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틸다 스윈턴 “봉준호 감독과 인연 이어간다”

입력 2015.10.02 (17: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국제적인 영화 작업을 해왔다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 국적의 감독과 함께 작업을 하는 것을 즐깁니다. 수십년 후에 봉준호 감독, 고아성씨와 다시 함께한다면 좋겠죠."

할리우드 판타지 블록버스터 '나니아 연대기'부터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까지 다양한 규모, 국적, 스타일의 영화에서 연기해온 영국 출신 배우 틸다 스윈턴이 부산을 찾았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그가 주연을 맡은 '비거 스플래쉬'가 초청받았기 때문이다.

스윈턴은 2일 오후 해운대구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이탈리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함께 나서 영화 작업을 할 때 감독과 배우의 관계로 만나기보다 가족 같은 관계를 이어가면서 협업하는 것을 즐긴다고 소개했다.

구아다니노 감독과도 20년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둘이 함께한 영화로 같이 부산영화제를 방문한 것만 해도 '아이 엠 러브'(2009)에 이어 두 번째다.

감독은 "틸다와 저는 서로 영감을 주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틸다와 함께 작업하며 만들어지는 장면들은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마법 같은 것입니다. 저는 영화를 계획에 따라서만 만들지 않습니다. 시나리오에만 고정하다 보면 방해가 되기도 하니까요."

이에 스윈턴은 "맞다"며 동의했다.

"루카는 제 친구입니다. 지금도, 나중에도 함께할 거예요. 영화란 무언가를 만든다기보다 예상하지 못했던 것을 우연히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식으로 모두가 기대하지 못한 작업을 통해 깜짝 놀랄 만한 '영화 폭탄'을 터뜨릴 것입니다."

봉 감독, 송강호, 고아성 등 '설국열차'로 함께한 한국 영화인들과의 인연도 이런 관점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설국열차'의 시작도 그랬어요. 이 영화를 하자고 저한테 접근한 게 아니라 '같이 아침이나 먹자'고 만났고 대화하다가 '다음에 세트장에나 가보겠다'고 했던 게 영화 출연으로 이어졌죠."

스윈턴은 봉 감독과 차기작 '옥자'를 함께하기로 이미 확정한 상태다.

"봉 감독은 영화에 신선함을 불어넣어 살려내는 재능 있는 감독입니다. 그와 함께하는 것은 큰 즐거움입니다. '옥자'는 초기 단계가 진행 중입니다. 흥미로운 작업이에요. 기대해도 좋습니다."

그는 함께 작업하고 싶은 한국의 아티스트에 대한 질문에 "지드래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비거 스플래쉬'는 알랭 들롱 주연의 '수영장'(1969)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전설적인 록스타 메리앤(틸다 스윈턴)이 영화감독인 남편 폴(마티아스 쇼에나르츠)과 지중해에서 휴가를 즐기던 중 메리앤의 옛 연인인 음반 프로듀서 해리(랠프 파인즈)가 딸을 데리고 나타나면서 평화가 깨진다.

메리앤과 해리의 과거가 섞여들어오고 세 남녀의 감정과 욕망에 불꽃이 튀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관계는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다.

극중에서 메리앤은 성대 수술을 받고 난 직후라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영화에서 스윈턴은 몸짓과 표정, 입모양, 쇳소리로 의사를 표시하는 힘겨운 연기를 했다.

"대본을 읽었을 때만 하더라도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의사소통이 가능한가 회의적이었어요. 그러나 언어를 써도 소통이란 쉽지 않은 것입니다. 비언어로 우리는 소통을 하며 살아가죠. 촬영하며 언어 없이도 얼마나 많은 소통이 이뤄지는지 지켜보며 놀랐습니다."

'비거 스플래쉬'에서는 최근 유럽 사회를 뒤흔든 이민자와 난민 문제가 다뤄진다. 그러나 정면에서 다루기보다는 살짝 건드리고 지나가는 것에 가깝다.

