원가를 올리고 할인율도 덩달아 올리고.

하지만 원가가 올라가고 할인율도 올라가니까 소비자한테 팔리는 가격은 같고.

그래서 할인율이 더 올라갔으니까 소비자를 더 유인하는 효과가 있겠죠.

-가격을 올리는 게 자기들이 올렸다 그러면 올리는 건가 보죠? 그러니까 올린 가격에 한 번이라도 팔아봤대요?

-한 번 팔렸던 건 맞는 것 같은데.

-한 번 잠깐.

-팔렸던 건 맞는 것 같은데.

지금 유통업체에서 사실상 원가와 할인가를 다 결정할 수가 있기 때문에.

-어디 신고하고 이러는 게 아닌 건가 보죠?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100원에 팔던 걸 내일 120원에 팔고 그다음에 다시 100원에 팔아도 다 그냥 유통업체 마음이다 이런 거죠?

-원래 규정상은 안 되는 거죠?

▼원가 올린 후 할인율 높여 소비자 현혹▼

-원가를 정할 수는 있는데 그 가격을 정하는 기준들이 있습니다.

그게 통상적으로 전에 20일 정도 판매된 가격에서 할인이 더 돼야지만 할인으로 표시할 수 있는 건데.

-이 경우는 그게 아니잖아요.

-그렇죠.

그런 기준에는 위반된 거죠.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그 가격을 대형마트에서 정할 수는 있습니다.

-마트에서 장볼 때 태그 색깔이 다른 거 있잖아요.

빨간색이나 노란색 이런 것만 보고 가시는 분들 많거든요.

이게 행사제품이구나 하면서 좀 더 할인되니까 관심을 갖게 되는데.

행사라고 붙어 있는데 그냥 원래 가격으로 팔리는 그런 것들도 있다고요?

-감자칩이 놓인 매대에 할인행사 상품을 의미하는 노란 가격표와 일반 상품을 뜻하는 흰 가격표가 함께 붙어 있었는데요.

두 가격표에 적힌 가격이 같았습니다.

-원래 팔던 가격이랑 같은 거죠?

-네.

▼알고 보니 제 값?…대형마트 행사 상품의 꼼수▼

한 소비자가 샀던 감자칩의 주말 행사가격이 1600원으로 되어 있는데 확인해 보니까 해당 제품은 2주 내내 1600원이었습니다.

이런 상품이 더 있는지 마트를 찾아가서 확인을 해 봤는데요.

행사상품이라며 눈에 띄는 노란색 가격표가 붙은 데리야끼소스 보이시죠? 3380원인데 들춰보니까 똑같은 일반 가격 가격표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매대에서 해당 마트측은 할인상품이 맞기는 맞는데 점원들이 두 가지 가격표를 둘 다 뽑아서 함께 게시하는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어느 게 맞다고 그래요?

-두 가격표 중에?

-네.

-할인가격표가 맞다고 그렇게 해명을 했습니다.

-원래 가격이 잘못됐었다?

-네.

-그러니까 말은 그런지 모르겠지만 똑같은 가격에 행사 이것만 하나 붙여서 유인한 게 아닌가, 소비자들을 유혹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이런 상품들이 많아요?

-일단은 저희가 이런 상품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기 위해서 PC와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가격추적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생필품의 가격을 추적해 봤습니다.

지금 30% 할인됐다고 광고하는 한 과즙음료의 이력을 조회해 봤는데요.

지금 화면에 보이시는 음료인데 할인제품이라는 설명과는 다르게 이 제품이 처음 팔리기 시작한 올해 2월부터 가격이 8950원으로 동일합니다.

최근 6개월간 한 번도 할인된 적이 없습니다.

-30% 할인이라는 말이 무색하군요.

-그리고 바로 옆에서 또 다른 제품도 있었는데요.

또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이 에너지드링크 역시 올해 초부터 가격은 1880원으로 같았습니다.

지금 그래프가 보이시죠.

그다음 상품은 미용티슈인데요.

반값에 팔고 있다고 광고를 했는데 4450원짜리 미용티슈의 가격을 조회해 보니까 일주일 전 한 차례 이루어졌던 세일가격에 비해 가격이 오히려 오른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또 대형마트에 가면 큰 유혹에 빠지는 게 원 플러스 원 제품들이잖아요.

왠지 하나는 덤으로 얻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인데.

설마 이것도 그런가요?

-원 플러스 원 행사에 분통을 터뜨렸던 소비자의 사연도 접할 수가 있었는데요.

이분은 대형마트에서 샴푸를 고르다가 역시 이상한 가격표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일주일 전에 눈여겨봤던 샴푸가 한 개에 6900원이었는데 일주일 뒤에 원 플러스 원 행사라면서 샴푸 두 개를 1만 3900원에 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그게 뭐예요? 두 개 값을 그냥 다 받은 거 아니에요?

-100원이 더 비싸...

-100원이 더 비싸요?-그렇죠.

낱개 두 개를 싸는 것보다 가격은 더 비싸게 받으면서 행사상품으로 홍보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렇게 가격추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군요, 마트에서.

-아직까지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이런 판매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전에 이슬기 기자가 했던 가격추적 소프트웨어, 이런 걸 휴대전화에, 스마트폰에 내려받을 수가 있어요?

-스마트폰 앱으로 된 버전도 있고요.

그다음에 컴퓨터 웹브라우저에 설치하는 컴퓨터 버전도 있습니다.

-딱 스마트폰 갖다대면 이게 원래 얼마짜리였는지 다 알 수 있는 거죠?

