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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國記] 소고기를 즐겨 먹는 인도인들은 누구?
입력 2015.10.11 (11:03) 수정 2015.10.11 (14:40) 7국기
인도인도


■ “소고기 먹었다” 소문에 집단 폭행·사망…인도 발칵
인도 사회가 소고기 논쟁으로 연일 시끄럽다. 발단은 이렇다.
지난달 28일 밤 모함메드 이클라크라는 50대 남자 집으로 주민 수십 명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이클라크와 22살 된 아들을 무지막지하게 폭행했다. 아버지는 사망했고 아들은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 주민들은 이클라크가 소고기를 먹었다는 소문을 듣고 떼 지어 몰려가 집단 폭력을 휘둘렀다. 가해자들은 모두 힌두교도였고 피해자는 무슬림이었다. 인도의 다수파 힌두교도가 소수파 이슬람교도를 살해했다는 점에서, 더욱이 소고기 문제가 결부돼 있다는 점에서, 단순 사건을 넘어 고농도의 정치 사회적 휘발성을 가득 안고 있었다.

살해당한 이클라크의 가족들이 울부짖고 있다살해당한 이클라크의 가족들이 울부짖고 있다

▲ 살해당한 이클라크의 가족들이 울부짖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사건의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힌두 극우주의 단체인 락샤 달 소속 회원들은 경찰에 체포된 가해자의 집을 찾아갔다. 회원들은 가해자의 가족을 위로하고(?) 적극적 지지를 표명했다. 이 단체 회장은 "우리의 어머니, 소에 대한 공격을 더 이상 참지 않겠다, 소를 죽인 자는 이클라크와 똑같은 방식으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을 살해한 명백한 범죄행위를 비난하기는커녕, 칭찬하고 선동했다.
우타르 프라데시 주의회 의원인 산지트 솜은 주 정부가 피해가 가족에게 800만 원 상당의 위로금을 제공하기로 한 점을 문제 삼았다. 산지트 솜 의원은, 무슬림들에게 호의를 베푸는 주 정부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포된 피의자들이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약속했다. 산지트 솜 의원은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정당 BJP(인도국민당) 소속으로, BJP 안에서도 유별나게 극우주의적 언행을 하는 인물이다.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대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대

▲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대


정 반대의 움직임도 거세다. 남부 케랄라 주에 있는 케랄라 바르마 대학에서는 학생 6명이 정학 처분을 받았다. 이유는 학교 측이 불허했는데도 교내에서 '소고기 축제'를 열었기 때문이었다. 학생들은 지난 1일, 축제라고까지 할 건 없고, 교내에서 소고기와 빵을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상징적 행사를 개최했다. 이클라크 피살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다.
전직 대법관인 마칸디 카트주의 발언도 상당히 쇼킹했다. 카트주는 한 대학 강연에서 "소는 그냥 동물이지 누구의 어머니도 아니다."며 "나는 소고기를 먹는데, 앞으로도 먹을 것이다."고 공언했다.
우타르 프라데시 주 총리는 "우리 종교와 우리 조국은 국민들로 하여금 자신의 방식대로 살 수 있도록 허용한다."며 인도 헌법은 종교가 아닌 세속주의에 기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다리기라도 한 듯 소고기를 둘러싼 온갖 설전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농촌에서 농사일 등에 사용되는 소농촌에서 농사일 등에 사용되는 소

