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이닝 무득점→3회 동안 10점…한국, 살아난 타선

입력 2015.11.1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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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던 한국 대표팀 타선이 뒤늦게 폭발했다.

남은 조별리그 경기를 생각하면 무척 긍정적인 신호다.

한국은 11일 대만 타오위안구장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 프리미어 12 B조 예선 2차전에서 10-1로 승리했다.

0-1로 끌려가던 7회초 1사 2루에서 이대호(소프트뱅크)가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봉인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8회초 6타자 연속 안타를 치며 5점을 뽑아 승기를 굳혔고 9회에도 3점을 추가했다.

사실 7회가 시작하기 전까지는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다.

한국 타선은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지 못하고 트리플A 9경기, 더블A 28경기에 등판한 '마이너리거' 루이스 페레스를 공략하지 못했다. 페레스는 이날 6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사구도 1개뿐이었다.

1회초 1사 후 민병헌(두산)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고 대주자 이용규(한화)가 나섰을 때, 김현수(두산)가 2루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는 장면이 악몽의 시작이었다.

2회 1사 후 박병호(넥센)는 왼쪽 외야 펜스를 넘어가는 큰 타구를 날렸지만, 공이 파울 폴 밖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삼진을 당했다.

침묵하던 한국은 5회 2사 후 손아섭(롯데)의 중전안타로 힘겹게 무안타 침묵을 깼다.

페레스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한국 타선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7회초 선두타자 이용규(한화)가 프란시스코 론돈과 풀 카운트(3볼-2스트라이크) 승부를 펼치고서 볼넷을 골랐다.

김현수(두산)가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이대호가 미겔 페르민의 시속 146㎞짜리 직구를 걷어올려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8회 1사 뒤에는 강민호(롯데)와 김재호(두산)가 연속 안타를 치며 페르민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2010년과 2011년 한화에서 7승 15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4.81을 기록했던 훌리오 데폴라가 등판했다.

익숙한 투수가 등장하자 한국 타선은 더 신이 났다.

1사 1, 2루에서 정근우(한화)가 1루수 옆을 뚫는 2루타로 1타점을 올렸다.

이용규가 행운의 1루수 앞 내야안타로 만루 기회를 이어가자, 김현수가 중월 3루타로 주자 3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대호는 좌전 적시타로 타점을 추가했다.

한국은 9회에도 3점을 더 뽑았다.

이번 대회, 한국 공격에서 처음 느낀 청량감이었다.

한국은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 개막전에서 7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에게 6이닝 동안 2안타만 쳤다.

8회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2사 만루, 9회 안타 3개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12개국 중 가장 좋은 투수력을 갖춘 팀으로 꼽힌다.

이 점에 위안을 얻고 대만으로 이동한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에서 화력을 과시하고 싶어했다. 경기 중반까지 잠잠했던 타선이 7∼9회에 폭발하면서 한국은 안도감을 느꼈다.

한국은 이번 대표팀을 구성하면서 투수 쪽에 악재가 많았다. 해외파 류현진(LA 다저스), 오승환(한신), 토종 에이스 양현종과 윤석민(이상 KIA)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류현진은 부상이 아니어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의 대표 차출을 불허해 뛸 수 없었다.

여기에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상 삼성)이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야수진에서도 추신수(텍사스), 강정호(피츠버그) 등 메이저리거가 빠졌다.

하지만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홈런왕 박병호,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 훈장을 달고 빅리그 입성을 추진하는 이대호,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김현수, 포스팅을 준비하는 손아섭 등 '예비 메이저리거'가 모두 합류했다.

국제경험이 많은 테이블세터 이용규, 정근우도 대표팀 타선에 힘을 실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팀 구성을 생각하면 타자들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했다.

15이닝 동안 타선은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강점으로 꼽혔던 타선이 부진하자 한국은 큰 위기감을 느꼈다.

