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챔프’ 한국 야구, 세대교체 발판 마련

입력 2015.11.21 (22:57) 수정 2015.11.21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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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가 한국의 초대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국은 미숙한 대회 운영으로 인한 악조건 속에서도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서 챔피언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한국은 우승과 함께 대표팀에 '젊은 피'를 수혈했다는 수확을 거뒀다.

조상우(21·넥센), 심창민(22)·김상수(25·이상 삼성), 조무근(24·케이티), 허경민(25·두산), 이태양(22)·나성범(26·이상 NC) 이대은(26·지바롯데 마린스) 등 20대 초중반 선수들은 한국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이들은 부족한 국제무대 경험에도 안정적인 플레이로 정대현(37)·강민호(30·이상 롯데), 이대호(33·소프트뱅크), 정근우(33·한화), 김광현(27·SK) 등 베테랑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한국 대표팀의 이번 투수진은 최근 몇 년 사이 최약체라는 혹평을 받고 대회를 시작했다. 김인식 감독도 "투수 쪽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개막하자 한국은 '벌떼 마운드'로 완성체를 이뤘다. 경기 진행 상황과 상대 타자들의 특성에 따라 잘게 끊어서 투입된 투수들은 대부분 제역할을 해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포수 강민호도 "막상 호흡을 맞춰보니 좋은 투수들이 많다"며 "심창민, 조무근 같은 어린 투수들이 다 좋은 공을 던지더라"고 높이 평가했다.

대회 개막 전 '국가대표가 된 것이 너무 좋아 숙소에서도 계속 태극마크를 바라본다'고 했던 조무근은 두 경기에 불펜투수로 나와 주특기인 슬라이더로 상대 공격 흐름을 끊었다.

조상우와 조무근은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배짱 투구로 차우찬, 정우람과 함께 선발투수 김광현 이후를 3실점으로 막았다.

이대은은 12일 베네수엘라전에서 선발 등판, 5이닝을 6안타 2실점으로 막았다.

베네수엘라는 최고 시속 152㎞를 찍은 직구에다 커브, 포크, 커터, 체인지업을 골고루 활용한 이대은의 공에 제대로 타이밍을 맞히지 못했다.

이대은은 19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⅓이닝 동안 3안타를 내주고 3실점(1자책)했다.

일본 선발로 나온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21·닛폰햄 파이터스)의 눈부신 투구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대은도 부담스러운 경기에서 호투했다.

허경민은 포스트시즌에서 23안타를 몰아치며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작성,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톡톡히 한몫을 한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4경기(1경기 선발)에 나와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국제 대회 출전이라는 값진 경험을 했다.

앞서 한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했다.

당시 20대 초반의 류현진, 김광현, 김현수, 윤석민 등이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이승엽, 진갑용 같은 내로라하는 선배들과 함께 세계에 한국 야구의 저력을 널리 알렸다.

김인식 감독은 이번 대회 기간에 "특급 선수가 계속 나오는 일본 야구가 부럽다"며 "이번 프리미어 12에 출전한 젊은 선수들이 앞으로 한국 야구 대표팀을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대호, 정대현 등이 언제까지 국가대표일 수는 없다.

한국 야구가 10년 뒤에도 세계 정상을 달리려면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프리미어 12에 출전한 젊은 태극전사들에게서 한국 야구의 미래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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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대 챔프’ 한국 야구, 세대교체 발판 마련
    • 입력 2015-11-21 22:57:24
    • 수정2015-11-21 23: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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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가 한국의 초대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국은 미숙한 대회 운영으로 인한 악조건 속에서도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에서 챔피언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한국은 우승과 함께 대표팀에 '젊은 피'를 수혈했다는 수확을 거뒀다. 조상우(21·넥센), 심창민(22)·김상수(25·이상 삼성), 조무근(24·케이티), 허경민(25·두산), 이태양(22)·나성범(26·이상 NC) 이대은(26·지바롯데 마린스) 등 20대 초중반 선수들은 한국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이들은 부족한 국제무대 경험에도 안정적인 플레이로 정대현(37)·강민호(30·이상 롯데), 이대호(33·소프트뱅크), 정근우(33·한화), 김광현(27·SK) 등 베테랑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한국 대표팀의 이번 투수진은 최근 몇 년 사이 최약체라는 혹평을 받고 대회를 시작했다. 김인식 감독도 "투수 쪽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대회가 개막하자 한국은 '벌떼 마운드'로 완성체를 이뤘다. 경기 진행 상황과 상대 타자들의 특성에 따라 잘게 끊어서 투입된 투수들은 대부분 제역할을 해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포수 강민호도 "막상 호흡을 맞춰보니 좋은 투수들이 많다"며 "심창민, 조무근 같은 어린 투수들이 다 좋은 공을 던지더라"고 높이 평가했다. 대회 개막 전 '국가대표가 된 것이 너무 좋아 숙소에서도 계속 태극마크를 바라본다'고 했던 조무근은 두 경기에 불펜투수로 나와 주특기인 슬라이더로 상대 공격 흐름을 끊었다. 조상우와 조무근은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배짱 투구로 차우찬, 정우람과 함께 선발투수 김광현 이후를 3실점으로 막았다. 이대은은 12일 베네수엘라전에서 선발 등판, 5이닝을 6안타 2실점으로 막았다. 베네수엘라는 최고 시속 152㎞를 찍은 직구에다 커브, 포크, 커터, 체인지업을 골고루 활용한 이대은의 공에 제대로 타이밍을 맞히지 못했다. 이대은은 19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⅓이닝 동안 3안타를 내주고 3실점(1자책)했다. 일본 선발로 나온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21·닛폰햄 파이터스)의 눈부신 투구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대은도 부담스러운 경기에서 호투했다. 허경민은 포스트시즌에서 23안타를 몰아치며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작성,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톡톡히 한몫을 한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4경기(1경기 선발)에 나와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국제 대회 출전이라는 값진 경험을 했다. 앞서 한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했다. 당시 20대 초반의 류현진, 김광현, 김현수, 윤석민 등이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이승엽, 진갑용 같은 내로라하는 선배들과 함께 세계에 한국 야구의 저력을 널리 알렸다. 김인식 감독은 이번 대회 기간에 "특급 선수가 계속 나오는 일본 야구가 부럽다"며 "이번 프리미어 12에 출전한 젊은 선수들이 앞으로 한국 야구 대표팀을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대호, 정대현 등이 언제까지 국가대표일 수는 없다. 한국 야구가 10년 뒤에도 세계 정상을 달리려면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프리미어 12에 출전한 젊은 태극전사들에게서 한국 야구의 미래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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