▲ 농촌에서 농사일 등에 사용되는 소


■ 인도인은 소를 숭배하나?
인도 사람들에게 소는 무엇인가.
인도에서 소가(그중에서도 암소) 특별한 지위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인도 인구 12억 명 중 80%인 약 9억 5천만 명이 힌두교도이다. 힌두교도들은 전통적으로 소를 어머니에 비유한다. 그래서 'mother cow'라는 말이 보편적으로 쓰인다. 암소가 제공하는 우유, 버터, 배설물(연료로 사용) 등은 어머니가 베풀어주는 물질적, 정신적 사랑으로 여겨진다. 어머니와 동일시하니, 소를 함부로 죽일 수 없다. 당연히 먹는 것도 금기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소를 '숭배'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미개발 상태의 우리나라 농촌처럼, 인도 농촌에서는 소를 이용해 수레를 끌고, 쟁기를 달아 밭을 갈고, 우유를 짜고, 말린 배설물은 연료나 건축자재로 사용한다. 소를 '이용'하는 것에 가깝지 '숭배'한다고 할 수는 없다. 대도시 길거리에서도 꾀죄죄한 모양으로 어슬렁거리며 먹을거리를 찾는 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대부분 이용 가치가 떨어진 주인 없는 소들이다. 간혹 시민들이 먹을거리를 주기도 하는데, 역시 '적선'에 가깝지 '숭배'는 아니다.

■ 21개 주에서 ‘소 도살 금지’…위반 시 징역
'숭배'까지는 아니어도, 소를 특별한 대상으로 여기는 전통은 실정법에도 스며들어 있다. 법으로 소 도살을 금지해놓은 것이다. 소 도살 금지는 각 주의 소관 사항인데, 29개 주 가운데 21개 주에서 법제화돼 있다. 암소에 대해서만 도살을 금지할지, 수소도 포함할지, 송아지는 어떻게 할지, 모든 연령의 소를 도살 금지 대상으로 할지 등 세부적인 내용은 주별로 다 다르다. 또한 도살만 금지하는지, 판매도 금지하는지, 먹는 것도 금지하는지 등에서도 차이가 난다. 처벌은 벌금과 징역형이 있는데, 역시 주별로 다르다.
이번에 사건이 일어난 우타르 프라데시 주의 경우, 전염병에 감염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암소와 수소 도살을 모두 금지하고 있고, 위반 시 최고 7년까지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소고기를 먹는 것에 대해서는 금지 조항이 없다. 살해당한 이클라크 씨 가족은 소고기를 먹은 사실이 없다고 극구 부인하고 있는데, 설령 먹었다 하더라도, 스스로 소를 잡아먹은 게 아니라면, 실정법 위반은 아닌 셈이다.

인도에서 소 도살이 허용되는 8개 주인도에서 소 도살이 허용되는 8개 주

▲ 인도에서 소 도살이 허용되는 8개 주


■ 소고기를 즐겨 먹는 인도인들은 누구?
그렇다면 소 도살 금지법이 없는 8개 주에서는 소고기를 먹을까? 그렇다. 그것도 즐겨 먹는다. 소를 신성시하는 인도에서 소고기를 즐겨 먹는 사람들, 이들은 누구일까?
8개 중 7개 주는 인도 동부 쪽에 치우쳐 위치해 있다. 이곳 사람들은 생김새부터가 여느 인도인과 다르다. 몽골리안 계열의 민족이어서, 한국인이나 중국인과 비슷하게 생겼다. 무엇보다 힌두교도가 적다. 미조람 주와 나가랜드 주의 경우 힌두교도 인구 비중은 10% 미만이다. 대신에 기독교도가 많다. 인종은 물론 종교와 역사, 문화가 인도의 주류와는 크게 다르다 보니 식생활에서도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소고기 소비가 보편적인 케랄라 주소고기 소비가 보편적인 케랄라 주

▲ 소고기 소비가 보편적인 케랄라 주


■ 인도는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국
소고기를 먹는 지역 가운데 가장 특이한 곳은 인도 남부 케랄라 주다. 인종적으로 다른 남부 지역과 비슷하고 힌두교도의 비중도 50%를 넘는다. 풍광이나 사람들이나, 겉모습만 보면 주변 지역과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케랄라 주에서는 힌두교도든, 비힌두교도든, 소고기를 즐겨 먹는다. 인구의 80% 가 정기적으로 소고기를 먹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케랄라 주에서 소비하는 육류는 하루 5,000톤인데,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양은 200여 톤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즉 육류 소비량의 대부분이 다른 주에서 반입된다는 얘기다. 케랄라 주와 인접한 주들은 모두 소 도살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불법적으로 소를 도살한 후 케랄라 주에 판매한다고 볼 수 있다.
케랄라 주의 힌두교도들에서 소고기 섭취가 보편적인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사람들은 그저 "어려서부터 먹어와서 거부감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 다만, 케랄라 주의 교육 수준이 높고, 좌파 정치 성향이 강하다는 점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는 특이하게도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국이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2014년에 208만 톤을 수출해 브라질의 200만 톤, 호주의 185만 톤, 미국의 120만 톤을 앞질렀다. 주요 품종은 물소다. 인도에서 물소는 소 중에서 가장 열등한 종류로 여겨진다. 암소를 으뜸으로 치고, 수소, 송아지, 물소 순이다. 소는 소지만 다른 소다 보니, 도축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수출길에도 오르는 것이다.

