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 “‘응답하라 2007’ 하면 우리가 언급될 것 같아요”

입력 2015.10.1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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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은 원더걸스, 소녀시대, 카라 등 2세대 대표 걸그룹들이 데뷔한 해다.

그중 원더걸스는 2007년 '텔 미'(Tell Me)를 국민적인 히트곡 반열에 올려놓으며 아이돌 그룹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물꼬를 튼 팀으로 평가받는다.

또 2009년 미국에 진출해 '노바디'(Nobody)를 빌보드 메인차트인 싱글차트 76위에 올려놓는 첫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데뷔 9년차인 이들의 활동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현아의 탈퇴와 유빈의 합류, 선미의 탈퇴와 혜림의 합류, 선예의 결혼 이후 팀 활동 중단, 선예·소희의 탈퇴와 선미의 재합류 등 크고 작은 부침이 있었다.

4인조(예은, 유빈, 선미, 혜림)로 멤버 재정비를 한 뒤 지난 8월 발표한 앨범 '리부트'(REBOOT) 활동은 3년 만의 컴백, 밴드 변신 등으로 화제를 모으며 대표 걸그룹의 건재함을 입증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tvN 'SNL코리아 6'에서는 이들이 호스트로 나서 멤버 탈퇴, 미국 진출 등 자신들의 '역사'를 '셀프 디스' 하며 큰 웃음을 안겼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멤버들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드라마 '응답하라 2007'이 만들어지면 우리가 꼭 언급될 것 같다"며 "같은 해 데뷔한 소녀시대와는 동지 의식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선예의 결혼 이후 팀 활동이 끝난 줄 알았는데 성공적으로 다시 돌아왔다.

▲ 나와 유빈 언니가 지난해 1월 소속사와 재계약을 하면서 조건이 원더걸스 앨범이었다. 그해 나왔어야 하는데 밴드를 준비하며 악기 연습을 하느라 시간이 길어졌다.(예은)

▲ 2010년 초에 팀을 떠났다. 솔로로 '24시간이 모자라'를 내고서 원더걸스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 결정돼 있었다. 팀을 나갔다가 돌아왔지만 내 마지막 도착지는 원더걸스란 생각을 늘 했고 멤버들, 회사와도 약속돼 있었다.(선미)

-- 밴드 변신이 화제였는데 활동이 끝나고도 합주를 하나.

▲ 활동 이후에도 각자 연습을 하고 있다. 숙소에 간이 앰프가 있어 이어폰을 꽂고 연습한다. 유빈 언니가 요즘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으로 바빠서 다 같이 합주하는 건 어렵지만 틈틈이 함께 하고 있다.(선미)

-- 노래하랴, 악기 연주하랴, 춤추랴, 쉽지 않았을 텐데. 긍정적인 평가에도 일부에선 '악기를 들고 춤춘다'는 혹평도 있었는데.

▲ 평가절하돼도 서운한 건 없다. 악기를 잡은 지 얼마 안 됐고 10년 이상 연주한 분들에게 1~2년 열심히 했다고 인정해달라는 건 어불성설이다.(예은)

▲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몰았다. 처음엔 무리수라고 생각해 나오기 전에 100번 넘게 한 말이 '모 아니면 도'였다. 티저 나오기 전까지 욕을 많이 먹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좋아해 주는 분들이 많았다. '실력은 뛰어나다고 할 수 없지만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여 멋있고 대견하다'란 댓글이 많았다.(선미)

-- 악기를 연주하는 원더걸스를 보며 1959년 아시아 걸그룹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원조 한류 걸그룹 김시스터즈가 떠올랐다. 이들은 20여개 악기를 다루는 다재다능한 팀이었다.

