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스펙터’ 한국서도 흥행 돌풍 이어갈까?

입력 2015.11.08 (11:59) 수정 2015.11.0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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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의 성공을 뛰어넘을 것인가, 이른바 '소포모어 징크'에서 빠질까.

'007 스카이폴'로 007 시리즈 중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샘 멘데스 감독이 재차 메가폰을 잡은 '007 스펙터'가 처한 운명의 갈림길이다.

'007 스펙터'에서 영국 해외정보국(MI6)은 내외부 양면에서 위기에 놓인다.

우선 내부에서는 영국 정부는 요원이 몸으로 뛰는 시대는 갔다며 통합 감시체제로 MI6를 대체하고자 한다.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를 연상케 하는 '나인 아이즈'가 바로 그것이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미권 5개국 정보협력체로, 테러리즘 정보를 공유한다는 명목하에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감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영국 정부가 8개 국가와 정보공유 협력 논의를 진행하며 '나인 아이즈'를 구축함에 따라 MI6는 해체 위기에 놓인다.

외부의 위기로 007 시리즈의 최악의 범죄 집단인 '스펙터'가 등장한다.

스펙터는 007 시리즈의 첫 작품인 '007 살인번호'(1962년)를 시작으로 '007 위기일발'(1963년), '007 산다볼 작전'(1965년), '007 두번산다'(1967년), '007 여왕 폐하 대작전'(1968년),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1971년)까지 모두 6차례 모습을 드러낸 바 있는 범죄집단.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가 자신의 과거와 연관된 암호를 추적하던 중 스펙터의 수장 '오버하우저'(크리스토프 왈츠)의 존재를 알게 된다.

'007 카지노 로얄'과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스펙터의 하부 조직으로 알려진 '퀀텀'의 소속원인 '미스터 화이트'(예스퍼 크리스텐센)의 딸 '매들린 스완'(레아 세이두)을 통해 스펙터와 관련한 실마리를 찾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오버하우저를 뒤쫓는다.

'007 스펙터'는 007 시리즈답게 다양한 로케이션에서 시원스러운 액션을 보여 준다.

멕시코의 소칼로 광장, 이탈리아 로마, 오스트리아 솔덴, 북아프리카의 탕헤르와 사하라 사막에서 벌어지는 헬리콥터에서의 격투, 자동차 추격전 등 액션은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 만하다.

해외 개봉 성적만 봤을 때 샘 멘데스의 두번째 007 작품이 전작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서 개봉 첫주에 4천100만파운드(약 718억4천만원)의 흥행 수익을 거둬 역대 최대 수입을 기록했다.

이는 전작 '007 스카이폴'이 거둔 2천10만파운드를 넘어설 뿐 아니라 기존 1위였던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2천380만 파운드)의 2배 가까이 되는 수치이기도 하다.

영국 외에 노르웨이와 스웨덴, 네덜란드, 핀란드, 덴마크에서도 개봉 첫주 최대 수입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내용으로 봤을 때 전작이 보여줬던 '새로움'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007 스카이폴'이 전 세계에서 11억8천만 달러라는 시리즈 사상 최고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개봉 당시가 007 시리즈 50주년인 해라는 시기적 이점도 있었지만 '007 스카이폴'이 이전 작품과 다른 차별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전작은 새로운 시대에 스파이가 필요한지 물음을 제기하는 한편 본드의 과거 트라우마와 그것을 극복한 모습을 그려냈다.

영화에서 영국 의회는 국장 'M'(주디 덴치')을 소환해 '정보를 얻기 위해 스파이에 의존하는 시대는 갔다'고 몰아붙이고, 본드는 젊은 장비 담당 'Q'(벤 위쇼)로부터 '구닥다리' 취급을 받는다.

'007 스펙터'에서 이런 신구 갈등이 재연된다. '더블 O 프로그램', 즉 살인면허는 더는 필요없다며 MI6는 통합감시체제로 대체되는 운명에 처한다. 심지어 MI6 건물이 붕괴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007 스펙터'가 새 출발을 하기보다는 전작의 이야기 구조를 반복해 감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과거 인물인 MI6의 기존 국장인 주디 덴치가 전작에서 죽고 랄프 파인즈가 새 국장을 맡은 상황이었다.

본드는 전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장소이자 부모가 살해당한 곳인 '스카이폴'에서 자신의 '어두운'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실바'(하비에르 바르뎀)를 없애고 자신을 사로잡았던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전작에서 50년의 역사를 결산하고서 이번 작품에서 잔액이 맞는지 재정산하는 느낌이다.

