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늑대조련사 김도훈 감독의 눈물

입력 2015.10.04 (17:15) 수정 2015.10.0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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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끌고 돌풍을 일으켰으나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한 김도훈 감독은 끝내 오열했다.

인천은 4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풀리그 마지막 3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성남FC에 0-1로 졌다.


[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성남 FC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0대1로 패배한 인천 김도훈 감독과 선수들이 서포터즈에게 인사를 한 후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관련 경기 영상]

☞ [주요장면] 사활 건 6강 싸움…성남이냐 인천이냐!


6위에 올라있던 인천은 이날 전북 현대에 3-2 극적인 승리를 거둔 제주 유나이티드에 밀려 한 계단 내려앉으며 하위 스플릿에서 남은 5경기를 치르게 됐다.

경기 뒤 기자회견 테이블에 앉은 김 감독은 이미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질문에 답할 때면 울음을 참기 위해서인지 두 손바닥으로 무릎을 계속 쳤다.

그는 "선수들이 상위 스플릿이라는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줬다. 오늘 내가 미흡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내 잘못이 크다"며 한숨을 쉬었다.

인천은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강등 1순위로 꼽혔다. 지난 시즌 10위에 머문 인천은 계속된 재정난에 이석현(FC서울), 남준재, 박태민(이상 성남) 등을 떠나보냈다.

외국인 공격수 케빈을 제외하고는 '알토란'이라고 표현할만한 영입도 없었다.

새내기 김 감독은 무한경쟁을 외치며 김인성, 김원식, 박세직 등 다른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인천으로 흘러들어온 선수들과 벤치에도 앉지 못했던 인천의 '잉여' 자원들을 강하게 조련했다.

이들의 가슴 속에 싹을 틔운 도전의식은 그라운드 위에서 강한 조직력으로 나타났다. 그렇게 인천의 '늑대 축구'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약팀의 반란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김 감독은 "해결할 능력을 갖춘 선수가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라면서 "그래도 매 경기 준비하면서 내가 가진 자원 안에서 가장 몸이 좋은 선수들로 선발진을 꾸렸다. 결과적으로는 내 잘못이 크지만 내 선택은 옳았다"라고 자위했다.

이날 주전으로 나선 골키퍼 조수혁이 후반 막판 성남 박용지와 충돌해 부상을 입은 것도 김 감독에게 불운이었다.

잘 버티던 인천은 조수혁 대신 이태희가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간 뒤 결승골을 내줬다. 이태희에게 이날 경기는 K리그 데뷔전이었다.

김 감독은 "조수혁이 많이 아픈 것 같더라"라고 말한 뒤 얼굴을 감싸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그리고 "이제 그만할게요"라며 기자회견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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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늑대조련사 김도훈 감독의 눈물
    • 입력 2015-10-04 17:15:02
    • 수정2015-10-04 20:45:54
    연합뉴스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를 이끌고 돌풍을 일으켰으나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한 김도훈 감독은 끝내 오열했다.

인천은 4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풀리그 마지막 3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성남FC에 0-1로 졌다.


[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성남 FC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0대1로 패배한 인천 김도훈 감독과 선수들이 서포터즈에게 인사를 한 후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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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에 올라있던 인천은 이날 전북 현대에 3-2 극적인 승리를 거둔 제주 유나이티드에 밀려 한 계단 내려앉으며 하위 스플릿에서 남은 5경기를 치르게 됐다.

경기 뒤 기자회견 테이블에 앉은 김 감독은 이미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질문에 답할 때면 울음을 참기 위해서인지 두 손바닥으로 무릎을 계속 쳤다.

그는 "선수들이 상위 스플릿이라는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줬다. 오늘 내가 미흡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내 잘못이 크다"며 한숨을 쉬었다.

인천은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강등 1순위로 꼽혔다. 지난 시즌 10위에 머문 인천은 계속된 재정난에 이석현(FC서울), 남준재, 박태민(이상 성남) 등을 떠나보냈다.

외국인 공격수 케빈을 제외하고는 '알토란'이라고 표현할만한 영입도 없었다.

새내기 김 감독은 무한경쟁을 외치며 김인성, 김원식, 박세직 등 다른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인천으로 흘러들어온 선수들과 벤치에도 앉지 못했던 인천의 '잉여' 자원들을 강하게 조련했다.

이들의 가슴 속에 싹을 틔운 도전의식은 그라운드 위에서 강한 조직력으로 나타났다. 그렇게 인천의 '늑대 축구'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약팀의 반란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김 감독은 "해결할 능력을 갖춘 선수가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라면서 "그래도 매 경기 준비하면서 내가 가진 자원 안에서 가장 몸이 좋은 선수들로 선발진을 꾸렸다. 결과적으로는 내 잘못이 크지만 내 선택은 옳았다"라고 자위했다.

이날 주전으로 나선 골키퍼 조수혁이 후반 막판 성남 박용지와 충돌해 부상을 입은 것도 김 감독에게 불운이었다.

잘 버티던 인천은 조수혁 대신 이태희가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간 뒤 결승골을 내줬다. 이태희에게 이날 경기는 K리그 데뷔전이었다.

김 감독은 "조수혁이 많이 아픈 것 같더라"라고 말한 뒤 얼굴을 감싸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그리고 "이제 그만할게요"라며 기자회견장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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