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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 ADT캡스 역전 우승으로 ‘첫 트로피’
입력 2015.11.08 (16:44) 수정 2015.11.08 (16:44) 연합뉴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드전을 선수들은 '지옥의 레이스'라고 표현한다.

관중도 없고 개인 캐디도 없이 치르는 시드전에서 선수들은 서로 말도 건네지 않는다. 긴장도가 워낙 높아서 투어 대회 때 쑥쑥 넣던 1m 거리 퍼트도 벌벌 떨면서 겨우 넣는다.

내년 투어 대회 출전권이 걸린 시드전에서 낙방하면 대개 2부투어에서 내년을 기약하지만 상금은 물론 각종 후원 계약도 다 끊겨 생계에 위협까지 받는다. 시드전 낙방을 계기로 은퇴하는 선수도 적지 않다.

오지현(19·KB금융)은 지난 2013년 겨울에 치른 시드전을 통과해 대망의 투어 프로 선수가 됐지만 작년에 또 한번 시드전을 치러야 했다.

23차례 대회에 출전해 상금랭킹 64위(6천301만원)에 그쳐 상금랭킹 50위 이내 선수에게 주는 시드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오지현과 2013년 시드전을 함께 치른 동기생 백규정(20), 김민선(20·이상 CJ오쇼핑), 고진영(20·넵스) 등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오지현의 작년 가을은 스산하기만 했다.

다행히 다시 치른 시드전에서 4위를 차지해 다시 투어 무대를 밟은 오지현은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다시는 시드전으로 돌아가지 말자'는 목표를 세웠다. 시드전에 다시 가면 골프를 그만 둘 각오로 뛰자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이를 악물고 뛰었다"는 오지현은 작년과 확 달라졌다. 서울경제·문영퀸즈파크 레이디스클래식까지 톱10 입상 7차례에 상금 1억6천807만원을 모아 상금순위 29위에 올랐다.

상금순위로 거뜬히 내년 시드를 확보한 오지현은 내친 김에 '우승 한번 하자'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마침내 고향 부산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두번째 대회에서 '잭팟'을 터트렸다.

오지현은 8일 부산 기장군 해운대비치 골프앤리조트(파72·6천591야드)에서 열린 ADT캡스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뿜어내 최종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난생 처음 투어 대회 우승컵을 안았다.

이 대회는 상금랭킹 60위 이내 선수 등 정상급 선수에게만 출전 자격을 주는 '왕중왕전'이다.

'왕중왕전' 우승이라는 명예와 상금 1억원보다 오지현은 투어 대회 우승자에게 주는 2년간 시드가 더 반갑다.

오지현은 "우승한 것도 기쁘지만 시드 걱정 덜어서 너무 좋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2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몰아쳐 고진영에 1타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오지현의 우승 가능성을 크게 본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올해 3승이나 거뒀고 세계 최고의 무대 LPGA투어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고진영을 상대로 역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었다.

더구나 오지현은 최종일 챔피언조 경기는 난생 처음이었다. 지난해 챔피언조 바로 앞에서 경기를 치른 적이 한번 있었는데 공을 제대로 치지 못할만큼 긴장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줄기차게 내리는 비 속에서 치른 최종 라운드에서 오지현은 놀랄만큼 침착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치른 라운드 가운데 가장 견고한 플레이를 펼쳤다.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솎아내는 완벽한 경기였다.

오지현은 "전날 밤에 잠을 설칠만큼 긴장했지만 막상 첫홀 티샷을 치고 나니 아주 마음이 편했다"면서 "어릴 때부터 같이 경기를 많이 했고 친한 두 언니(고진영, 김예진)와 같이 경기를 치러 더 편했다"고 말했다.

3번홀(파3) 2m 버디로 공동선두로 올라선 오지현은 7번홀(파3)에서 10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고진영을 1타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에 나섰다.