1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1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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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7 스펙터’ 한국서도 흥행 돌풍 이어갈까?
    • 입력 2015-11-08 11:59:16
    • 수정2015-11-08 13:24:11
    연합뉴스
전작의 성공을 뛰어넘을 것인가, 이른바 '소포모어 징크'에서 빠질까.

'007 스카이폴'로 007 시리즈 중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샘 멘데스 감독이 재차 메가폰을 잡은 '007 스펙터'가 처한 운명의 갈림길이다.

'007 스펙터'에서 영국 해외정보국(MI6)은 내외부 양면에서 위기에 놓인다.

우선 내부에서는 영국 정부는 요원이 몸으로 뛰는 시대는 갔다며 통합 감시체제로 MI6를 대체하고자 한다.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를 연상케 하는 '나인 아이즈'가 바로 그것이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미권 5개국 정보협력체로, 테러리즘 정보를 공유한다는 명목하에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감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영국 정부가 8개 국가와 정보공유 협력 논의를 진행하며 '나인 아이즈'를 구축함에 따라 MI6는 해체 위기에 놓인다.

외부의 위기로 007 시리즈의 최악의 범죄 집단인 '스펙터'가 등장한다.

스펙터는 007 시리즈의 첫 작품인 '007 살인번호'(1962년)를 시작으로 '007 위기일발'(1963년), '007 산다볼 작전'(1965년), '007 두번산다'(1967년), '007 여왕 폐하 대작전'(1968년),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1971년)까지 모두 6차례 모습을 드러낸 바 있는 범죄집단.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가 자신의 과거와 연관된 암호를 추적하던 중 스펙터의 수장 '오버하우저'(크리스토프 왈츠)의 존재를 알게 된다.

'007 카지노 로얄'과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스펙터의 하부 조직으로 알려진 '퀀텀'의 소속원인 '미스터 화이트'(예스퍼 크리스텐센)의 딸 '매들린 스완'(레아 세이두)을 통해 스펙터와 관련한 실마리를 찾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오버하우저를 뒤쫓는다.

'007 스펙터'는 007 시리즈답게 다양한 로케이션에서 시원스러운 액션을 보여 준다.

멕시코의 소칼로 광장, 이탈리아 로마, 오스트리아 솔덴, 북아프리카의 탕헤르와 사하라 사막에서 벌어지는 헬리콥터에서의 격투, 자동차 추격전 등 액션은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 만하다.

해외 개봉 성적만 봤을 때 샘 멘데스의 두번째 007 작품이 전작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서 개봉 첫주에 4천100만파운드(약 718억4천만원)의 흥행 수익을 거둬 역대 최대 수입을 기록했다.

이는 전작 '007 스카이폴'이 거둔 2천10만파운드를 넘어설 뿐 아니라 기존 1위였던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2천380만 파운드)의 2배 가까이 되는 수치이기도 하다.

영국 외에 노르웨이와 스웨덴, 네덜란드, 핀란드, 덴마크에서도 개봉 첫주 최대 수입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내용으로 봤을 때 전작이 보여줬던 '새로움'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007 스카이폴'이 전 세계에서 11억8천만 달러라는 시리즈 사상 최고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개봉 당시가 007 시리즈 50주년인 해라는 시기적 이점도 있었지만 '007 스카이폴'이 이전 작품과 다른 차별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전작은 새로운 시대에 스파이가 필요한지 물음을 제기하는 한편 본드의 과거 트라우마와 그것을 극복한 모습을 그려냈다.

영화에서 영국 의회는 국장 'M'(주디 덴치')을 소환해 '정보를 얻기 위해 스파이에 의존하는 시대는 갔다'고 몰아붙이고, 본드는 젊은 장비 담당 'Q'(벤 위쇼)로부터 '구닥다리' 취급을 받는다.

'007 스펙터'에서 이런 신구 갈등이 재연된다. '더블 O 프로그램', 즉 살인면허는 더는 필요없다며 MI6는 통합감시체제로 대체되는 운명에 처한다. 심지어 MI6 건물이 붕괴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007 스펙터'가 새 출발을 하기보다는 전작의 이야기 구조를 반복해 감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과거 인물인 MI6의 기존 국장인 주디 덴치가 전작에서 죽고 랄프 파인즈가 새 국장을 맡은 상황이었다.

본드는 전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장소이자 부모가 살해당한 곳인 '스카이폴'에서 자신의 '어두운'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실바'(하비에르 바르뎀)를 없애고 자신을 사로잡았던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전작에서 50년의 역사를 결산하고서 이번 작품에서 잔액이 맞는지 재정산하는 느낌이다.

1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1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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