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미국 ‘팁’ 관행 없어지나?

입력 2015.10.19 (18:06) 수정 2015.10.1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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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으로 여행이나 출장을 가면, 우리와 다른 '팁 문화' 때문에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그런데 미국에서도 사실 이 팁 문화는, 항상 논란 거리입니다.

일부 식당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있다고 하는데 과연 팁 문화가 바뀔까요?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살펴봅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일부 식당 체인에서 팁 문화를 없애려는 움직임이 있다고요?

<답변>
네, 일반적으로 미국 식당의 팁 비율은 음식 값의 약 15% 정도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대표적인 식당 경영자가 더 이상 팁을 받지 않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미국의 유명 식당 경영자인 대니 마이어입니다.

셰이크 색 버거나, 유니온스퀘어 카페를 창업해 잘 알려진 사람인데요.

다음달을 시작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팁을 받지 않고, 대신 음식 값을 20% 정도 올리겠다고 말했습니다.

마이어가 밝힌 이유는 주방과 홀 직원들의 임금 격차가 갈 수록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마이어(미국 식당 체인 경영자) : "음식값이 21퍼센트 오르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계산서 총액은 똑같을 겁니다.팁을 없애면 다른 누군가가 팁을 받지 못하는 걸 고민하지 않아도 돼요."

미 연방법에 따르면 팁은 홀에서 일하는 웨이터들만 나눠 가질 수 있습니다.

마이어 CEO가 지난 30년 간 조사를 해 봤더니 주방 직원의 임금은 25% 올랐는데 홀 직원 급여는 2배나 올랐다고 합니다.

<질문>
급여 차이도 이유겠지만, 팁 때문에 일어나는 손님들과의 갈등도 무시 못할 것 같아요.

<답변>
네, 미국에서 팁이라는 건 저임금 노동자들의 부족한 임금을 보전해 주는 역할을 해 왔던 게 사실입니다.

고객들도 이런 점 때문에 팁 문화를 어느 정도 인정했던 거고요.

하지만 식당 영수증을 보면, 이렇게 15%는 기본이고, 18%, 20%까지 금액 기준을 적어 놓고 은근히 강요하는 곳이 많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올만도 하죠.

제대로 된 서비스를 못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의무처럼 팁을 내는 건 '좀 아니다'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녹취> 리 아이겔(뉴욕대 교수) : "미국 팁 문화에서 흥미로운 건 팁이 관례화됐다는 점입니다. 어디에 가나 팁은 으레 내야 하는 거란 인식이 있다는 거죠."

뉴욕에서 택시를 타면 요금을 낼 때 20%와 25%, 35%의 팁 버튼 가운데 하나를 눌러야 하고요.

지난해 9월에는 호텔에서조차 팁 강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매리어트 호텔이 '청소부들의 노력에 정성을 부탁한다'는 봉투를 객실마다 비치했기 때문입니다.

몇몇 유명 레스토랑은 계산서에 이미 18%의 팁이 포함됐는데도 별도로 팁을 받아서, 소송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스펜서(소송 변호사) : "식당들이 소비자들한테 돈을 최대한 끌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팁이 이미 포함돼있는데도 또 옵션이라고 받는다면 그건 말이 안되죠."

<질문>
이외에도 팁 관련 논란이 종종 불거졌잖아요?

<답변>
네, 많이 줘서 훈훈한 미담 사례가 되기도 하지만 적게 주는 경우가 문제죠.

특히 유명 인사들이 팁 때문에 논란을 겪기도 합니다.

지난해 미국 프로미식축구 스타인 르션 맥코이가 필라델피아의 한 식당을 찾았다가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팁으로 달랑 20센트 우리 돈 200원을 주고 나왔는데, 식당 주인이 영수증을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렸기 때문입니다.

연봉이 수십억 원인데 팁을 200원만 줬다는 여론에 '짠돌이'란 비난에 시달린 거죠.

반면에 종업원의 호의나, 특별한 인연에 감사하는 의미로 많은 팁을 주고 가 화제가 되기도 하죠.

미국에서는 팁을 안 받는 식당에 대해 찬반 양론이 뜨겁습니다.

그동안 업주가 줘야 할 임금을 손님들에게 떠 넘겨서 저임금 구조가 고착화된 거다, 이 참에 바꾸자는 의견도 있고요.

