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윤성환, 독보적 우완 에이스로 ‘우뚝’

입력 2015.09.25 (09:32) 수정 2015.09.25 (09: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올해 가장 큰 소득은 그동안 쌓은 경험으로 더 좋은 투구를 했다는 점입니다."

'FA(자유계약선수) 모범생' 윤성환(34·삼성 라이온즈)이 베테랑 선발 투수에 대한 시선을 바꿔놨다.

지난 1월 미국 보스턴 글로브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전성기를 측정했다.

가장 빨리 전성기를 맞이하고, 내리막길을 걷는 포지션은 선발 투수였다.

대부분 포지션에서 26∼28세에 전성기를 맞이하지만, 선발 투수는 25, 26세에 전성기를 맞고 이후 성적이 하락했다.

국내 구단도 30대에 접어든 투수 자유계약선수(FA)와 계약할 때 "하락폭이 크지 않았으면"이란 바람을 드러낸다. "투수 FA 영입은 도박과 같다"는 말도 들린다.

지난겨울 삼성이 윤성환과 4년 80억원에 계약할 때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24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만난 윤성환은 "나도 그런 말이 들린 건 알고 있었다"고 했다.

FA 계약 후 첫해, 윤성환은 개인 최고 성적을 올렸다.

윤성환은 "그동안 쌓은 경험으로 올해 좋은 투구를 한 건 가장 큰 소득이다. 하지만 지금이 끝이 아니다. 내년에 더 좋은 투구를 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아직 전성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제 윤성환과 삼성의 계약은 '성공작'이라고 평가받는다.

윤성환은 꾸준한 투수다. 기복이 없는 윤성환의 모습에 삼성은 높은 점수를 줬고, 초대형 계약을 했다.

올해는 한 단계 더 올라섰다. 윤성환은 올 시즌 독보적인 우완 에이스다.

"올 시즌 최우선 목표는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것"이라고 밝힌 윤성환은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개인 최다인 183이닝을 던졌다.

두 번째 목표였던 15승은 이미 넘어섰다. 윤성환은 17승 7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했다.

종전 윤성환의 한 시즌 최다 승은 14승(2009, 2011년)이다. "15승을 꼭 해보고 싶다"던 윤성환은 여유 있게 고지를 밟았다.

현장 평가도 매우 좋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윤성환이 마운드에 서면 더그아웃이 정말 편안하다"며 "입단 초기에만 해도 직구, 커브만 던지던 투수가 이제는 직구,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을 던진다. 4개 구종 모두 수준급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팀에서도 윤성환을 '4개 구종을 모두 잘 던지는 투수'라고 평가한다.

윤성환은 "시행착오를 겪고, 경험을 쌓으면서 '선발로 던지는 법'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2004년 삼성에 입단해 불펜 투수로 활약한 윤성환은 시속 140㎞ 중후반의 빠른 직구와 낙차 큰 커브로 프로 무대에 안착했다.

2008년 선발로 전환하면서 '경기 체력'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직구 구속을 낮추고 긴 이닝을 소화하는 법을 배웠다.

이후 "많은 이닝을 소화하려면 다양한 구종이 필요하다"라는 생각에 슬라이더, 포크볼을 연마했다. 윤성환은 4개 구종을 모두 잘 던지는 투수가 됐다.

다양한 구종을 갖추고, 직구 제구에 자신감을 가지면서 윤성환의 적극적인 투구는 더 빛을 발했다.

윤성환은 올 시즌 183이닝을 던지며 볼넷 28개만 허용했다. 9이닝당 볼넷 1.38개로 우규민(1.11개·LG 트윈스)과 '볼넷 줄이기' 경쟁을 펼쳤다.

윤성환은 "볼넷만큼 야수를 피곤하게 만드는 건 없다"며 "차라리 안타를 맞겠다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했다.

물론 주자가 있을 때는 안타도 내주지 않으려 한다. 윤성환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0.189에 불과하다.

선발 투수로 던지는 법을 깨닫는 동안 승리도 쌓였다. 윤성환은 개인 통산 100승에 단 1승만 남겨뒀다.

윤성환은 "처음 선발로 전환할 때는 100승을 꿈도 꾸지 못했다"며 "100승은 내게 의미가 크다"고 했다.

윤성환이 선발 전환한 2008년부터 올해까지, 8년 동안 가장 많은 승리를 챙긴 투수는 김광현(94승)이다. 윤성환은 92승으로 바로 뒤를 이었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으로 시야를 좁히면 윤성환이 65승으로 이 부문 1위다.

