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중 한명 숨지면 사망 배우자 국민연금 못 받는다?

입력 2015.09.25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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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불신을 받는 주요 이유의 하나인 이른바 '중복급여 조정규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거나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기금고갈론 때문에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국민연금의 지지기반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25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가 부부가 국민연금에 가입했다가 나중에 한 명이 숨지면 남은 배우자가 사망 배우자의 연금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비록 일부이지만 받을 수는 있다. 다만 조건이 있다.

국민연금은 자신이 낸 보험료만큼 타가는 민간연금상품과 다르다. 사회보험이다. 그래서 사회 전체의 형평성 차원에서 한 사람이 과다하게 연금급여를 수급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은 한 사람에게 두 개 이상의 연금급여 수급권이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한 가지만 고르도록 하고 있다. 소위 중복급여 조정장치다.

부부가 모두 노령연금을 받다가 배우자가 먼저 숨지면, 남은 배우자에게는 숨진 배우자의 유족연금을 받을 권리가 생긴다. 하지만 자신이 원래 받는 노령연금과 배우자의 사망으로 발생한 유족연금 두 가지 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노령연금을 선택하면 노령연금에다 유족연금의 20%(올해 말 30%로 상향 조정 예정)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유족연금을 고르면 유족연금만 받고 자신의 노령연금은 받지 못한다. 따라서 어느 쪽을 택하는 게 자신에게 유리한지 신중하게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이처럼 두 가지 연금이 발생할 때 자신의 노령연금과 유족연금 중 어느 쪽을 고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형평성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탓에 부부 중 한 명이 숨지면 사망 배우자의 연금을 전혀 못 받는다는 인식이 국민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국민연금 가입을 꺼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과는 달리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다른 선진국 연금이나 공무원연금 등 국내 다른 공적연금은 이런 중복급여 조정을 하지 않는다. 대신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급여 한계금액을 설정해 놓고 있을 뿐이다.

연금관련 시민사회단체인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www.pensionforall.kr)은 같은 연금급여에 대해 차별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선택하지 않은 급여에 대해 그 종류를 따지지 말고 추가로 연금을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지금처럼 자신의 노령연금을 고르면 유족연금의 20%를 더 주듯이, 유족연금을 택하더라도 유족연금만 줄 게 아니라 노령연금의 20%를 더 얹어주는 식으로 중복급여 조정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말이다.

나아가 연금 중복지급률을 현행 20%에서 올해 말 30%로 올리는 데 이어 50%까지 상향 조정하고, 장기적으로는 중복급여 조정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연금행동은 강조했다.

2014년 12월 현재 부부가 국민연금에 함께 가입해 남편과 아내 모두 각자의 노령연금을 받는 부부 수급자는 21만4천456쌍에 달했다.

이 중에서 노령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부 수급자는 합산해서 월 251만원을 받고 있었다.

1988년 1월 도입된 국민연금제도가 무르익으면서 부부 수급자는 2010년 10만8천674쌍에서 2011년 14만6천333쌍, 2012년 17만7천857쌍, 2013년 19만4천747쌍 등으로 연평균 24.3%씩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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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부 중 한명 숨지면 사망 배우자 국민연금 못 받는다?
    • 입력 2015-09-25 06:24:50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불신을 받는 주요 이유의 하나인 이른바 '중복급여 조정규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거나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기금고갈론 때문에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국민연금의 지지기반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25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가 부부가 국민연금에 가입했다가 나중에 한 명이 숨지면 남은 배우자가 사망 배우자의 연금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비록 일부이지만 받을 수는 있다. 다만 조건이 있다. 국민연금은 자신이 낸 보험료만큼 타가는 민간연금상품과 다르다. 사회보험이다. 그래서 사회 전체의 형평성 차원에서 한 사람이 과다하게 연금급여를 수급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은 한 사람에게 두 개 이상의 연금급여 수급권이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한 가지만 고르도록 하고 있다. 소위 중복급여 조정장치다. 부부가 모두 노령연금을 받다가 배우자가 먼저 숨지면, 남은 배우자에게는 숨진 배우자의 유족연금을 받을 권리가 생긴다. 하지만 자신이 원래 받는 노령연금과 배우자의 사망으로 발생한 유족연금 두 가지 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노령연금을 선택하면 노령연금에다 유족연금의 20%(올해 말 30%로 상향 조정 예정)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유족연금을 고르면 유족연금만 받고 자신의 노령연금은 받지 못한다. 따라서 어느 쪽을 택하는 게 자신에게 유리한지 신중하게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이처럼 두 가지 연금이 발생할 때 자신의 노령연금과 유족연금 중 어느 쪽을 고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형평성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런 탓에 부부 중 한 명이 숨지면 사망 배우자의 연금을 전혀 못 받는다는 인식이 국민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국민연금 가입을 꺼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과는 달리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다른 선진국 연금이나 공무원연금 등 국내 다른 공적연금은 이런 중복급여 조정을 하지 않는다. 대신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급여 한계금액을 설정해 놓고 있을 뿐이다. 연금관련 시민사회단체인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www.pensionforall.kr)은 같은 연금급여에 대해 차별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선택하지 않은 급여에 대해 그 종류를 따지지 말고 추가로 연금을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지금처럼 자신의 노령연금을 고르면 유족연금의 20%를 더 주듯이, 유족연금을 택하더라도 유족연금만 줄 게 아니라 노령연금의 20%를 더 얹어주는 식으로 중복급여 조정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말이다. 나아가 연금 중복지급률을 현행 20%에서 올해 말 30%로 올리는 데 이어 50%까지 상향 조정하고, 장기적으로는 중복급여 조정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연금행동은 강조했다. 2014년 12월 현재 부부가 국민연금에 함께 가입해 남편과 아내 모두 각자의 노령연금을 받는 부부 수급자는 21만4천456쌍에 달했다. 이 중에서 노령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부 수급자는 합산해서 월 251만원을 받고 있었다. 1988년 1월 도입된 국민연금제도가 무르익으면서 부부 수급자는 2010년 10만8천674쌍에서 2011년 14만6천333쌍, 2012년 17만7천857쌍, 2013년 19만4천747쌍 등으로 연평균 24.3%씩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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