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K팝 칼럼니스트 “씨엘처럼 美 ‘핫’한 뮤지션과 협업해야”

입력 2015.10.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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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음악을 원했어요. 음악은 범 우주적이니 사람들에게 꼭 영어로 다가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죠. 우연히 접하게 된 K팝은 새롭고 멋진 팝이었어요. 다른 나라의 음악과 달리 세계적으로 팬덤의 성장이 보이는 음악이었죠."

미국 빌보드에서 K팝 칼럼('K-타운')을 쓰는 칼럼니스트이자 미국 음악채널 퓨즈TV의 기자인 제프 벤저민(Jeff Benjamin·26)은 K팝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의 '해외 온라인 오피니언 리더 초청' 사업 일환으로 9개국 한류 사이트 운영자, 에디터들과 한국을 방문한 그를 최근 종로구 수송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K팝이 아직 미국의 주류 문화는 아니다"면서도 열정적인 팬층을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만 해도 미국에서 한국 앨범이 각종 차트에 가장 많이 오른 해였고, 한국 가수들의 공연이 많이 열렸죠. 싸이와 같은 '바이럴 센세이션'(Viral Sensation)이 아니더라도 탄탄한 팬층이 있고 팬들은 '케이콘'(미국서 열린 한류 박람회)을 찾거나 한국에 공연을 보러 올 정도로 열정적이죠. 한국어를 하는 사람만 즐기는 음악이 아니어서 팬을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 중인데 이런 움직임은 다른 나라 음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워요."

벤저민은 소녀시대, 원더걸스, 엑소, 씨엔블루 등 한국 가수들의 앨범을 발 빠르게 빌보드에 소개해 이미 가요계에선 유명 인사다. 빌보드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으로, 그는 K팝을 해외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가수 존박의 고교 친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시카고 출신인 벤저민은 뉴욕주립대에서 음악과 저널리즘을 복수전공했다. 에타 제임스, 마빈 게이 등 올드 블루스·솔(Soul) 뮤지션을 좋아한 그는 처음엔 음악을 공부하고자 뉴욕주립대에 들어갔지만 음악 산업에 관심을 두면서 저널리즘을 함께 공부했다.

그는 "음악 산업에 관심을 갖게 돼 '배드 보이 레코드'(Bad Boy Record)의 마케팅팀에서 인턴으로 일한 적이 있다"며 "이후 2013년 1월부터 빌보드에서는 칼럼니스트로, 퓨즈TV에서는 기자로 일하게 됐다. 두 곳이 첫 직장으로 모두 같은 달에 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음악 외에 다른 것에 대한 글을 쓴다는 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제 인생에서 음악은 가장 큰 열정이었어요. 퓨즈TV 기자로 일하게 된 것도 매일 글을 쓰는 기회를 얻는 게 좋아서였습니다."

빌보드 칼럼에서 "한국 가수들의 앨범을 매번 극찬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하자 그는 "빌보드는 들을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는 음악만 소개한다. 뮤지션이 전성기를 지나 사그라졌거나 음악적으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다루지 않는다. 증명된 걸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대신 과거와 달리 특정 주제에 대한 순위를 매기는 등 다각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싸이와 같은 특수 사례가 있었지만 미국 팝 시장은 여전히 K팝이 진입하는 데 녹록지 않은 시장이라는 의견에도 동의했다. K팝 가수들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선 현재 미국에서 '핫'한 뮤지션들과의 컬래버레이션(협업)을 그 방법으로 조언했다.

그는 "미국 진출을 앞둔 씨엘은 스마트한 케이스"라며 "정식 데뷔 전에 라디오 '넘버 원' 송을 보유하며 팬층이 두터운 DJ 디플로의 곡에 피처링을 했다. 디플로의 팬들이 씨엘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니 좋은 조합"이라고 예를 들었다.

