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 “도움받아야” vs 최용수 “내 코가 석자”

입력 2015.09.24 (15:35) 수정 2015.09.2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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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도 도움을 좀 받을 때가 됐죠" (윤정환 울산 현대 감독) "그런데 지금 내 코가 석자라…." (최용수 FC서울 감독)

2015 KEB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컵(FA컵) 결승 길목에서 맞붙게 된 왕년의 단짝이 질 수 없다는 듯 입담을 뽐냈다.

2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 추첨식에서 울산과 서울의 준결승 대진이 결정됐다.

윤 감독과 최 감독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특히 애틀랜타 올림픽 예선과 본선에서 이들이 보여준 플레이는 아직 올드팬들의 뇌리에 깊이 남아있다.

'꾀돌이' 윤 감독이 날카로운 패스를 뿌리면 '독수리' 최 감독이 결정짓는 방식으로 많은 골을 양산해냈다.

올시즌을 앞두고 울산에 부임한 윤 감독은 반짝했던 초반 성적을 뒤로하고 하위 스플릿으로 처지는 시련을 겪었다.

명예회복 방법은 FA컵에서 우승해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는 것뿐이다.

윤 감독은 "현역 때 내가 많은 골을 어시스트 해줬으니 이제 도움을 좀 받아야 할 때가 됐다. 최 감독님도 이제 후배에게 뭔가를 돌려주길 바란다"고 농을 쳤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윤 감독 덕분에 내가 선수로서 더 빛날 수 있었기에 고맙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지금 내 코가 석자다. 또 도움을 좀 받아야겠다"고 받아쳤다.

서울은 챔피언스리그 출전 마지노선인 3위 포항 스틸러스에 승점 5점 뒤진 5위에 올라 있다.

최 감독의 마음도 FA컵 우승에 더 힘을 쏟는 쪽으로 기우는 상황이다.

둘 다 웃고 있었으나 그 뒤에는 칼이 숨어 있었다.

윤 감독은 "그런데 최 감독님이 도움을 준다고 해도 안 받겠다"라면서 "정정당당하게 우리 힘으로 승리를 따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 감독도 "승부의 세계에서 2인자는 기억되지 않는다"라면서 "지난해 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치게 한 자만심만 없앤다면 우승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규리그에서 '스플릿 전쟁'을 치르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전남 드래곤즈는 FA컵 준결승전에서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치게 됐다.

김도훈 인천 감독과 노상래 전남 감독은 1970년생 동갑내기로 절친한 사이다. 현역 시절 국가 대표팀과 K리그에서 최고의 공격수 자리를 놓고 다퉜으나 그라운드 밖에서는 돈독한 사이를 유지해 왔다.

노 감독은 "현역 때에는 김 감독이 나보다 여러 부분에서 더 능력이 있었다"라면서도 "하지만 승부욕에서는 내가 좀 더 앞섰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욕이 승부욕"이라는 다소 '썰렁'한 농담으로 되받은 뒤 "어쨌든 결과는 내가 가져가겠다"라고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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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정환 “도움받아야” vs 최용수 “내 코가 석자”
    • 입력 2015-09-24 15:35:33
    • 수정2015-09-24 15:47:23
    연합뉴스
"이제 나도 도움을 좀 받을 때가 됐죠" (윤정환 울산 현대 감독) "그런데 지금 내 코가 석자라…." (최용수 FC서울 감독)

2015 KEB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컵(FA컵) 결승 길목에서 맞붙게 된 왕년의 단짝이 질 수 없다는 듯 입담을 뽐냈다.

2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 추첨식에서 울산과 서울의 준결승 대진이 결정됐다.

윤 감독과 최 감독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특히 애틀랜타 올림픽 예선과 본선에서 이들이 보여준 플레이는 아직 올드팬들의 뇌리에 깊이 남아있다.

'꾀돌이' 윤 감독이 날카로운 패스를 뿌리면 '독수리' 최 감독이 결정짓는 방식으로 많은 골을 양산해냈다.

올시즌을 앞두고 울산에 부임한 윤 감독은 반짝했던 초반 성적을 뒤로하고 하위 스플릿으로 처지는 시련을 겪었다.

명예회복 방법은 FA컵에서 우승해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는 것뿐이다.

윤 감독은 "현역 때 내가 많은 골을 어시스트 해줬으니 이제 도움을 좀 받아야 할 때가 됐다. 최 감독님도 이제 후배에게 뭔가를 돌려주길 바란다"고 농을 쳤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윤 감독 덕분에 내가 선수로서 더 빛날 수 있었기에 고맙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지금 내 코가 석자다. 또 도움을 좀 받아야겠다"고 받아쳤다.

서울은 챔피언스리그 출전 마지노선인 3위 포항 스틸러스에 승점 5점 뒤진 5위에 올라 있다.

최 감독의 마음도 FA컵 우승에 더 힘을 쏟는 쪽으로 기우는 상황이다.

둘 다 웃고 있었으나 그 뒤에는 칼이 숨어 있었다.

윤 감독은 "그런데 최 감독님이 도움을 준다고 해도 안 받겠다"라면서 "정정당당하게 우리 힘으로 승리를 따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 감독도 "승부의 세계에서 2인자는 기억되지 않는다"라면서 "지난해 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치게 한 자만심만 없앤다면 우승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규리그에서 '스플릿 전쟁'을 치르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전남 드래곤즈는 FA컵 준결승전에서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치게 됐다.

김도훈 인천 감독과 노상래 전남 감독은 1970년생 동갑내기로 절친한 사이다. 현역 시절 국가 대표팀과 K리그에서 최고의 공격수 자리를 놓고 다퉜으나 그라운드 밖에서는 돈독한 사이를 유지해 왔다.

노 감독은 "현역 때에는 김 감독이 나보다 여러 부분에서 더 능력이 있었다"라면서도 "하지만 승부욕에서는 내가 좀 더 앞섰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욕이 승부욕"이라는 다소 '썰렁'한 농담으로 되받은 뒤 "어쨌든 결과는 내가 가져가겠다"라고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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