힌두교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과 바라보는 소힌두교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과 바라보는 소

▲ 힌두교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과 바라보는 소


인도에서 소는 누구에게는 신앙의 대상이다. 힌두교 성향이 강한 보수주의자일수록 소를 신성시한다. 이들은 각 주별로 시행되는 소 도축 금지를 넘어, 전국 단위의 강력한 법규를 마련해야 한다고 외친다. 일부는 소를 해쳤다며 사람을 때려죽일 정도로 극단적이기도 하다. 이들은 대체로 이교도, 특히 인도 내에서 무시 못할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무슬림에게 적대적이다. 같은 소고기를 먹어도 무슬림이 먹으면 더 분노한다. 이클라크의 피살에는, 소고기를 먹었다는 소문과 함께 그가 무슬림이었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반면에 인도의 누구에게는 소가 그저 가축의 하나요, 음식 중 하나다. 일차적으로 힌두교도가 아닌 2억 명의 인도인이 그들이다. 소수지만 일부 힌두교도들에게도 소고기는 음식이다. 이들은 소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전통을 거부한다.

예나 지금이나 인도 땅에서 소는 그대로지만 사람들은 소에 대한 견해 차이로 서로를 증오하고 죽이기까지 한다. 인도의 'mother cow'는 자신 때문에 벌어지는 인간 세계의 다툼을 알기나 할까.
  • [7國記] 소고기를 즐겨 먹는 인도인들은 누구?
    • 입력 2015-10-11 11:03:48
    • 수정2015-10-11 14:40:07
    7국기
인도인도


■ “소고기 먹었다” 소문에 집단 폭행·사망…인도 발칵
인도 사회가 소고기 논쟁으로 연일 시끄럽다. 발단은 이렇다.
지난달 28일 밤 모함메드 이클라크라는 50대 남자 집으로 주민 수십 명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이클라크와 22살 된 아들을 무지막지하게 폭행했다. 아버지는 사망했고 아들은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 주민들은 이클라크가 소고기를 먹었다는 소문을 듣고 떼 지어 몰려가 집단 폭력을 휘둘렀다. 가해자들은 모두 힌두교도였고 피해자는 무슬림이었다. 인도의 다수파 힌두교도가 소수파 이슬람교도를 살해했다는 점에서, 더욱이 소고기 문제가 결부돼 있다는 점에서, 단순 사건을 넘어 고농도의 정치 사회적 휘발성을 가득 안고 있었다.

살해당한 이클라크의 가족들이 울부짖고 있다살해당한 이클라크의 가족들이 울부짖고 있다

▲ 살해당한 이클라크의 가족들이 울부짖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사건의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힌두 극우주의 단체인 락샤 달 소속 회원들은 경찰에 체포된 가해자의 집을 찾아갔다. 회원들은 가해자의 가족을 위로하고(?) 적극적 지지를 표명했다. 이 단체 회장은 "우리의 어머니, 소에 대한 공격을 더 이상 참지 않겠다, 소를 죽인 자는 이클라크와 똑같은 방식으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을 살해한 명백한 범죄행위를 비난하기는커녕, 칭찬하고 선동했다.
우타르 프라데시 주의회 의원인 산지트 솜은 주 정부가 피해가 가족에게 800만 원 상당의 위로금을 제공하기로 한 점을 문제 삼았다. 산지트 솜 의원은, 무슬림들에게 호의를 베푸는 주 정부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포된 피의자들이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약속했다. 산지트 솜 의원은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정당 BJP(인도국민당) 소속으로, BJP 안에서도 유별나게 극우주의적 언행을 하는 인물이다.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대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대

