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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감독’ 김인식, 드디어 우승 한 풀었다
입력 2015.11.21 (22:55) 수정 2015.11.21 (23:13) 연합뉴스
김인식(68) 감독이 6년 만에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복귀해 한국 야구를 세계 정상에 올려놨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9년 WBC 준우승 신화를 쓰면 '국민감독'으로 올라섰지만,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김인식 감독이 '역대 최약체'라고 평가받던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서 우승의 한을 풀었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결승전에서 미국을 8-0으로 완파하면서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든 선수가 출전하지 못해 미국과 중남미 국가의 전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우승의 가치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한국은 '세계 제일'을 외치며 리그 최고 선수를 불러 모은 일본을 상대로 준결승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고 결승에서는 야구 종주국 미국에 완승을 거두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그 중심에 김인식 감독이 있었다.

김인식 감독은 대표팀 선발 과정부터 고초를 겪었다.

특히 마운드에 악재가 많았다.

해외파 류현진(LA 다저스), 오승환(한신), 토종 에이스 양현종과 윤석민(이상 KIA)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류현진은 부상이 아니어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의 대표 차출을 불허해 뛸 수 없었다.

여기에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상 삼성)이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김인식 감독은 팀을 빠르게 수습하면서 특히 절묘한 마운드 운용 계획을 세웠다.

8강전과 4강전이 이번 대회 투수 운용의 백미였다.

16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8강전에서 선발 등판한 장원준(두산)은 4회까지 1안타만 내주며 무실점 호투했다. 그러나 5회 들어 제구가 흔들렸고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내줬다.

김인식 감독은 과감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5-1로 앞선 5회말 2사 1, 2루에서 좌완 선발 장원준을 내리고 우완 불펜 임창민을 올렸다.

임창민은 첫 타자 율리에스키 구리엘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줘 1실점(장원준 실점)했지만, 유니에스키 구리엘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 이닝을 끝냈다.

이후 차우찬, 정대현, 이현승이 차례대로 투입해 경기를 끝냈다.

19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준결승전에서도 선발 이대은이 4회 흔들리자, 불펜진을 가동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4회 3점을 내준 한국은 이후 불펜진의 호투를 9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팽팽하게 끌고 갔다.

선발이 위기를 맞으면 투구 수에 얽매이지 않고 불펜을 투입하고, 불펜을 투입한 뒤에는 위기를 사전에 차단하는 적극적인 투수 운영에 아마야구 최강 쿠바, WBSC 랭킹 1위 일본도 힘을 쓰지 못했다.

일본전에서는 승부를 바꾸는 대타 작전도 나왔다.

김인식 감독은 인내심을 가지고 '대타 카드'를 아꼈고, 9회초에 접어들자 오재원(두산), 손아섭(롯데) 연속 기용해 무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분위기를 바꾼 한국은 9회초 4점을 뽑으며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연출했다.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은 4강전이 끝난 뒤 김인식 감독에게 '벤치싸움이 승부를 갈랐다. 축하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성근 감독은 "이런 악조건에서 최상의 결과를 만드는 게 김인식 감독의 힘이다. 김인식 감독이 팀과 선수 모두를 살렸다"고 평가했다.

대표팀 선수들도 김인식 감독의 팀 운영에 마음을 빼앗겼다.

주장 정근우(한화)는 "김인식 감독님께서 말씀을 많이 하시지 않았지만 한두 마디로 팀을 뭉치게 하셨다.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시면서도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하는 비법이 있으신 것 같다"며 "감독님과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싶은 마음에 선수들 모두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프리미어 12의 하이라이트는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이었다.

김인식 감독은 2006년 WBC 아시아 예선에서 '1차 도쿄돔 대첩'을 연출하고도 준결승전에서 일본과 다시 만나 0-6으로 패했다.

2009년 3월 WBC에서는 이상한 일정 탓에 일본과 5차례나 맞붙었다.

대회 마지막 한일전은 WBC 결승전이었다. 한국은 연장 혈전을 펼친 끝에 5-3으로 패했다.

당시 김인식 감독의 '위대한 도전'은 우승 트로피 바로 앞에서 멈췄다.

