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때리고 목 조르고…“출근하는 게 지옥 같다”

입력 2015.10.21 (00:01) 수정 2015.10.2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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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근하는 게 지옥 같다”

현대자동차 대리점의 영업 사원인 김 모 씨는 요즘 출근하는 게 "지옥 같다"고 말합니다. 대리점 대표의 폭언과 폭행 때문입니다. 한 달여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개xx' 같은 욕설은 기본입니다. "눈동자를 파버린다"는 등 입에 담기 힘든 폭언이 이어졌습니다. 김 씨는 불면증에 시달립니다. 악몽을 꿔 벌떡벌떡 잠에서 깹니다. 최근엔 정신과 치료도 시작했습니다. 김 씨에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영업사원영업사원


■ 노조 만들었다고 퇴사 요구에 폭언까지

대리점 대표의 괴롭힘은 지난달 김 씨가 동료들과 함께 노동조합을 만든 뒤부터 시작됐습니다. 대리점의 영업 사원들은 현대차 본사 직원과 달리, 퇴직금과 4대 보험은 물론 기본급조차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겠다며 전국의 현대차 대리점 직원들이 노조(자동차판매노동자연대)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노조에서 가입희망서를 뿌리자마자 사달이 벌어졌습니다. 대리점 대표가 흥분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대표는 "현대차 본사에서 난리가 났다"며 김 씨에게 더 이상 출근하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김 씨는 거부했습니다. 폭언이 시작됐습니다. 아침 조회 시간 때면 다른 직원들 앞에서 차마 입에 담기 힘든 폭언이 가해졌습니다. 며칠 뒤엔 김 씨의 책상에 있던 컴퓨터와 전화기가 사라졌습니다. 자동차 판매에 필요한 계약서까지 모두 회수됐습니다.

영업사원영업사원


■ 주먹으로 때리고 목 조르고…“정신과 치료 중”

버티는 김 씨에게 폭행까지 가해진 건 지난 5일입니다. 내부 CCTV에 찍힌 화면 내용은 이렇습니다. 대리점 대표가 1층 전시장에서 당직 근무를 서고 있는 김 씨를 쫓아갑니다. 전시장에서 나가라며 김 씨의 가방을 출입문 쪽으로 던집니다. 김 씨의 목을 잡아 전시장 밖으로 밀어냅니다. 다시 들어온 김 씨를 손으로 몇 차례 때리고 위협합니다. 허벅지를 무릎으로 찍습니다. 목을 졸라 쓰러뜨리기도 합니다. 김 씨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전시된 차량 사이를 오가며 도망 다닙니다. 30분 가까이 이어진 폭언과 폭행은 대리점 대표가 전시장을 나가면서야 끝이 납니다. 현재 김 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리점주는 김 씨의 판매 실적이 나빠 퇴사를 요구했던 것뿐이라고 취재진에게 설명했습니다.

[연관 기사]
☞ [뉴스9] [단독] 때리고 목 조르고…“영업사원 노조 만든 탓”


영업사원영업사원


■ 대리점 대표 “본사에서 문 닫으라고 한다”

대리점 대표는 왜 폭력까지 써 가며 김 씨를 퇴사시키려 했던 걸까요? 지난달 16일, 대리점 대표는 아침 조회 때 김 씨의 노조 가입을 언급하며 "본사(현대자동차)에서 대리점을 닫으라고 한다"며 "왜 내가 문을 닫아야 하느냐"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또 노조 문제로 인해 본사에서 "표적 감사"가 내려왔다며 "문을 닫으면 네가 책임질 거냐"는 말도 여러 차례 합니다. 노조에 가입한 뒤 퇴사 요구를 받은 건 김 씨뿐이 아닙니다. 또 다른 대리점의 이 모 씨는 지난달 아예 계약 해지를 당했습니다. 이 씨는 노조 간부입니다. 계약해지서에는 '중대한 과실로 대리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쓰여 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과 통화한 해당 대리점 대표는 중대한 과실이 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 씨가 자신의 대리점에 있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 피해를 준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대리점은 문제를 뒤늦게 알게 됐지만, 대리점은 본사와 연관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리점 영업 사원 노조는 조만간 부당노동행위와 폭행 등의 혐의로 해당 점주들을 고소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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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때리고 목 조르고…“출근하는 게 지옥 같다”
    • 입력 2015-10-21 00:01:54
    • 수정2015-10-21 05:50:05
    취재후·사건후
■ “출근하는 게 지옥 같다”

