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산업재해…솜방망이 처벌이 ‘한몫’

<앵커 멘트>

지난 7월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지게차 사망 사고 이후 산업 현장에서의 안전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요.

하지만, 일상화된 사고 은폐와 솜방망이 처벌 등 여전히 산업 현장의 모습은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이규명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7월 발생한 지게차 사망 사고.

고용노동부는 이 업체가 은폐한 산업 재해 28건을 적발했고 업체 대표는 구속됐습니다.

언론 보도 이후 국민의 공분을 사며 가능해진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산업 현장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최근 지게차 사고로 직원 한 명이 크게 다친 한 화장지 제조 공장에서는 지난 8년 동안 다섯 명이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업체가 받은 행정 처분은 과태료와 부분 작업 중지가 전부였습니다.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다 보니 정작 작업장 환경은 달라지지 않고 유사한 사고가 심지어 같은 업체 안에서도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최근 5년간, 충북에서 8개 업체가 두 차례 이상, 한 업체는 5년 연속 산재 다발 사업장에 포함됐습니다.

<인터뷰> 유병돈(고용노동부 청주지청 산재예방지도과) : "(산재 다발 사업장으로) 공표가 됐다고 해서 공표 자체만으로 저희가 조치하는 것은 없습니다." "사회적으로 공표함으로써 불이익이 갈 수도 있는 거죠. 그 자체만으로 (업체가) 자성해가지고..."

재판에 넘겨진 사고 책임자들도 대부분 관대한 처분에 그치고 있습니다.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 사고 가운데 송치된 중대재해사건 2,200여 건 중 징역형은 2.7%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 김성영(민주노총 충북본부) : "중대 산업재해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 반드시 형사적인 처벌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놔야 한다. 산업법 위반으로만은 벌금 정도 그런 솜방망이 처벌로 밖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예고된 인재'라는 산업 재해.

반복되는 솜방망이 처벌 속에 산업재해를 은폐하다 적발된 건수도 지난해 726건으로 일 년 사이 3.8배나 급증했습니다.

KBS 뉴스 이규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