FA 계약 후 윤성환의 승리 시계는 더 빨리 돈다. 꾸준한 보강 훈련으로 부상을 예방하는 윤성환의 성실함은 계약 기간 4년 내내 에이스로 활약하는 그의 모습을 기대케 한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꾸준한 윤성환, 독보적 우완 에이스로 ‘우뚝’
    • 입력 2015-09-25 09:32:16
    • 수정2015-09-25 09:33:28
    연합뉴스
"올해 가장 큰 소득은 그동안 쌓은 경험으로 더 좋은 투구를 했다는 점입니다."

'FA(자유계약선수) 모범생' 윤성환(34·삼성 라이온즈)이 베테랑 선발 투수에 대한 시선을 바꿔놨다.

지난 1월 미국 보스턴 글로브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전성기를 측정했다.

가장 빨리 전성기를 맞이하고, 내리막길을 걷는 포지션은 선발 투수였다.

대부분 포지션에서 26∼28세에 전성기를 맞이하지만, 선발 투수는 25, 26세에 전성기를 맞고 이후 성적이 하락했다.

국내 구단도 30대에 접어든 투수 자유계약선수(FA)와 계약할 때 "하락폭이 크지 않았으면"이란 바람을 드러낸다. "투수 FA 영입은 도박과 같다"는 말도 들린다.

지난겨울 삼성이 윤성환과 4년 80억원에 계약할 때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24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만난 윤성환은 "나도 그런 말이 들린 건 알고 있었다"고 했다.

FA 계약 후 첫해, 윤성환은 개인 최고 성적을 올렸다.

윤성환은 "그동안 쌓은 경험으로 올해 좋은 투구를 한 건 가장 큰 소득이다. 하지만 지금이 끝이 아니다. 내년에 더 좋은 투구를 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아직 전성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제 윤성환과 삼성의 계약은 '성공작'이라고 평가받는다.

윤성환은 꾸준한 투수다. 기복이 없는 윤성환의 모습에 삼성은 높은 점수를 줬고, 초대형 계약을 했다.

올해는 한 단계 더 올라섰다. 윤성환은 올 시즌 독보적인 우완 에이스다.

"올 시즌 최우선 목표는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것"이라고 밝힌 윤성환은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개인 최다인 183이닝을 던졌다.

두 번째 목표였던 15승은 이미 넘어섰다. 윤성환은 17승 7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했다.

종전 윤성환의 한 시즌 최다 승은 14승(2009, 2011년)이다. "15승을 꼭 해보고 싶다"던 윤성환은 여유 있게 고지를 밟았다.

현장 평가도 매우 좋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윤성환이 마운드에 서면 더그아웃이 정말 편안하다"며 "입단 초기에만 해도 직구, 커브만 던지던 투수가 이제는 직구,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을 던진다. 4개 구종 모두 수준급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팀에서도 윤성환을 '4개 구종을 모두 잘 던지는 투수'라고 평가한다.

윤성환은 "시행착오를 겪고, 경험을 쌓으면서 '선발로 던지는 법'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2004년 삼성에 입단해 불펜 투수로 활약한 윤성환은 시속 140㎞ 중후반의 빠른 직구와 낙차 큰 커브로 프로 무대에 안착했다.

2008년 선발로 전환하면서 '경기 체력'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직구 구속을 낮추고 긴 이닝을 소화하는 법을 배웠다.

이후 "많은 이닝을 소화하려면 다양한 구종이 필요하다"라는 생각에 슬라이더, 포크볼을 연마했다. 윤성환은 4개 구종을 모두 잘 던지는 투수가 됐다.

다양한 구종을 갖추고, 직구 제구에 자신감을 가지면서 윤성환의 적극적인 투구는 더 빛을 발했다.

윤성환은 올 시즌 183이닝을 던지며 볼넷 28개만 허용했다. 9이닝당 볼넷 1.38개로 우규민(1.11개·LG 트윈스)과 '볼넷 줄이기' 경쟁을 펼쳤다.

윤성환은 "볼넷만큼 야수를 피곤하게 만드는 건 없다"며 "차라리 안타를 맞겠다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했다.

물론 주자가 있을 때는 안타도 내주지 않으려 한다. 윤성환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0.189에 불과하다.

선발 투수로 던지는 법을 깨닫는 동안 승리도 쌓였다. 윤성환은 개인 통산 100승에 단 1승만 남겨뒀다.

윤성환은 "처음 선발로 전환할 때는 100승을 꿈도 꾸지 못했다"며 "100승은 내게 의미가 크다"고 했다.

윤성환이 선발 전환한 2008년부터 올해까지, 8년 동안 가장 많은 승리를 챙긴 투수는 김광현(94승)이다. 윤성환은 92승으로 바로 뒤를 이었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으로 시야를 좁히면 윤성환이 65승으로 이 부문 1위다.

FA 계약 후 윤성환의 승리 시계는 더 빨리 돈다. 꾸준한 보강 훈련으로 부상을 예방하는 윤성환의 성실함은 계약 기간 4년 내내 에이스로 활약하는 그의 모습을 기대케 한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