그러나 원더걸스가 힙합 알앤비(R&B) 뮤지션 에이콘, 방탄소년단의 랩몬스터가 힙합 뮤지션 워렌지와 협업한 것은 그리 긍정적인 조합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에이콘과 워렌지는 훌륭한 뮤지션이지만 근래 히트송을 낸 적이 없어요. K팝 가수들은 어떤 뮤지션이 트렌디한지, 히트송을 냈는지 등을 고려해 협업 파트너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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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0-11 08:30:10
    연합뉴스
"새로운 음악을 원했어요. 음악은 범 우주적이니 사람들에게 꼭 영어로 다가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죠. 우연히 접하게 된 K팝은 새롭고 멋진 팝이었어요. 다른 나라의 음악과 달리 세계적으로 팬덤의 성장이 보이는 음악이었죠." 미국 빌보드에서 K팝 칼럼('K-타운')을 쓰는 칼럼니스트이자 미국 음악채널 퓨즈TV의 기자인 제프 벤저민(Jeff Benjamin·26)은 K팝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의 '해외 온라인 오피니언 리더 초청' 사업 일환으로 9개국 한류 사이트 운영자, 에디터들과 한국을 방문한 그를 최근 종로구 수송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K팝이 아직 미국의 주류 문화는 아니다"면서도 열정적인 팬층을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만 해도 미국에서 한국 앨범이 각종 차트에 가장 많이 오른 해였고, 한국 가수들의 공연이 많이 열렸죠. 싸이와 같은 '바이럴 센세이션'(Viral Sensation)이 아니더라도 탄탄한 팬층이 있고 팬들은 '케이콘'(미국서 열린 한류 박람회)을 찾거나 한국에 공연을 보러 올 정도로 열정적이죠. 한국어를 하는 사람만 즐기는 음악이 아니어서 팬을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 중인데 이런 움직임은 다른 나라 음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워요." 벤저민은 소녀시대, 원더걸스, 엑소, 씨엔블루 등 한국 가수들의 앨범을 발 빠르게 빌보드에 소개해 이미 가요계에선 유명 인사다. 빌보드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으로, 그는 K팝을 해외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가수 존박의 고교 친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시카고 출신인 벤저민은 뉴욕주립대에서 음악과 저널리즘을 복수전공했다. 에타 제임스, 마빈 게이 등 올드 블루스·솔(Soul) 뮤지션을 좋아한 그는 처음엔 음악을 공부하고자 뉴욕주립대에 들어갔지만 음악 산업에 관심을 두면서 저널리즘을 함께 공부했다. 그는 "음악 산업에 관심을 갖게 돼 '배드 보이 레코드'(Bad Boy Record)의 마케팅팀에서 인턴으로 일한 적이 있다"며 "이후 2013년 1월부터 빌보드에서는 칼럼니스트로, 퓨즈TV에서는 기자로 일하게 됐다. 두 곳이 첫 직장으로 모두 같은 달에 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음악 외에 다른 것에 대한 글을 쓴다는 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제 인생에서 음악은 가장 큰 열정이었어요. 퓨즈TV 기자로 일하게 된 것도 매일 글을 쓰는 기회를 얻는 게 좋아서였습니다." 빌보드 칼럼에서 "한국 가수들의 앨범을 매번 극찬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하자 그는 "빌보드는 들을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는 음악만 소개한다. 뮤지션이 전성기를 지나 사그라졌거나 음악적으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다루지 않는다. 증명된 걸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대신 과거와 달리 특정 주제에 대한 순위를 매기는 등 다각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싸이와 같은 특수 사례가 있었지만 미국 팝 시장은 여전히 K팝이 진입하는 데 녹록지 않은 시장이라는 의견에도 동의했다. K팝 가수들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선 현재 미국에서 '핫'한 뮤지션들과의 컬래버레이션(협업)을 그 방법으로 조언했다. 그는 "미국 진출을 앞둔 씨엘은 스마트한 케이스"라며 "정식 데뷔 전에 라디오 '넘버 원' 송을 보유하며 팬층이 두터운 DJ 디플로의 곡에 피처링을 했다. 디플로의 팬들이 씨엘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니 좋은 조합"이라고 예를 들었다. 그러나 원더걸스가 힙합 알앤비(R&B) 뮤지션 에이콘, 방탄소년단의 랩몬스터가 힙합 뮤지션 워렌지와 협업한 것은 그리 긍정적인 조합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에이콘과 워렌지는 훌륭한 뮤지션이지만 근래 히트송을 낸 적이 없어요. K팝 가수들은 어떤 뮤지션이 트렌디한지, 히트송을 냈는지 등을 고려해 협업 파트너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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