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의 힘…빛을 본 두산 ‘화수분 야구’

입력 2015.10.3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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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야구는 '화수분 야구'라 불린다.

써도 써도 재물이 닳지 않고 새로 샘솟는다는 뜻의 '화수분'에서 따온 말이다.

두산에는 든 자리와 난 자리의 차이를 알아챌 수 없을 만큼 기량이 고른 선수들이 늘 차고 넘친다는 것이다.

이는 두산이 유망주를 발굴하고 키우는 선수 육성 시스템을 일찌감치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기 때문이다.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한 신고선수 김현수가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크고, 불펜에 머물던 유희관이 선발 투수로서 기량을 꽃피운 것도 두산의 화수분 야구 덕이다.

올해 두산은 아낌없는 투자까지 더해져 시즌 개막 전부터 삼성 라이온즈의 정규리그 및 통합우승 5연패를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하지만 막상 올 시즌은 두산으로서는 위기 극복의 연속이었다. 시즌 내내 악재가 끊이지 않았고, 늘 2%가 부족했다.

우선 마무리 투수로 점찍은 노경은이 스프링캠프에서 타구에 맞아 턱관절을 다치고 전열에서 이탈해 4월 말에 가서야 처음 등판하는 등 시즌 내내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

셋업맨 김강률은 5월 초 왼 발목 아킬레스건을 다쳐 수술대에 오르고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외국인 선수의 도움도 크게 받지 못했다.

내야수 잭 루츠는 계속되는 부진과 허리 부상으로 시즌 초반인 5월초 방출됐다. 6월에는 좀처럼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노히터' 투수 유네스키 마야도 내보냈다. 대체 용병으로 영입한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와 투수 앤서니 스와잭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와잭은 정규시즌에서 5승 7패, 평균자책점 5.26의 성적을 내는 데 그쳤다.

KBO리그 5년차인 니퍼트는 정규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에서 에이스의 위용을 유감없이 보여줬지만 시즌 내내 골반, 어깨, 허벅지 부상 등에 시달리며 많은 경기에 뛰지 못하고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의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두산은 9월초 타선이 동반 슬럼프에 빠져 3위 넥센에 3경기 차까지 뒤진 4위로 내려앉는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 투·타 균형을 회복해 시즌 막판 넥센을 따라잡고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올해 두산은 팀 타율은 0.290으로 10개 팀 중 3위에 올랐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5.02로 7위에 머무는 등 극심한 투·타의 부조화를 겪었다.

특히 불펜이 약해 리그 정상의 선발진과 야수진을 갖추고도 전력을 극대화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두산은 국가대표급 야수진의 공·수·주에서 활약 덕에 상위권을 줄곧 유지하는 저력을 드러냈다.

특히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찬 허경민을 비롯해 정진호, 박건우, 최주환 등 젊은 백업 선수들이 주축들의 부상 공백을 거뜬하게 메우며 두산이 자랑하는 '화수분 야구'의 위력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두산은 숙제였던 마운드에서도 '화수분'을 이뤄냈다.

함덕주, 진야곱, 이현호, 허준혁 등 '젊은피'들의 성장이 도드라졌다.

불펜진의 함덕주는 7승 2패 2세이브, 진야곱은 5승 9패의 성적을 올렸고 구원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선발진에 구멍이 생길 때마다 선발 역할까지 한 이현호도 6승 1패를 거두며 두산이 상위권에서 순위 싸움을 이어가는 데 힘을 보탰다.

허준혁은 니퍼트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임시 선발로 등판했다가 그대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아 3승 2패,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14년 만의 우승 한풀이에 성공한 두산이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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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 극복의 힘…빛을 본 두산 ‘화수분 야구’
    • 입력 2015-10-31 19:25:35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야구는 '화수분 야구'라 불린다. 써도 써도 재물이 닳지 않고 새로 샘솟는다는 뜻의 '화수분'에서 따온 말이다. 두산에는 든 자리와 난 자리의 차이를 알아챌 수 없을 만큼 기량이 고른 선수들이 늘 차고 넘친다는 것이다. 이는 두산이 유망주를 발굴하고 키우는 선수 육성 시스템을 일찌감치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기 때문이다.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한 신고선수 김현수가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크고, 불펜에 머물던 유희관이 선발 투수로서 기량을 꽃피운 것도 두산의 화수분 야구 덕이다. 올해 두산은 아낌없는 투자까지 더해져 시즌 개막 전부터 삼성 라이온즈의 정규리그 및 통합우승 5연패를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하지만 막상 올 시즌은 두산으로서는 위기 극복의 연속이었다. 시즌 내내 악재가 끊이지 않았고, 늘 2%가 부족했다. 우선 마무리 투수로 점찍은 노경은이 스프링캠프에서 타구에 맞아 턱관절을 다치고 전열에서 이탈해 4월 말에 가서야 처음 등판하는 등 시즌 내내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 셋업맨 김강률은 5월 초 왼 발목 아킬레스건을 다쳐 수술대에 오르고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외국인 선수의 도움도 크게 받지 못했다. 내야수 잭 루츠는 계속되는 부진과 허리 부상으로 시즌 초반인 5월초 방출됐다. 6월에는 좀처럼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노히터' 투수 유네스키 마야도 내보냈다. 대체 용병으로 영입한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와 투수 앤서니 스와잭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와잭은 정규시즌에서 5승 7패, 평균자책점 5.26의 성적을 내는 데 그쳤다. KBO리그 5년차인 니퍼트는 정규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에서 에이스의 위용을 유감없이 보여줬지만 시즌 내내 골반, 어깨, 허벅지 부상 등에 시달리며 많은 경기에 뛰지 못하고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의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두산은 9월초 타선이 동반 슬럼프에 빠져 3위 넥센에 3경기 차까지 뒤진 4위로 내려앉는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 투·타 균형을 회복해 시즌 막판 넥센을 따라잡고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올해 두산은 팀 타율은 0.290으로 10개 팀 중 3위에 올랐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5.02로 7위에 머무는 등 극심한 투·타의 부조화를 겪었다. 특히 불펜이 약해 리그 정상의 선발진과 야수진을 갖추고도 전력을 극대화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두산은 국가대표급 야수진의 공·수·주에서 활약 덕에 상위권을 줄곧 유지하는 저력을 드러냈다. 특히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찬 허경민을 비롯해 정진호, 박건우, 최주환 등 젊은 백업 선수들이 주축들의 부상 공백을 거뜬하게 메우며 두산이 자랑하는 '화수분 야구'의 위력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두산은 숙제였던 마운드에서도 '화수분'을 이뤄냈다. 함덕주, 진야곱, 이현호, 허준혁 등 '젊은피'들의 성장이 도드라졌다. 불펜진의 함덕주는 7승 2패 2세이브, 진야곱은 5승 9패의 성적을 올렸고 구원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선발진에 구멍이 생길 때마다 선발 역할까지 한 이현호도 6승 1패를 거두며 두산이 상위권에서 순위 싸움을 이어가는 데 힘을 보탰다. 허준혁은 니퍼트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임시 선발로 등판했다가 그대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아 3승 2패,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14년 만의 우승 한풀이에 성공한 두산이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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