▲ 미국 진출 전 박진영 PD님이 한국에서 김시스터즈 선배님들의 영상을 보여준 적이 있다. 과거 이런 걸그룹이 있었다니 충격적이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단독 쇼를 하시고 CBS 인기 TV쇼 '에드 설리번 쇼'에도 출연하셨더라. 우리의 롤모델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유빈, 예은)

-- 밴드 변신, 미국 진출 등 어려운 도전을 했다. 6년 전 인기 절정 때 미국으로 건너가 그룹 조나스 브라더스의 북미 투어 오프닝 공연을 하며 신인으로 돌아가 고생하더라. 선미는 빌보드 76위에 오른 뒤 국내 기자회견 도중 갑작스럽게 눈물을 보였는데.

▲ 난 그때 17살이었는데 미성년자여서 너무 힘들었다. 국내에서 활동을 잘하고 있었는데 날벼락 같은 상황이었다. 그때 운 건 고향에 돌아오니 너무 좋아서였다.(웃음) 지금 생각하면 '텔 미', '소 핫', '노바디' 활동 때보다 미국에서 고생한 그때가 훨씬 떠오른다. 다시 하라면 좀 더 융통성 있게 할 것 같다. 그래도 무척 좋고 강렬한 기억이다.(선미)

▲ 처음엔 영어도 원활하지 않았고, 매일 버스를 타고 다니며 힘들었는데 무엇보다 그때 향수병이 있었다.(예은)

-- JYP엔터테인먼트가 원더걸스, 지소울, 임정희 등 미국 시장 도전에서 큰 성과를 못 거둬 아쉬웠다. 그때 이후 2PM, 미쓰에이 등이 성공했음에도 회사가 하락세였고, 지난해 4년 만에 영업 이익 흑자를 내며 상승세를 탔다.

▲ 회사가 박진영 PD님 위주로 돌아갔는데 우리와 함께 미국에 있으며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셨다. 지금은 업무의 역할 분담이 잘 돼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다. 노래도 박진영 PD님께 의존했지만 지금은 외부 곡도 많이 받고 있다.(예은)

-- '텔 미' 성공 이후 가요계 전반에 아이돌 그룹이 쏟아졌다. 2세대 아이돌을 이끈 견인차인데.

▲ 그간 바빠서 뭔가를 이뤄낸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덧 그 세월을 함께 한 팬들이 중고생에서 대학생, 직장인으로 성장했더라. 우리에게 '까방권'(까임방지권: '욕먹지 않을 권리'란 뜻의 네티즌 신조어)을 주자는 분도 있었다. 어떤 분들에게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음악을 들려줬다는 자부심이 생기더라. 훗날 드라마 '응답하라 2007'이 만들어지면 우리가 언급될 것 같다. 하하.(예은)

-- 소녀시대와 함께 '맏언니' 걸그룹인데, 이번엔 비슷한 시기 앨범을 내고 경쟁했다.

▲ 소녀시대와는 동지 의식이 있다. 마치 '연고전'을 계속해온 느낌이다. 멤버들끼리 친해 앨범이 나오면 문자를 보내며 응원해 준다.(예은, 혜림)

▲ 소녀시대 분들이 CD를 주기도 전에 노래를 다 들어봤다더라. 우리도 얼마 전 사이판에 화보 촬영 갔을 때 해변에서 소녀시대의 노래 '파티'를 실컷 불렀다. 소녀시대 멤버들이 우리를 유별나게 예뻐해 준다. 하하.(선미, 유빈)

-- 소녀시대와 달리 멤버 교체가 잦았다. 이번에 탈퇴한 선예와 소희의 결정은 어떻게 바라보나.

