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수용 거부해야”…힘 얻는 강경론

입력 2015.11.17 (12:08) 수정 2015.11.1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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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프랑스 경찰은 이들 테러범의 여권과 지문 분석 결과 이 가운데 2명이 그리스에서 난민 자격을 받아서 프랑스로 입국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중에서 축구 경기장 테러를 감행한 알무하마드의 이동 경로를 볼까요.

시리아를 출발해서 터키에서 난민선을 타고 지난달 3일 그리스 레보스 섬에 다다랐습니다.

여기서 난민 자격을 받아서 그리스 본토와 헝가리를 거쳐 오스트리아에 도착합니다.

이후 한 달 동안 행적이 묘연했는데, 테러범으로 프랑스의 축구 경기장에 나타난 겁니다.

유럽 사회에서 우려했던 난민 위장 테러가 현실이 된 셈입니다.

알무하마드가 그리스에서 난민으로 등록될 수 있었던 건 시리아 여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유럽연합은 난민이 도착한 첫번째 국가에서 출신 국가별로 난민 등록을 받아주고 있는데,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온 난민은 다른 국가 출신보다 난민 등록이 훨씬 쉽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난민 등록 절차로는 테러범 여부를 밝혀낼 수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이같은 우려 때문에 프랑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시리아에서 귀국하는 모든 자국민을 가택 연금하고 엄중 감시할 수 있다고 AFP통신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밀려드는 난민과 언제 터질지 모르는 테러, 유럽에서 이슬람 이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인 나라 프랑스의 관용주의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민우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독일과 함께 난민 수용에 적극적이었던 프랑스.

그러나 '난민 위장 테러'가 현실화되자, 당장, 난민 수용을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인터뷰> 르펜(프랑스국민전선 대표) : "조국에 증오를 전파하는 외국인들과 이 곳에 있어서는 안 되는 불법 난민들을 추방해야 합니다."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 등 난민에 우호적이던 국가들마저 밀려드는 난민을 감당 못해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있던 상황.

여기에 파리 테러까지 겹치며 유럽의 국경은 점점 굳게 닫히고 있습니다.

갈 곳 없는 진짜 난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모흐드 자헤드(난민) : "무슬림은 테러를 저지르지 않아요. 그들은 테러리스트지만 우리는 아닙니다."

불똥은 미국에까지 튀었습니다.

내년부터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이 거센 반발에 직면한 것입니다.

<인터뷰> 젭 부시(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 "난민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심사를 통해서 난민 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난민 통제 강화가 예상되지만, 이같은 조치가 테러를 막을 수 있는 근본 대책이 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난민에 대한 배타적 정서와 혐오가, 극우 범죄와 추가 테러 등 더 심각한 분열과 위기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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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민 수용 거부해야”…힘 얻는 강경론
    • 입력 2015-11-17 12:12:10
    • 수정2015-11-17 13: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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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프랑스 경찰은 이들 테러범의 여권과 지문 분석 결과 이 가운데 2명이 그리스에서 난민 자격을 받아서 프랑스로 입국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중에서 축구 경기장 테러를 감행한 알무하마드의 이동 경로를 볼까요.

시리아를 출발해서 터키에서 난민선을 타고 지난달 3일 그리스 레보스 섬에 다다랐습니다.

여기서 난민 자격을 받아서 그리스 본토와 헝가리를 거쳐 오스트리아에 도착합니다.

이후 한 달 동안 행적이 묘연했는데, 테러범으로 프랑스의 축구 경기장에 나타난 겁니다.

유럽 사회에서 우려했던 난민 위장 테러가 현실이 된 셈입니다.

알무하마드가 그리스에서 난민으로 등록될 수 있었던 건 시리아 여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유럽연합은 난민이 도착한 첫번째 국가에서 출신 국가별로 난민 등록을 받아주고 있는데,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온 난민은 다른 국가 출신보다 난민 등록이 훨씬 쉽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난민 등록 절차로는 테러범 여부를 밝혀낼 수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이같은 우려 때문에 프랑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시리아에서 귀국하는 모든 자국민을 가택 연금하고 엄중 감시할 수 있다고 AFP통신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밀려드는 난민과 언제 터질지 모르는 테러, 유럽에서 이슬람 이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인 나라 프랑스의 관용주의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민우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독일과 함께 난민 수용에 적극적이었던 프랑스.

그러나 '난민 위장 테러'가 현실화되자, 당장, 난민 수용을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인터뷰> 르펜(프랑스국민전선 대표) : "조국에 증오를 전파하는 외국인들과 이 곳에 있어서는 안 되는 불법 난민들을 추방해야 합니다."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 등 난민에 우호적이던 국가들마저 밀려드는 난민을 감당 못해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있던 상황.

여기에 파리 테러까지 겹치며 유럽의 국경은 점점 굳게 닫히고 있습니다.

갈 곳 없는 진짜 난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모흐드 자헤드(난민) : "무슬림은 테러를 저지르지 않아요. 그들은 테러리스트지만 우리는 아닙니다."

불똥은 미국에까지 튀었습니다.

내년부터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이 거센 반발에 직면한 것입니다.

<인터뷰> 젭 부시(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 "난민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심사를 통해서 난민 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난민 통제 강화가 예상되지만, 이같은 조치가 테러를 막을 수 있는 근본 대책이 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난민에 대한 배타적 정서와 혐오가, 극우 범죄와 추가 테러 등 더 심각한 분열과 위기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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