오지현은 이어 8번홀(파4) 1m 버디, 9번홀(파4) 1.5m 버디, 10번홀(파4) 80㎝ 버디 등 4개홀 연속 버디를 쓸어담아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오지현은 "10번홀 버디했을 때 우승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4번홀(파4)에서 2m 파퍼트를 남기는 위기에도 흔들림없이 차분하게 파로 막아낸 오지현은 15번홀(파4)에서 5m 버디 찬스를 살려내면서 5타차까지 달아나며 쐐기를 박았다.

17번홀(파4)에서도 3m 버디를 보탠 오지현은 2004년 초대 챔피언 최나연(28·SK텔레콤)이 갖고 있던 대회 최소타 기록(202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오지현은 "이제 팬들에게 오지현이라는 이름 석자를 알렸다면 앞으로 잊혀지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즌 4승을 노린 고진영은 시즌 중반부터 시달려온 무릎 부상 탓인지 버디없이 보기만 2개를 적어내는 부진 끝에 공동4위(6언더파 210타)로 밀렸다.

지난 8월 MBN·보그너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신고한 하민송(19·롯데)은 데일리베스트샷 8언더파 64타를 뿜어내 공동2위(8언더파 208타)로 수직 상승했다. 하민송은 12번홀부터 18번홀까지 7개홀에서 5개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버디 6개를 잡아냈다.

부산 출신 고참 김보경(29·요진건설)도 버디 7개를 뽑아내며 6타를 줄여 하민송과 함께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상금랭킹 2위 박성현(22·넵스)은 공동12위(3언더파 213타)로 이름값은 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선두를 달리는 대상 포인트 2위 이정민(22·비씨카드)은 공동 53위(5오버파 221타)로 순위가 떨어져 10위 이내에 들어야 받는 포인트를 1점도 추가하지 못했다.

이정민은 시즌 최종전 조선일보-포스코챔피언십에서 4위 이내에 입상하고 전인지가 10위 밖으로 밀려나야 대상을 차지할 수 있는 불리한 처지에 몰렸다.
  • 오지현, ADT캡스 역전 우승으로 ‘첫 트로피’
    • 입력 2015-11-08 16:44:36
    • 수정2015-11-08 16:44:46
    연합뉴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드전을 선수들은 '지옥의 레이스'라고 표현한다.

관중도 없고 개인 캐디도 없이 치르는 시드전에서 선수들은 서로 말도 건네지 않는다. 긴장도가 워낙 높아서 투어 대회 때 쑥쑥 넣던 1m 거리 퍼트도 벌벌 떨면서 겨우 넣는다.

내년 투어 대회 출전권이 걸린 시드전에서 낙방하면 대개 2부투어에서 내년을 기약하지만 상금은 물론 각종 후원 계약도 다 끊겨 생계에 위협까지 받는다. 시드전 낙방을 계기로 은퇴하는 선수도 적지 않다.

오지현(19·KB금융)은 지난 2013년 겨울에 치른 시드전을 통과해 대망의 투어 프로 선수가 됐지만 작년에 또 한번 시드전을 치러야 했다.

23차례 대회에 출전해 상금랭킹 64위(6천301만원)에 그쳐 상금랭킹 50위 이내 선수에게 주는 시드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오지현과 2013년 시드전을 함께 치른 동기생 백규정(20), 김민선(20·이상 CJ오쇼핑), 고진영(20·넵스) 등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오지현의 작년 가을은 스산하기만 했다.

다행히 다시 치른 시드전에서 4위를 차지해 다시 투어 무대를 밟은 오지현은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다시는 시드전으로 돌아가지 말자'는 목표를 세웠다. 시드전에 다시 가면 골프를 그만 둘 각오로 뛰자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이를 악물고 뛰었다"는 오지현은 작년과 확 달라졌다. 서울경제·문영퀸즈파크 레이디스클래식까지 톱10 입상 7차례에 상금 1억6천807만원을 모아 상금순위 29위에 올랐다.

