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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반가운 단비…40년 가뭄 해갈 ‘역부족’
입력 2015.11.17 (08:33) 수정 2015.11.17 (09:40)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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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2주 연속 주말 사이 단비가 내렸습니다.

40년 만에 겪는 극심한 가뭄으로 그동안 중부 지역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 왔는데요.

이번 비가 해갈로 이어지기엔 턱없이 모자란 양이었지만, 단수 사태는 끝낼 수 있었습니다.

언제 또 바닥을 드러낼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 곳곳에서 지하수 개발을 서두르면서 또 다른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을비 직후 중부 지역 가뭄 상황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바닥을 훤히 드러낸 댐과 강.

물기라곤 없이 쩍쩍 갈라진 땅에서 풀만 나부끼고 있습니다.

극심한 가뭄 끝에 내린 단비.

가뭄 피해가 특히 심했던 충남 서쪽 지역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인터뷰> 이종선(천수만경작자연합회 회장) : "여기는 비가 왔어도 미미하게 10m정도 왔어요. 비가 많이 와야죠. 예를 들어서 500m이상이 와야 해."

중부 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30~40mm 정도, 해갈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가뭄으로 망쳐버린 논농사를 회복하기엔 너무도 늦은 비였습니다.

<인터뷰> 이종선(천수만경작자연합회 회장) : "정상적인 벼라면 속이 꽉차야해. 근데 지금 없잖아요. 쭉정이밖에 없다보니까 수확을 포기하는 거예요."

천수만 간척지는 바다를 메워 만든 논입니다.

비가 안 오면 땅속에 있던 염분이 올라와 벼 잎이 말라죽거나 성장을 멈춰 타격이 큽니다.

<인터뷰> 이종선(천수만경작자연합회 회장) : "도정공장에서 도정을 안 해줘요. 쌀이 질이 나쁘다는 거지. 농사짓는 사람들이 수확해서 쌓아놓는 거예요."

추수를 했더라도 등급이 너무 낮아 도정도, 판매도 할 수 없어 창고에 쌓아둘 뿐입니다.

보령댐 인근에 자리한 이 마을은 지난여름, 타들어 가는 농작물을 보며 기우제까지 지냈습니다.

<인터뷰> 마을 주민 : "한 번 기우제 지냈어. 기우제 지냈어도 비가 금방 안 오데. 그래서 욕봤지."

하지만 기우제가 무색할 만큼 가뭄은 계속됐고, 급기야 풍계리는 하루걸러 하루 씩 단수가 됐습니다.

<인터뷰> 이고우(이장/충남 보령시 풍계리) : "장마철에는 (비가) 200mm, 300mm오거든요. 근데 10mm, 20mm 왔으니 이게 사람 죽일 일이지 이게."

<인터뷰> 권영희(마을 주민) : "제대로 빨래도 못하고 씻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제대로 바깥으로 볼 일 보러 다니고."

며칠 사이 내린 비로 바짝 말랐던 계곡에 다시 물이 흐르고, 물탱크도 차올랐습니다.

하지만 말라비틀어진 농작물을 다시 살릴 순 없었습니다.

<인터뷰> 이고우(이장/충남 보령시 풍계리) : "다 말라비틀어져가지고 아예 수확을 못 하고 있는 거예요. 아예 씨가 없어. 여물지를 못해서. 알맹이가 없잖아요. 어쩌다 하나 있는 것도 이게 수확하면 수확비나 나오겠어?"

그나마, 김장이라도 할 수 있게 된 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인터뷰> 권영희(마을 주민) : "다행히 비가 와줘서 김장을 조금씩 하고 있어요. 물이 다 없어질 까봐 한꺼번에는 못해요. 그래도."

이번에 내린 비는 마을 주민들이 고작 2주 정도 쓸 수 있는 양입니다.

1998년 준공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의 저수율을 보였던 보령댐.

충남 서부 8개 시·군의 상수원으로 하루 20만 톤 씩 수돗물을 공급하는 중요 댐입니다.

수위 변화가 있었는지 찾아가 봤습니다.

57.68m로 저수율이 19%대로 떨어졌던 보령댐, 어제까지 사흘간 내린 비로 댐 수위가 0.22m 상승했습니다.

