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구 좋은’ 장원준, 도미니카전 선발 출격

한국시리즈에서 절정에 오른 투구로 두산 베어스의 우승을 이끈 좌완 투수 장원준(30)이 대표팀의 운명이 달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일전에서 선발 등판하는 중책을 맡았다.

10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구장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끝낸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한국시간으로 이튿날 오후 7시 타오위안구장에서 펼쳐지는 도미니카공화국전 선발로 장원준을 예고했다.

장원준과 이대은, 두 투수 중에서 고민을 거듭한 김 감독은 도미니카공화국 타자들이 파워는 빼어나지만 정확도는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타자들을 현혹하는 유인구가 빼어난 장원준을 최종 낙점했다.

도미니카공화국전은 지난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펼쳐진 대회 공식 개막전에서 일본에 0-5로 완패한 대표팀에는 놓칠 수 없는 일전이다. 8강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 예선 3승을 목표로 한 김인식호는 남은 4경기에서 1패를 더할 경우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물론 2승 3패를 하더라도 경우의 수에 따라 8강에 진출할 수 있지만,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아야 A조 하위권팀과 수월하게 8강 토너먼트를 치를 수 있기에 도미니카공화국전은 대표님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일전이다.

장원준은 올 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2승 12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후반기 막판 구위가 저하되는 모습을 보여 우려를 낳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을 챙기며 두산의 우승을 이끌었다.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이닝 이터'로서의 면모를 뽐낸 것도 최종 낙점의 배경으로 보인다. 김 감독 역시 "장원준과 이현승이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구위가 좋다"며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국제대회 경험은 1경기가 있다. 장원준은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대만과의 최종전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때보다 연륜이 쌓이고 체인지업도 한층 날카로운진 만큼 한국시리즈에서 보였던 구위와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만 보여준다면 충분히 기대에 부응하는 호투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