▲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대


정 반대의 움직임도 거세다. 남부 케랄라 주에 있는 케랄라 바르마 대학에서는 학생 6명이 정학 처분을 받았다. 이유는 학교 측이 불허했는데도 교내에서 '소고기 축제'를 열었기 때문이었다. 학생들은 지난 1일, 축제라고까지 할 건 없고, 교내에서 소고기와 빵을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상징적 행사를 개최했다. 이클라크 피살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다.
전직 대법관인 마칸디 카트주의 발언도 상당히 쇼킹했다. 카트주는 한 대학 강연에서 "소는 그냥 동물이지 누구의 어머니도 아니다."며 "나는 소고기를 먹는데, 앞으로도 먹을 것이다."고 공언했다.
우타르 프라데시 주 총리는 "우리 종교와 우리 조국은 국민들로 하여금 자신의 방식대로 살 수 있도록 허용한다."며 인도 헌법은 종교가 아닌 세속주의에 기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다리기라도 한 듯 소고기를 둘러싼 온갖 설전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농촌에서 농사일 등에 사용되는 소농촌에서 농사일 등에 사용되는 소

▲ 농촌에서 농사일 등에 사용되는 소


■ 인도인은 소를 숭배하나?
인도 사람들에게 소는 무엇인가.
인도에서 소가(그중에서도 암소) 특별한 지위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인도 인구 12억 명 중 80%인 약 9억 5천만 명이 힌두교도이다. 힌두교도들은 전통적으로 소를 어머니에 비유한다. 그래서 'mother cow'라는 말이 보편적으로 쓰인다. 암소가 제공하는 우유, 버터, 배설물(연료로 사용) 등은 어머니가 베풀어주는 물질적, 정신적 사랑으로 여겨진다. 어머니와 동일시하니, 소를 함부로 죽일 수 없다. 당연히 먹는 것도 금기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소를 '숭배'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미개발 상태의 우리나라 농촌처럼, 인도 농촌에서는 소를 이용해 수레를 끌고, 쟁기를 달아 밭을 갈고, 우유를 짜고, 말린 배설물은 연료나 건축자재로 사용한다. 소를 '이용'하는 것에 가깝지 '숭배'한다고 할 수는 없다. 대도시 길거리에서도 꾀죄죄한 모양으로 어슬렁거리며 먹을거리를 찾는 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대부분 이용 가치가 떨어진 주인 없는 소들이다. 간혹 시민들이 먹을거리를 주기도 하는데, 역시 '적선'에 가깝지 '숭배'는 아니다.

■ 21개 주에서 ‘소 도살 금지’…위반 시 징역
'숭배'까지는 아니어도, 소를 특별한 대상으로 여기는 전통은 실정법에도 스며들어 있다. 법으로 소 도살을 금지해놓은 것이다. 소 도살 금지는 각 주의 소관 사항인데, 29개 주 가운데 21개 주에서 법제화돼 있다. 암소에 대해서만 도살을 금지할지, 수소도 포함할지, 송아지는 어떻게 할지, 모든 연령의 소를 도살 금지 대상으로 할지 등 세부적인 내용은 주별로 다 다르다. 또한 도살만 금지하는지, 판매도 금지하는지, 먹는 것도 금지하는지 등에서도 차이가 난다. 처벌은 벌금과 징역형이 있는데, 역시 주별로 다르다.
이번에 사건이 일어난 우타르 프라데시 주의 경우, 전염병에 감염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암소와 수소 도살을 모두 금지하고 있고, 위반 시 최고 7년까지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소고기를 먹는 것에 대해서는 금지 조항이 없다. 살해당한 이클라크 씨 가족은 소고기를 먹은 사실이 없다고 극구 부인하고 있는데, 설령 먹었다 하더라도, 스스로 소를 잡아먹은 게 아니라면, 실정법 위반은 아닌 셈이다.