그해 김인식 감독은 소속팀 한화가 최하위에 그치자 재계약에 실패해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6년 만에 사령탑으로 돌아온 김인식 감독을 향해 '경기 감각'을 우려하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기우였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찬란한 결과를 낳았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개막전에서 일본에 0-5로 패했지만,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4-3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결승 일본전 악몽'을 떨쳐낸 한국은 결승전에서 미국마저 꺾으며 프리미어 12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2015년 가을, '국민감독' 김인식 감독의 위대한 도전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 ‘국민 감독’ 김인식, 드디어 우승 한 풀었다
    • 입력 2015-11-21 22:55:43
    • 수정2015-11-21 23:13:03
    연합뉴스
김인식(68) 감독이 6년 만에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복귀해 한국 야구를 세계 정상에 올려놨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9년 WBC 준우승 신화를 쓰면 '국민감독'으로 올라섰지만,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김인식 감독이 '역대 최약체'라고 평가받던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서 우승의 한을 풀었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결승전에서 미국을 8-0으로 완파하면서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든 선수가 출전하지 못해 미국과 중남미 국가의 전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우승의 가치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한국은 '세계 제일'을 외치며 리그 최고 선수를 불러 모은 일본을 상대로 준결승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고 결승에서는 야구 종주국 미국에 완승을 거두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그 중심에 김인식 감독이 있었다.

김인식 감독은 대표팀 선발 과정부터 고초를 겪었다.

특히 마운드에 악재가 많았다.

해외파 류현진(LA 다저스), 오승환(한신), 토종 에이스 양현종과 윤석민(이상 KIA)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류현진은 부상이 아니어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의 대표 차출을 불허해 뛸 수 없었다.

여기에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상 삼성)이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김인식 감독은 팀을 빠르게 수습하면서 특히 절묘한 마운드 운용 계획을 세웠다.

8강전과 4강전이 이번 대회 투수 운용의 백미였다.

16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8강전에서 선발 등판한 장원준(두산)은 4회까지 1안타만 내주며 무실점 호투했다. 그러나 5회 들어 제구가 흔들렸고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내줬다.

김인식 감독은 과감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5-1로 앞선 5회말 2사 1, 2루에서 좌완 선발 장원준을 내리고 우완 불펜 임창민을 올렸다.

임창민은 첫 타자 율리에스키 구리엘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줘 1실점(장원준 실점)했지만, 유니에스키 구리엘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 이닝을 끝냈다.

이후 차우찬, 정대현, 이현승이 차례대로 투입해 경기를 끝냈다.

19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준결승전에서도 선발 이대은이 4회 흔들리자, 불펜진을 가동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4회 3점을 내준 한국은 이후 불펜진의 호투를 9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팽팽하게 끌고 갔다.

선발이 위기를 맞으면 투구 수에 얽매이지 않고 불펜을 투입하고, 불펜을 투입한 뒤에는 위기를 사전에 차단하는 적극적인 투수 운영에 아마야구 최강 쿠바, WBSC 랭킹 1위 일본도 힘을 쓰지 못했다.

일본전에서는 승부를 바꾸는 대타 작전도 나왔다.

김인식 감독은 인내심을 가지고 '대타 카드'를 아꼈고, 9회초에 접어들자 오재원(두산), 손아섭(롯데) 연속 기용해 무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분위기를 바꾼 한국은 9회초 4점을 뽑으며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연출했다.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은 4강전이 끝난 뒤 김인식 감독에게 '벤치싸움이 승부를 갈랐다. 축하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성근 감독은 "이런 악조건에서 최상의 결과를 만드는 게 김인식 감독의 힘이다. 김인식 감독이 팀과 선수 모두를 살렸다"고 평가했다.

대표팀 선수들도 김인식 감독의 팀 운영에 마음을 빼앗겼다.

주장 정근우(한화)는 "김인식 감독님께서 말씀을 많이 하시지 않았지만 한두 마디로 팀을 뭉치게 하셨다.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시면서도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하는 비법이 있으신 것 같다"며 "감독님과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싶은 마음에 선수들 모두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프리미어 12의 하이라이트는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이었다.

김인식 감독은 2006년 WBC 아시아 예선에서 '1차 도쿄돔 대첩'을 연출하고도 준결승전에서 일본과 다시 만나 0-6으로 패했다.

2009년 3월 WBC에서는 이상한 일정 탓에 일본과 5차례나 맞붙었다.

대회 마지막 한일전은 WBC 결승전이었다. 한국은 연장 혈전을 펼친 끝에 5-3으로 패했다.

당시 김인식 감독의 '위대한 도전'은 우승 트로피 바로 앞에서 멈췄다.

그해 김인식 감독은 소속팀 한화가 최하위에 그치자 재계약에 실패해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6년 만에 사령탑으로 돌아온 김인식 감독을 향해 '경기 감각'을 우려하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기우였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찬란한 결과를 낳았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개막전에서 일본에 0-5로 패했지만,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4-3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결승 일본전 악몽'을 떨쳐낸 한국은 결승전에서 미국마저 꺾으며 프리미어 12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2015년 가을, '국민감독' 김인식 감독의 위대한 도전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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