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안갯길 감속 규정…사고 위험 높아

입력 2015.11.08 (21:13) 수정 2015.11.0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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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교차가 큰 시기에는 도로에 안개가 자주 끼게 되는데, 이런 길을 만나면 차량 속도를 줄이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실태를 점검해 봤더니 이 규정을 제대로 지키는 운전자가 거의 없었습니다.

최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짙은 안갯 속, 갑자기 앞에 나타난 승용차에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뒤이어 오던 차들도 연달아 부딪치더니, 급기야 버스 한 대가 방금 기사가 내린 택시를 완전히 부숴버립니다

지난 2월 영종대교에서 난 105중 추돌사곱니다.

도로교통법상 가시거리 100미터 미만의 짙은 안개가 끼면 속도를 절반으로 줄이도록 돼 있지만, 이런 규정을 지키는 운전자들은 많지 않습니다.

실제로 안갯길 영종대교를 지나는 차량 2만 8천여 대를 조사해봤더니 규정대로 50% 이상 감속한 차량은 41대, 0.15%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 안효수(인천시 중구) : "줄여야 한다고는 들었는데 정확하게 50%를 줄여야 한다는 건 인지를 못했던 거 같습니다."

이러다보니 맑은 날 하위 15% 저속 차량과 상위 15% 고속 차량의 속도차는 시속 24km였지만, 안갯길에선 35km로 차이가 더 벌어졌습니다.

<인터뷰> 임채홍(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내가 위험하다고 느끼고 감속을 하는 차량들이 있고 감속을 하지 않고 그 도로의 (원래) 제한속도로 달리는 차량이 있기 때문에 속도 편차도 많이 발생하고 교통사고 위험성도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운전자들에게 안개 농도에 따라 제한 속도를 실시간으로 바꿔서 안내해주면 이런 속도 편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천승재(인천공항고속도로 기획관리팀장) : "(제한) 속도가 100, 80, 50으로 가시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거기에 맞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기상 상황을 반영한 가변형 속도 제한 제도를 주요 고속도로로 확대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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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무실’ 안갯길 감속 규정…사고 위험 높아
    • 입력 2015-11-08 21:14:07
    • 수정2015-11-08 22: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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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교차가 큰 시기에는 도로에 안개가 자주 끼게 되는데, 이런 길을 만나면 차량 속도를 줄이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실태를 점검해 봤더니 이 규정을 제대로 지키는 운전자가 거의 없었습니다.

최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짙은 안갯 속, 갑자기 앞에 나타난 승용차에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뒤이어 오던 차들도 연달아 부딪치더니, 급기야 버스 한 대가 방금 기사가 내린 택시를 완전히 부숴버립니다

지난 2월 영종대교에서 난 105중 추돌사곱니다.

도로교통법상 가시거리 100미터 미만의 짙은 안개가 끼면 속도를 절반으로 줄이도록 돼 있지만, 이런 규정을 지키는 운전자들은 많지 않습니다.

실제로 안갯길 영종대교를 지나는 차량 2만 8천여 대를 조사해봤더니 규정대로 50% 이상 감속한 차량은 41대, 0.15%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 안효수(인천시 중구) : "줄여야 한다고는 들었는데 정확하게 50%를 줄여야 한다는 건 인지를 못했던 거 같습니다."

이러다보니 맑은 날 하위 15% 저속 차량과 상위 15% 고속 차량의 속도차는 시속 24km였지만, 안갯길에선 35km로 차이가 더 벌어졌습니다.

<인터뷰> 임채홍(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내가 위험하다고 느끼고 감속을 하는 차량들이 있고 감속을 하지 않고 그 도로의 (원래) 제한속도로 달리는 차량이 있기 때문에 속도 편차도 많이 발생하고 교통사고 위험성도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운전자들에게 안개 농도에 따라 제한 속도를 실시간으로 바꿔서 안내해주면 이런 속도 편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천승재(인천공항고속도로 기획관리팀장) : "(제한) 속도가 100, 80, 50으로 가시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거기에 맞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기상 상황을 반영한 가변형 속도 제한 제도를 주요 고속도로로 확대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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