▲ 연습생 생활이 매우 짧았던 나와 달리 선예는 데뷔 전 7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했다. 일찍 출발해 오랜 시간 연예계에 발을 담갔고 지금은 가정을 꾸려 선예 어린 시절과 닮은 딸을 뒀는데 행복해 보인다. 두 사람은 각자의 꿈과 목표를 위해 떠났지만 지금도 자주 대화를 나누고 마음으로 응원한다. 발목을 잡아 같이 했다면 오히려 좋은 관계가 망가졌을지도 모른다.(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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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더걸스 “‘응답하라 2007’ 하면 우리가 언급될 것 같아요”
    • 입력 2015-10-11 13:14:54
    연합뉴스
2007년은 원더걸스, 소녀시대, 카라 등 2세대 대표 걸그룹들이 데뷔한 해다. 그중 원더걸스는 2007년 '텔 미'(Tell Me)를 국민적인 히트곡 반열에 올려놓으며 아이돌 그룹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물꼬를 튼 팀으로 평가받는다. 또 2009년 미국에 진출해 '노바디'(Nobody)를 빌보드 메인차트인 싱글차트 76위에 올려놓는 첫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데뷔 9년차인 이들의 활동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현아의 탈퇴와 유빈의 합류, 선미의 탈퇴와 혜림의 합류, 선예의 결혼 이후 팀 활동 중단, 선예·소희의 탈퇴와 선미의 재합류 등 크고 작은 부침이 있었다. 4인조(예은, 유빈, 선미, 혜림)로 멤버 재정비를 한 뒤 지난 8월 발표한 앨범 '리부트'(REBOOT) 활동은 3년 만의 컴백, 밴드 변신 등으로 화제를 모으며 대표 걸그룹의 건재함을 입증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tvN 'SNL코리아 6'에서는 이들이 호스트로 나서 멤버 탈퇴, 미국 진출 등 자신들의 '역사'를 '셀프 디스' 하며 큰 웃음을 안겼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멤버들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드라마 '응답하라 2007'이 만들어지면 우리가 꼭 언급될 것 같다"며 "같은 해 데뷔한 소녀시대와는 동지 의식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선예의 결혼 이후 팀 활동이 끝난 줄 알았는데 성공적으로 다시 돌아왔다. ▲ 나와 유빈 언니가 지난해 1월 소속사와 재계약을 하면서 조건이 원더걸스 앨범이었다. 그해 나왔어야 하는데 밴드를 준비하며 악기 연습을 하느라 시간이 길어졌다.(예은) ▲ 2010년 초에 팀을 떠났다. 솔로로 '24시간이 모자라'를 내고서 원더걸스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 결정돼 있었다. 팀을 나갔다가 돌아왔지만 내 마지막 도착지는 원더걸스란 생각을 늘 했고 멤버들, 회사와도 약속돼 있었다.(선미) -- 밴드 변신이 화제였는데 활동이 끝나고도 합주를 하나. ▲ 활동 이후에도 각자 연습을 하고 있다. 숙소에 간이 앰프가 있어 이어폰을 꽂고 연습한다. 유빈 언니가 요즘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으로 바빠서 다 같이 합주하는 건 어렵지만 틈틈이 함께 하고 있다.(선미) -- 노래하랴, 악기 연주하랴, 춤추랴, 쉽지 않았을 텐데. 긍정적인 평가에도 일부에선 '악기를 들고 춤춘다'는 혹평도 있었는데. ▲ 평가절하돼도 서운한 건 없다. 악기를 잡은 지 얼마 안 됐고 10년 이상 연주한 분들에게 1~2년 열심히 했다고 인정해달라는 건 어불성설이다.(예은) ▲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몰았다. 처음엔 무리수라고 생각해 나오기 전에 100번 넘게 한 말이 '모 아니면 도'였다. 티저 나오기 전까지 욕을 많이 먹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좋아해 주는 분들이 많았다. '실력은 뛰어나다고 할 수 없지만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여 멋있고 대견하다'란 댓글이 많았다.