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1억 투자하면 1조 주겠다는” 꼬임에…

입력 2015.10.08 (15:16) 수정 2015.10.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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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이면 우리 앱 회원이 30억 명이 됩니다. 자산가치는 510조 원이 되고, 코스닥과 싱가폴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만 배 이상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1억 원을 투자하면 1조 2,300억 원의 수익이 보장되는 겁니다.”

역삼동 OOO빌딩 4층. 모바일 번역 어플리케이션(앱) 개발업체의 투자설명회. 회사 대표 김모씨가 열변을 토했다.

그는 회사에 지금 1억 원을 투자하면 2015년 12월에 10억 원이 된다고 했다. 지금 돈을 들여 비상장 주식을 사면, 회사 가치가 올라갈 때마다 무상증자를 통해 주식을 늘려주겠다고도 했다. 올해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미국 다우존스에 상장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실제로 스마트폰에서 OOO앱을 다운로드 해봤다. 앱이 진짜 있었다.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유명 연예인 OOO가 광고모델로 등장했다. 대형포털에 검색해보니 각종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기사도 많았다.

지인 소개로 설명회에 참석했던 A씨는 이렇게 실제로 존재하는 앱과 회사를 믿고 5,012만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A씨가 믿었던 회사 대표 김모씨는 사기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고, 회사 관계자 19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1억을 1조로 만드는 꿈은 물거품이 됐다.

A씨와 같은 피해자 2,498명에게 4,677회에 걸쳐 총 119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다. A씨처럼 속은 사람들 중 70~80%는 노인과 주부였다.

회사는 강남구 역삼동에 본사를 두고 서울 동부와 강서본부, 부산, 인천, 강원, 대구, 대전 등 각 지역을 담당하는 책임자를 두고, 이들을 관리하는 중앙본부장과 영엽계획을 세우는 전략기획실장까지 둬 실제 회사를 방불케 하는 조직을 만들었다. 이 조직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각지에서 설명회를 하면서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경찰은 강남 일대 사무실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1억 원을 투자하면 1조 원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고 사업설명회를 개최해 투자금을 편취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노인, 주부 등이 대부분이었고, 피해자 중 일부는 대출을 받아 투자하기도 했다”며 “최근 저금리 기조에 따라 투자처를 찾는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불법 지하경제사범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피의자를 엄정히 처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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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후] “1억 투자하면 1조 주겠다는” 꼬임에…
    • 입력 2015-10-08 15:16:02
    • 수정2015-10-08 15:42:30
    취재후·사건후
“2017년 12월이면 우리 앱 회원이 30억 명이 됩니다. 자산가치는 510조 원이 되고, 코스닥과 싱가폴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만 배 이상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1억 원을 투자하면 1조 2,300억 원의 수익이 보장되는 겁니다.”

역삼동 OOO빌딩 4층. 모바일 번역 어플리케이션(앱) 개발업체의 투자설명회. 회사 대표 김모씨가 열변을 토했다.

그는 회사에 지금 1억 원을 투자하면 2015년 12월에 10억 원이 된다고 했다. 지금 돈을 들여 비상장 주식을 사면, 회사 가치가 올라갈 때마다 무상증자를 통해 주식을 늘려주겠다고도 했다. 올해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미국 다우존스에 상장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실제로 스마트폰에서 OOO앱을 다운로드 해봤다. 앱이 진짜 있었다.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유명 연예인 OOO가 광고모델로 등장했다. 대형포털에 검색해보니 각종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기사도 많았다.

지인 소개로 설명회에 참석했던 A씨는 이렇게 실제로 존재하는 앱과 회사를 믿고 5,012만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A씨가 믿었던 회사 대표 김모씨는 사기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고, 회사 관계자 19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1억을 1조로 만드는 꿈은 물거품이 됐다.

A씨와 같은 피해자 2,498명에게 4,677회에 걸쳐 총 119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다. A씨처럼 속은 사람들 중 70~80%는 노인과 주부였다.

회사는 강남구 역삼동에 본사를 두고 서울 동부와 강서본부, 부산, 인천, 강원, 대구, 대전 등 각 지역을 담당하는 책임자를 두고, 이들을 관리하는 중앙본부장과 영엽계획을 세우는 전략기획실장까지 둬 실제 회사를 방불케 하는 조직을 만들었다. 이 조직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각지에서 설명회를 하면서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경찰은 강남 일대 사무실에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1억 원을 투자하면 1조 원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고 사업설명회를 개최해 투자금을 편취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노인, 주부 등이 대부분이었고, 피해자 중 일부는 대출을 받아 투자하기도 했다”며 “최근 저금리 기조에 따라 투자처를 찾는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불법 지하경제사범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피의자를 엄정히 처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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