인도에서 소 도살이 허용되는 8개 주인도에서 소 도살이 허용되는 8개 주

▲ 인도에서 소 도살이 허용되는 8개 주


■ 소고기를 즐겨 먹는 인도인들은 누구?
그렇다면 소 도살 금지법이 없는 8개 주에서는 소고기를 먹을까? 그렇다. 그것도 즐겨 먹는다. 소를 신성시하는 인도에서 소고기를 즐겨 먹는 사람들, 이들은 누구일까?
8개 중 7개 주는 인도 동부 쪽에 치우쳐 위치해 있다. 이곳 사람들은 생김새부터가 여느 인도인과 다르다. 몽골리안 계열의 민족이어서, 한국인이나 중국인과 비슷하게 생겼다. 무엇보다 힌두교도가 적다. 미조람 주와 나가랜드 주의 경우 힌두교도 인구 비중은 10% 미만이다. 대신에 기독교도가 많다. 인종은 물론 종교와 역사, 문화가 인도의 주류와는 크게 다르다 보니 식생활에서도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소고기 소비가 보편적인 케랄라 주소고기 소비가 보편적인 케랄라 주

▲ 소고기 소비가 보편적인 케랄라 주


■ 인도는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국
소고기를 먹는 지역 가운데 가장 특이한 곳은 인도 남부 케랄라 주다. 인종적으로 다른 남부 지역과 비슷하고 힌두교도의 비중도 50%를 넘는다. 풍광이나 사람들이나, 겉모습만 보면 주변 지역과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케랄라 주에서는 힌두교도든, 비힌두교도든, 소고기를 즐겨 먹는다. 인구의 80% 가 정기적으로 소고기를 먹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케랄라 주에서 소비하는 육류는 하루 5,000톤인데,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양은 200여 톤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즉 육류 소비량의 대부분이 다른 주에서 반입된다는 얘기다. 케랄라 주와 인접한 주들은 모두 소 도살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불법적으로 소를 도살한 후 케랄라 주에 판매한다고 볼 수 있다.
케랄라 주의 힌두교도들에서 소고기 섭취가 보편적인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사람들은 그저 "어려서부터 먹어와서 거부감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 다만, 케랄라 주의 교육 수준이 높고, 좌파 정치 성향이 강하다는 점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는 특이하게도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국이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2014년에 208만 톤을 수출해 브라질의 200만 톤, 호주의 185만 톤, 미국의 120만 톤을 앞질렀다. 주요 품종은 물소다. 인도에서 물소는 소 중에서 가장 열등한 종류로 여겨진다. 암소를 으뜸으로 치고, 수소, 송아지, 물소 순이다. 소는 소지만 다른 소다 보니, 도축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수출길에도 오르는 것이다.

힌두교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과 바라보는 소힌두교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과 바라보는 소

▲ 힌두교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과 바라보는 소


인도에서 소는 누구에게는 신앙의 대상이다. 힌두교 성향이 강한 보수주의자일수록 소를 신성시한다. 이들은 각 주별로 시행되는 소 도축 금지를 넘어, 전국 단위의 강력한 법규를 마련해야 한다고 외친다. 일부는 소를 해쳤다며 사람을 때려죽일 정도로 극단적이기도 하다. 이들은 대체로 이교도, 특히 인도 내에서 무시 못할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무슬림에게 적대적이다. 같은 소고기를 먹어도 무슬림이 먹으면 더 분노한다. 이클라크의 피살에는, 소고기를 먹었다는 소문과 함께 그가 무슬림이었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반면에 인도의 누구에게는 소가 그저 가축의 하나요, 음식 중 하나다. 일차적으로 힌두교도가 아닌 2억 명의 인도인이 그들이다. 소수지만 일부 힌두교도들에게도 소고기는 음식이다. 이들은 소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전통을 거부한다.

예나 지금이나 인도 땅에서 소는 그대로지만 사람들은 소에 대한 견해 차이로 서로를 증오하고 죽이기까지 한다. 인도의 'mother cow'는 자신 때문에 벌어지는 인간 세계의 다툼을 알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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