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전북 지금이 고비…더 강한 팀 될 것”

입력 2015.11.0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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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사상 최초로 네 번 우승한 사령탑이 된 최강희(56) 전북 현대 감독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전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승리, 남은 두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올해 K리그 클래식을 제패한 최강희 감독은 2009년과 2011년, 2014년에 이어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최 감독은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명문 팀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며 "그런 면에서 전북은 지금이 고비"라고 진단했다.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탈락한 최 감독은 "다음 시즌에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도전하는 팀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최강희 감독과 일문일답.

-- 우승 소감은.

▲ 오늘 우리 선수들이 반드시 이겨서 우승을 결정하겠다는 의지가 컸다. 상대 제주는 작년에도 안방에서 우리에게 우승을 내준 기억이 있기 때문에 무장이 잘 돼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즌 초반부터 1위에 올랐지만 고비가 많았는데 선수들이 잘 이겨냈다.

-- 앞선 세 차례 우승과 비교하자면.

▲ 2009년과 2011년 우승은 전북의 색깔을 내면서 공격적인 모습으로 우승했다. 지난 시즌은 내가 대표팀에 있다가 돌아온 첫 시즌이었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마음이 간절했다. 그래서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전술적으로 팀의 공수 균형을 맞추고 조직력을 극대화해 우승한 경우였다.

올해는 되돌아보면 이기기에 급급한 면이 컸다. 1위를 지키려고 우리 색깔을 내지 못하고 상대에 맞춰가면서 경기를 펼쳐 아쉬운 점도 많았다. 그러나 선수들이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우승이라는 영광을 팀과 저에게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 우승 원동력을 꼽아달라.

▲ 전북이 우승 후보로 지목됐고 '절대 1강'이라는 소리까지 들어 매 경기 어려웠다. 우승은 했지만 상대를 압도한 경기는 많지 않았다. 그 정도로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어려움이 많았지만 역시 전북만의 문화가 있었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 팀에 대한 애정을 갖고 희생과 헌신을 하는 문화가 우승 원동력이다. 이동국, 루이스, 조성환 등 노장 선수들이 그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줘 우승할 수 있었다.

-- 2005년 처음 전북에 취임한 이후 10년이 지났다. 앞으로 10년을 그린다면.

▲ 제가 처음 부임했을 때는 한 번이라도 우승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제가 원하는 팀을 만들어 가고 있고 팬과 구단, 선수단의 삼위일체가 이번 시즌 이뤄진 것 같다.

그러나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전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북은 지금이 고비 선상에 있다. 유럽을 봐도 명문팀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전북을 만들고 싶다. 올해처럼 1위에 연연하는 경기를 하기보다 전북만의 독특한 팀 문화를 살리면서 다음 시즌 이후 선수 구성을 준비하고 싶다.

-- 최근 다른 팀들의 투자가 줄어서 우승이 더 쉬웠던 것은 아닌가.

▲ 우리가 시즌 초반부터 1위에 올랐지만 네 번 정도 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졌을 때 수원도 같이 패하고, 포항이나 서울은 발동이 늦게 걸리는 등 운도 따랐다. 또 권경원, 에두, 에닝요 등이 팀을 떠났을 때도 위기였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려면 팀이나 개인이나 기복이 없어야 한다.

우리가 다른 팀들에 비해 연봉이 훨씬 많은 팀은 아니다. 유럽은 선수 두 명의 몸값이 다른 팀 전체와 비슷한 경우가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앞으로는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싶다. 연봉이 다른 팀의 몇 배가 돼서 그만큼 가치를 높이고 수익을 창출,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어필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

지금과 같은 소극적인 투자로는 K리그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경쟁하기 어렵게 된다. 이런 흐름이 4∼5년 이어지면 K리그는 '우리만의 리그'가 될 것이다. 그러나 K리그는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경우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우리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준비하겠다.

-- 우승에 공헌한 선수를 구체적으로 지목하자면.

▲ 늘 푸른 소나무처럼 전북을 지켜주는 이동국과 한 명을 더 꼽자면 김기희다. 현역 국가대표로 중앙 수비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오늘처럼 팀 사정에 따라 측면에서 희생하는 팀플레이를 해줬다.

-- 전북은 '닥공'으로 유명한데.

