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주민 손 잡고 정화 활동하니 유흥가 범죄 ‘뚝’

입력 2015.10.04 (06:36) 수정 2015.10.0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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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전단과 불법 광고물이 거리를 덮어 어수선했던 서울의 한 유흥가가 경찰과 지역 주민이 합심해 환경을 개선하면서 범죄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유해 환경이 범죄 분위기를 조장한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에 입각한 환경 개선 사업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화곡6동 강서구청 뒤 '먹자골목'은 서울 서남권의 대표적인 유흥가로, 인도 곳곳을 행인의 통행을 방해하는 불법 광고물이 가로막고 호객꾼이 기승을 부리는가 하면 길바닥은 성매매 전단으로 뒤덮인다.

이곳에는 유흥주점과 모텔, 노래연습장이 많아 음주 소란은 물론 폭력 범죄도 심심치 않게 발생해 경찰이 골머리를 앓았다.

경찰은 깨진 유리창을 내버려두면 시민의 준법의식이 흐려져 범죄가 증가한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에 근거해 올해 2월부터 환경 개선 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3∼4월 '에어라이트'(풍선광고물) 등 불법 광고물 72건에 대해 시정 조치하고 성매매 전단 살포자를 단속했다.

6월부터는 지역 주민들도 본격적으로 돕고 나섰다.

경찰이 인근 140개 업소의 모임인 '화곡6동 상인연합회' 소속 상인들을 경찰서로 초청해 협조를 요청하자 이에 화답한 것이다.

때마침 터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장사가 신통치 않아 홍보에 목말랐던 상인회였지만, 경쟁 업소끼리 전단 배포나 호객 행위를 자제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 경찰서 최수선 생활질서계장은 "더러운 주변 환경이 범죄 발생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환경 정화가 필요하다고 설득하자 상인회도 그 뜻에 공감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여전히 전단을 뿌리며 협조하지 않는 업소에는 경찰과 상인회가 직접 찾아가 설득하기도 했다.

어느덧 불법 전단이 길거리에 가득 차 지저분하던 먹자골목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말끔해졌다.

범죄도 줄어들었다. 올해 5∼9월 먹자골목 일대 폭력 범죄는 전년 동기(126건) 대비 9.5% 감소한 114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성폭력 범죄도 4건에서 2건으로 줄었다.

경범죄는 더 감소했다. 이 지역을 담당하는 화곡지구대의 음주 소란·무전취식·무임승차·쓰레기투기(담배꽁초) 등에 대한 경범죄 통고처분 처리 건수는 올해 5∼9월 40건이었다. 전년 동기 103건에 비해 61% 감소한 것이다.

상인연합회 지용식(59) 회장은 "점차 거리가 깨끗해지면서 상인들이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주민들을 불안하게 했던 범죄는 통계치보다 훨씬 더 줄어든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이참에 성매매 근절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배성국 생활안전과장은 "성매매 업소를 단속하면 건물주와 업소를 연결한 부동산 중개업자도 입건해 처벌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으로 성매매 업소가 옮겨가는 '풍선 효과'를 막으려고 업소의 임대 보증금을 몰수하는 '기소 전 몰수보전' 조치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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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주민 손 잡고 정화 활동하니 유흥가 범죄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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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10-04 13:22:40
    연합뉴스
성매매 전단과 불법 광고물이 거리를 덮어 어수선했던 서울의 한 유흥가가 경찰과 지역 주민이 합심해 환경을 개선하면서 범죄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유해 환경이 범죄 분위기를 조장한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에 입각한 환경 개선 사업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화곡6동 강서구청 뒤 '먹자골목'은 서울 서남권의 대표적인 유흥가로, 인도 곳곳을 행인의 통행을 방해하는 불법 광고물이 가로막고 호객꾼이 기승을 부리는가 하면 길바닥은 성매매 전단으로 뒤덮인다.

이곳에는 유흥주점과 모텔, 노래연습장이 많아 음주 소란은 물론 폭력 범죄도 심심치 않게 발생해 경찰이 골머리를 앓았다.

경찰은 깨진 유리창을 내버려두면 시민의 준법의식이 흐려져 범죄가 증가한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에 근거해 올해 2월부터 환경 개선 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3∼4월 '에어라이트'(풍선광고물) 등 불법 광고물 72건에 대해 시정 조치하고 성매매 전단 살포자를 단속했다.

6월부터는 지역 주민들도 본격적으로 돕고 나섰다.

경찰이 인근 140개 업소의 모임인 '화곡6동 상인연합회' 소속 상인들을 경찰서로 초청해 협조를 요청하자 이에 화답한 것이다.

때마침 터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장사가 신통치 않아 홍보에 목말랐던 상인회였지만, 경쟁 업소끼리 전단 배포나 호객 행위를 자제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 경찰서 최수선 생활질서계장은 "더러운 주변 환경이 범죄 발생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환경 정화가 필요하다고 설득하자 상인회도 그 뜻에 공감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여전히 전단을 뿌리며 협조하지 않는 업소에는 경찰과 상인회가 직접 찾아가 설득하기도 했다.

어느덧 불법 전단이 길거리에 가득 차 지저분하던 먹자골목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말끔해졌다.

범죄도 줄어들었다. 올해 5∼9월 먹자골목 일대 폭력 범죄는 전년 동기(126건) 대비 9.5% 감소한 114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성폭력 범죄도 4건에서 2건으로 줄었다.

경범죄는 더 감소했다. 이 지역을 담당하는 화곡지구대의 음주 소란·무전취식·무임승차·쓰레기투기(담배꽁초) 등에 대한 경범죄 통고처분 처리 건수는 올해 5∼9월 40건이었다. 전년 동기 103건에 비해 61% 감소한 것이다.

상인연합회 지용식(59) 회장은 "점차 거리가 깨끗해지면서 상인들이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주민들을 불안하게 했던 범죄는 통계치보다 훨씬 더 줄어든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이참에 성매매 근절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배성국 생활안전과장은 "성매매 업소를 단속하면 건물주와 업소를 연결한 부동산 중개업자도 입건해 처벌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으로 성매매 업소가 옮겨가는 '풍선 효과'를 막으려고 업소의 임대 보증금을 몰수하는 '기소 전 몰수보전' 조치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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