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내년 봄 최악의 가뭄 온다

입력 2015.10.08 (21:12) 수정 2015.10.08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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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바닥이 쩍쩍 갈라지고, 물이 말라버린 자리에는 잡초만 무성하게 자랍니다.

용수 공급이 어렵다는 "심각 단계"까지 수위가 내려간 충남 보령댐의 상류입니다.

한반도는 비가 여름 한 철에 집중되기 때문에 여름 빗물로 다음 해 봄까지 버티어야 하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여름에도 비가 적어도 너무 적었습니다.

올해 누적 강수량을 보면 중부지방과 남부 내륙은 예년의 50~60%에 불과합니다.

먼저 가뭄 피해 현장을 김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수십 년 만의 가뭄…온통 타들어간다▼

<리포트>

대청댐 상류가 드넓은 풀밭으로 변했습니다.

대청댐의 저수율은 36.8%, 2001년 이후 가장 낮아졌습니다.

이미 바닥을 드러낸 인근 저수지는 쩍쩍 갈라져 있습니다.

피해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월순(충북 진천군) : "걱정을 말해 뭐해요. 나뿐만이 아니라 다 저수지로 짓는 논이거든"

강원도 영서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이 마을은 식수로 쓰던 계곡 물까지 말라 20일 넘게 고통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옥기(영월군 한반도면) : "겨우 쌀 씻어서 아침저녁으로 그거밖에 못 해먹어요. 빨래도 못 하고 그래요."

이 마을의 유일한 식수원인 물탱크입니다.

주말과 휴일 가릴 것 없이 하루 한 차례 소방서의 식수지원을 받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계속된 가뭄으로 충남 서산과 태안 지역 간척지 논 5천 ha는 염해를 입었습니다.

<인터뷰> 김철환(간척지 AB 지구 농민) : "도정도 안되고 이렇게 불면 다 날아가잖아 이렇게"

깨와 콩, 배추 등 밭작물도 2~30% 수확량 감소가 예상됩니다.

올봄 최악의 가뭄 피해를 입었던 중부지역이 가을 가뭄으로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내년 봄 최악의 가뭄 온다▼

<기자 멘트>

가뭄 피해가 가장 심한 보령댐부터 보겠습니다.

저수율은 22%, 가뭄 대응 심각 단계까지 수위가 떨어져 생활용수와 공업용수의 공급량을 20% 줄였습니다.

이마저도 내년 3월이면 완전히 바닥이 납니다.

바로 옆 대청댐도 가뭄 대응 경계단계에 들어가 농업용수 공급을 줄였습니다.

다음은 낙동강 상류로 가겠습니다.

안동댐과 임하댐 모두 주의단계로, 낙동강 수위를 유지하기 위한 물 공급을 포기한 상탭니다.

그나마 한강의 사정이 조금 낫지만, 소양강댐과 충주댐 역시 주의단계에서 버티어내고 있습니다.

남부 일부를 제외한 전국의 대형 댐에서 가뭄이 심해진다고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구나, 앞으로는 비가 더 적게 옵니다.

장마와 태풍의 영향을 받는 9월까지를 우기로 보는데, 우기가 끝난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누적 강수량은 1년 전체의 15%인 200mm 정도입니다.

이 가운데 약 30%인 60mm 정도만 댐으로 흘러들기 때문에 지금의 가뭄이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은 물을 아끼면서 효율적으로 쓰는 길밖에 해법이 없습니다.

이정훈 기상전문기자가 가뭄 대책을 취재했습니다.

▼6백억 원 긴급 투입…통합 물관리 시급▼

<리포트>

보령댐 아래 하천 물길이 뚝 끊겼습니다.

댐 수위가 줄면서 두 달째 물이 내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이 보령댐에서 물을 흘려보내는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수위가 낮아지면서 이렇게 맨땅이 훤히 드러나 있습니다.

인근에 있는 금강 하류의 백제보, 보령댐과는 달리 물이 가득 차있습니다.

그래서 백제보의 물을 보령댐으로 넘겨주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두 곳을 잇는 40번 국도를 따라 21km 길이의 수로를 매설해 물길을 이어주는 방식입니다.

<인터뷰> 김동규(K-water 수도개발팀장) : "보령댐의 저수량이 내년 3월이면 고갈이 예상됩니다. 그래서 공사를 금년 11월에 착공해서 내년 2월까지 4개월에 걸쳐서 (추진할 계획입니다.)"

6백여 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을 통해 보령호로 들어갈 물의 양은 하루 11만 5천 톤입니다.

내년 장마철까지 인근 지역에 최소한의 용수 공급이 가능합니다.

지역을 넘어서는 이 같은 방식의 통합 물관리 시스템이 좀 더 확대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승(한국물학술단체연합회 회장) : "컨트롤 타워를 갖춘 통합 물 관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물 관리 기본법 같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나마 적은 물이 넓게 공유됨에 따라 주민끼리 다툼이 생기고 있어 지역 간 합의도 요구됩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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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0-08 21:13:14
    • 수정2015-10-08 22: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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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바닥이 쩍쩍 갈라지고, 물이 말라버린 자리에는 잡초만 무성하게 자랍니다.