▲ 올 시즌에도 홈에서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선두를 지키느라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해 아쉽다. 공격적인 경기를 하려면 미드필더에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가 있어야 하지만 올해는 그런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다음 시즌 준비를 하면서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선수 영입 등을 추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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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희 “전북 지금이 고비…더 강한 팀 될 것”
    • 입력 2015-11-08 18:06:35
    연합뉴스
프로축구 사상 최초로 네 번 우승한 사령탑이 된 최강희(56) 전북 현대 감독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전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승리, 남은 두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올해 K리그 클래식을 제패한 최강희 감독은 2009년과 2011년, 2014년에 이어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최 감독은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명문 팀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며 "그런 면에서 전북은 지금이 고비"라고 진단했다.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탈락한 최 감독은 "다음 시즌에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도전하는 팀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최강희 감독과 일문일답. -- 우승 소감은. ▲ 오늘 우리 선수들이 반드시 이겨서 우승을 결정하겠다는 의지가 컸다. 상대 제주는 작년에도 안방에서 우리에게 우승을 내준 기억이 있기 때문에 무장이 잘 돼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즌 초반부터 1위에 올랐지만 고비가 많았는데 선수들이 잘 이겨냈다. -- 앞선 세 차례 우승과 비교하자면. ▲ 2009년과 2011년 우승은 전북의 색깔을 내면서 공격적인 모습으로 우승했다. 지난 시즌은 내가 대표팀에 있다가 돌아온 첫 시즌이었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마음이 간절했다. 그래서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전술적으로 팀의 공수 균형을 맞추고 조직력을 극대화해 우승한 경우였다. 올해는 되돌아보면 이기기에 급급한 면이 컸다. 1위를 지키려고 우리 색깔을 내지 못하고 상대에 맞춰가면서 경기를 펼쳐 아쉬운 점도 많았다. 그러나 선수들이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우승이라는 영광을 팀과 저에게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 우승 원동력을 꼽아달라. ▲ 전북이 우승 후보로 지목됐고 '절대 1강'이라는 소리까지 들어 매 경기 어려웠다. 우승은 했지만 상대를 압도한 경기는 많지 않았다. 그 정도로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어려움이 많았지만 역시 전북만의 문화가 있었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 팀에 대한 애정을 갖고 희생과 헌신을 하는 문화가 우승 원동력이다. 이동국, 루이스, 조성환 등 노장 선수들이 그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줘 우승할 수 있었다. -- 2005년 처음 전북에 취임한 이후 10년이 지났다. 앞으로 10년을 그린다면. ▲ 제가 처음 부임했을 때는 한 번이라도 우승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제가 원하는 팀을 만들어 가고 있고 팬과 구단, 선수단의 삼위일체가 이번 시즌 이뤄진 것 같다. 그러나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전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북은 지금이 고비 선상에 있다. 유럽을 봐도 명문팀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전북을 만들고 싶다. 올해처럼 1위에 연연하는 경기를 하기보다 전북만의 독특한 팀 문화를 살리면서 다음 시즌 이후 선수 구성을 준비하고 싶다. -- 최근 다른 팀들의 투자가 줄어서 우승이 더 쉬웠던 것은 아닌가. ▲ 우리가 시즌 초반부터 1위에 올랐지만 네 번 정도 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졌을 때 수원도 같이 패하고, 포항이나 서울은 발동이 늦게 걸리는 등 운도 따랐다. 또 권경원, 에두, 에닝요 등이 팀을 떠났을 때도 위기였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려면 팀이나 개인이나 기복이 없어야 한다. 우리가 다른 팀들에 비해 연봉이 훨씬 많은 팀은 아니다. 유럽은 선수 두 명의 몸값이 다른 팀 전체와 비슷한 경우가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앞으로는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싶다. 연봉이 다른 팀의 몇 배가 돼서 그만큼 가치를 높이고 수익을 창출,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어필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 지금과 같은 소극적인 투자로는 K리그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경쟁하기 어렵게 된다. 이런 흐름이 4∼5년 이어지면 K리그는 '우리만의 리그'가 될 것이다. 그러나 K리그는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경우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우리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준비하겠다. -- 우승에 공헌한 선수를 구체적으로 지목하자면. ▲ 늘 푸른 소나무처럼 전북을 지켜주는 이동국과 한 명을 더 꼽자면 김기희다. 현역 국가대표로 중앙 수비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오늘처럼 팀 사정에 따라 측면에서 희생하는 팀플레이를 해줬다. -- 전북은 '닥공'으로 유명한데. ▲ 올 시즌에도 홈에서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선두를 지키느라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해 아쉽다. 공격적인 경기를 하려면 미드필더에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가 있어야 하지만 올해는 그런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다음 시즌 준비를 하면서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선수 영입 등을 추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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