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불펜 힘 어디로…믿었던 조상우 ‘흔들’

입력 2015.10.1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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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선발진 붕괴 속에서도 탄탄한 불펜야구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에도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넥센은 박병호의 뒤를 받쳐줄 해결사 한 명을 잃었다.

더 큰 우려는 필승조인 손승락, 한현희가 지난해와 같은 압도적인 모습을 잃으면서 가장 큰 장점이었던 불펜의 힘을 잃었다는 점이었다.

넥센은 10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초 박병호의 희생플라이로 3-2로 다시 리드를 잡자 8회말 곧바로 조상우를 내세웠다.

8회말 안타 2개를 내주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던 조상우는 결국 9회말 몸에 맞는 공에 이어 볼넷 3개를 허용하며 사4구 4개로만 밀어내기 동점을 내줬다.

조상우에 앞서 손승락, 한현희를 일찍 소진한 넥센은 경기가 연장에 접어들자 결국 쓸 카드가 없었다.

연장 10회말에 마운드에 오른 좌완 신예 투수 김택형은 박건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줬고, 넥센은 결국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고 3-4로 패했다.

지난해까지 조상우-한현희-손승락 순으로 필승조를 운영했던 넥센은 올해 포스트 시즌에서는 그 순서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사흘 전 서울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3으로 맞선 8회초에 마운드에 오른 것은 조상우였다.

경기 전 조상우에게 8~9회를 맡기겠다고 선언한 염경엽 감독은 경기가 연장으로 접어들자 10회초에도 조상우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조상우는 무려 3이닝을 던졌고, 투구 수는 49개에 달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현희가 1이닝, 손승락이 ⅓이닝을 던진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조상우에게 쏠린 무게는 그에 대한 믿음과 동시에 넥센의 어려운 불펜 사정을 대변한다.

한현희는 올 시즌 선발과 중간을 오가면서 볼끝의 위력을 잃었고 마무리 손승락은 시즌 막판 급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손승락은 2군까지 다녀오며 충분히 휴식을 취할 시간을 벌어줬음에도 10월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0으로 끝내 살아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부담은 조상우에게 전가됐다. 조상우가 이날 2이닝을 던진 것에 반해 손승락은 1⅓이닝을, 한현희는 불과 ⅓이닝만을 소화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이닝 동안 난공불락의 위력을 뽐냈던 조상우는 이날도 직구 시속은 여전히 150㎞를 넘나들었지만 전혀 제구가 되지 않았다.

정규시즌에 비해 피로도가 갑절이라는 포스트 시즌에서, 그것도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50개에 가까운 공을 던진 후유증이 적지 않아 보였다.

넥센은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 조상우를 마무리로 중용할 계획이지만 이 승부수는 초반부터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가장 아쉬웠던 대목으로 "(조)상우가 9회에 힘이 들어가 볼이 많았던 게 아쉬운 대목"이라고 꼽았다.

염 감독은 "그건 상우 잘못이 아니다. 의기소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게임은 많이 남아 있다"며 "내일 조상우를 쓴다면 1이닝 정도를 맡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원래 (한)현희를 길게 갈 생각도 했는데 현희가 (8회말 선두타자인) 민병헌에게 올 시즌 약했고 어차피 주자를 내보내고 조상우를 쓸 바에는 일찍 쓰자고 생각했다"며 "승부수를 띄웠는데 결과가 안 좋았으니까 실패라고 봐야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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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센, 불펜 힘 어디로…믿었던 조상우 ‘흔들’
    • 입력 2015-10-10 19:19:07
    연합뉴스
지난해 선발진 붕괴 속에서도 탄탄한 불펜야구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에도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넥센은 박병호의 뒤를 받쳐줄 해결사 한 명을 잃었다. 더 큰 우려는 필승조인 손승락, 한현희가 지난해와 같은 압도적인 모습을 잃으면서 가장 큰 장점이었던 불펜의 힘을 잃었다는 점이었다. 넥센은 10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초 박병호의 희생플라이로 3-2로 다시 리드를 잡자 8회말 곧바로 조상우를 내세웠다. 8회말 안타 2개를 내주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던 조상우는 결국 9회말 몸에 맞는 공에 이어 볼넷 3개를 허용하며 사4구 4개로만 밀어내기 동점을 내줬다. 조상우에 앞서 손승락, 한현희를 일찍 소진한 넥센은 경기가 연장에 접어들자 결국 쓸 카드가 없었다. 연장 10회말에 마운드에 오른 좌완 신예 투수 김택형은 박건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줬고, 넥센은 결국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고 3-4로 패했다. 지난해까지 조상우-한현희-손승락 순으로 필승조를 운영했던 넥센은 올해 포스트 시즌에서는 그 순서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사흘 전 서울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3으로 맞선 8회초에 마운드에 오른 것은 조상우였다. 경기 전 조상우에게 8~9회를 맡기겠다고 선언한 염경엽 감독은 경기가 연장으로 접어들자 10회초에도 조상우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조상우는 무려 3이닝을 던졌고, 투구 수는 49개에 달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현희가 1이닝, 손승락이 ⅓이닝을 던진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조상우에게 쏠린 무게는 그에 대한 믿음과 동시에 넥센의 어려운 불펜 사정을 대변한다. 한현희는 올 시즌 선발과 중간을 오가면서 볼끝의 위력을 잃었고 마무리 손승락은 시즌 막판 급격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손승락은 2군까지 다녀오며 충분히 휴식을 취할 시간을 벌어줬음에도 10월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0으로 끝내 살아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부담은 조상우에게 전가됐다. 조상우가 이날 2이닝을 던진 것에 반해 손승락은 1⅓이닝을, 한현희는 불과 ⅓이닝만을 소화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이닝 동안 난공불락의 위력을 뽐냈던 조상우는 이날도 직구 시속은 여전히 150㎞를 넘나들었지만 전혀 제구가 되지 않았다. 정규시즌에 비해 피로도가 갑절이라는 포스트 시즌에서, 그것도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50개에 가까운 공을 던진 후유증이 적지 않아 보였다. 넥센은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 조상우를 마무리로 중용할 계획이지만 이 승부수는 초반부터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가장 아쉬웠던 대목으로 "(조)상우가 9회에 힘이 들어가 볼이 많았던 게 아쉬운 대목"이라고 꼽았다. 염 감독은 "그건 상우 잘못이 아니다. 의기소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게임은 많이 남아 있다"며 "내일 조상우를 쓴다면 1이닝 정도를 맡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원래 (한)현희를 길게 갈 생각도 했는데 현희가 (8회말 선두타자인) 민병헌에게 올 시즌 약했고 어차피 주자를 내보내고 조상우를 쓸 바에는 일찍 쓰자고 생각했다"며 "승부수를 띄웠는데 결과가 안 좋았으니까 실패라고 봐야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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