-그렇죠.

일 단위로 가격이 저장돼서 그 가격추이가 나오는 거죠.

-사실 마트를 일주일에 한 번이나 2주에 한 번씩 가지 그걸 매일 가서 확인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런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훨씬 더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소셜커머스 업체라고 그러죠.

인터넷에서 할인해서 파는.

그런 할인은 어때요? 그런 건 제대로 할인하고 있어요?-소셜커머스 시장이 최근 급성장했는데요.

급성장의 배경에는 파격적인 가격할인 마케팅이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할인율을 더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대형할인마트의 경우 오히려 소비자들의 문제제기가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꼼수할인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있기도 한데요.

-그나마 줄어든 거예요?

-소셜커머스는 소비자 감시의 사각지대여서 더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어떤지 보겠습니다.

-말씀을 드리면 요즘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라이팬.

정가 1만 5900원보다 13% 할인된 1만 3900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격을 추적해 보니까 보름 전 가격인 1만 900원보다 오히려 27%나 올랐습니다.

그다음 상품을 볼까요.

마사지기인데요.

12만 8000원짜리를 73% 할인해서 판매한다는 이 마사지기.

처음 판매할 때부터 3만 4800원이었고 현재 어디에서도 4만원대 이상으로 팔리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럼 저 12만원은 무슨 가격이에요? 자기네가 그냥 설정만 해 놓은 가격인가요?

-처음 제조업체가 만들었던 가격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사실상 그 가격으로 유통된 기간이 아주 짧거나 없었으니까 할인상품으로 보기는 어려운 거죠.

-그러니까 받고 싶었던 가격, 희망사항인 건지 어쩐 건지 잘 모르겠는데.

-진짜 희망소비자가격이었군요.

-추석을 앞두고 명절기획상품들 그런 거 있잖아요.

이런 건 어때요?

-명절상품하고 추석기획상품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화면을 보시면 정가 6만원에서 반값으로 내렸다는 다기세트.

보름 전 가격보다 82%나 가격이 뒤었습니다.

그다음 상품인데요.

그다음 상품은 주물냄비입니다.

이 주물냄비, 정가의 36만 8000원.

반값도 안 하는 15만 9000원이라고 광고하고 있었는데 20일 전보다는 가격이 오히려 27%나 비싸졌습니다.

-오른 건 안 알려주고 깎인 것만 보여주는 거군요.

-그렇죠.

할인광고 표시를 중복으로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지금 35%라고 돼 있지만 왼쪽 상단에 보시면 한정수량 50% 할인이라고 돼 있습니다.

할인옵션이 다른 거죠.

하지만 알고 보니까 가장 싼 옵션상품 몇 개에 대해서만 3일 동안 50% 할인행사를 진행한 다음에 할인이 끝났는데도 계속 저렇게 상단에 50% 할인이라고 광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3개가 있으면 그중 하나만 그런 건데 나머지도 다 그런 것처럼.

-저도 저런 경우 많이 당해 봐서 알아요.

다 싸게 하는 것처럼 해서 그중에 아주 일부만.

그런 경우도 꽤 많은 모양이죠?

-그렇습니다.

소비자의 혼동을 유도하는 교묘한 장치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제품과 가격명을 보고 이걸 사야겠다고 들어가면 막상 사야 되는 상품을 선택하면 가격이 올라가게 되는 거죠.

화면을 보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는 전기오븐.

위쪽에는 33리터하고 48리터 제품이 4만 9000원인 것처럼 적혀 있는데 실제로 해당 규격의 제품은 19만 8000원 그리고 24만 9000원입니다.

-그러면 이건 무슨 가격이에요?

-더 작은 규격의 제품이죠.

-그러니까 4만 9000원짜리는 아주 작은 거예요?

-그렇죠.

그런데 마치 같은 상품인 것처럼 해 놓은 거고.

이 수납함 세트 같은 경우에도 2개가 1만 5400원으로 표시가 되어 있는데 선택을 하니까 같은 제품은 2만 7900원으로 가격이 올라가는 겁니다.

이 같은 행태는 지난 2013년 공정위가 제정한 소셜커머스 소비자보호 자율준수 가이드라인에 어긋나는 행위입니다.

-요새 말로 낚았다, 낚시할 때 쓰이는 것처럼 그렇게 쉽게 현혹될 수 있도록 올리는 게 문제기는 문제네요.

그런데 이런 거에서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가격 할인 마케팅에 속지 않으려면?▼

-사실 속지 않기가 쉽지가 않은데요.

저도 저도 모르게 할인이라고 하면 손이 먼저 가게 마련이니까요.

특히 권장소비자가격이 현재는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 유통업체들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원가와 할인가를 모두 결정할 수 있는 그런 구조가 돼 있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됩니다.

쉽게 말해서 할인율 뻥튀기가 쉽게 가능하다는 건데요.

소비자들도 보다 진보된 기술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사실은 지금 제일 헷갈리는 게 도대체 이게 원래 얼마짜리야?이런 거잖아요.

그러니까 가격 이력은 추적이 되는데 이게 원래 얼마짜리인지를 표시해 주는 그런 건 없는 거죠?

-지금 현 상황에서는 원래 얼마라고 하는 개념 자체가 없는 거고요.

과거에 얼마 동안에 팔렸는지 그리고 시가가 얼마였는지가 기준이 되는 상황입니다.

-적어도 그것만 확인할 수 있어도 이렇게 속지는 않겠네요.

-알겠습니다.

유익한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