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또 노벨상, 노벨상

입력 2015.10.08 (07:35) 수정 2015.10.08 (08:0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박인섭 해설위원]

고개를 들기가 어렵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꼭 그렇습니다. 노벨상 때문입니다. 일본은 과학 분야에서 또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중국도 처음으로 과학 분야인 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노벨상에서 일본은 날고 중국은 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연구개발에 쓴 정부 예산만 18조 원이 넘었습니다. 정부와 민간을 합친 연구개발 투자율이 세계 1위라고 하고 연구원 1인당 공동특허건수가 세계 2위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과학기술경쟁력이 OECD 국가 가운데 8위나 된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7년 전엔 정부가 한국인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한 전략까지 내놓기도 했습니다.
대학도 문젭니다. 기초과학은 무시되기 일쑵니다. 이공계는 우수 인력의 기피 현상이 심하고 대학도 취업이 잘 안 되는 기초학문 학과를 통폐합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대학 평가 기관이 올해 발표한 세계 100대 대학에 우리나라는 서울대만 유일했습니다. 그것도 지난해에 비해 순위가 떨어졌습니다. 또 지난해엔 포스텍과 카이스트도 있었으나 올해 모두 100위권 밖으로 밀렸습니다. 교육과 연구, 논문 피인용 등 5개 영역으로의 평가이긴 하지만 우리 대학의 민낯으로 보입니다. 서울대 공대도 지난 7월 백서를 통해 단기 연구에 치중했다고 반성했습니다.
이번에 노벨상을 받은 중국인은 박사학위도 없고 해외에서 공부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말라리아 연구로 한 우물을 팠습니다. 옛 의학서를 바탕으로 숱하게 실패한 뒤 개똥쑥에서 치료제를 뽑아내 동남아 등에서 수백만 명의 환자를 살려냈습니다.

성과 위주의 투자가 아닌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더욱 과감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열정을 가진 과학자가 한 분야에서 안정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산학 협력도 강화해야 합니다. 일본과 중국의 노벨상 수상이라는 충격을 신선한 자극으로 바꿔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또 노벨상, 노벨상
    • 입력 2015-10-08 07:37:08
    • 수정2015-10-08 08:06:56
    뉴스광장
[박인섭 해설위원]

고개를 들기가 어렵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꼭 그렇습니다. 노벨상 때문입니다. 일본은 과학 분야에서 또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중국도 처음으로 과학 분야인 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노벨상에서 일본은 날고 중국은 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연구개발에 쓴 정부 예산만 18조 원이 넘었습니다. 정부와 민간을 합친 연구개발 투자율이 세계 1위라고 하고 연구원 1인당 공동특허건수가 세계 2위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과학기술경쟁력이 OECD 국가 가운데 8위나 된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7년 전엔 정부가 한국인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한 전략까지 내놓기도 했습니다.
대학도 문젭니다. 기초과학은 무시되기 일쑵니다. 이공계는 우수 인력의 기피 현상이 심하고 대학도 취업이 잘 안 되는 기초학문 학과를 통폐합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대학 평가 기관이 올해 발표한 세계 100대 대학에 우리나라는 서울대만 유일했습니다. 그것도 지난해에 비해 순위가 떨어졌습니다. 또 지난해엔 포스텍과 카이스트도 있었으나 올해 모두 100위권 밖으로 밀렸습니다. 교육과 연구, 논문 피인용 등 5개 영역으로의 평가이긴 하지만 우리 대학의 민낯으로 보입니다. 서울대 공대도 지난 7월 백서를 통해 단기 연구에 치중했다고 반성했습니다.
이번에 노벨상을 받은 중국인은 박사학위도 없고 해외에서 공부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말라리아 연구로 한 우물을 팠습니다. 옛 의학서를 바탕으로 숱하게 실패한 뒤 개똥쑥에서 치료제를 뽑아내 동남아 등에서 수백만 명의 환자를 살려냈습니다.

성과 위주의 투자가 아닌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더욱 과감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열정을 가진 과학자가 한 분야에서 안정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산학 협력도 강화해야 합니다. 일본과 중국의 노벨상 수상이라는 충격을 신선한 자극으로 바꿔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