<인터뷰> 변종만(단장/수자원공사) : "보령권관리단 한 400mm는 와야 해결이 됩니다. 가을비 겨울비 봄비가 400m오지는 않고요. 내년 6월 말에 장마까지는 가야 큰 비를 만날 수 있고, 그때까지는 버텨야 되는 겁니다."

보령댐 저수율은 내년 3월엔 물 공급 한계치인 50m 이하로 떨어질 전망입니다.

<인터뷰> 오태석(기상청 방재기상팀 사무관) : "11월 들어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이 발생하고 있지만 여름에 부족했던 강수량을 채우기에는 다소 부족합니다."

지자체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금강의 물을 보령댐으로 끌어오기 위한 도수로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변종만(단장/수자원공사 보령권관리단) : "단기적인 유일한 방법은 외부에서 수혈 받는 길인데 그게 백제보로부터 들어오는 도수로 물입니다."

지하수 개발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철혁(관정개발 현장소장) : "제가 일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지표수 물이 많았었어요. 10년, 20년 전에 비해서는 지금 뭐 100m 팔 것을 200m 파야하고 모터도 더 깊이 들어가야 하는 거죠."

충남 8개 시군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하수 개발 현장은 무려 41곳.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돕니다.

<인터뷰> 허재영(교수/대전대학교 토목공학과) : "지하수는 한번 오염되면 복구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가뭄이 올 때마다 관정을 파기만 하면 지하수 관리는 거의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고요."

주민들 사이에선 절수 운동이 자리를 잡아 가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전년 대비 1700톤을 절약하고, 절수환급금 210만 원을 받게 됐습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 : "아이들은 물이 아끼기 위해서 양치 컵을 사용하고 있고요. 될 수 있으면 물을 받아서 사용하고, 두 아이가 같이 할 땐 같이 씻고 잠깐 물 틀어서 헹구는 방식으로."

변기에 벽돌을 넣고, 설거지는 모아서 하고, 빨래는 1주일 치를 모아서 한 번에 세탁합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 : "불편함은 있죠. 한꺼번에 빨고 그러면... 지금은 의식적으로 끌려고 노력하고, “아! 물이 켜져 있네” 그런 게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극심한 가뭄,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와 함께 물을 아껴 쓰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반가운 단비…40년 가뭄 해갈 ‘역부족’
    • 입력 2015-11-17 08:34:05
    • 수정2015-11-17 09:40:58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2주 연속 주말 사이 단비가 내렸습니다.

40년 만에 겪는 극심한 가뭄으로 그동안 중부 지역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 왔는데요.

이번 비가 해갈로 이어지기엔 턱없이 모자란 양이었지만, 단수 사태는 끝낼 수 있었습니다.

언제 또 바닥을 드러낼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 곳곳에서 지하수 개발을 서두르면서 또 다른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을비 직후 중부 지역 가뭄 상황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바닥을 훤히 드러낸 댐과 강.

물기라곤 없이 쩍쩍 갈라진 땅에서 풀만 나부끼고 있습니다.

극심한 가뭄 끝에 내린 단비.

가뭄 피해가 특히 심했던 충남 서쪽 지역을 다시 찾아갔습니다.

<인터뷰> 이종선(천수만경작자연합회 회장) : "여기는 비가 왔어도 미미하게 10m정도 왔어요. 비가 많이 와야죠. 예를 들어서 500m이상이 와야 해."

중부 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30~40mm 정도, 해갈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가뭄으로 망쳐버린 논농사를 회복하기엔 너무도 늦은 비였습니다.

<인터뷰> 이종선(천수만경작자연합회 회장) : "정상적인 벼라면 속이 꽉차야해. 근데 지금 없잖아요. 쭉정이밖에 없다보니까 수확을 포기하는 거예요."

천수만 간척지는 바다를 메워 만든 논입니다.

비가 안 오면 땅속에 있던 염분이 올라와 벼 잎이 말라죽거나 성장을 멈춰 타격이 큽니다.

<인터뷰> 이종선(천수만경작자연합회 회장) : "도정공장에서 도정을 안 해줘요. 쌀이 질이 나쁘다는 거지. 농사짓는 사람들이 수확해서 쌓아놓는 거예요."

추수를 했더라도 등급이 너무 낮아 도정도, 판매도 할 수 없어 창고에 쌓아둘 뿐입니다.

보령댐 인근에 자리한 이 마을은 지난여름, 타들어 가는 농작물을 보며 기우제까지 지냈습니다.