이에 대해 스윈턴은 "이 영화는 코미디도, 정치 영화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실이 모든 영화에는 담기게 된다고 생각해요. '비거 스플래쉬'는 인생의 모든 요소를 조금씩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부산영화제] 틸다 스윈턴 “봉준호 감독과 인연 이어간다”
    • 입력 2015-10-02 17:10:00
    연합뉴스
"저는 국제적인 영화 작업을 해왔다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 국적의 감독과 함께 작업을 하는 것을 즐깁니다. 수십년 후에 봉준호 감독, 고아성씨와 다시 함께한다면 좋겠죠." 할리우드 판타지 블록버스터 '나니아 연대기'부터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까지 다양한 규모, 국적, 스타일의 영화에서 연기해온 영국 출신 배우 틸다 스윈턴이 부산을 찾았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그가 주연을 맡은 '비거 스플래쉬'가 초청받았기 때문이다. 스윈턴은 2일 오후 해운대구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이탈리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함께 나서 영화 작업을 할 때 감독과 배우의 관계로 만나기보다 가족 같은 관계를 이어가면서 협업하는 것을 즐긴다고 소개했다. 구아다니노 감독과도 20년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둘이 함께한 영화로 같이 부산영화제를 방문한 것만 해도 '아이 엠 러브'(2009)에 이어 두 번째다. 감독은 "틸다와 저는 서로 영감을 주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틸다와 함께 작업하며 만들어지는 장면들은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마법 같은 것입니다. 저는 영화를 계획에 따라서만 만들지 않습니다. 시나리오에만 고정하다 보면 방해가 되기도 하니까요." 이에 스윈턴은 "맞다"며 동의했다. "루카는 제 친구입니다. 지금도, 나중에도 함께할 거예요. 영화란 무언가를 만든다기보다 예상하지 못했던 것을 우연히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식으로 모두가 기대하지 못한 작업을 통해 깜짝 놀랄 만한 '영화 폭탄'을 터뜨릴 것입니다." 봉 감독, 송강호, 고아성 등 '설국열차'로 함께한 한국 영화인들과의 인연도 이런 관점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설국열차'의 시작도 그랬어요. 이 영화를 하자고 저한테 접근한 게 아니라 '같이 아침이나 먹자'고 만났고 대화하다가 '다음에 세트장에나 가보겠다'고 했던 게 영화 출연으로 이어졌죠." 스윈턴은 봉 감독과 차기작 '옥자'를 함께하기로 이미 확정한 상태다. "봉 감독은 영화에 신선함을 불어넣어 살려내는 재능 있는 감독입니다. 그와 함께하는 것은 큰 즐거움입니다. '옥자'는 초기 단계가 진행 중입니다. 흥미로운 작업이에요. 기대해도 좋습니다." 그는 함께 작업하고 싶은 한국의 아티스트에 대한 질문에 "지드래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비거 스플래쉬'는 알랭 들롱 주연의 '수영장'(1969)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전설적인 록스타 메리앤(틸다 스윈턴)이 영화감독인 남편 폴(마티아스 쇼에나르츠)과 지중해에서 휴가를 즐기던 중 메리앤의 옛 연인인 음반 프로듀서 해리(랠프 파인즈)가 딸을 데리고 나타나면서 평화가 깨진다. 메리앤과 해리의 과거가 섞여들어오고 세 남녀의 감정과 욕망에 불꽃이 튀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관계는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다. 극중에서 메리앤은 성대 수술을 받고 난 직후라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영화에서 스윈턴은 몸짓과 표정, 입모양, 쇳소리로 의사를 표시하는 힘겨운 연기를 했다. "대본을 읽었을 때만 하더라도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의사소통이 가능한가 회의적이었어요. 그러나 언어를 써도 소통이란 쉽지 않은 것입니다. 비언어로 우리는 소통을 하며 살아가죠. 촬영하며 언어 없이도 얼마나 많은 소통이 이뤄지는지 지켜보며 놀랐습니다." '비거 스플래쉬'에서는 최근 유럽 사회를 뒤흔든 이민자와 난민 문제가 다뤄진다. 그러나 정면에서 다루기보다는 살짝 건드리고 지나가는 것에 가깝다. 이에 대해 스윈턴은 "이 영화는 코미디도, 정치 영화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실이 모든 영화에는 담기게 된다고 생각해요. '비거 스플래쉬'는 인생의 모든 요소를 조금씩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