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 호갱님’ 남성이 많이 낚인다…왜?

입력 2015.10.19 (11:59) 수정 2015.10.1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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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를 제대하고 직장을 구하던 A씨(20)는 아르바이트 사이트에서 한 건설회사의 전기보조 일을 찾았다. 찾아간 회사에서 만난 건설사 과장은 “중간부터 일해도 월급이 다 나가게 돼 있어서 회사가 손해를 볼 수 있으니 통장을 한 달만 관리하겠다”고 했다.

A씨는 일을 구했다는 기쁨에 과장이 요구한 통장과 카드, 카드 비밀번호 등을 모두 넘겼다. 하지만 과장은 당장 다음날부터 연락이 끊겼고, A씨는 2주뒤 경찰서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본인의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쓰였다며‘통장 양도 행위’와 관련해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전화였다.

본인도 모르는 새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자 신세가 된 것이다.

지난 3월에는 부산에서 이같은 수법으로 80여명으로부터 대포통장을 편취해 12억 원을 빼돌린 사기조직원 7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연관기사]
☞ [뉴스광장] 취준생에 합격했다며 통장 요구…“조심하세요”


◆ 대포통장, 남성·20대가 ‘주요 표적’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대포통장을 편취하는 범죄가 늘어나면서 남성들이 ‘대포통장 호갱(?)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금감원이 최근 대포통장으로 등록된 통장 명의자를 조사해 봤더니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넉 달 동안 은행연합회에 등록된 대포통장 명의인 1만2천913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이 8천476명으로 전체의 65.6%를 차지해 여성(4천437명)의 2배에 육박했다. 대포통장을 2건 이상 양도한 사람도 남성이 999명으로 여성(494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대포통장으로 악용된 통장의 주인, 이른바 ‘대포통장 호갱님’은 대부분 남성이었다는 얘기다.

성별 현황성별 현황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 등 젊은 층은 노린 경우가 많았다. 지난 4개월 동안 대포통장 용의자로 등록된 1만2천913명 중 20대가 3천471명으로 전체의 26.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40대가 2천982명으로 23.1%를 차지했고, 30대가 2963명(22.9%)으로 뒤를 이었다.

연령별 현황연령별 현황


결국 연령별로는 20대가, 성별로는 남성이 상대적으로 대포통장을 노린 범죄에 취약하다는 얘기다.

◆ “취업준비생 노린 경우 많기 때문”

이는 대포통장을 노리는 범죄자들이 취업준비생을 범행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 통장을 가로채기 위해 취업준비생을 범행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의 남성 가장이 고의적으로 통장을 양도하고자 하는 유인에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함부로 통장과 개인정보를 남에게 넘겨줬다가 대포통장 명의인으로 등록될 경우 최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 등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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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0-19 11:59:38
    • 수정2015-10-19 13: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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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를 제대하고 직장을 구하던 A씨(20)는 아르바이트 사이트에서 한 건설회사의 전기보조 일을 찾았다. 찾아간 회사에서 만난 건설사 과장은 “중간부터 일해도 월급이 다 나가게 돼 있어서 회사가 손해를 볼 수 있으니 통장을 한 달만 관리하겠다”고 했다.

A씨는 일을 구했다는 기쁨에 과장이 요구한 통장과 카드, 카드 비밀번호 등을 모두 넘겼다. 하지만 과장은 당장 다음날부터 연락이 끊겼고, A씨는 2주뒤 경찰서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본인의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쓰였다며‘통장 양도 행위’와 관련해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전화였다.

본인도 모르는 새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자 신세가 된 것이다.

지난 3월에는 부산에서 이같은 수법으로 80여명으로부터 대포통장을 편취해 12억 원을 빼돌린 사기조직원 7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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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포통장, 남성·20대가 ‘주요 표적’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대포통장을 편취하는 범죄가 늘어나면서 남성들이 ‘대포통장 호갱(?)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금감원이 최근 대포통장으로 등록된 통장 명의자를 조사해 봤더니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넉 달 동안 은행연합회에 등록된 대포통장 명의인 1만2천913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이 8천476명으로 전체의 65.6%를 차지해 여성(4천437명)의 2배에 육박했다. 대포통장을 2건 이상 양도한 사람도 남성이 999명으로 여성(494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대포통장으로 악용된 통장의 주인, 이른바 ‘대포통장 호갱님’은 대부분 남성이었다는 얘기다.

성별 현황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 등 젊은 층은 노린 경우가 많았다. 지난 4개월 동안 대포통장 용의자로 등록된 1만2천913명 중 20대가 3천471명으로 전체의 26.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40대가 2천982명으로 23.1%를 차지했고, 30대가 2963명(22.9%)으로 뒤를 이었다.

연령별 현황


결국 연령별로는 20대가, 성별로는 남성이 상대적으로 대포통장을 노린 범죄에 취약하다는 얘기다.

◆ “취업준비생 노린 경우 많기 때문”

이는 대포통장을 노리는 범죄자들이 취업준비생을 범행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 통장을 가로채기 위해 취업준비생을 범행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의 남성 가장이 고의적으로 통장을 양도하고자 하는 유인에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함부로 통장과 개인정보를 남에게 넘겨줬다가 대포통장 명의인으로 등록될 경우 최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 등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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