용수 공급이 어렵다는 "심각 단계"까지 수위가 내려간 충남 보령댐의 상류입니다.

한반도는 비가 여름 한 철에 집중되기 때문에 여름 빗물로 다음 해 봄까지 버티어야 하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여름에도 비가 적어도 너무 적었습니다.

올해 누적 강수량을 보면 중부지방과 남부 내륙은 예년의 50~60%에 불과합니다.

먼저 가뭄 피해 현장을 김문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수십 년 만의 가뭄…온통 타들어간다▼

<리포트>

대청댐 상류가 드넓은 풀밭으로 변했습니다.

대청댐의 저수율은 36.8%, 2001년 이후 가장 낮아졌습니다.

이미 바닥을 드러낸 인근 저수지는 쩍쩍 갈라져 있습니다.

피해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월순(충북 진천군) : "걱정을 말해 뭐해요. 나뿐만이 아니라 다 저수지로 짓는 논이거든"

강원도 영서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이 마을은 식수로 쓰던 계곡 물까지 말라 20일 넘게 고통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옥기(영월군 한반도면) : "겨우 쌀 씻어서 아침저녁으로 그거밖에 못 해먹어요. 빨래도 못 하고 그래요."

이 마을의 유일한 식수원인 물탱크입니다.

주말과 휴일 가릴 것 없이 하루 한 차례 소방서의 식수지원을 받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계속된 가뭄으로 충남 서산과 태안 지역 간척지 논 5천 ha는 염해를 입었습니다.

<인터뷰> 김철환(간척지 AB 지구 농민) : "도정도 안되고 이렇게 불면 다 날아가잖아 이렇게"

깨와 콩, 배추 등 밭작물도 2~30% 수확량 감소가 예상됩니다.

올봄 최악의 가뭄 피해를 입었던 중부지역이 가을 가뭄으로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내년 봄 최악의 가뭄 온다▼

<기자 멘트>

가뭄 피해가 가장 심한 보령댐부터 보겠습니다.

저수율은 22%, 가뭄 대응 심각 단계까지 수위가 떨어져 생활용수와 공업용수의 공급량을 20% 줄였습니다.

이마저도 내년 3월이면 완전히 바닥이 납니다.

바로 옆 대청댐도 가뭄 대응 경계단계에 들어가 농업용수 공급을 줄였습니다.

다음은 낙동강 상류로 가겠습니다.

안동댐과 임하댐 모두 주의단계로, 낙동강 수위를 유지하기 위한 물 공급을 포기한 상탭니다.

그나마 한강의 사정이 조금 낫지만, 소양강댐과 충주댐 역시 주의단계에서 버티어내고 있습니다.

남부 일부를 제외한 전국의 대형 댐에서 가뭄이 심해진다고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구나, 앞으로는 비가 더 적게 옵니다.

장마와 태풍의 영향을 받는 9월까지를 우기로 보는데, 우기가 끝난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누적 강수량은 1년 전체의 15%인 200mm 정도입니다.

이 가운데 약 30%인 60mm 정도만 댐으로 흘러들기 때문에 지금의 가뭄이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은 물을 아끼면서 효율적으로 쓰는 길밖에 해법이 없습니다.

이정훈 기상전문기자가 가뭄 대책을 취재했습니다.

▼6백억 원 긴급 투입…통합 물관리 시급▼

<리포트>

보령댐 아래 하천 물길이 뚝 끊겼습니다.

댐 수위가 줄면서 두 달째 물이 내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이 보령댐에서 물을 흘려보내는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수위가 낮아지면서 이렇게 맨땅이 훤히 드러나 있습니다.

인근에 있는 금강 하류의 백제보, 보령댐과는 달리 물이 가득 차있습니다.

그래서 백제보의 물을 보령댐으로 넘겨주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두 곳을 잇는 40번 국도를 따라 21km 길이의 수로를 매설해 물길을 이어주는 방식입니다.

<인터뷰> 김동규(K-water 수도개발팀장) : "보령댐의 저수량이 내년 3월이면 고갈이 예상됩니다. 그래서 공사를 금년 11월에 착공해서 내년 2월까지 4개월에 걸쳐서 (추진할 계획입니다.)"

6백여 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을 통해 보령호로 들어갈 물의 양은 하루 11만 5천 톤입니다.

내년 장마철까지 인근 지역에 최소한의 용수 공급이 가능합니다.

지역을 넘어서는 이 같은 방식의 통합 물관리 시스템이 좀 더 확대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승(한국물학술단체연합회 회장) : "컨트롤 타워를 갖춘 통합 물 관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물 관리 기본법 같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그나마 적은 물이 넓게 공유됨에 따라 주민끼리 다툼이 생기고 있어 지역 간 합의도 요구됩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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