음식 값이 비싸지고 종업원 서비스가 나빠질 거다, 팁은 하나의 문화와 제도인 만큼 그냥 인정하자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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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미국 ‘팁’ 관행 없어지나?
    • 입력 2015-10-19 19:04:12
    • 수정2015-10-19 20:48:55
    글로벌24
<앵커 멘트>

미국으로 여행이나 출장을 가면, 우리와 다른 '팁 문화' 때문에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그런데 미국에서도 사실 이 팁 문화는, 항상 논란 거리입니다.

일부 식당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있다고 하는데 과연 팁 문화가 바뀔까요?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살펴봅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일부 식당 체인에서 팁 문화를 없애려는 움직임이 있다고요?

<답변>
네, 일반적으로 미국 식당의 팁 비율은 음식 값의 약 15% 정도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대표적인 식당 경영자가 더 이상 팁을 받지 않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미국의 유명 식당 경영자인 대니 마이어입니다.

셰이크 색 버거나, 유니온스퀘어 카페를 창업해 잘 알려진 사람인데요.

다음달을 시작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팁을 받지 않고, 대신 음식 값을 20% 정도 올리겠다고 말했습니다.

마이어가 밝힌 이유는 주방과 홀 직원들의 임금 격차가 갈 수록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마이어(미국 식당 체인 경영자) : "음식값이 21퍼센트 오르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계산서 총액은 똑같을 겁니다.팁을 없애면 다른 누군가가 팁을 받지 못하는 걸 고민하지 않아도 돼요."

미 연방법에 따르면 팁은 홀에서 일하는 웨이터들만 나눠 가질 수 있습니다.

마이어 CEO가 지난 30년 간 조사를 해 봤더니 주방 직원의 임금은 25% 올랐는데 홀 직원 급여는 2배나 올랐다고 합니다.

<질문>
급여 차이도 이유겠지만, 팁 때문에 일어나는 손님들과의 갈등도 무시 못할 것 같아요.

<답변>
네, 미국에서 팁이라는 건 저임금 노동자들의 부족한 임금을 보전해 주는 역할을 해 왔던 게 사실입니다.

고객들도 이런 점 때문에 팁 문화를 어느 정도 인정했던 거고요.

하지만 식당 영수증을 보면, 이렇게 15%는 기본이고, 18%, 20%까지 금액 기준을 적어 놓고 은근히 강요하는 곳이 많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올만도 하죠.

제대로 된 서비스를 못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의무처럼 팁을 내는 건 '좀 아니다'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녹취> 리 아이겔(뉴욕대 교수) : "미국 팁 문화에서 흥미로운 건 팁이 관례화됐다는 점입니다. 어디에 가나 팁은 으레 내야 하는 거란 인식이 있다는 거죠."

뉴욕에서 택시를 타면 요금을 낼 때 20%와 25%, 35%의 팁 버튼 가운데 하나를 눌러야 하고요.

지난해 9월에는 호텔에서조차 팁 강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매리어트 호텔이 '청소부들의 노력에 정성을 부탁한다'는 봉투를 객실마다 비치했기 때문입니다.

몇몇 유명 레스토랑은 계산서에 이미 18%의 팁이 포함됐는데도 별도로 팁을 받아서, 소송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스펜서(소송 변호사) : "식당들이 소비자들한테 돈을 최대한 끌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팁이 이미 포함돼있는데도 또 옵션이라고 받는다면 그건 말이 안되죠."

<질문>
이외에도 팁 관련 논란이 종종 불거졌잖아요?

<답변>
네, 많이 줘서 훈훈한 미담 사례가 되기도 하지만 적게 주는 경우가 문제죠.

특히 유명 인사들이 팁 때문에 논란을 겪기도 합니다.

지난해 미국 프로미식축구 스타인 르션 맥코이가 필라델피아의 한 식당을 찾았다가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팁으로 달랑 20센트 우리 돈 200원을 주고 나왔는데, 식당 주인이 영수증을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렸기 때문입니다.

연봉이 수십억 원인데 팁을 200원만 줬다는 여론에 '짠돌이'란 비난에 시달린 거죠.

반면에 종업원의 호의나, 특별한 인연에 감사하는 의미로 많은 팁을 주고 가 화제가 되기도 하죠.

미국에서는 팁을 안 받는 식당에 대해 찬반 양론이 뜨겁습니다.

그동안 업주가 줘야 할 임금을 손님들에게 떠 넘겨서 저임금 구조가 고착화된 거다, 이 참에 바꾸자는 의견도 있고요.

음식 값이 비싸지고 종업원 서비스가 나빠질 거다, 팁은 하나의 문화와 제도인 만큼 그냥 인정하자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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