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 혐의’ 블라터 90일 자격정지 위기

입력 2015.10.0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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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축구의 최고 권력자로 군림해온 제프 블라터(79)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범죄 혐의로 내부 심판대에 올랐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FIFA 윤리위원회는 블라터 회장에 대해 90일 자격정지 제재를 내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최근 스위스 검찰이 블라터 회장을 배임과 뇌물공여 등 혐의로 입건한 데 따라 예비적으로 취하는 조치다.

검찰에 따르면 블라터 회장은 카리브해 지역의 월드컵 방송 중계권을 제 가치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2011년 FIFA 회장선거를 앞두고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에게 대가성이 의심되는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원)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블라터 회장은 당시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통적 지지 기반에다가 유럽의 지지까지 받으며 4선에 성공했다.

스위스 검찰은 FIFA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11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FIFA 내부 자료를 분석하고 있으며 범죄 정황이 의심되는 121개 계좌거래를 추적해왔다.

미하엘 라우버 스위스 검찰총장은 "아직 하프타임도 안 됐다"고 수사의 진척 상황을 설명했다.

블라터 회장이 90일 자격정지 제재를 받는다면 축구계에서 완전히 퇴출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제재를 받으면 축구와 관련한 모든 행사에서 배제된 채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며 내년 2월 FIFA 회장 선거에도 영향력을 전혀 행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블라터 회장은 애초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으나 최근 들어 선언을 번복할 조짐을 자주 비치며 세력을 재결집하는 경향을 보였다.

윤리위에서 예비제재가 확정된 이들은 나중에 비리의 사실관계가 드러나면 영구제명과 같은 중징계를 따로 받는 빈도가 높았다.

하지만 FIFA 윤리위가 검찰의 건의를 수용해 블라터 회장에게 90일 자격정지 제재를 가할지는 미지수다.

블라터 회장의 한 측근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윤리위의 하부 조직에서 상부로 건의한 단계일 뿐 제재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제재 여부는 오는 9일 한스 요아힘 에케르트 FIFA 윤리위원회 위원장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계에서는 에케르트 윤리위원장의 전력을 주목하며 그가 블라터 회장에 대한 제재를 승인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에케르트 위원장은 작년에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둘러싼 비리 의혹을 조사한 430쪽짜리 보고서를 42쪽으로 압축해 축소·왜곡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보고서는 비리 연루자 75명에 대한 신문, 20만건에 달하는 서면 증거를 토대로 작성됐으나 징계받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조사 책임자는 FIFA를 비난하며 자진 사퇴했다.

최근 FIFA는 블라터 회장의 최측근인 제롬 발케 사무총장이 비리 혐의로 해임된 데다 차기 회장 후보들까지도 줄줄이 추문에 휘말려 혼란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스위스 검찰은 세계 축구의 2인자로 불리는 플라티니 UEFA 회장이 현재 참고인과 피의자의 중간단계라고 밝혔다. FIFA 제재나 형사처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후보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FIFA 윤리위가 자신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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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물공여 혐의’ 블라터 90일 자격정지 위기
    • 입력 2015-10-08 10:09:20
    연합뉴스
세계 축구의 최고 권력자로 군림해온 제프 블라터(79)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범죄 혐의로 내부 심판대에 올랐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FIFA 윤리위원회는 블라터 회장에 대해 90일 자격정지 제재를 내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최근 스위스 검찰이 블라터 회장을 배임과 뇌물공여 등 혐의로 입건한 데 따라 예비적으로 취하는 조치다. 검찰에 따르면 블라터 회장은 카리브해 지역의 월드컵 방송 중계권을 제 가치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2011년 FIFA 회장선거를 앞두고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에게 대가성이 의심되는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원)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블라터 회장은 당시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통적 지지 기반에다가 유럽의 지지까지 받으며 4선에 성공했다. 스위스 검찰은 FIFA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11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FIFA 내부 자료를 분석하고 있으며 범죄 정황이 의심되는 121개 계좌거래를 추적해왔다. 미하엘 라우버 스위스 검찰총장은 "아직 하프타임도 안 됐다"고 수사의 진척 상황을 설명했다. 블라터 회장이 90일 자격정지 제재를 받는다면 축구계에서 완전히 퇴출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제재를 받으면 축구와 관련한 모든 행사에서 배제된 채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며 내년 2월 FIFA 회장 선거에도 영향력을 전혀 행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블라터 회장은 애초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으나 최근 들어 선언을 번복할 조짐을 자주 비치며 세력을 재결집하는 경향을 보였다. 윤리위에서 예비제재가 확정된 이들은 나중에 비리의 사실관계가 드러나면 영구제명과 같은 중징계를 따로 받는 빈도가 높았다. 하지만 FIFA 윤리위가 검찰의 건의를 수용해 블라터 회장에게 90일 자격정지 제재를 가할지는 미지수다. 블라터 회장의 한 측근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윤리위의 하부 조직에서 상부로 건의한 단계일 뿐 제재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제재 여부는 오는 9일 한스 요아힘 에케르트 FIFA 윤리위원회 위원장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계에서는 에케르트 윤리위원장의 전력을 주목하며 그가 블라터 회장에 대한 제재를 승인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에케르트 위원장은 작년에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둘러싼 비리 의혹을 조사한 430쪽짜리 보고서를 42쪽으로 압축해 축소·왜곡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보고서는 비리 연루자 75명에 대한 신문, 20만건에 달하는 서면 증거를 토대로 작성됐으나 징계받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조사 책임자는 FIFA를 비난하며 자진 사퇴했다. 최근 FIFA는 블라터 회장의 최측근인 제롬 발케 사무총장이 비리 혐의로 해임된 데다 차기 회장 후보들까지도 줄줄이 추문에 휘말려 혼란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스위스 검찰은 세계 축구의 2인자로 불리는 플라티니 UEFA 회장이 현재 참고인과 피의자의 중간단계라고 밝혔다. FIFA 제재나 형사처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후보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FIFA 윤리위가 자신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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