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타짜들 ‘밑장빼기’로 현금 슬쩍한 사연은?

입력 2015.11.1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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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범죄도 이제 국제화 시대인 걸까?'

한국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이 연간 1400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외국인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위조한 신용카드로 억대의 고가품을 결제하고, 외국어로 주위를 분산시킨 뒤 돈을 훔치는 등 수법도 지능화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죄범죄수사대는 서울의 백화점과 면세점 등지에서 위조된 해외 신용카드를 제시한 혐의(사기·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로 39살 L씨 등 말레이시아인 3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말레이시아 현지 총책으로부터 '한국에서 루이뷔통 등 고가의 명품을 사오면 물건값의 5~10%를 주겠다"는 말을 듣고 위조 신용카드 43장을 건네받았다.

이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차례로 입국한 뒤 서울 강남의 면세점과 백화점을 돌아다니며 카드로 무려 12억5000여만원의 명품을 구입하려 했다. 대부분 결제승인이 거절됐지만 4000만원 상당의 위블로(Hublot) 시계 등 1억8000만원 어치는 결제됐다.

위조 신용카드 사기 일당은 카드 사용 행태가 이상하다고 판단한 카드사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이들은 최근 50만원 이상 신용카드 사용자에 대한 신분확인 절차가 폐지되자 위조 여권이 아닌 자신의 진짜 여권을 사용하는 대담함도 보였다. 강남에서 외국인 갑부 관광객 행세를 한 이들은 경찰 진술에서 "생계비를 벌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조 신용카드와 이를 이용해 구입한 물건. / 사진 :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외국어로 주위를 분산시킨 뒤 돈을 가로챈 일당도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도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의 N씨 등 세 사람을 절도 혐의로 같은 날 구속하고 다른 한 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3일까지 서울과 부산 등을 돌며 편의점 등에서 직원에게 지폐교환을 요구하며 현금을 받은 다음 돌려주면서 지폐 수십장을 빼내는 수법으로 10회에 걸쳐 약 600만원을 가로챘다. 영화 '타짜'에서도 나온 일명 '밑장빼기' 수법을 사용한 셈이다.

'기술자'가 밑장빼기를 하는 동안 바람잡이 3명은 현란한 손놀림과 빠른 외국어로 직원들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쉽게 돌려 절도 행각을 도왔다.

이들은 심지어 은행 창구에서도 이 방법을 사용했다. 은행 직원은 피해사실을 모르다가 마감 시간이 넘어서야 정산을 하다 돈을 잃어버린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한국에서 옷을 사 남아공에 팔기 위해 입국했다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위조 카드 결제를 부추긴 말레이시아 총책을 수사하기 위해 현지 경찰과의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절도 일당의 여죄가 없는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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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아공 타짜들 ‘밑장빼기’로 현금 슬쩍한 사연은?
    • 입력 2015-11-11 18:15:04
    사회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범죄도 이제 국제화 시대인 걸까?' 한국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이 연간 1400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외국인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위조한 신용카드로 억대의 고가품을 결제하고, 외국어로 주위를 분산시킨 뒤 돈을 훔치는 등 수법도 지능화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죄범죄수사대는 서울의 백화점과 면세점 등지에서 위조된 해외 신용카드를 제시한 혐의(사기·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로 39살 L씨 등 말레이시아인 3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말레이시아 현지 총책으로부터 '한국에서 루이뷔통 등 고가의 명품을 사오면 물건값의 5~10%를 주겠다"는 말을 듣고 위조 신용카드 43장을 건네받았다. 이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차례로 입국한 뒤 서울 강남의 면세점과 백화점을 돌아다니며 카드로 무려 12억5000여만원의 명품을 구입하려 했다. 대부분 결제승인이 거절됐지만 4000만원 상당의 위블로(Hublot) 시계 등 1억8000만원 어치는 결제됐다. 위조 신용카드 사기 일당은 카드 사용 행태가 이상하다고 판단한 카드사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이들은 최근 50만원 이상 신용카드 사용자에 대한 신분확인 절차가 폐지되자 위조 여권이 아닌 자신의 진짜 여권을 사용하는 대담함도 보였다. 강남에서 외국인 갑부 관광객 행세를 한 이들은 경찰 진술에서 "생계비를 벌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조 신용카드와 이를 이용해 구입한 물건. / 사진 :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외국어로 주위를 분산시킨 뒤 돈을 가로챈 일당도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도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의 N씨 등 세 사람을 절도 혐의로 같은 날 구속하고 다른 한 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3일까지 서울과 부산 등을 돌며 편의점 등에서 직원에게 지폐교환을 요구하며 현금을 받은 다음 돌려주면서 지폐 수십장을 빼내는 수법으로 10회에 걸쳐 약 600만원을 가로챘다. 영화 '타짜'에서도 나온 일명 '밑장빼기' 수법을 사용한 셈이다. '기술자'가 밑장빼기를 하는 동안 바람잡이 3명은 현란한 손놀림과 빠른 외국어로 직원들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쉽게 돌려 절도 행각을 도왔다. 이들은 심지어 은행 창구에서도 이 방법을 사용했다. 은행 직원은 피해사실을 모르다가 마감 시간이 넘어서야 정산을 하다 돈을 잃어버린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한국에서 옷을 사 남아공에 팔기 위해 입국했다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위조 카드 결제를 부추긴 말레이시아 총책을 수사하기 위해 현지 경찰과의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절도 일당의 여죄가 없는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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