도미니카공화국전 경기 후반, 타선이 살아났다. 이제 한국은 자신감을 안고 남은 경기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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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이닝 무득점→3회 동안 10점…한국, 살아난 타선
    • 입력 2015-11-12 03:04:39
    연합뉴스
침묵하던 한국 대표팀 타선이 뒤늦게 폭발했다. 남은 조별리그 경기를 생각하면 무척 긍정적인 신호다. 한국은 11일 대만 타오위안구장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 프리미어 12 B조 예선 2차전에서 10-1로 승리했다. 0-1로 끌려가던 7회초 1사 2루에서 이대호(소프트뱅크)가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봉인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8회초 6타자 연속 안타를 치며 5점을 뽑아 승기를 굳혔고 9회에도 3점을 추가했다. 사실 7회가 시작하기 전까지는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다. 한국 타선은 올 시즌 단 한 차례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지 못하고 트리플A 9경기, 더블A 28경기에 등판한 '마이너리거' 루이스 페레스를 공략하지 못했다. 페레스는 이날 6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사구도 1개뿐이었다. 1회초 1사 후 민병헌(두산)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고 대주자 이용규(한화)가 나섰을 때, 김현수(두산)가 2루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는 장면이 악몽의 시작이었다. 2회 1사 후 박병호(넥센)는 왼쪽 외야 펜스를 넘어가는 큰 타구를 날렸지만, 공이 파울 폴 밖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삼진을 당했다. 침묵하던 한국은 5회 2사 후 손아섭(롯데)의 중전안타로 힘겹게 무안타 침묵을 깼다. 페레스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한국 타선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7회초 선두타자 이용규(한화)가 프란시스코 론돈과 풀 카운트(3볼-2스트라이크) 승부를 펼치고서 볼넷을 골랐다. 김현수(두산)가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이대호가 미겔 페르민의 시속 146㎞짜리 직구를 걷어올려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8회 1사 뒤에는 강민호(롯데)와 김재호(두산)가 연속 안타를 치며 페르민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2010년과 2011년 한화에서 7승 15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4.81을 기록했던 훌리오 데폴라가 등판했다. 익숙한 투수가 등장하자 한국 타선은 더 신이 났다. 1사 1, 2루에서 정근우(한화)가 1루수 옆을 뚫는 2루타로 1타점을 올렸다. 이용규가 행운의 1루수 앞 내야안타로 만루 기회를 이어가자, 김현수가 중월 3루타로 주자 3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대호는 좌전 적시타로 타점을 추가했다. 한국은 9회에도 3점을 더 뽑았다. 이번 대회, 한국 공격에서 처음 느낀 청량감이었다. 한국은 8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 개막전에서 7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에게 6이닝 동안 2안타만 쳤다. 8회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2사 만루, 9회 안타 3개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12개국 중 가장 좋은 투수력을 갖춘 팀으로 꼽힌다. 이 점에 위안을 얻고 대만으로 이동한 한국은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에서 화력을 과시하고 싶어했다. 경기 중반까지 잠잠했던 타선이 7∼9회에 폭발하면서 한국은 안도감을 느꼈다. 한국은 이번 대표팀을 구성하면서 투수 쪽에 악재가 많았다. 해외파 류현진(LA 다저스), 오승환(한신), 토종 에이스 양현종과 윤석민(이상 KIA)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류현진은 부상이 아니어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의 대표 차출을 불허해 뛸 수 없었다. 여기에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상 삼성)이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야수진에서도 추신수(텍사스), 강정호(피츠버그) 등 메이저리거가 빠졌다. 하지만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홈런왕 박병호,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 훈장을 달고 빅리그 입성을 추진하는 이대호,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김현수, 포스팅을 준비하는 손아섭 등 '예비 메이저리거'가 모두 합류했다. 국제경험이 많은 테이블세터 이용규, 정근우도 대표팀 타선에 힘을 실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팀 구성을 생각하면 타자들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했다. 15이닝 동안 타선은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강점으로 꼽혔던 타선이 부진하자 한국은 큰 위기감을 느꼈다. 도미니카공화국전 경기 후반, 타선이 살아났다. 이제 한국은 자신감을 안고 남은 경기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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