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총선 개각 서둘러야

입력 2015.11.10 (07:34) 수정 2015.11.1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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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기 해설위원]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사의 표명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정 장관은 기자회견까지 갖고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는데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웠지만 결국 총선 출마를 위한 사퇴로 보입니다. 그의 총선 출마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정 장관의 기자회견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부적절해 보입니다. 정 장관은 지난 8월 새누리당 연찬회에 참석해 총선 필승 건배사로 물의를 빚었습니다. 행자부 장관은 선거 주무부처 장관입니다. 그런데도 현직에 있으면서 특정 정당의 승리를 운운했으니 올바른 처신이라 할 수 없습니다. 총선 출마를 위해 장관직을 사퇴할 거라면 차라리 그때 그만두는 것이 더 떳떳했을 겁니다. 더구나 정 장관은 고향인 경북 경주에 지난해 60억, 올해는 28억 원의 특별교부세를 배정했습니다. 특별교부세는 장관이 주무를 수 있는 돈입니다. 경주는 정 장관의 출마설이 나오는 곳입니다. 국민의 세금을 자신의 출세용으로 이용한 것 아니냐는 야당의 비판이 전혀 근거 없지 않아 보입니다. 정부의 주요 정책 발표도 아니고 본인의 사퇴를 위해 기자회견을 가진 모양새도 썩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장관직을 물러나는 경우가 또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역 의원으로 장관직에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부 장관의 총선 출마는 기정사실로 돼있습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총선 출마를 위해 조만간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데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해당 부처의 공무원들은 또 어떨까요? 곧 떠날 장관의 지시가 제대로 먹힐까요? 공직사회의 영이 제대로 설리 없습니다.

현 정부의 최대 과제라 할 수 있는 4대 개혁! 그나마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막혀 동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온 내각이 정성을 다해 추진해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말까 한데 이런 식으로 내각에 구멍이 뚫린다면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차제에 총선 출마 예정 장관들은 모두 바꾸고 새롭게 내각의 면모를 일신하는 것이 국정운영의 정석이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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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총선 개각 서둘러야
    • 입력 2015-11-10 07:41:24
    • 수정2015-11-10 08: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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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기 해설위원]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사의 표명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정 장관은 기자회견까지 갖고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는데 이런저런 이유를 내세웠지만 결국 총선 출마를 위한 사퇴로 보입니다. 그의 총선 출마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정 장관의 기자회견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부적절해 보입니다. 정 장관은 지난 8월 새누리당 연찬회에 참석해 총선 필승 건배사로 물의를 빚었습니다. 행자부 장관은 선거 주무부처 장관입니다. 그런데도 현직에 있으면서 특정 정당의 승리를 운운했으니 올바른 처신이라 할 수 없습니다. 총선 출마를 위해 장관직을 사퇴할 거라면 차라리 그때 그만두는 것이 더 떳떳했을 겁니다. 더구나 정 장관은 고향인 경북 경주에 지난해 60억, 올해는 28억 원의 특별교부세를 배정했습니다. 특별교부세는 장관이 주무를 수 있는 돈입니다. 경주는 정 장관의 출마설이 나오는 곳입니다. 국민의 세금을 자신의 출세용으로 이용한 것 아니냐는 야당의 비판이 전혀 근거 없지 않아 보입니다. 정부의 주요 정책 발표도 아니고 본인의 사퇴를 위해 기자회견을 가진 모양새도 썩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장관직을 물러나는 경우가 또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역 의원으로 장관직에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부 장관의 총선 출마는 기정사실로 돼있습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총선 출마를 위해 조만간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데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해당 부처의 공무원들은 또 어떨까요? 곧 떠날 장관의 지시가 제대로 먹힐까요? 공직사회의 영이 제대로 설리 없습니다.

현 정부의 최대 과제라 할 수 있는 4대 개혁! 그나마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막혀 동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온 내각이 정성을 다해 추진해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말까 한데 이런 식으로 내각에 구멍이 뚫린다면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차제에 총선 출마 예정 장관들은 모두 바꾸고 새롭게 내각의 면모를 일신하는 것이 국정운영의 정석이라 할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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