현대자동차 대리점의 영업 사원인 김 모 씨는 요즘 출근하는 게 "지옥 같다"고 말합니다. 대리점 대표의 폭언과 폭행 때문입니다. 한 달여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개xx' 같은 욕설은 기본입니다. "눈동자를 파버린다"는 등 입에 담기 힘든 폭언이 이어졌습니다. 김 씨는 불면증에 시달립니다. 악몽을 꿔 벌떡벌떡 잠에서 깹니다. 최근엔 정신과 치료도 시작했습니다. 김 씨에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영업사원


■ 노조 만들었다고 퇴사 요구에 폭언까지

대리점 대표의 괴롭힘은 지난달 김 씨가 동료들과 함께 노동조합을 만든 뒤부터 시작됐습니다. 대리점의 영업 사원들은 현대차 본사 직원과 달리, 퇴직금과 4대 보험은 물론 기본급조차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겠다며 전국의 현대차 대리점 직원들이 노조(자동차판매노동자연대)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노조에서 가입희망서를 뿌리자마자 사달이 벌어졌습니다. 대리점 대표가 흥분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대표는 "현대차 본사에서 난리가 났다"며 김 씨에게 더 이상 출근하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김 씨는 거부했습니다. 폭언이 시작됐습니다. 아침 조회 시간 때면 다른 직원들 앞에서 차마 입에 담기 힘든 폭언이 가해졌습니다. 며칠 뒤엔 김 씨의 책상에 있던 컴퓨터와 전화기가 사라졌습니다. 자동차 판매에 필요한 계약서까지 모두 회수됐습니다.

영업사원


■ 주먹으로 때리고 목 조르고…“정신과 치료 중”

버티는 김 씨에게 폭행까지 가해진 건 지난 5일입니다. 내부 CCTV에 찍힌 화면 내용은 이렇습니다. 대리점 대표가 1층 전시장에서 당직 근무를 서고 있는 김 씨를 쫓아갑니다. 전시장에서 나가라며 김 씨의 가방을 출입문 쪽으로 던집니다. 김 씨의 목을 잡아 전시장 밖으로 밀어냅니다. 다시 들어온 김 씨를 손으로 몇 차례 때리고 위협합니다. 허벅지를 무릎으로 찍습니다. 목을 졸라 쓰러뜨리기도 합니다. 김 씨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전시된 차량 사이를 오가며 도망 다닙니다. 30분 가까이 이어진 폭언과 폭행은 대리점 대표가 전시장을 나가면서야 끝이 납니다. 현재 김 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리점주는 김 씨의 판매 실적이 나빠 퇴사를 요구했던 것뿐이라고 취재진에게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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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


■ 대리점 대표 “본사에서 문 닫으라고 한다”

대리점 대표는 왜 폭력까지 써 가며 김 씨를 퇴사시키려 했던 걸까요? 지난달 16일, 대리점 대표는 아침 조회 때 김 씨의 노조 가입을 언급하며 "본사(현대자동차)에서 대리점을 닫으라고 한다"며 "왜 내가 문을 닫아야 하느냐"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또 노조 문제로 인해 본사에서 "표적 감사"가 내려왔다며 "문을 닫으면 네가 책임질 거냐"는 말도 여러 차례 합니다. 노조에 가입한 뒤 퇴사 요구를 받은 건 김 씨뿐이 아닙니다. 또 다른 대리점의 이 모 씨는 지난달 아예 계약 해지를 당했습니다. 이 씨는 노조 간부입니다. 계약해지서에는 '중대한 과실로 대리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쓰여 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과 통화한 해당 대리점 대표는 중대한 과실이 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 씨가 자신의 대리점에 있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 피해를 준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대리점은 문제를 뒤늦게 알게 됐지만, 대리점은 본사와 연관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리점 영업 사원 노조는 조만간 부당노동행위와 폭행 등의 혐의로 해당 점주들을 고소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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