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도박…’ 팀코리아, 최악 조건 속 세계 정복

입력 2015.11.21 (22:58) 수정 2015.11.2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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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악조건 속에서 걱정을 떠안고 출범한 야구 국가대표팀이 21일 일본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결승전에서 우승하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표팀은 깃대를 올리기도 전에 '최약체' 평가를 들었다.

특히 투수진이 불안하다는 우려를 받았다.

윤석민, 양현종(이상 KIA)과 해외파 오승환(한신) 등 부상을 이유로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삼성 라이온즈의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은 엔트리에 포함됐다가 '도박 파문'으로 중도 낙마하며 큰 공백을 남겼다.

타선에서는 기대를 모았던 추신수(텍사스), 강정호(피츠버그) 등 메이저리거가 합류하지 못했다.

또 한국시리즈가 프리미어 12 개막을 약 1주일 앞두고 끝나는 바람에 엔트리에 포함된 야수 15명 중 삼성·두산 베어스 소속 7명은 대표팀 합류도 늦었다.

어수선하게 출발한 대표팀은 유독 불리한 일정에 시달려야 했다.

한국은 대회에 참가한 12개 국가 중 유일하게 일본-대만-일본을 오가는 살인일정을 소화했다.

조별예선 경기 중 유일하게 한국과 일본의 개막전만 대만이 아닌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 대표팀은 삿포로돔에서 연습도 못해보고 실전에 나서야 했다.

개막전 결과도 안 좋았다. 삿포로돔이 홈 구장인 닛폰햄 파이터스 소속 투수 오타니 쇼헤이의 완벽한 투구에 가로막혀 한국은 0-5로 완패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좌절하지 않고 더욱 똘똘 뭉쳤다.

대만에 도착하면서 반전을 만들었다.

조별예선에서 윤성환을 대신해 엔트리에 합류한 장원준(두산), 유일한 해외파 투수 이대은(지바롯데)의 호투와 타격감을 되찾은 타선의 폭발력으로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를 각각 10-1, 13-2로 완파했다.

자신감이 올라갔다.

멕시코전에서는 차우찬 등 불펜의 힘으로 4-3 승리를 거뒀다. 미국전에서는 연장 승부치기에서 심판의 결정적 오심으로 2-3 패배를 당했지만, 8강 진출에 성공했다.

8강 상대 쿠바를 7-2로 이기며 준결승이 열리는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

대표팀은 일본 도쿄돔에서 다시 만난 일본의 오타니에게 고전했지만, 9회 꿈같은 대역전을 이루면서 4-3으로 승리하며 결승에까지 올라갔다.

21일 도쿄돔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대표팀은 미국을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미숙한 대회 운영까지 겹치며 여러 가지 사연을 겪었지만, 대표팀은 핑계를 대지 않고 '실력'으로 정면 돌파했다.

약체라는 평가도 스스로 뒤집었다. 선발투수진은 책임감 있는 투구로 믿음을 줬고, 불펜은 일본전을 제외하고 비자책 1실점만 기록하며 '철벽'을 이뤘다. 마운드가 불안하다는 걱정은 기우였다.

타선은 대량득점을 이끄는 폭발력에 막판까지 역전의 희망을 놓지 않는 '악바리 근성'도 세계에 알렸다.

이번 프리미어 12는 한국을 대표한다는 사명감으로 악재를 이겨내고 정상에 오른 대표팀의 투지가 빛난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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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상, 도박…’ 팀코리아, 최악 조건 속 세계 정복
    • 입력 2015-11-21 22:58:23
    • 수정2015-11-21 23:20:10
    연합뉴스
온갖 악조건 속에서 걱정을 떠안고 출범한 야구 국가대표팀이 21일 일본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결승전에서 우승하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표팀은 깃대를 올리기도 전에 '최약체' 평가를 들었다. 특히 투수진이 불안하다는 우려를 받았다. 윤석민, 양현종(이상 KIA)과 해외파 오승환(한신) 등 부상을 이유로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삼성 라이온즈의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은 엔트리에 포함됐다가 '도박 파문'으로 중도 낙마하며 큰 공백을 남겼다. 타선에서는 기대를 모았던 추신수(텍사스), 강정호(피츠버그) 등 메이저리거가 합류하지 못했다. 또 한국시리즈가 프리미어 12 개막을 약 1주일 앞두고 끝나는 바람에 엔트리에 포함된 야수 15명 중 삼성·두산 베어스 소속 7명은 대표팀 합류도 늦었다. 어수선하게 출발한 대표팀은 유독 불리한 일정에 시달려야 했다. 한국은 대회에 참가한 12개 국가 중 유일하게 일본-대만-일본을 오가는 살인일정을 소화했다. 조별예선 경기 중 유일하게 한국과 일본의 개막전만 대만이 아닌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 대표팀은 삿포로돔에서 연습도 못해보고 실전에 나서야 했다. 개막전 결과도 안 좋았다. 삿포로돔이 홈 구장인 닛폰햄 파이터스 소속 투수 오타니 쇼헤이의 완벽한 투구에 가로막혀 한국은 0-5로 완패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좌절하지 않고 더욱 똘똘 뭉쳤다. 대만에 도착하면서 반전을 만들었다. 조별예선에서 윤성환을 대신해 엔트리에 합류한 장원준(두산), 유일한 해외파 투수 이대은(지바롯데)의 호투와 타격감을 되찾은 타선의 폭발력으로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를 각각 10-1, 13-2로 완파했다. 자신감이 올라갔다. 멕시코전에서는 차우찬 등 불펜의 힘으로 4-3 승리를 거뒀다. 미국전에서는 연장 승부치기에서 심판의 결정적 오심으로 2-3 패배를 당했지만, 8강 진출에 성공했다. 8강 상대 쿠바를 7-2로 이기며 준결승이 열리는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 대표팀은 일본 도쿄돔에서 다시 만난 일본의 오타니에게 고전했지만, 9회 꿈같은 대역전을 이루면서 4-3으로 승리하며 결승에까지 올라갔다. 21일 도쿄돔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대표팀은 미국을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미숙한 대회 운영까지 겹치며 여러 가지 사연을 겪었지만, 대표팀은 핑계를 대지 않고 '실력'으로 정면 돌파했다. 약체라는 평가도 스스로 뒤집었다. 선발투수진은 책임감 있는 투구로 믿음을 줬고, 불펜은 일본전을 제외하고 비자책 1실점만 기록하며 '철벽'을 이뤘다. 마운드가 불안하다는 걱정은 기우였다. 타선은 대량득점을 이끄는 폭발력에 막판까지 역전의 희망을 놓지 않는 '악바리 근성'도 세계에 알렸다. 이번 프리미어 12는 한국을 대표한다는 사명감으로 악재를 이겨내고 정상에 오른 대표팀의 투지가 빛난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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