상금순위로 거뜬히 내년 시드를 확보한 오지현은 내친 김에 '우승 한번 하자'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마침내 고향 부산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두번째 대회에서 '잭팟'을 터트렸다.

오지현은 8일 부산 기장군 해운대비치 골프앤리조트(파72·6천591야드)에서 열린 ADT캡스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뿜어내 최종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난생 처음 투어 대회 우승컵을 안았다.

이 대회는 상금랭킹 60위 이내 선수 등 정상급 선수에게만 출전 자격을 주는 '왕중왕전'이다.

'왕중왕전' 우승이라는 명예와 상금 1억원보다 오지현은 투어 대회 우승자에게 주는 2년간 시드가 더 반갑다.

오지현은 "우승한 것도 기쁘지만 시드 걱정 덜어서 너무 좋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2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몰아쳐 고진영에 1타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오지현의 우승 가능성을 크게 본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올해 3승이나 거뒀고 세계 최고의 무대 LPGA투어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고진영을 상대로 역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었다.

더구나 오지현은 최종일 챔피언조 경기는 난생 처음이었다. 지난해 챔피언조 바로 앞에서 경기를 치른 적이 한번 있었는데 공을 제대로 치지 못할만큼 긴장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줄기차게 내리는 비 속에서 치른 최종 라운드에서 오지현은 놀랄만큼 침착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치른 라운드 가운데 가장 견고한 플레이를 펼쳤다.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솎아내는 완벽한 경기였다.

오지현은 "전날 밤에 잠을 설칠만큼 긴장했지만 막상 첫홀 티샷을 치고 나니 아주 마음이 편했다"면서 "어릴 때부터 같이 경기를 많이 했고 친한 두 언니(고진영, 김예진)와 같이 경기를 치러 더 편했다"고 말했다.

3번홀(파3) 2m 버디로 공동선두로 올라선 오지현은 7번홀(파3)에서 10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고진영을 1타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에 나섰다.

오지현은 이어 8번홀(파4) 1m 버디, 9번홀(파4) 1.5m 버디, 10번홀(파4) 80㎝ 버디 등 4개홀 연속 버디를 쓸어담아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오지현은 "10번홀 버디했을 때 우승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4번홀(파4)에서 2m 파퍼트를 남기는 위기에도 흔들림없이 차분하게 파로 막아낸 오지현은 15번홀(파4)에서 5m 버디 찬스를 살려내면서 5타차까지 달아나며 쐐기를 박았다.

17번홀(파4)에서도 3m 버디를 보탠 오지현은 2004년 초대 챔피언 최나연(28·SK텔레콤)이 갖고 있던 대회 최소타 기록(202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오지현은 "이제 팬들에게 오지현이라는 이름 석자를 알렸다면 앞으로 잊혀지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즌 4승을 노린 고진영은 시즌 중반부터 시달려온 무릎 부상 탓인지 버디없이 보기만 2개를 적어내는 부진 끝에 공동4위(6언더파 210타)로 밀렸다.

지난 8월 MBN·보그너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신고한 하민송(19·롯데)은 데일리베스트샷 8언더파 64타를 뿜어내 공동2위(8언더파 208타)로 수직 상승했다. 하민송은 12번홀부터 18번홀까지 7개홀에서 5개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버디 6개를 잡아냈다.

부산 출신 고참 김보경(29·요진건설)도 버디 7개를 뽑아내며 6타를 줄여 하민송과 함께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상금랭킹 2위 박성현(22·넵스)은 공동12위(3언더파 213타)로 이름값은 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선두를 달리는 대상 포인트 2위 이정민(22·비씨카드)은 공동 53위(5오버파 221타)로 순위가 떨어져 10위 이내에 들어야 받는 포인트를 1점도 추가하지 못했다.

이정민은 시즌 최종전 조선일보-포스코챔피언십에서 4위 이내에 입상하고 전인지가 10위 밖으로 밀려나야 대상을 차지할 수 있는 불리한 처지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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