<인터뷰> 마을 주민 : "한 번 기우제 지냈어. 기우제 지냈어도 비가 금방 안 오데. 그래서 욕봤지."

하지만 기우제가 무색할 만큼 가뭄은 계속됐고, 급기야 풍계리는 하루걸러 하루 씩 단수가 됐습니다.

<인터뷰> 이고우(이장/충남 보령시 풍계리) : "장마철에는 (비가) 200mm, 300mm오거든요. 근데 10mm, 20mm 왔으니 이게 사람 죽일 일이지 이게."

<인터뷰> 권영희(마을 주민) : "제대로 빨래도 못하고 씻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제대로 바깥으로 볼 일 보러 다니고."

며칠 사이 내린 비로 바짝 말랐던 계곡에 다시 물이 흐르고, 물탱크도 차올랐습니다.

하지만 말라비틀어진 농작물을 다시 살릴 순 없었습니다.

<인터뷰> 이고우(이장/충남 보령시 풍계리) : "다 말라비틀어져가지고 아예 수확을 못 하고 있는 거예요. 아예 씨가 없어. 여물지를 못해서. 알맹이가 없잖아요. 어쩌다 하나 있는 것도 이게 수확하면 수확비나 나오겠어?"

그나마, 김장이라도 할 수 있게 된 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인터뷰> 권영희(마을 주민) : "다행히 비가 와줘서 김장을 조금씩 하고 있어요. 물이 다 없어질 까봐 한꺼번에는 못해요. 그래도."

이번에 내린 비는 마을 주민들이 고작 2주 정도 쓸 수 있는 양입니다.

1998년 준공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의 저수율을 보였던 보령댐.

충남 서부 8개 시·군의 상수원으로 하루 20만 톤 씩 수돗물을 공급하는 중요 댐입니다.

수위 변화가 있었는지 찾아가 봤습니다.

57.68m로 저수율이 19%대로 떨어졌던 보령댐, 어제까지 사흘간 내린 비로 댐 수위가 0.22m 상승했습니다.

<인터뷰> 변종만(단장/수자원공사) : "보령권관리단 한 400mm는 와야 해결이 됩니다. 가을비 겨울비 봄비가 400m오지는 않고요. 내년 6월 말에 장마까지는 가야 큰 비를 만날 수 있고, 그때까지는 버텨야 되는 겁니다."

보령댐 저수율은 내년 3월엔 물 공급 한계치인 50m 이하로 떨어질 전망입니다.

<인터뷰> 오태석(기상청 방재기상팀 사무관) : "11월 들어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이 발생하고 있지만 여름에 부족했던 강수량을 채우기에는 다소 부족합니다."

지자체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금강의 물을 보령댐으로 끌어오기 위한 도수로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변종만(단장/수자원공사 보령권관리단) : "단기적인 유일한 방법은 외부에서 수혈 받는 길인데 그게 백제보로부터 들어오는 도수로 물입니다."

지하수 개발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철혁(관정개발 현장소장) : "제가 일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지표수 물이 많았었어요. 10년, 20년 전에 비해서는 지금 뭐 100m 팔 것을 200m 파야하고 모터도 더 깊이 들어가야 하는 거죠."

충남 8개 시군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하수 개발 현장은 무려 41곳.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돕니다.

<인터뷰> 허재영(교수/대전대학교 토목공학과) : "지하수는 한번 오염되면 복구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가뭄이 올 때마다 관정을 파기만 하면 지하수 관리는 거의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고요."

주민들 사이에선 절수 운동이 자리를 잡아 가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전년 대비 1700톤을 절약하고, 절수환급금 210만 원을 받게 됐습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 : "아이들은 물이 아끼기 위해서 양치 컵을 사용하고 있고요. 될 수 있으면 물을 받아서 사용하고, 두 아이가 같이 할 땐 같이 씻고 잠깐 물 틀어서 헹구는 방식으로."

변기에 벽돌을 넣고, 설거지는 모아서 하고, 빨래는 1주일 치를 모아서 한 번에 세탁합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 : "불편함은 있죠. 한꺼번에 빨고 그러면... 지금은 의식적으로 끌려고 노력하고, “아! 물이 켜져 있네” 그런 게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극심한 가뭄,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와 함께 물을 아껴 쓰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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