(선미) -- 악기를 연주하는 원더걸스를 보며 1959년 아시아 걸그룹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원조 한류 걸그룹 김시스터즈가 떠올랐다. 이들은 20여개 악기를 다루는 다재다능한 팀이었다. ▲ 미국 진출 전 박진영 PD님이 한국에서 김시스터즈 선배님들의 영상을 보여준 적이 있다. 과거 이런 걸그룹이 있었다니 충격적이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단독 쇼를 하시고 CBS 인기 TV쇼 '에드 설리번 쇼'에도 출연하셨더라. 우리의 롤모델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유빈, 예은) -- 밴드 변신, 미국 진출 등 어려운 도전을 했다. 6년 전 인기 절정 때 미국으로 건너가 그룹 조나스 브라더스의 북미 투어 오프닝 공연을 하며 신인으로 돌아가 고생하더라. 선미는 빌보드 76위에 오른 뒤 국내 기자회견 도중 갑작스럽게 눈물을 보였는데. ▲ 난 그때 17살이었는데 미성년자여서 너무 힘들었다. 국내에서 활동을 잘하고 있었는데 날벼락 같은 상황이었다. 그때 운 건 고향에 돌아오니 너무 좋아서였다.(웃음) 지금 생각하면 '텔 미', '소 핫', '노바디' 활동 때보다 미국에서 고생한 그때가 훨씬 떠오른다. 다시 하라면 좀 더 융통성 있게 할 것 같다. 그래도 무척 좋고 강렬한 기억이다.(선미) ▲ 처음엔 영어도 원활하지 않았고, 매일 버스를 타고 다니며 힘들었는데 무엇보다 그때 향수병이 있었다.(예은) -- JYP엔터테인먼트가 원더걸스, 지소울, 임정희 등 미국 시장 도전에서 큰 성과를 못 거둬 아쉬웠다. 그때 이후 2PM, 미쓰에이 등이 성공했음에도 회사가 하락세였고, 지난해 4년 만에 영업 이익 흑자를 내며 상승세를 탔다. ▲ 회사가 박진영 PD님 위주로 돌아갔는데 우리와 함께 미국에 있으며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셨다. 지금은 업무의 역할 분담이 잘 돼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다. 노래도 박진영 PD님께 의존했지만 지금은 외부 곡도 많이 받고 있다.(예은) -- '텔 미' 성공 이후 가요계 전반에 아이돌 그룹이 쏟아졌다. 2세대 아이돌을 이끈 견인차인데. ▲ 그간 바빠서 뭔가를 이뤄낸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덧 그 세월을 함께 한 팬들이 중고생에서 대학생, 직장인으로 성장했더라. 우리에게 '까방권'(까임방지권: '욕먹지 않을 권리'란 뜻의 네티즌 신조어)을 주자는 분도 있었다. 어떤 분들에게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음악을 들려줬다는 자부심이 생기더라. 훗날 드라마 '응답하라 2007'이 만들어지면 우리가 언급될 것 같다. 하하.(예은) -- 소녀시대와 함께 '맏언니' 걸그룹인데, 이번엔 비슷한 시기 앨범을 내고 경쟁했다. ▲ 소녀시대와는 동지 의식이 있다. 마치 '연고전'을 계속해온 느낌이다. 멤버들끼리 친해 앨범이 나오면 문자를 보내며 응원해 준다.(예은, 혜림) ▲ 소녀시대 분들이 CD를 주기도 전에 노래를 다 들어봤다더라. 우리도 얼마 전 사이판에 화보 촬영 갔을 때 해변에서 소녀시대의 노래 '파티'를 실컷 불렀다. 소녀시대 멤버들이 우리를 유별나게 예뻐해 준다. 하하.(선미, 유빈) -- 소녀시대와 달리 멤버 교체가 잦았다. 이번에 탈퇴한 선예와 소희의 결정은 어떻게 바라보나. ▲ 연습생 생활이 매우 짧았던 나와 달리 선예는 데뷔 전 7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했다. 일찍 출발해 오랜 시간 연예계에 발을 담갔고 지금은 가정을 꾸려 선예 어린 시절과 닮은 딸을 뒀는데 행복해 보인다. 두 사람은 각자의 꿈과 목표를 위해 떠났지만 지금도 자주 대화를 나누고 마음으로 응원한다. 발목을 잡아 같이 했다면 오히려 좋은 관계가 망가졌을지도 모른다.(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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